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 루시드 폴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튼튼한 지느러미로
나를 원하는 곳으로 헤엄치네
돈이 없는 사람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나는 또 다시 바다를 가르네
몇 만원이 넘는다는 서울의 꽃등심보다
맛도 없고 비린지는 몰라도
그래도 나는 안다네 그동안 내가 지켜온
수많은 가족들의 저녁 밥상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난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난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난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가사 출처 : Daum뮤직
2010년이 이제 다 저물어갑니다.
2010년.....많이 힘드셨죠?
다들 전쟁터 같은 일상을 견뎌내셨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전쟁터 속에서 이렇게 살아남아 이 글을 적고 있네요.
아니....여전히 전쟁터 속이지만, 이 정도 여유쯤은 즐겨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얼마 전 일이 한창 몰아쳤을 때,
직장에서 혼자 야근하다가 새벽에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이 노래를 들었습니다.
루시드 폴이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라고 잔잔한 목소리로 불러주던 이 노래가 참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가는 와중에 펑펑 울어버렸습니다.
그렇게 괴롭지도 슬프지도 않은 상황이었는데,
수고했다고 말해 주는 이 노래가 왜 그렇게 위로가 되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내 등을 토닥여 주며, 수고했다고, 오늘 하루 고생했다고 위로해 주는 것 같았나 봅니다.
또 한 편으로는 나만 이렇게 사는 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무게를 담당하며 묵묵히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느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알고 보면 사람들은 뭔가 거창한 대가를 바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내가 고생했다는 걸,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걸,
한 사람 정도만이라도 알아주길.....
그래서 등을 두드려주길.....바라는 거 정도가 아닐지.
그 한 사람의 위로 때문에 또 다시 일어설 힘을 내는 게 아닌지.
그 사람이 가족이 되기도 하고, 연인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고, 동료가 되기도 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를 찾아주셨던, 제 글을 읽어주셨던 감사한 님들께, 이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올 한 해 참 치열하게 사셨지요?
구질구질한 인생이라 싶고, 다 때려치우고 싶을 만큼 치열하게 사셨지요?
그래도 다음 날은 또 다시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셨지요?
욕하고 화내고 싸우고 그러면서도 또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 당신의 일을 묵묵히 하셨지요?
정말 수고하셨어요.
오늘 이 하루도, 이 한 해도,
정말 수고하셨어요. 고생하셨어요.
이 블로그는, 그리고 저는 이곳에서 늘 항상 같은 모습으로 있겠습니다.
때로는 구질구질한 일상을 그대로 보여드리기도 하고,
때로는 열받는 일을 토로하기도 하고,
때로는 좋은 음악과 좋은 글에 눈물 흘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같은 자리에 있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습니다.
떠나신 분들도 계실 거고, 또 아주 가끔 다녀가시는 분들도 계실 거고,
다녀가시더라도 조심스레 자신의 발자취를 지우시는 분들도 계실 거고,
수면 위로 나오셔서 말씀을 나누시는 분들도 계셨고,
수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습니다.
그러나 이 방은 커피 한 잔과 함께 좋은 음악을 들으며 창 밖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카페가 되고 싶습니다.
비록 바쁘고 일상이 분주해서 찻집에 들릴 여유도 없지만
자판기 커피 하나 뽑아 들고 이 방에 들러 카페에서의 십 분의 여유를 즐길 수 있으시길.....
그렇게 바라고 있습니다.
문득 이야기가 하고 싶을 때,
문득 넋두리가 하고 싶을 때,
뭔가 세상이 부조리하다 싶을 때,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사나 싶을 때,
내가 가진 인생의 짐을 다 벗어버리고 싶을 때,
너무 우울해서 답답해질 때,
도대체 나라는 존재의 가치는 어디에 있나 싶을 때,
늘 같은 자리에서 늘 같은 모습으로 이곳에서 들어드릴게요.
발자취를 남기시지 않으셔도 들리는 것만으로 잠깐의 여유를 느끼실 수 있도록 늘 같은 자리에서 들어드릴게요.
수고한 님들께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리며,
오늘 하루 정말 수고했다고 말씀드리는 그런 방이 될게요.
제 글 보고 계시죠?
님을 위한 선곡 듣고 계시죠?
제가 드리는 마음, 받고 계시죠?
전......이 방은........늘.......
같은 자리에 있어요.
아시죠?
당신을 위한 바다가 여기에 있습니다.
늘 변함없이 이곳에서
당신의 바다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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