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이시네요/<미남>과 잡담

운명이란.....

그랑블루08 2010. 5. 12. 21:26

 

 

 

오늘은.....결혼기념일이다.

그런데 난 오늘 회의에 일에...계속 직장에 남아 이러고 있다.

 

<신우 이야기>에 나오는 미녀.....

어쩌면 내 모습과 아주 닮아 있는 듯하다.

 

남편을 만났을 때, 내 모습과 비슷한 듯하다.

신우의 모습은....어쩌면,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모습과 조금은 닮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혼....

내게는 너무나 먼 얘기였다.

사면초가에 처하지만 않았다면, 난 아마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남편과는 사귀기만 하고....결국 결혼 문제 때문에 헤어지지 않았을까....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랑해서 결혼하는가?

글쎄.....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

 

모든 결혼하는 사람들은 이 사람이 정말 내 사람인지.....헷갈릴 수밖에 없을 듯하다.

사랑이....곧 운명인가.....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사랑하는 연인들은 평생을 함께 할 운명인 셈인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난.....욕심이 많고, 의심이 많고, 비관적이었던 것 같다.

사람에 대해, 나에 대해....그랬던 것 같다.

사랑이라는 걸....굉장히 우습게 봤던, 세상에 냉소적이었던....

그래서....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도, 그렇게 조금은 냉정했던 것 같다.

아니, 내 평생....이리저리 스쳐지나갔던 모든 남자들에게 그랬던 것 같다.

 

사랑도, 사람도, 남자도 그 무엇도 믿지 않는 내게....남편이 다가왔을 때,

내 대답은 굉장히 냉정했던 것 같다.

 

날 너무 좋아하지 마라....다친다....

누가 날 너무 좋아하면 난 숨이 막힌다....등등.....

 

참....터프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사람 일이란, 정말로 예측불가능이다.

그렇게 결혼을 싫어한 내가, 여러가지 상황이 닥치고, 그 모든 걸 돌파하기 위해 난 "결혼"을 선택해 버렸다.

그러고는 내 선택에 대해 굉장히 고민했었다.

이 사람이 정말 맞을까.....

정말 이 사람일까......

 

결혼을 하고나서도 계속 고민했었던 것 같다.

 

결혼 자체가 또한 운명은 아니다.

운명이란...........내가 걸어가야만 하는 길 그 자체인 듯하다.

그 길에 같이 가는, 평생 함께 하는 사람.....

그 사람을 향해서 운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하여, "운명"은........가볍게 사랑하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오랜 세월에 흔적이 남아 시간이 쌓여야만 알 수 있는....말인 듯하다.

 

결혼 때문에 너무너무 고민하고 있을 때,

나와 친한 언니에게 고민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난...그렇게 결혼하고 싶지 않은데, 이 사람이 맞는지 확신도 없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자꾸만 상황이 몰려간다고.....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만약, 지금 이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다른 때 만났다면, 난 이 사람과 함께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그 때 그 언니가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몰려가는 상황 자체가.....인연이고 운명인 거라고......

지금 너와 함께 하고 있는 것도, 이렇게 같이 있는 거....그 자체가 운명이라고........

 

10년이 지난 지금........

이 언니의 말이.....맞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살아가면서, 한 해 한 해 세월이 쌓여가면서.......

이 사람이.....정말로 내 길을 함께 가는 사람이라는 걸......

더 느끼게 된다.

 

미녀가....느끼는...저 혼란들.......저 고민들.......

저 머뭇거림들이.....내게는 너무나 익숙하다.

답답할 만큼.........내 감정을 알 수 없었던......

내가....저 미녀에게서 보인다.

 

운명적인 사랑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운명적인 사랑이 곧 운명은 아니다.

지금....누구와 함께 있는가.......

얼마나 많은 세월을 함께 하고 있는가......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알게 되는 거......

그것이.......운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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