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http://cafe.daum.net/gunsanwildflower/Isjn/587?docid=18qsX|Isjn|587|20081010170439&srchid=IIMripvC10 운산님 사진 펌>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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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님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이 한 마디에 이 시를 잊을 수가 없게 됐었다.
다른 무엇보다도...이 한 마디가 왜 그리도 깊게 들어왔는지...
해국의 꽃말이 인내와 기다림이라 한다.
저 아름다운 사진 속...바닷가에 핀 해국과 그 기다림...
너무도 잘 어울리는 듯하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기다린다...기다린다...
그 말의 깊이를...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그래서...또...기다린다. 기다린다...
바닷가에 핀 해국처럼...
아름다운 기다림을...그렇게 가져 보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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