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도 복잡하고 할 일도 많고
가슴엔 뭔가 짐처럼 묵직한 게 내려앉아 있다.
주말엔 집안 일을 하고 애랑 씨름하다가 목욕시키고 재우고 애 가방 챙기고
이렇게 저렇게 하다 보니 정신차려 보면 이 시간이다.
노트북을 켜기도 힘겨워서 아이패드나 폰으로 이 글 저 글 읽어본다.
갑작스럽게 치러낸 행사 때문에 지칠 대로 지친 건지 목이 칼칼하게 아파온다.
목요일 회의까지 하반기 업무 정리해서 발표해야 하는데
덜컥 또 일을 맡았다.
첨엔 분명 거절했는데 결국엔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는 말이 왜 그렇게 맘에 걸렸는지.
결국엔 맡고야 말았다.
그냥 눈 한 번 찔끔 감으면 되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일까 싶다가도,
남편 말을 들으며 다시 마음을 다독였다.
안 하면 니 마음이 불편하잖아.
그래. 맞는 것 같다.
내 마음이 불편하다.
이 일도 결국 일을 위한 일이라기보다는 그래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니까
벌써 3번째 맡게 되었다.
남편 말대로 안 해서 내 마음이 불편하다면 맡고 편한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저렇게 일이 자꾸 생기다보니 글 쓸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다.
아니다.
이 역시 변명일지 모른다.
글이 써지질 않는다.
마음이 번잡스러워서 더 그런 것 같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땐 예전에 써둔 글을 읽고는 한다.
오래 지난 글을 우연히 읽다가 더 좌절하고 말았다.
글이란 것도 쓰다보면 늘어야 하는데 옛날 글이 더 나은 것 같았다.
도대체 난 뭐 한 건가 싶기도 하다.
아마추어 주제에 너무 크게 판을 벌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 글이 아니라는 생각에 아깝기도 하다.
내가 만든 캐릭이 아니라면 글이라도 연습이 되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니다.
일은 자꾸 몰려 오고, 마음은 번잡하고, 글 쓰는 거 자체에 실망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연재할 때마다 늘 겪는 일인데 또 이렇게 불쑥 내려가는 시간이 찾아오니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결국에는 다시 써나갈 걸 알고 있지만,
이또한 써나가는 일의 일부임을 알고 있지만,
여전히 이 내려가는 시간은 낯설다.
그래서 또 나만의 주저리주저리를 풀어내고 있다.
올라가려면 바닥을 쳐야 한다.
늘 바빴고 늘 시간은 부족했다.
모든 것은 늘 마음의 문제일 뿐이다.
재미를 다시 찾는 일도,
의미를 발견하는 일도,
그리고 내 바닥을 이겨내는 일도,
마음의 문제일 뿐이다.
+) 당.기.못 기다리고 계시죠?
제가 이래저래 자꾸 일이 생겨서 글을 못 쓰고 있답니다.
아직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번 주 안에는 가지고 올 수 있도록 해볼게요.
비루한 글에 댓글 달아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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