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선물

[스크랩] [구독료] 가락국에 바치는..

그랑블루08 2008. 11. 22. 17:28

가락국의 이녹을 어떻게 리뷰해야하는지, 무척 고민했습니다.

 

사실, 각 에피소드마다 감상문을 써도 될 만큼..

한 회 한 회에 가슴을 울리는 메세지들이 담겨있고..

모든 인물들이 살아서 제게 말을 걸어올 뿐 아니라,

 가락국 이녹을 통해 블루님이 독자들에게..그리고 세상에 아름답게 던져주시는

<희망>이란 두 글자가 너무 깊고 방대해서..

어떤 식으로 리뷰를 쓰던 한참 부족하고 한참 모자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수개월간 즐겨 듣던 가락국 이야기를..

도저히 그냥 "공으로" 떠나보내기엔 너무 아쉽고 서운해서..

 

그리고, 그 긴 시간동안 숱한 고독과 싸워오시며

이 이야기를 아릅답게 끝맺어주신 블루님께 너무 너무 감사해서..

이렇게 오랜만에 자판 앞에 맘 먹고 앉았습니다.

 

중간 중간 구독료를 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 중 제가 한국에 있을 때..

36회던가 37회던가를 아침에 읽고 나와..

한 폭의 수채화 같던 한국의 하늘, 산, 강, 들녁을 바라보며 달리는 기차 안에서 쓴 글이

제 마음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바로..가락국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네, 이번에도 저는 [가락국의 이녹]을 이야기하면서..

가장 먼저, 가락국의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일흔회에 다다르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제 마음을 가장 많이 빼앗은 건

본방보다 오십배 멋져주시는 창휘공자도 아니고

애절한 외사랑으로 제 마음을 휙 흔들었던 우리 거련 오라버니도 아니고

초강력 비주얼 외모로 저뿐 아닌 숱한 텔순님들의 가슴을 뛰게 한 눌지도,

또 후반부 제 애정을 가장 많이 가져간 치수도,

막대기에 얼굴 대고 씨익 웃고 있던 기절초풍 살인 사진빨 의 길동이도 아닌

 

바로

<가락국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참으로 매력적인 나라, 가라가야.

아무리 생각해도 쿨하고 멋진 사람들, 가락국 사람들.

 

약하지만 약한 삶을 살기를 거부하고,

거북이에게 머리를 내놓으라고 한 목소리로 노래하며,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 하지만 함께 움직여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하늘을 바라볼 줄도 알지만,

그 하늘에 모든 것을 의지한채 자신들의 삶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하늘의 뜻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사람들.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할 줄 알았던 사람들.

 

춤을 좋아하고 노래를 즐겼으며 축제가 주는 기쁨을 누렸던 사람들.

단순한 유희와 쾌락이 아닌 가락국에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가락국 백성으로서의

기쁨을..유대를...

함께 나누었던 이들.


사랑을 하고..

꿈을 꾸고..

자유를 노래하며..

희망을 품었던..

아름다운 사람들..

 

그 안에 이녹이가 있었고..

창휘가..

길동이가..

좌지왕과 용녀가..복수왕후가..

이수와 이현이..치수와 용호가..

그리고 그 가라가야 땅에서 호흡하며 살아가던 모든 사람들이 있었겠죠.

 

블루님이 좋아하시는 안도현 님의 시구처럼..

 

사람만이 희망인 것을..

사람속에 들어있고
사람에서 시작된 다는 것을

 

너무도 절절히 보여준 <가락국의 사람들>은

제 마음에

무척 오랫동안 남을 겁니다.

 

 

 

 

 

그리고 이녹..

이 소설의 제목이 가락국의 <이녹>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 사랑스러우면서도 멋진 여인 때문이겠지요.

 

본방의 순진한 매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블루님이 그려내시는 이녹이에게는

무언가 고귀하고 성스러운 것이 있었습니다.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어미의 마음..? 사랑..?

아...마음에 차지 않습니다. 이놈의 짧은 어휘력!!

 

약한 존재를 향한..그리고 가라가야와 그 땅의 사람들을 향한..그리고 세상을 향한..

이녹의 사랑과 열정은

참으로 깨끗했습니다.

 

그 사랑과 열정이 있었기에

이녹은 창휘도, 길동이와 말녀도, 가락국의 백성들도 얻을 수 있었지요.

 

이녹 태자..! 정말 멋집니다.

인덕 여왕..! 엘리자베스 안부럽습니다.

 

물론 가라가야를 위해 마음을 자르고 살아온 이녹이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이녹이 이녹이 될 수 있게 해준

창휘의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지만

 

그래도 저는

이녹..그녀의 사랑에, 용기에, 열정에, 삶에..

제 박수 백퍼센트를 다 보냅니다.

(심지어 거련과 치수에게도 안나눠줄랍니다. ㅎㅎ)

 

 

 

 

마지막으로..

 

 

거련과 눌지&아노..

길동과 이수..

이현과 치수..

좌지왕과 용녀..

대각간과 노객주..

말녀와 용호..

 

한명 한명의 삶을 어머니처럼 만져주신 작가님의 마음에도..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이들의 삶이 날줄과 씨줄처럼 어우러져

사랑을, 회복을, 역시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물론 아직 에필로그가 남아있지만,

그래서 이들의 헤피엔딩 스토리도 무지 기대되지만 말입니다.

 

(치수랑 이현이 꺄아~~ 용호는 평생 말녀의 다리가 되어주나요? 꺄아~~ )

 

이녹과 창휘의 메인 이야기보다도 (저에겐..)

 참 더 귀기울이게되고..함께 웃고 울게 되던,

이들 역시 아름다운 사람들이었습니다.

 

 

 

 

 

네, 써놓고 보니 역시 마음에 안찹니다.

쥐뿔도 안찹니다.

 

그래도 너무 행복합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이들의 노래에, 이들의 소통의 광장 한 귀퉁이에

저도 끼어 있을 수 있어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가슴 깊이..

 

감사합니다.

 

 

 

 

 

 

 

 

희망의 바깥은 없다/도종환

 

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은 자란다

 

희망도 그렇게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지금

 

인간의 얼굴을 한 희망이 온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곪은 상처 그 밑에서 새살이 돋는 것처럼

 

희망은 스스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난다

 

안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뒹굴어라

 

희망의 바깥은 없다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입니다.

결단코 쉽지 않은..치열하고 고단한 삶을 살아내야만 했던

하지만 함께 피어나 희망을 놓지 않았던

가락국의 사람들에게

개나리 꽃과

시를 바칩니다.

 

 

 

 


출처 : 쾌도 홍길동
글쓴이 : 풀꽃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