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이시네요/(미남) 신우 이야기

신우 이야기 15 - 그림자가 생기는 이유

그랑블루08 2009. 12. 11. 17:14

신우 이야기 15 - 그림자가 생기는 이유


 

 

 




그림자는 

빛의 직진 현상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빛이 물체를 통과하지 못해 생기는 것이다.

투명한 물체는 빛이 통과하기 때문에 그림자가 생기지 않지만,

불투명한 물체는 빛이 통과하지 못해 그림자가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그림자는 빛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빛이 없다면 그림자도 없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1





마법의 시간이 끝났다.

왕자님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아가씨는 이제 남자로 돌아가고, 가슴 설렜던 왕자님도 이제 강신우로 돌아온다.


“난 여자 친구랑 더 있고 싶었는데, 처남이 너무 빨리 나타났네.”


“신우 형,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도 인터뷰 때 실수 안하고 잘 했어.”


“신우 형이 다해주셨지 않습니까. 저는 너무 얼어서 제대로 말도 못했습니다.”


아이가 너무 얼었었다고 말한다.

너무 얼어서 제대로 말 못했는데, 난 그 말에 설레다 못해 심장이 터질 뻔 했다니....

이 아이는 알까.

신데렐라의 시간 동안 왕자가 신데렐라의 말을 착각했다는 걸......

신데렐라의 말을 그대로 믿고 싶었다는 걸......

그걸 알까.


“그렇긴 하더라. 많이 어설펐어. 다시 또 이런 자리가 생길 때를 대비해야겠네.”


“뭐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이는 내 말을 그대로 믿는다.


“그럼 일단 강신우와 고미녀의 어설픈 연애 스토리를 만들어 놔야겠다.”


“연애 스토리요?”


“응. 이리 와봐.”


난 아이의 손을 잡고 놀이터로 데리고 갔다.


“어...신우 형. 여긴 놀이터네요. 헤헤

 별 게 별 게 다 있습니다.

 와....뺑뺑이도 있네요!!”


“뺑뺑이?”


“예. 이거 말입니다.”


아이가 즐거워하며 뛰어간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놀이기구 위에 아이는 정말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올라선다.


“신우 형, 좀 밀어주십시오.”


“풋. 알았어.”


“아, 참 연애 스토리는 어떻게 하는 겁니까?”


“들어봐.”


난 아이를 뺑뺑이 위에 올려놓고 돌리기 시작했다.


미남아.

어쩌면 말이야. 난 아직 신데렐라의 시간 속에 있는지도 몰라.

아니면 이 신데렐라의 시간을 현실로 끌어들이고 싶어서 지금 이러는 지도 몰라.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 니 기억이 되살아나길....

니가 눈치채 주길....

바라고 있는지도 몰라.


“첫 만남부터 시작해 볼까? 너와 나의 첫 만남은,”


“와...기대됩니다!!”


“그 날은 고미남이 에이엔젤 새로운 멤버로 처음 소개된 날이었어.”


“아, 저두 그날은 생각납니다.”


“너는 어설프게 마신 샴페인 때문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해 있었던 거야.”


“진짜루 저는 그날 취해서 끝내 정신을 잃었습니다. 지금도 어지러운 게 취한 것 같습니다.”


미남이가 내 앞으로 오자 돌고 있던 뺑뺑이를 잡았다.

미남이가 균형을 잡지 못하고 내 쪽으로 넘어진다.

순간 난 아이를 내 품 안으로 안아 왔다.


“취한 니가 쓰러지면서 내 품에 안긴 거야.”


미남아, 기억 안 나니?

샴페인에 취한 니가 이렇게 내 품에 안겨 왔잖아.

기억 안 나?


내 품에 안겨 있던 아이가 내 품에서 벗어나서 똑바로 선다.


“그 때 너란 여자를 처음 만났다.”


아이는 그런 날 심각하게 바라본다.


“안녕하세요? 고미녀 양.

 나는 만나자 마자 너를 아는 체 했고, 그래서 남자대 여자로 시작할 수 있었어.”


만약 그 때 너에게 아는 체 했다면 우리가 달라졌을까?

태경이의 자리에 내가 있을 수 있었을까?


“손!”


난 일부러 밝은 체 아이를 향해 손을 내밀고, 아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 손을 잡고 내려온다.


“저한테 고미녀 양이라고 한 거면, 저는 뭐라고 부른 겁니까?”


“나는 너한테 오빠라고 부르라구 했고, 너는 바로 날 신우 오빠라고 부르면서, 우린 친해진 거야.”


