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이 트라이앵글(Triangle)을 꿈꾸다
트라이앵글(triangle)이란 강철 막대를 구부려 만든, 왼쪽 한 구석이 열려 있는 삼각형의 타악기를 말한다.
양장현이나 나일론 줄을 달아 손으로 쥐고 강철봉으로 쳐서 소리를 낸다.
트라이앵글은 바탕음이 배음의 부분음들로 인해 흐려지기 때문에 불분명한 음높이밖에 낼 수 없다.
그러나 연주자들 중에는 음높이를 대충 잡아낼 수 있어서 여러 개의 다른 음높이의 트라이앵글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트라이앵글 소리는 단 한번만 내더라도 전체 관현악단 소리를 꿰뚫는 분명한 음향 효과를 지니므로 아껴 사용하면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 헝가리)의 피아노 협주곡 1번, E♭장조, S 124는 <트라이앵글 협주곡>으로 유명하다.(출처 : 다음 백과사전)
프롤로그
난 사람을 믿지 않는다.
난 사랑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난 기억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초등학교 준비물로 트라이앵글이란 것을 사오라고 한 적이 있다.
처음 만난 이 물건은 참으로 희한했다.
강철로 만들어진 것이 도대체 뭔지, 음악 시간에 하겠다고 하시는 건지 정말로 알 수가 없었다.
완전한 삼각형도 아니고 한 쪽은 뚫려 있었다.
강철 삼각형의 끝을 잡고 두드려 보아도 둔탁한 쇠음만 날 뿐이었다.
그 때 선생님은 내 강철 삼각형에 실을 매어 주셨다.
그리고는 실을 잡고 두드려 보라고 하셨다.
실을 잡으니 강철 삼각형이 제멋대로 돌기 시작했다.
이걸 뭘 어쩌라는 거지?
선생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쇠막대기로 빙빙 돌고 있는 강철 삼각형을 두드렸다.
딩..........
아까와는 달리 멀리 울리는 소리가 나왔다.
내 머리 위쪽, 뒤편이 멍해 왔다.
이거...대체 뭐지?
“트라이앵글은 적당히 헐겁게 쥐고 있어야 소리가 나.
꽉 쥐고 있으면, 이건 악기가 아니라 그냥 강철일 뿐이란다.
젓가락처럼 된 강철을 서로 부딪친다고 소리가 나는 건 아니야.
그런데 지금처럼 세모꼴로 굽혀 주면, 서로의 소리에 소리가 반사돼서 이렇게 울리는 소리가 난단다.”
선생님이 설명을 해 주시고 계셨지만, 나는 이미 트라이앵글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었다.
강철이 트라이앵글(Triangle)이 되면 소리를 낸다.
서로의 철에 받쳐서 소리를 울려댄다.
그래서 난 지금도 이 트라이앵글을 꺼내서 울려보고는 한다.
내 두정엽을 울리는 소리.
이 소리가 내 피부를 긴장시키고, 입안에 침을 고이게 한다.
강철이 트라이앵글을 꿈꾼다.
난 사람을 믿지 않는다.
난 사랑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난 기억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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