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투하츠와 은신상플/(은신) 단편·조각

B형 여자, A형 남자 (2)

그랑블루08 2012. 8. 20. 01:04

 

B형 여자, A형 남자

 

 

 

 

 

 

 

 

 

B형 여자는

A형 남자의 성실함이 좋습니다.

늘 한결 같이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그가 좋습니다.

변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러면서도 늘 같은 마음을 품어줄 것 같아서 그래서 그가 좋습니다.

그러나 A형 남자는 B형 여자를 두려워합니다.

B형 여자의 솔직함을, 그저 순간적으로 변하는 마음인 양, 장난치는 걸로 생각하고 홀로 상처받아 합니다.

B형 여자가 마음대로 하겠다고 말하면, A형 남자의 눈은 동경에서 금방 씁쓸함으로 바뀌고는 합니다.

A형 남자는 모릅니다.

알고 보면, B형 여자가 얼마나 변치 않는, 의리 있는 여자인지, 그는 모릅니다.

그래 놓고서는, 늘 두려워합니다.

B형 여자가 변화무쌍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늘 한결같이 한 자리를 지키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그는 모릅니다.

 

B형 여자의 곁에는 수많은 남자들이 있었습니다.

B형 여자가 분방할 거라고 착각하고, 그렇게 쉽게 접근해온 남자도 많았습니다.

또 알고 보면, 너무나 마음이 여린 여자라는 걸 알고, 그걸 이용하는 남자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B형 여자는 남자라는 것에 지쳐버렸습니다.

자신을 이용하는 남자들에게, 자신의 겉모습만 보고 좋아하는 남자들에게, 지쳐버렸습니다.

자신을 휘두르려하고, 자신 위에서 군림하려는 남자들에게, 자신을 억누르려는 남자들에게,

완전히 냉소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A형 남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늘 대단하다고 말해 주고, B형 여자의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그게 심해져서 스스로 비하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B형 여자는 그가 좋았습니다.

사실 그는 자기 자신의 힘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자신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한결 같다는 것이 가지는 힘을, 그는 모르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가 쌓여서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 그 사람만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B형 여자는 A형 남자가 좋았습니다.

자신이 갖지 못한, 그 성실함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늘 겸손한, 심지어 자신을 비하하기까지 하는, 그 태도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나는 알고 있다고, 나는 적어도 당신의 진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세상 사람 그 누구도 몰라도, 나만은 알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 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나라는 사람이 선택한 당신은, 진정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 얘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늘 다른 이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당신이 좋았고,

늘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며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는 당신이 좋았고,

주어진 일이라면, 목숨을 걸고 해 내는 성실한 당신이 좋았고,

무엇보다 한 번 이 길이다 싶으면, 죽어도 그 길을 벗어날 줄 모르는 그 올곧음이 좋았고,

늘 B형 여자만 바라보고, 늘 애타하고 가슴 아파하며 오롯이 B형 여자만 바라보는 그 지고지순함이 좋았습니다.

 

B형 여자는 A형 남자가 바라보는 눈빛이 좋았습니다.

늘 자신만 바라보고, 늘 자신을 보며 설레하는 그의 눈빛이 좋았습니다.

언제나 손을 내밀면, 자신 없어하면서도, 그 손을 잡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매몰차게 거절하는 것 같으면서도, 한결같이 B형 여자만 바라보는 그 시선이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참아도 참아도 어쩔 수 없이 터져나오는 감정을, 자신도 모르게 내비치는 그 떨림이 좋았습니다.

 

섣불리 마음을 주어서는 안 되지만, B형 여자는 자꾸만 마음이 그에게로 향합니다.

A형 남자는 죽어도 모르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B형 여자가 아무리 변화를 좋아한다고 해도,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의리파라는 것을 모릅니다.

B형 여자가 그토록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언제나 돌아와도 한결 같은 A형 남자가 있기 때문이라는 걸, 모릅니다.

그래서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걸, 그는 모릅니다.

 

B형 여자는 지루할 만큼, 한 길만 가는 사람에게로 늘 한결같이 돌아온다는 걸, A형 남자는 모릅니다.