“아...그렇군요. 꼭 저번에 신우 형과 같이 한강변에 갔을 때처럼 그랬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이건 저번에 한번 해봐서 다행입니다.”


“그럼 쉽게 하겠네. 신우 오빠라고 다시 불러봐.”


“......신우 오빠.”


조그맣게 신우 오빠라 부르던 아이는 이내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짓는다.


“여전히 좀 어색합니다. 그래도 처음 할 때보다는 좀 낫습니다.”


“반가운 소리네! 계속 연습해야겠다.”


“어어, 신우 형 그네도 태워 주십시오.

 오늘은 제가 신우 형의 여자 친구인 고미녀가 된 거니까

 신우 형이 제 말은 다 들어주시는 겁니다!!”


신우 형의 여자 친구.......

아이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까.

저렇게 툭툭 던지는 말에 내 심장이 얼마나 철렁 내려앉는지 알까.


아이는 그네를 잡아서 앉으며 빨리 밀어달라고 독촉을 한다.

이 아이가 이렇게 내게 뭔가를 해달라고 한 적이 있었던가.

이런 소소한 일들이 내겐 큰 설렘이 된다.


“우리는 진도가 제법 빨라서, 내가 너한테 놀이동산에 가자고 데이트 신청을 했어.”


“아 생각납니다. 신우 형이 놀이동산을 좋아한댔죠.”


“너도 되게 좋아해서, 우린 첫 데이트를 놀이동산에서  하기로 했어.”


그래. 그때까지는 이렇게까지 아플지는 몰랐어.

적어도 내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무작정 설렜었는데....

그랬었는데.....

그 때 처음 알았어.

니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 척하고 싶었는데,

모른 척하기에는 니 마음이 너무 잘 보였어.


“바이킹도 타고, 회전목마도 타고 신나게 논 거야.”


“데이트는 놀이동산.”


아이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처럼 머리에 집어넣으려고 열심이다.


“또 다른 데이트는 없었습니까?”


“그 뒤로도 명동에 같이 가서, 칼국수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쇼핑도 했어. 너는 내가 같이 가자고 하면 어디든 달려 와 줬어.”


내가 같이 가자고 하면 어디든 달려 와 줬다......

그 말을 내뱉고 보니 가슴이 싸해진다.

한 발짝만 더 오면 되는 그 상황......

너를 붙잡지도, 부르지도 못한 그 상황.......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 때 내가 널 잡았어야 하는 걸까......

내 용기가 부족했던 걸까.......


하지만 말이야.

니 미소가 너무 밝아서...너무 환해서 잡을 수가 없었어.

그 미소는 내 것이 아닌, 태경이의 것이었으니까......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어.


“저는 항상 신우 형, 아니 신우 오빠가 부르면 달려왔다. 기억하겠습니다.”


아이는 또 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은 뭐든 내 말을 들어주는 아이.......

그래서 더 서글프다.


“진도가 착착 나가네.

 그런데, 기자들 질문 중에 절대 빠지지 않는 게 있는데 그걸 지어내야 될지 말아야 될지 모르겠다.”


니가 이 말을 들으면, 뭐라고 말할까.


“뭡니까?”


“첫키스는 언제 하셨습니까?”


“헉!”


아이는 숨을 멈출 듯이 놀랜다.

갑자기 뭔가가 생각난 듯 아이의 볼이 서서히 붉어지고 있다.

그 때....생각하는 거니?


“....아직 못했다고 하죠.”


“그래?”


점점 얼굴이 붉어지는 아이를 보니 놀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얼굴 쪽으로 조금 다가가본다.

 

 

 

 


히익!


아이는 놀랜 듯 소리를 낸다.


“시..신우 혀...형! 그 때...그건 사고...사고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못 해 봤다고 그렇게 말해야 합니다.”


“사고? 사고라도 한 건 한 거지 않나?”


“시...신....우 형!!! 놀리지 마십시오!!!”


아이는 이제 불타는 토마토가 되어 간다.


“그래, 어쨌든 화보 찍다가 했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근데 안 했다고 하면 내숭이라고 할 텐데......”


아이의 발그레한 볼과 붉고 촉촉한 입술이 내 눈에 아프도록 들어온다.

그 때의 아이의 입술이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서 내 심장을 옥죄어 온다.

가지고 싶다고, 또 맛보고 싶다고........

아우성대는 내 심장을 나도 어찌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신데렐라의 시간이라도 그렇게 가져서는 안 되는 거겠지?

