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랑블루08 2010. 11. 3. 03:37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어느 순간부터 말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야근이다.

늘 야근이니 할 말은 없지만,

좀 억울한 마음도 들려 한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고,

또 내 스스로 하려고 노력하는 일도 많지만 말이다.

오늘처럼......이런 일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평정심이 흔들리려고 한다.

 

미리 연락하지도 않고, 당장 자료를 내놓으라니.......

안 그래도 갑자기 여러 가지 일이 겹쳐서 도대체 뭘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스케줄조차 짜지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 갑자기 일이 툭~떨어지면, 날더러 어쩌라는 건지......

심지어 이 와중에 3달 전에 예매해놓은 뮤지컬까지 겹쳐서.....

이 비싼 티켓을 버릴 수도 없고, 다녀왔지만,

정말...남는 건 욕뿐이다.

돈 버리고, 시간 버리고........

이거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지금은.......할 시간도 없다.

 

12시 가까이에 다시 직장으로 돌아와 밤을 새는 이 마당에......

할 일은 태산 같으나

갑자기 내일 오전까지..아니 이제 오늘 오전 출근 전까지 내놓으라는,

이런 일에 정말 망연자실해진다.

 

뭘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조금.....답답하다.

어쩌면 하기 싫어서...이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아무 일도 못하고, 열받아 하며 뜨는 해를 바라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약속을 남발하고 있는 나 자신도,

그 약속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짜증이 난다.

 

체력도, 능력도 안 되면서 벌인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말은 많고........

 

이 방.......

이제 또다시 나의 쉼터로 돌아오고 있다.

아니, 쉼터라기보다는, 배설구.......로 돌아오고 있다.

 

슬프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편하기도 하고......

인간은 양가적 동물이니....

이 두 가지 감정 모두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

 

 

처음부터 하기 싫었던 일.......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로 떠안아서는.....

지금 다른 일들 때문에도 무거워죽겠는데,

이것까지 떠안고 있으니 자꾸 짜증이 난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는데.......

자꾸.....내 능력 밖의 일을 요구하고,

제대로 못하면, 못한다고 야단이고....

능력이 어쩌네 저쩌네 하는 상황도 웃기고,

또 지키지 못하는 약속은 남발이 되고,

그러면서 결국 내 자신을 위해서는 어리석은 삽질을 해대고 있어서.....

지금 난 누구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만 든다.

 

 

 

후훗.....

진짜 오늘 어지간히 열받았나보다. ㅋㅋㅋㅋㅋ

이 시간에 이러고 있다니........

 

 

하고 싶은 말들......

포스팅하고 싶은 글들......

쓰고 싶은...마무리 하고 싶은, 그리고 새로 시작하고 싶은.....

글들은 쌓여만 가는데.......

난 지금 일에 치여서 헉헉대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말은데.....

정말 많은데.......

너무너무 많은데.......

그래서......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말만 주구장창 해대고 있다.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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