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한옥과 숲

그랑블루08 2015. 7. 28. 17:45

 

 

 

오랜 지인인 언니 두 명과 2주 전쯤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왔다.

대전에 사는 언니 덕분에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대구에 사는 직장 동료이자 오랜 지인인 언니 한 명과 대전까지 KTX를 타고 가서,

대전 언니가 차를 몰고 전주까지 가는 일정이었다.

 

점심을 대전에서 먹게 되어, 대전에서 유명한 성심당에 가서 점심도 먹고, 빵도 먹었다.

부추빵이랑 소보로 빵, 꽤 맛있었다.

대전에 여러 번 갔었지만, 성심당에 직접 들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오빠네가 대전에 살 때는 아무래도 대전에 올 기회가 많았었다.

그러다 부산으로 이사가면서는 대전에 갈 일이 거의 없었다.

이번에 대전 사는 지인 언니 덕분에 대전에도 이리 저리 다녀보게 된 것 같다.

 

우리의 원래 목적은 전주 한옥 마을. 경기전 동문에서 가까운 ㄷㄹ이라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급하게 일정을 짜는 바람에, 목요일에 겨우 예약을 하고, 금요일에 급하게 오게 되었다.

금요일, 토요일 일정은 방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위의 사진은 경기전 동문 담벼락이다.

옛날식 담벼락이 참 운치가 있었다. 경기전 동문 담벼락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우리가 묵은 ㄷㄹ이 나온다.

 

 

 

 

 

 

 

 

  한옥 들어가는 요런 느낌. 경기전 동문에서 워낙 가까워서 찾기는 쉬웠다. ㄷㄹ은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워낙 평이 좋아서 선택했는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장님께서 정말 친절하시다. 게다가 방도 넘 깨끗했고. 작은 공간이지만, 허투루 쓰는 공간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왼쪽 사진의 앞쪽은 일종의 카페처럼 앉아서 놀 수 있는 곳으로, 커피도 마실 수 있고, 편의점에서 사온 술도 한 잔하기 좋은 곳이었다. 한옥의 단점이 방음이 안 된다는 건데, 방에서 노는 대신, 이렇게 뒤쪽 카페 같은 곳에서(거의 복도를 개조한 듯 보였다.) 오붓하게 앉아서 차도 마시고, 밤 늦게까지 술도 한 잔하니 조용하고 좋았다.(에어컨도 따로 있었다.)

 

 

 

  이 한옥 이름이 ㄷㄹ인 이유는 방 때문인 듯했다. 방 안에 이렇게 다락이 있었다. 다락 하나 만으로 운치가 있었다. 물론 올라가서 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는 참 고즈넉하니 좋았다는.....

 

 

  아침에 방문을 열고 본 앞 마당 풍경. 능소화가 흐드러지듯 피어 있었다. 능소화가 이렇게 예쁜지 처음 알았다. 깔끔한 느낌. 한번쯤 권해 주고 싶은 한옥투어였다. 물론 잠 자기는 어렵다. 한옥의 특성상 방음이 안 돼서. 옆 방에 누가 묵느냐가 무척 중요하다. 우리는 옆옆방에 대가족이 와서,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묵으신 듯했는데, 새벽 5시 30분부터 큰 목소리로 떠드시는 바람에(심지어 라디오까지 크게 틀어놓으셨음...ㅠㅠ) 그때부터 잠을 못 잤다.

 

 

 

 

 

 

  그리고 경기전 안. 경기전 안은 꼭 가보시길 권해드린다. 그 안에 있는 어진 박물관도 괜찮았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볼 수 있어서, 나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듯했다. 그러나 사실 그 보다 그 안에 펼쳐져 있는 길들이 예뻤다. 문 사이로 보이는 문들과, 대나무숲길 사이의 문들도 정말 운치 있었다.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있으면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경기전 태조 어진 뒤편에 있는 일월오봉도. 이 그림은 ㅎ를 품ㅇ ㄷ 때문에 유명해지기도 했다. 여튼 어진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던 그림. 괜찮았다. 이것들도 모두 어진 박물관 안에 배치되어 있었다.