 

 

 

 

 

 

 

 

 

 


나는 내 두 손가락을 내 입술 위에 올렸다.

그리고는 그 손가락을 다시 아이의 입술 위에 올린다.

마치 무슨 의식을 거행하는 듯이,

사랑의 맹세라고 하는 듯이,

아이의 입술 위에 내 입술의 흔적을 남긴다.

내 입술 위로 아이의 부드러움이 지나간다.

그 부드러움만큼 내 심장은 더 세차게 뛰어댄다.


“.....오늘 했다고 하자.”


놀란 듯하던 아이가 고개를 끄덕여 준다.


“미남아, 이제 너한테 마지막으로 보여줘야 할 게 있어.”


“예?”


나는 아이를 놀이터의 흰 벽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는 내 차의 헤드라이트를 켜서 그 흰 벽을 비추었다.

 

“너를 아주 아주 좋아하게 된 나는 드디어 마음을 고백하기로 결심을 했어.”


“어. 이제 고백씬이군요.”


“이리 와봐.”


난 아이의 어깨를 잡고 벽 앞으로 데리고 갔다.

흰 벽에는 나와 아이의 그림자가 비친다.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 놓고 니가 오기만을 기다렸어.”


그래 많이 설렜어.

니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았지만, 그래도 내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설렜어.


“나는 거울 앞에 너를 세우고, 보여주고 싶었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이 사람이라고......”


나는 그 때의 그 거울 앞인 것처럼 흉내를 낸다.

그 때 하고 싶었던 말을, 지금 여기에서 뱉어낸다.


“......그러면 너는 거울 속의 너를 보고 깜짝 놀라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내 심장에 품은 사람......

너라고 말하고 싶었었어.

적어도 그런 말할 기회를 갖고 싶었어.

그러나 내겐 그런 마음을 말할 기회조차 사치였던가 보다.

갑자기 목이 메어온다.


저기 저 앞에는 거울이 아니라, 아이의 얼굴이 아니라, 검은 그림자만 보인다.


“정말 제가 있네요.”


아이의 그림자는 밝다. 아이는 손을 들어 그림자를 향해 흔들어 보인다.

마치 그림자와 인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 니가 있어. 그 속에 있는 너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어. 처음부터 너를 알아봤고, 계속해서 너를 지켜봤어.”


미남아, 나......지금 그 때 못했던 고백을 하려고 해.

신데렐라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여기에서 너에게 고백을 하고 싶어.


“내가 너를 참 많이 좋아해...”

 

 

 

 

 

 

 


그러나 아이는 아무 것도 듣지 못한다.

듣고 있지만, 그 말은 아이에게 들리지 않는 말이다.

마음으로 듣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들을 수 없는 것이.....사람이다.


“그럼, 저는 이렇게 얘기 했겠네요. 저도 좋아합니다. 신우 오빠.”


아이는 해맑게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준다.

자신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아이는 모른다.


“그래, 너는 그렇게 말하면서 나한테 웃어 줬어.”


늘 꿈꿨었어. 니가 그렇게 말하는 꿈.

날 향해 좋아한다며 웃어주는 꿈.

그러나 저기 보이는 건, 어두운 그림자뿐이구나.

난 오늘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사람과 보고 있다.

마음이 없으면 아무 것도 눈에 보이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

내가 듣고 있다고, 내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착각이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는 엄청난 상처로 돌아오고 있다.


“그런데 여기 보이는 건 그림자라서 표정이 어떤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이의 그림자는 신나 보인다.

손으로 여러 가지 그림자를 만들어보는 아이는 즐거워 보인다.

그 때문에 내 그림자는 더 슬퍼 보인다.

아마 니 눈엔 이런 모습도 보이지 않겠지.


“니 그림자는 즐거워 보이는데. 태경이 때문에 힘들었던 게 괜찮아진 거야?”


“사실은, 형님이 제 마음을 아셨습니다. 그런데 기분 나빠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거만으로도 저는 다행입니다.”


“그랬구나,,.그런 거 같았어. 적어도 이제 우는 건 안 보겠네.”

                

이제 점점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내 짝사랑의 끝, 그리고 아이의 짝사랑의 끝.


“그림자만 보고 괜찮은 줄 아시는군요. 신우 형 그림자는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미남아, 그림자가 왜 생기는지 아니?”


“그림자요? 아...글쎄요. 예전에 엇비슷한 문제를 푼 것도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납니다. 빛 때문이라던가......”


“초등학교 때 말이야. 시험 문제가 나왔어.

