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동안 내게 업무 과잉을 시켰던 외부 업무가 오늘로 끝이 났다.
정리하고 체크해 줄 서류를 마무리해서 방금 메일로 보내고 나니
또 나름 시원 섭섭한 마음이 든다.
내가 지금 사기를 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었고,
내 이야기에 귀기울이던 사람들 앞에서 고마운 마음도 들었었고,
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감동도 받았었고......
그랬다.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마치 내가 모든 걸 알고 있는 것처럼,
마치 내가 대단한 전문가라도 되는 양,
모두를 속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웃고 우는 사람들 앞에서, 나 역시 힘을 얻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나는 사기를 쳤을지 모르나,
어쩌면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스스로 길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내게 도리어 감동을 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참 웃기게도,
내게 또......뭔가 하고 싶게 만든다.
또.......자꾸....꿈을 꾸게 싶게 만든다.
또 다시 일을 벌여보고 싶다.
더 이상 일을 벌이면 안 되는데, 난 또 이렇게 장돌뱅이 같은 지름신이 내게 지피는 것 같다.
자꾸만 꿈은 나날이 커져만 간다.
나는 사기를 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아직 이루지 못해 놓고, 마치 이루어 놓은 양, 내가 저 앞에 있는 양
믿고 따라오라며 사기를 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아직 못 이루었으니까, 내가 아직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해도,
지금 이렇게 몸부림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래도 꿈을 가지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명확한 미래가 없어도, 내 앞길이 희미해도,
희망을 안고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렇게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그 존재의 움직임 자체가.....
감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야밤에 하는 3시간의 교육 시간을 견뎠던 사람들에게서,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 시간에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시간을 투자했던 사람들에게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것을 내어놓고, 더 나은 자신을 향해 노력하던 사람들에게서,
그리고 그토록 반짝이던 눈과, 쿵쿵 뛰는 열정적인 가슴을 지닌 사람들에게서,
그 존재 자체만으로 감동을 받았던 것처럼.........
나 역시.....열심히 살아가는 한 존재이므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존재는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