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Amazing grace - 김애라님의 해금 연주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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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리 눕는다...
더 빨리 운다...
그러나...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절대로...인간이 놓아서는 안 될...무기 하나...
그것은...
희망인 듯하다...
절망하여...풀뿌리마저 눕는다 할지라도...
"먼저" 일어나...웃으면 되는 것이다...
난...
아무래도...
오래...
누워있을 수 없는 인물인 모양이다.
희망을 놓아버리고...
바라는 것을 끊어버리는 것이 절망이라면...
희망을...놓아버리지 않으면...되는 것이다.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희망이라는 믿음을 붙잡고 살면 되는 것이다...
그래...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신이 인간에게 내린...축복...
희망...
<음악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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