 다음 중 그림자가 생기는 이유는? 하고 묻더라.

 여러 가지 내용이 있었어. 그 중에 빛이 있어서 그림자가 생긴다는 게 있었고, 다른 건 물체가 있기 때문에 생긴다는 게 있었어.

 답이 뭔 거 같아?”


“아...답 말입니까? 흠......어렵습니다. 둘 다 맞는 거 같고.....”


“정답은....빛 때문이야.

 그런데 난 물체가 있기 때문에 그림자가 생긴다고 답을 했어.

 그리고는 틀렸다?

 근데 다음에 또 그 문제가 나온 거야.

 내가 무슨 답을 했을 거 같아?”


“한번 틀렸는데, 원래의 정답을 쓰신 거 아닙니까?”


“아니, 난 또 물체 때문이라고 썼어.

 도저히 빛 때문이라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

 그리고는 같은 문제를 또 틀렸다고 아버지께 혼났지.

 아마 또 그 문제가 나왔어도 난 또 답을 물체 때문이라고 썼을 거야.”


“왜...그러셨습니까?”


“왜 답을 자꾸 물체라고 썼냐구?

 그거 아니?

 빛만 있으면, 앞에 아무 것도 없으면 그림자가 생길까?”


“음....안 생길 겁니다.”


“그럼, 투명한 컵이 있어. 그럼 그림자가 생길까?”


“투명한 컵요? 음....그림자가 생기는 거 아닙니까?”


“만약에 정말 정말 투명한 컵이라면, 그림자는 생기지 않아.

 빛은 투명한 걸 통과하거든.

 빛이 통과해버리면 그림자는 생기지 않아.

 빛이 통과할 수 없는 불투명한 물체가 있어야 그림자가 생기는 거야.”


“아...그렇습니까? 몰랐습니다.”


갑자기 아이가 벽 옆으로 뛰어 간다.

벽에는 아이의 그림자는 사라지고 내 그림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정말 신우 형 말이 맞습니다.

 빛을 막는 물체가 있어야 그림자가 생기네요.

 그런 생각은 이때까지 해보질 않았습니다.

 신우 형처럼 불투명한 물체가 있어야 그림자가 생기나 봅니다.”


아이가 다시 쪼르르 내 옆으로 뛰어온다.

그리고는 내 옆에 나란히 서서 그림자를 쳐다본다.


“사람들은 늘 밝고 빛나는 것들만 말해.

 그림자도 빛이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해 버려.

 빛은 강한 거니까, 밝은 거니까, 그것만 생각해.

 근데 알고 보면 말이야.

 그 밝은 빛을 가로막는....물체라는 존재가 있는데,

 그걸 잊어먹어.

 알고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강한 빛이 아니라 물체라는 존재일 텐데도,

 빛만 바라봐.”

 

“그 물체는 왜 불투명해진 겁니까?”


“마음 속에......사람을 담아서 그런 게 아닐까......

 가슴 깊이 깊이 사람을 품어서 그래서 빛도 통과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진 걸 거야.

 빛은.....아무도 담을 수 없는 존재야.

 스스로 밝게 타오르지만 너무나 투명해서 누군가를 무겁게 마음에 품을 수가 없어.

 그러니까.....어떤 면에서 사람을,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물체가 더.....아름다운 마음을 가졌는지도 몰라.”


“그렇지만, 신우 형. 물체가 무겁다는 게....좀....마음 아파요.

 신우 형의 그림자는.....지금 어떤 건가요?”


“저 그림자는 감추고 있어서 그렇지, 슬플지도 몰라.”


내 그림자.......

아주 아주 많이 담아서....아주 아주 많이 무거워.

그 사람을 너무 많이 담아서.......내 그림자는 너무 무거워.

너무 무거운데 그 사람을 퍼낼 수가 없어.

그 사람을 퍼내면, 내가 죽을 것 같아서.......

내 심장을 아무리 무겁게 눌러대도,

그 사람을 계속 담을 수밖에 없어.


“신우 형,,,?”


아이가 나를 부른다.

아이를 위해 마무리를 지어 주자.

신데렐라의 시간은 여기에서 끝을 맺자.

 

“어설픈 연애 스토리는 해피엔딩이지. 이제 집에 들어가자.”


아이를 향해 서글픈 미소를 지어준다.

그 미소를 보고서도 아이의 표정은 굳어 있다.




차 안에서 아이는 내내 내 눈치를 살핀다.

뭐라고 말을 하면, 내 자신이 무너질까봐 나는 입을 뗄 수가 없다.

