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어느 순간부터 말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야근이다.
늘 야근이니 할 말은 없지만,
좀 억울한 마음도 들려 한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고,
또 내 스스로 하려고 노력하는 일도 많지만 말이다.
오늘처럼......이런 일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평정심이 흔들리려고 한다.
미리 연락하지도 않고, 당장 자료를 내놓으라니.......
안 그래도 갑자기 여러 가지 일이 겹쳐서 도대체 뭘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스케줄조차 짜지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 갑자기 일이 툭~떨어지면, 날더러 어쩌라는 건지......
심지어 이 와중에 3달 전에 예매해놓은 뮤지컬까지 겹쳐서.....
이 비싼 티켓을 버릴 수도 없고, 다녀왔지만,
정말...남는 건 욕뿐이다.
돈 버리고, 시간 버리고........
이거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지금은.......할 시간도 없다.
12시 가까이에 다시 직장으로 돌아와 밤을 새는 이 마당에......
할 일은 태산 같으나
갑자기 내일 오전까지..아니 이제 오늘 오전 출근 전까지 내놓으라는,
이런 일에 정말 망연자실해진다.
뭘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조금.....답답하다.
어쩌면 하기 싫어서...이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아무 일도 못하고, 열받아 하며 뜨는 해를 바라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약속을 남발하고 있는 나 자신도,
그 약속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짜증이 난다.
체력도, 능력도 안 되면서 벌인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말은 많고........
이 방.......
이제 또다시 나의 쉼터로 돌아오고 있다.
아니, 쉼터라기보다는, 배설구.......로 돌아오고 있다.
슬프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편하기도 하고......
인간은 양가적 동물이니....
이 두 가지 감정 모두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
처음부터 하기 싫었던 일.......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로 떠안아서는.....
지금 다른 일들 때문에도 무거워죽겠는데,
이것까지 떠안고 있으니 자꾸 짜증이 난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는데.......
자꾸.....내 능력 밖의 일을 요구하고,
제대로 못하면, 못한다고 야단이고....
능력이 어쩌네 저쩌네 하는 상황도 웃기고,
또 지키지 못하는 약속은 남발이 되고,
그러면서 결국 내 자신을 위해서는 어리석은 삽질을 해대고 있어서.....
지금 난 누구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만 든다.
후훗.....
진짜 오늘 어지간히 열받았나보다. ㅋㅋㅋㅋㅋ
이 시간에 이러고 있다니........
하고 싶은 말들......
포스팅하고 싶은 글들......
쓰고 싶은...마무리 하고 싶은, 그리고 새로 시작하고 싶은.....
글들은 쌓여만 가는데.......
난 지금 일에 치여서 헉헉대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말은데.....
정말 많은데.......
너무너무 많은데.......
그래서......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말만 주구장창 해대고 있다.
웃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