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글로 다시 전환하기

그랑블루08 2020. 7. 13. 19:14

스페인 시체스에서(외국인이지만,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동그라미 처리)

 

마지막 글을 쓴 게 6월 27일.

그때도 일이 많아서 허덕허덕 썼었는데, 이번에는 저번 주 마감이 겹치면서 글을 완전히 놓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밤 새며 마감을 겨우 맞추는 바람에, 다른 데는 신경을 쓸 수도 없었다.

시간이 이렇게 지난 것도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 주 목요일, 아버님께서 급하게 입원까지 하셨다.

1달 반 전에 간암 수술을 하시면서 간의 절반을 도려내셨는데, 그 사이 무리를 하셨던 건지 갑자기 열이 올라오셨다.

솔직히 온 가족이 긴장했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병이 우리 가족에게도 온 것인지 엄청 긴장했는데, 다행히 검사 결과 음성이셨고, 아주 초기 패혈증 증상으로 판명되었다.

몸 회복을 위해서 운동도 열심히 하셨는데, 그 전날 무리도 하신 것 같고, 수술 이후 아무래도 면역력이 떨어지신 듯했다.

현재 수술하셨던 병원에서 계속 입원중이시지만, 며칠 만에 몸은 금방 회복되셔서 정말 심장을 쓸어내렸다.

 

그래도 다행인 건, 열이 올라오는 바람에, 급하게 병원에 올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초기에 병을 잡을 수 있었다.

 

어쨌든, 아버님 일도, 저번 주 금요일 마감 일까지 모두 끝내고 한숨 돌리고 보니 또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주말에는 집 치울 일이 있어서 주변에 예전 딸내미 장난감과 책들을 모두 나눔하느라 그걸 정리하느라 거의 새벽 4시까지 일하고.

왜 이리 일이 끝이 없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돌아보니, 마지막 글 썼을 때로부터 벌써 2주하고도 이틀이 지나버렸다.

 

다시 글 모드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 글이라는 녀석은 얼마나 까다로운지, 단숨에 그렇게 전환이 되지 않는다.

내가 더디고 느려서 그럴 수도 있으나 전환이 너무 어렵다.

일 모드에서, 다시 글 모드로 오려니 또 이번에 글 쓰면서는 내 나름의 루틴을 두고 있었는데, 마감 앞에서는 루틴은 이미 깨지고 마감을 위한 올인뿐이었다.

그렇게 해도 허덕대며 마감을 끝냈는데, 마감을 끝내고 나면 꼭 몸이 무너지기도 한다.

버티다 버티다 몸이 퍼져버리는 것도 같다.

잠을 못 자거나, 밤을 새면 꼭 소화계에 문제가 생기는데, 늘 조심한다고 해도 그렇다.

잠을 못 잘 때마다 사실 하루에 밥을 1끼밖에 먹지 않는다.

이번에도 아무래도 소화가 안 될 것 같아 1끼만 먹고 있었는데,

마지막 마감날 먹은 1끼가 결국 소화불량을 일으켰다. 어쩜 이렇게 어김없이 소화가 안 되는 건지. 기가 막히게 발목을 잡는다.

 

어쨌든 구구절절 쓸데없는 말들 속에서 또 이렇게 주절주절 끄적대고 있는 것은, 글로 전환하기 위한 나의 몸부림이랄까.

다시 글 쓰고, 일 하고, 집안 일에, 애를 돌보는 것까지 여러 일들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나의 루틴으로 돌아가기 위한 나만의 의식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 개씩 한 개씩 써나가다 보면, 이 글들도 모두 마무리할 수 있겠지.

조급해지는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나만의 노력,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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