B형 여자의 사랑은 한여름 밤 소나기 같은 사랑이 아니라, 오래 오래 묵은 아주아주 진한 향의 술 같은 사랑이라는 걸, A형 남자는 모릅니다.

그래서 B형 여자의 사랑은 믿음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걸, 그는 모릅니다.

B형 여자를 가두지도 않고, B형 여자를 자기 마음대로 만들려 하지 않고, B형 여자를 있는 그대로 빛나도록 만들어주는 A형 남자를,

B형 여자는 평생 떠날 수 없다는 걸, A형 남자만 모릅니다.

 

그래서 B형 여자가, 얼마나 A형 남자를 존경하는지, 얼마나 그를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하는지, 그래서 얼마나 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지,

꿈 속에서조차 그가 있어서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변치 않는 그가 있어서, 얼마나 안도하고 있는지,

A형 남자만 모릅니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 본 B형 여자는 압니다.

세상 사람 모두의 사랑보다, 이 사람 한 사람의 사랑을 받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B형 여자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A형 남자는 모릅니다.

B형 여자가 사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믿음과 의리라는 것을, 그만 모릅니다.

그리고 A형 남자는 모릅니다.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그만 모릅니다.

그래서 B형 여자가 얼마나 자신을 존경하고 사랑하는지, 그리고 A형 남자가 얼마나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 A형 남자만 모릅니다.

 

B형 여자가 말했습니다.

당신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당신을 놓아주겠다고....

그 사랑이 진짜 운명일지도 모르니까, 당신을 놓아주겠다고.....

그런데 A형 남자는 자신을 놓아주겠다는 말보다, 다른 말 때문에 슬퍼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버릴 거냐고.....

당신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또 생길 것 같냐고.......

그래서 혹시 당신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당신을 놓아달라고 말하는 거냐고........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A형 남자는, B형 여자가 떠날까봐 두렵습니다.

그런데 A형 남자는 모릅니다.

B형 여자는 절대로 떠나지 않는다는 걸 말입니다.

A형 남자가 떠나지 않는 이상, B형 여자는 절대로 떠나지 않는다는 걸, 그는 모릅니다.

B형 여자에게 사랑은 믿음이자 의리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는 모릅니다.

B형 여자가,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A형 남자를, 이 남자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 걸,

그 사람만 모릅니다.

그 사람 때문에 얼마나 큰 힘을 얻어서 세상을 향해서 도전하고 있는지,

그 사람 때문에 그 도전의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을,

그 사람만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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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남자와 B형 여자>라는 짧은 조각글을 올려놓고, 어서 <B형 여자>편도 적어야지 했었는데,

이제야 하나 올려본다.

아주 아주 할 얘기가 많은데, 오늘은 이 정도로.......

 

아마 이 이야기에 나오는 A형 남자는 아마 10년을 넘게 같이 살아도,

B형 여자 때문에 설레고 속상해 할지도 모른다.

늘 자신의 모든 촉수를 곤두 세워, 그녀가 무얼 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그리고 혹시 다른 남자에게 관심이 있는 건 아닌지,

늘 지켜보며, 조마조마해 하며 살 거다.

 

그러면, B형 여자는, 이제 좀 그러지 말라고, 또 한 소리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A형 남자는, 늘 설레며 그녀를 보고 있을 것이다.

그 관심이 지나쳐서, 주위 사람들이 도대체 왜 그러느냐고, 아직도 설레냐고 놀림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황혼 무렵, B형 여자가 탄 휠체어를 끌며, A형 남자는 놀이동산에 데려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곳 카페에서 같이 커피를 마시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눌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렇게 나이가 들어갈 것이다.

아주아주 오래 살며.......

아주아주 오래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B형 여자 공주님과 A형 남자 기사의 이야기......

 

 

 

 

+) 오늘 출장에서 돌아왔답니다.

<당.기.못>은 하나도 쓰지 못했다는...슬픈 전설이....ㅠㅠㅠㅠ

여튼....최선을 다해서 써보겠습니다.

상플에 댓글 달아주시고, 걱정해 주시고, 안부 전해주신 님들...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