 

 

 

  전.주. 한.옥.마.을은 저녁에 걷기가 더 좋았다. 우리는 금요일 오후에 도착해서 그나마 한산했다. 낮은 너무 더워서 돌아다니기 힘들었는데, 저녁이 되니 풍경이 훨씬 더 예쁘고 다니기도 좋았다. 길 가에 물길을 내놓아서 아이들은 물길로 걸어다녀, 아이들을 데려와도 꽤 괜찮을 듯했다. 쇼핑할 곳도, 먹을 곳도 많은 것이 특징. 조금 안타까웠던 것은 한.옥.마.을 먹거리가 좀 상업화되었다는 게 아쉬웠다. 상점들에는 특별한 특산품이 좀 적었다. 몇몇 가게는 그나마 들어갈 볼 만했지만, 나머지는 그저 서울의 상권을 옮겨온 듯해서 아쉬웠다. 전.주.만의 상권, 전.주.만의 특산품이었으면 더 좋았을 듯했다. 그래도 먹고 놀기에는 매우 괜찮았다. 외국인도 진짜 많았다.

  밤새워 놀다가 다음 날은 아침 늦게 일어나 전동성당 근처 천막 같은 곳에서 도장도 파고, 전동성당도 들렸다가 풍남문과 청년몰까지 돌아보았다.

 

 

 

  전동성당은 한.옥.마을 입구에 있는 성당이다. <약속>에서 박.신.양과 전.도.연이 열연했던 장소로 유명했다. 내부는 완전 이쁨. 그래서 이곳도 사람들로 엄청 붐볐다. 밖에서 살짝 안을 들여다보며 한컷 찍었다. 그리고 남부시장 2층에 있는 청년몰로 향했다. 딱 한 층밖에 없어서 한.옥.마을 거리만큼 가게가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솔직히 한옥마을 거리보다 청년몰이 훨씬 더 볼 거나 살 게 많았다.

 

 

 

 전동성당에서 똑바로 나오면, 길을 건너 풍남문이 보인다. 이곳에서 90도로 꺾어가면 바로 남부시장 청년몰이 나온다. 무지 가깝다. 우리는 지도를 보고 이상하게 가는 바람에 엄청 돌았는데, 풍남문에서 꺾어들어가면 정말 5분 거리에 있다. 풍남문은 지나가면서 한 컷. 이상하게 성벽만 보면 마음이 이상하다. 이것도 일종의 후유증이 아닐는지. 여튼 이 오래된 성벽이 좋아 몇 컷 찍었다.

 

 

 

  32개의 가게가 모여 있는 남부시장 2층 청년몰에는 32개의 창업마인드를 가지고 전.주의 청년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창업 마인드과 생각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잘 벌기 위해서, 또 잘 사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는 그들의 생각들에 무지 공감했고, 기꺼이 내가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 가게마다 살 것들이 풍부해서, 한옥마을에서보다 여기에서 훨씬 더 많은 돈을 썼다. 생각해보니 어마무지 썼다. ㅠㅠ

  사실 전.주는 예전에(예전이라고 쓰고 17-8년이 되었다. ㅠㅠ) 일 때문에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놀러온 건 처음이었다. 생각해보니, 난 국내 여행을 많이 가보지 못했다. 큰 도시들 위주로 좀 다녔지, 결혼하고 나서는 일 때문에 바쁘고, 나가더라도 출장겸으로 놀다보니, 국내는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다. 이번에 다니면서 윤이에게 한국을 제대로 못 보여줬다 싶어서 미안했다. 윤이는 생각외로 국내에서 가 본 곳이 그리 많지 않다. 학교나 단체에서 가는 캠프 등으로 가본 곳 말고는 서울, 제주도, 부산, 대전, 경주 등이 다인 듯하다. 우리나라 곳곳에 가볼 곳이 이렇게 많은데, 시간 없고, 바쁘다는 핑계로 못 데리고 다녔다. 해외 출장 갈 때 윤이를 데리고 다녀서 차라리 윤이는 일본을 훨씬 더 많이 가봤다. 이것도 참.....싶다. 애를 데리고 좀 다녀야 되겠다 싶다. 어쨌든 힐링되는 시간이었다.

'여행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가워서 올려보는 전주 경기전  (0) 2016.09.11
대왕. 바다. 돌  (0) 2014.06.21
안압지의 밤  (0) 2014.06.04
서울, 병원, 호텔, 인사동  (0) 2014.05.18
경주 징검다리  (0) 2014.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