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250

삶과 죽음

마지막 글을 올렸던 것이 작년 7월 13일. 아버님 수술에 대한 이야기였다. 코로나 때문에 정신 없었던 작년, 그리고 아버님의 수술, 엄마와 어머님의 노환. 그 사이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이 직장으로 온 지 이제 만 4년. 정신 없이 달려오기에도 버거웠던 시간들이었다. 그 시간 동안 부모님들은 조금씩 조금씩 시들어가고 계셨나 보다. 11월 12일 금요일. 열심히 버텨 주셨던 아버님께서 소천하셨다. 그날 오전 나는 내 꿈을 위한 이직을 준비하며 서류를 제출했고, 그 다음 주 목요일은 수능이었다. 나도, 윤이도 꿈을 위해 정신 없었던 시간. 2021년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 만큼, 아이와 나는 삶을 쥐어 짜고 있었다. 윤이의 1년은 곁에서 보는 나까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닥까지..

글로 다시 전환하기

마지막 글을 쓴 게 6월 27일. 그때도 일이 많아서 허덕허덕 썼었는데, 이번에는 저번 주 마감이 겹치면서 글을 완전히 놓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밤 새며 마감을 겨우 맞추는 바람에, 다른 데는 신경을 쓸 수도 없었다. 시간이 이렇게 지난 것도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 주 목요일, 아버님께서 급하게 입원까지 하셨다. 1달 반 전에 간암 수술을 하시면서 간의 절반을 도려내셨는데, 그 사이 무리를 하셨던 건지 갑자기 열이 올라오셨다. 솔직히 온 가족이 긴장했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병이 우리 가족에게도 온 것인지 엄청 긴장했는데, 다행히 검사 결과 음성이셨고, 아주 초기 패혈증 증상으로 판명되었다. 몸 회복을 위해서 운동도 열심히 하셨는데, 그 전날 무리도 하신 것 같고, 수술 이후 아무래도 면역력이..

힐링

요즘 또 일에 치이고 있다. 언제나 이맘 때가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다. 그래서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저녁을 먹고 다시 들어가야 한다. 어제도 예외가 아니어서 6:50쯤 혼자 저녁을 사러 나왔다. 이젠 거의 8시까지 밝은 것 같은데 7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인데도 하늘이 정말 청명하게 맑다. 하늘이 너무 예뻐서 몇 장 사진을 찍었다. 그 파아란 하늘을 보니 일 때문에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이 직장으로 옮긴 지 이제 2년 반. 대구 근교이다 보니 대도시 느낌보다 시골 느낌이 더 강하다. 이전 직장보다 확실히 이곳이 여러 면에서 대우나 상황이 좋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대구에서 출퇴근하려니 시간도 기름값도 많이 들어 다시 대구 안으로 직장을 옮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쨌든 직장을 또 옮길 ..

신기하다.

1년 반을 들어오지 못했던 내 블록. 그런데 데이터를 보다 깜짝 놀랐다. 내가 새로 글을 올린 건, 1년 반 만인 5월 20일. 그 전 5월 13일에 일간 방문수가 558명이다. 5월 14일은 335명. 그리고 어제 6월 3일은 또 171명이나 된다. 글도 올라오지 않았던 그 시간에 어떻게 이런 방문수가 가능한지 신기하다. 어디서 어떻게 찾아오신 것일까. 검색어도 거의 넣어놓지 않아서, 검색될 일도 많지 않은데, 도대체 뭘까. 특별할 것도 없고, 새로운 내용도 없고, 그렇다고 검색을 확장해놓은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어디에서, 어떤 경로로 오신 것일까? 다른 블록을 가셔야 하는데 잘못 오신 건가 싶기도 하고. 새롭게 바뀐 블록 통계를 보다 깜놀하여 하나 올려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우리 연애할까

얼마 전 결혼기념일이었다. 얼마 전이라 하고 보니 그래도 보름 이상이 지나긴 했다. 5월 12일. 우리 부부는 결혼기념일을 챙기지 않는다. 딸내미 생일이 비슷한 시기라, 남편 생일도 끼여 있고 해서 보통 생일만 챙기고 결혼기념일은 챙기지 않는다. 코로나 19로 딸내미가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던 때였으니, 사실 그 때쯤 내 한계도 거의 폭발하고 있었다. 직장 일에, 딸내미 케어까지 거의 내가 하게 되면서 내 시간이 너무 없으니 정말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5월 12일도 그랬다. 그 날 아이의 식사와 케어를 남편에게 맡겼다. 사실 분노조절장애 상태라 내가 버럭 대는 바람에 남편이 두려워(?)하며 자신이 맡기로 했다. 그리고 밤 12시가 넘어서 얘기했다. "그거 알아? 방금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 결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