행복해 보이는 아이를 위해 난, 내 마음은 닫아두어야 하나 보다.

사람을 품은 마음이, 죄가 되는 순간인가 보다.


집에 도착했다.

이젠 진짜로 우리의 신데렐라의 시간은 끝났다.

어쩌면 강신우의 그림자 시간도 이제 끝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신우 형, 오늘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아이는 내게 인사하고는 돌아서려 한다.


“미남아, 잠깐만!”


“예?”


“오늘.......고마웠어.”


“뭐가 말입니까?”


“인터뷰 때도 참고 말해 주고, 어설픈 데이트도 해 주고.....”


“인터뷰 때 뭘 참았다는 말씀이십니까?”


“인터뷰 때 힘들었잖아. 마음에도 없는 소리해야 돼서......

 ........그 사람이라 생각해서.......괜찮았던 거니?”



“신우 형.....전.....거짓말은 할 수 없었습니다.”


“뭐?”


“신우 형이, 태경이 형님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신우 형이 저에게 어떤 사람인가 생각하며 말씀드렸던 겁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럼......마지막 말은.......”


“예?”


“아...아니야. 고마워. 들어가서 쉬어. 힘들었을 텐데......”


“아닙니다. 신우 형이 저 때문에 힘드셨는데요. 고맙습니다.”


아이는 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간다.

아이는.......내가 자신에게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봤다고 한다.

아이가 들어가고 나서.......한참을 아이의 말을 곱씹어 본다.

아이에게 난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운명은 아니었어도, 숨 쉴 수 있게 해 주는 공기는 될 수 있었던 걸까.

돌아서면 내가 있었다는 거......

휴식처럼, 쉼처럼....내가 그 아이 곁에 있었다는 거......

아이는.......느끼고 있었던 걸까.........


신데렐라의 시간이......현실로 스며든다.

비록 내가 아가씨의 마음을 얻은 왕자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알아주었으니 되었다 싶다.

그걸로 충분하다 싶다.


하늘에서 축복처럼 눈이 내린다.



 

 

 

 

 

 

 

 

 



2





내 방으로 올라가는데, 황태경이 계단을 내려온다.


“무사히 잘 넘겼어.”


“너니까 잘 했겠지.”


“태경아, 넌 미남이 여잔 거 언제 알았어? 처음부터 알아챈 거야?”


“처음엔 아니야. 걔가 내 방에서 사고치고 호텔로 나가 있는 동안 알았어.”


“알자마자 달려가서 여자냐구 아는 척 한 거냐?”


“당연하지, 남자가 아니구 여잔데 모른 채 둘 수 없잖아. 나도 그 땐 여잔 거 알고 쫓아내려고 무지 열심히 노력했었어.”


이것이 바로 황태경과 나의 차이였다.

알자마자 바로 아는 척을 하는 거.....

그리고.....나는 숨기는 거.......

그래......바로 그 차이야.


“그랬구나, 내가 모르는 얘기가 많았겠다. 니 성격에 결국은 봐주고 놔두게까지 됐으니까.”


황태경 성격에 미남이를 봐주고 있었다는 건.....이미....황태경 스스로도 감정의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너도........나와 같은 마음인거냐?

점점 아이를 품게 된 거냐?


“지금 내 탓 하는 거야? 내가 봐주고 안 쫓아내서 니 여자 친구 노릇까지 시키게 된 거 때매?”


“여기까지 온 게 니 덕분이라는 말이야.”


“니가 여자친구 두고 고미남 애인 행세 하는 거 억울한 건 이해해, 너한텐 미안하게 됐지만, 지금 여기까지 온 거 난 이제 후회 안 해.”


황태경은 자기 말은 끝났다는 듯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나한테 먼저 기회가 있었던 거네. 앞서 갈 수 있었는데 왜 뒤에 그림자로 물러서 버렸을까...난 많이 후회가 된다...”


처음 아이가 여자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 때 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뒤로 물러서지 말고 바로 앞으로 뛰어 가서 아이에게 말했다면, 지금 태경이의 자리가 내 자리가 되었을까.

아이의 비밀을 공유하고, 아이를 보살피고, 아이를 지켜주며, 그렇게 난 아이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세상은 정말 공평한 거 아닌가.

먼저 안 사람이 먼저 마음을 얻는다면, 그런 세상이라면, 세상은 정말로 공평한 세상일 텐데.......

그렇다면, 그렇게 가슴 아파하며 눈물을 흘릴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을 텐데......


