영혼과 삶/시와 풍경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랑블루08 2009. 5. 16. 20:32

 

 

 

 

 

 

http://cafe.daum.net/0114867174/BAhp/1400 (천사님 사진 펌)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도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 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앉아 있으면서도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덫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비가 내린다.

비오는 날...

비오는 날이 좋다.

 

차분해져서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조금은 나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비올 때만 맡을 수 있는 흙냄새인 듯하다.

비가 오기 직전...

세상을 향해 피어오르는 흙냄새...

왠지는 모르겠다.

그냥...그 흙냄새를 맡고 있으면,

내가 살아 있구나...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이라...

이 흙냄새가 "삶"을 가르쳐주는 것처럼 느껴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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