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가는 길.....제주도의 바다......가도 가도 또 가고 싶다.....
왜 난 저 심연의 바다....짙은 바다 색깔이 이리 좋을까....
초록빛 바다보다....도대체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저 심연의 바다 색이.....정말 좋다.>
G선상의 아리아.......
누군가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고전 음악이 뭐냐고 물으면,
그 물음이 끝나기도 전에 난 대답할 것이다.
G선상의 아리아.......
그 날이 기억난다.
내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한 장면이 있다.
책이 너무 읽고 싶었다.
아무리 아무리 읽어도 읽고 싶어 죽을 것 같은, 그러한 날들이 있었다.
재수하고 들어간 대학 1학년.......
왜 그리도 책에 고팠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죽을 것처럼.......읽어 대었다.
밥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너무 아까웠던 시간들.
그래서 그 몇 년 간은 텔레비전을 보지 않았다.
그 시간이 아까워서 책을 붙들고 살았다.
그리고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 난 늘상 밤을 새곤 했다.
어쩌면 책도 좋았지만, 책을 읽다 맞이하는 그 새벽의 시간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그 때 시외로 이사를 하면서 산과 강이 있는 곳에 가까이 살게 됐었다.
물론 아파트이기는 했지만, 앞에 아무 것도 없는 들판 같은 곳이라........
하늘이 푸르스름해지기 시작할 때, 창밖을 보는 것이 왜 그리도 좋았던지.......
조용히 새벽을 기다리며, 하늘을 보고 있으면,
멀리서 기차 소리가 들렸다.
조용한 새벽을 그 기차가 열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신이 만든 세계와 인간이 만든 세계가 조우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풍경........
그 날도 그랬다.
그 푸름의 세계가 서로 조우하는 그 장면....
그 때 내 방에 흐르던 음악이
G선상의 아리아였다.
G선상이 아리아를 들으면, 늘 그 때가 떠오른다.
그래서..........내 마음이 평안해진다.
이 음악을 들으며, 어둠에서 새벽이 되는 것을......
아주 서서히 빛이 어두운 세상에 퍼져가는 것을......
하늘이 푸르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새벽마다.......신의 손가락을 느낀다.
푸름을 물들이는 신의 손........
세상에 떨어지는 작은 푸름 한 방울이, 온 세계를 푸름으로 물들여가는....그 시간.......
그리하여......지금도....난.....새벽을 맞이하는 것이 참 좋다.
그래서 가끔은........잠자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G선의 음이 꼭......그 푸름 같다.
그래서.....그 선율이......서서히...푸르게 변해가는 것만 같다.
그리하여.....지금도.......나에게 평안을 준다.
힘들 때, 지칠 때, 울고 싶을 때.......
나에게 평안을 준다.
바흐를 새롭게 보게 한 곡......
피아노를 배울 때 만난 바흐는 정말 수학자 같았다.
너무나 정교해서 이게 음악인지, 수학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런 바흐가......이런 곡을 작곡했다는 자체가.......경이로웠다.
그리고....이 곡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곡이 되었다.
G선상의 아리아를 대금의 소리로 맛보니 또 다른 맛이 난다.
바이올린보다 훨씬 사람냄새가 나는.....걱걱대는 나무 악기의 소리......
청명하지 않아서, 깨끗하지 않아서.....더...사람다운 소리.......
북한의 대금....저대소리가
나에게 평안을 끼친다.
평안하신가요?
저는 평안합니다.
당신께 제가 받은 평안을 드립니다.
그러니........평안하소서.......
<정말....하늘과 바다가 구분이 되질 않는다. 제주도 앞 바다.....하늘색이 깊어서 바다색도 깊은 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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