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각자의 짐을 지고 가는 건 당연한 것이다.
가끔 그 짐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한 것이고,
또 한 번씩은 좀 내려놓고 싶다, 느끼는 것도 당연한 것.
내 짐이 너무 무거워 주변을 돌아보기도 어렵다 여겨질 때도 다반사이고,
내 눈 앞에 던져진 무거운 짐들에, 한숨부터 나올 때도 많다.
바닥까지 모두 쏟아내고 나니, 정말 그로기 상태.
텅 빈 상태......
마감을 쳐냈다.
정말 마감 끝내고 나서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이 마감을 끝내는 날이 오기도 하는구나 싶어서......
이번 상반기만큼 힘든 적은 없었다고 적으려고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더 힘든 시기가 있었구나.....싶다.
죽을 뻔한...집에도 거의 못 들어가던 그런 시기도 있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은 괜찮다, 별 거 아니다, 싶기도 하다.
그래도 그때보다 늙어서 그런가, 확실히 힘에 부친다.
요즘은 정말 밤을 새는 것도 힘에 부치고......이래저래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또 쉽게 마음도 상하고, 한 번씩 울화통이 터져 올라올 때도 있고......
사람이란 존재가 얼마나 받기만 좋아하고, 배려 없는 존재인지 뼈저리게 확인하며
치를 떨기도 하고,
뭘 기대 하나 싶어, 나 자신이 어리석다, 꾸짖기도 하고.....
내게 주어진 짐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다 접고 싶다, 느끼기도 하고.....
원래 인간은 자기밖에 모르는 존재다.
배려 없고,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며, 남의 상황에 대한 고려는 없는....그야말로 이기적인 존재.
받을 줄만 알지, 베풀 줄은 모르는 존재.
결국 그런 이기적인 존재도 필요에 의해서 움직일 뿐.
자신에게 필요하니까 움직일 뿐이다.
내게 붙는 것도, 내가 붙는 것도, 모두 필요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그 필요가 나를 숨막히게 하기도 한다.
내게 붙는 것도, 내가 붙는 것도, 숨이 막힌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참...요즘 느끼기에 이보다 더 진리가 없다.
억울하다 느낄 때도 있다.
내가 지금 뭐 하나 싶을 때도 있다.
결국 필요에 의한 것인데, 그 필요가 없어지면, 버려질 것인데,
뭘 그리 그럴 듯하게 믿고 있는 건지.
내가 한심하기도 하다.
밤을 새며, 마감을 끝내고,
울컥한 마음도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허탈하고 허무하다.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걸까.
나의 이 의무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생긴 것일까.
나 역시 이기적인 인간이다.
내가 지금 무얼 하나, 왜 이렇게 생산적이지 못하는 건가. 싶을 때는 참.....어쩔 수 없이 무너지는 인간이다.
내 무게 하나 지탱하기가 어려운데,
다른 이를 어찌 기대게 해줄 것인가.
내게 그럴 어깨가 없다.
딸 아이 하나 기대게 해 줄 넉넉한 어깨가 없으니, 이 무슨 엄마인가.
이래저래 지치는 일상이다.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고, 한 방울의 에너지까지 다 쏟고나니, 허탈감과 공허함만 밀려온다.
화가 나기도 한다.
나를 짐지우는 모든 것들에.....
그리고 스스로 짐을 지려 하는 나 자신에...자꾸만 화가 난다.
이럴 땐 혼자 입 다물고 잠수를 타야 한다.
그저 혼자, 단 하루라도 혼자 있고 싶다.
세상과 모든 인연을 끊고, 하루라도 혼자 있고 싶다.
산 속에 며칠만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아무 것도 없이 멍하니 있기만 해도 좋을 텐데.....
내게는 그런 여유조차 없다.
숨이 턱턱 막히는 일상......
누군가 말 거는 것도 싫고, 전화 오는 것도 싫고, 이야기하는 것도 싫고,
그저 입 다물고 혼자 있고 싶은 지금.......
나는 또 여기다 대고 주저리 주저리 써댄다.
이러다 또 말겠지.
병이 도졌다.
바닥까지 내려가는 병.
올 때도 되었다.
너무...달렸다.
남은 힘이 하나도 없다. 그러니 이럴 때도 되었다.
숨어버릴까. 조용히, 없는 듯이......그렇게......
아주 깊게 물 안으로 가라앉고 싶다.
그래도 결국 일상을 겪어내겠지만, 이렇게 투덜이라도 대야지 어쩌겠나.
이곳은 내 유일한 배설의 통로.
내 유일한 대나무숲.....
그냥 배째라는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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