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랑블루08 2012. 11. 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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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래도 그 모든 것을 겪어내며

줄기를 세우고, 꽃잎을 일으키며,

그렇게 주어진 곳에서 힘을 내어 허리를 펴고 일어나는 것이니

그러니 지금 흔들리고 있다면,

지금 비 바람에 젖어가고 있다면,

그리하여 마음이 자꾸만 울컥하고 있다면,

이미 꽃을 피우고 있는 중이 아닐는지.

 

그러니 삶이란 이토록 흔들리면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삶이란 이토록 젖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아름다운 꽃잎을 내는 것이 아닐는지.

 

누군가 한 사람은, 그곳을 지키며,

그 뿌리를 올곧게 내리고,

허리를 펴서 줄기를 세우고,

그렇게 그 자리에 변함없이 있을 터이니

 

적어도 이 곳은,

적어도 이 방은,

당신을 위해 언제나 열어두겠습니다.

지금 흔들리고 계신다면,

지금 젖고 있다면,

그리하여 비를 피하는 작은 지붕이 필요하시다면,

작은 카페의 커피향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나 변함없이 이 곳에 있겠습니다.

 

언제나 들어주고, 언제나 다독여주는 손 하나,

이곳에 있음을,

그러니 혼자가 아님을,

그리하여 이곳에 오셔서 잠시 작은 쉼을 누리시길......

 

언제나 변함없이 이곳에 있겠습니다.

 

 

 

+) 답글을 많이 못 달고 있습니다. 양해해 주시길......

조금씩 시간 날 때마다 달겠습니다.

늘, 용기와 힘 주셔서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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