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추억을 잃다

그랑블루08 2010. 11. 5. 02:36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어쩌지?

정말........이를 어떡하지?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아니 이번 주 내내 폭탄들이 터지는 통에, 잠은 잠대로 못 자고,

이리 저리 일 해결만 해대고 있었다.

오늘은 그야말로 대박.......

외부에까지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시외에까지 가서 일을 하느라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한쪽 눈은 완전히 충혈되어 있는 채로,

눈도 잘 안 보이는 채로

고속도로 운전까지 해대며,

야밤에 3시간 동안 그곳 행사를 치르고,

다시 야맹증 상태로 직장으로 돌아왔는데........

거의 11시가 다 되어 도착했더니........

문득......나무님이 알려 주신 <쾌동텔존> 상황이 기억났다.

 

분명 11월 4일 이후라니.....

적어도 1시간 남았으니 괜찮겠다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11월 4일부터였나보다.

 

오늘부터 없어진다는 걸 알았다고 해도, 어떻게 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들어가지지 않는 <쾌동텔존>

순간....심장이 쿵 떨어졌다.

정말 어쩌지............

 

정말 바보 같이.....

그곳의 글들을, 이야기들을, 나눔들을, 댓글들을 퍼오지 못했다.

혹시나 싶어서 <가락국> 폴더에 가보아도,

앞쪽 회만 몇 개 비공개 댓글로 달아놓았을 뿐,

대부분 가져오지 못했다.

 

정말........미치겠다.

 

이......막막한 기분.........

 

그 순간들이 사라진 것도 억울하고........

내 글에 답해주셨던, 수많은 소통들이 너무너무 아깝고.........

속이 정말 많이 상한다.

 

울고 싶다.

 

그래.....사실 난....정말 찌질하다.

아주 많이 찌질하고 소심하다.

그래서........댓글 하나에 울고 웃는다.

얼마나 많은 댓글이 있는지, 그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너무나 기쁘고, 곱씹어보고, 가슴 두근대 한다.

어쩌면...열심히 글을 쓰면 되는게 아닐까......

희망을 품어보기도 했다.

 

또.....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으시면.......글을 못 쓸 만큼 충격도, 상처도 받곤 했다.

애써.....대범한 척, 쿨한 척 아무 말 않고 있다 해도....

아니다.

난 정말 찌질하다.

 

그래도....끝까지...그 지난한 글들을

읽어주신 분들이 계셨다.

처음....열심히 읽어주시는 분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고......

그래서 내 스스로 글을 쓸 수 없을 만큼 좌절하기도 했었지만,

그래도......적어도 몇몇 분은 끝까지 읽고, 끝까지 격려해주셨다.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난.....마무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진짜 바보 같이.......

그걸 잃어버린 거다.

 

그런 그 시절의 나와.......님들의 대화가.......다 사라져버렸다.

 

아깝다는 말로는....다 표현할 수가 없다.

 

내게 가장 귀했던,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셨던,

그 귀한 보물들이 다 사라져 버렸다.

 

 

 

어리석게도, 그 게시판이 계속 있을 줄 알았다.

 

 

 

 

다시는 오지 않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기억들, 이야기들,

다.........잃어버렸다.

 

 

 

너무나 큰..........상실감........

상상도 할 수 없는.......

상실감이 밀려온다.

 

정말......이를 어떡하지.......

 

 

 

 

+) 지금 내 마음이 이리도 황망한 것은,

    어쩌면 댓글 자체의 내용도 있겠지만,

    댓글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지금은 만날 수 없었던 인연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가끔.....꺼내 볼 수 있었던 인연들......시간들......추억들......

    지금은 만날 수 없기에 더 애잔하고 가슴 저린........

    그 기억들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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