적어도 내가 만난 세상은 그러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내가 평생을 봐온 세상은........먼저 알았다고, 먼저 품었다고, 먼저 고백한다고 마음이 되돌아오는 건 아니었다.

그랬다면, 내 사랑하는 이들도 다 행복했을 텐데.......

먼저 사랑하고, 오래 봐 왔다고 그 사랑이 다 이루어진다면 어머니가 가슴으로 품었던 세상의 시들은 다 사라지고 없을 거다.


마음은.....빨리 만났다고, 먼저 만났다고......

움직이는 건 아닌 것 같다.


유헤이를 먼저 만났다고 해서.....내 마음이 유헤이에게 갈 수는 없는 것일 테니.......

마음이라는 건,

언제가 중요한 건 아닌 것이다.

말을 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건 아닌 것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이냐 아니냐의 문제이니까........

내가 아무리 빨랐어도, 내가 만약 고백을 먼저 했다 해도,

내가 아이의 그 사람이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그러니......후회할 필요는 없는 거다.





3





유헤이가 한바탕 난리를 치고 지나갔다.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 여자다.

어쨌든 유헤이를 골탕 먹이려다 애꿎은 미남이 대신 제르미가 욕을 봐야 했다.

새로 차린 오무라이스를 너무나 맛있게 먹는 미남이.......


사람의 눈은.......한 방향만 향하는 것 같다.

사람의 눈은.......그 사람의 심장이 시키는 대로만 움질일 수 있다.

심장이 말하는, 심장이 바라는....그 사람에게로만 향한다.

그리하여 아이는......아이의 그 사람에게, 나는 아이에게 그렇게 올곧게 한 곳만 보게 된다.

언제쯤.......내 심장은......이제 그만 하자고 말할까.......

언제쯤.......나는.......이 심장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는 올까........


태경이에게 신나게 말 걸고 있는 아이를 묵묵히 바라보다 아이의 물잔에 물을 따라 준다.

열심히 떠들던 아이가 나를 보며 고맙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는 바로 태경이를 향해 눈을 돌린다.


그 때 찰칵 소리가 들린다.


뭐지?


유헤이가 이상한 표정으로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들이대고 있다.

설마....찍은 건가....

이상하게 뭔가가 마음에 남는다.


아이를 다시 돌아보니 차가 맛있는 듯 좋아하고 있다.


“아, 내가 좋은 차 사둔 거 있는데 가져다가 지금 마시자. 가져 올게.”


차 트렁크를 열었더니, 레스토랑에서 찾아온 물건들이 보인다.

시든 꽃바구니와 신데렐라의 구두.

상자 안에는 여전히 이 구두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다소곳이 들어 있다.


“강신우 씨!”


언제 왔는지 유헤이가 내 옆으로 다가온다.

나는 바로 상자의 뚜겅을 닫고는 차를 찾기 시작했다.


“어제 고미남 여자버전이랑 인터뷰했다면서요? 가짜 애인 놀이 재밌어요?”


“그 쪽은 재밌었어요?”


“뭐, 별루...저게 뭐에요? 팬한테 받은 거에요?”


유헤이가 다 시든 꽃바구니를 건드리려 한다.

아무리 시들었더라도, 저건 내 마음이었다.

그러니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거다.


“건드리지 마요.”


“미안해요.”


겨우 차가 든 종이백을 찾아서는 바로 트렁크를 닫았다.


“강신우 씨 고미남이 뭘 해도 이해할 수 있으면 기분 안 나쁘다구 했죠? 그러면 그건 알아요?”


이 여자가 또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가.


“고미남 황태경 좋아해요.”


여자의 얼굴에 서서히 미소가 번져 간다.

난 저 미소가 어떤 건지 잘 알고 있다.

남을 비웃을 때, 조롱할 때 짓는 미소.....

저 여자는 지금 내 마음을 조롱하고 싶은 거다.


“그건 기분 나빠요?”


“너랑 이런 얘기 하는 자체가 기분 나빠.”


리모콘으로 차문을 잠근 뒤 여자가 뭐라고 하든 버려둔 채 집안으로 걸어들어와 버렸다.

적어도 사람을 좋아하면, 정직하게 사람을 대해야 한다.

비뚤어져서는 안 된다.

적어도 그래야 사람인 거다.





4





아이가 한참 안 보이더니 유헤이와 함께 들어온다.

저 둘이 왜 붙어 있는 거지....?

걱정되는 마음으로 아이를 보다가 난.....심장이 얼어붙고 만다.

아이가.......구두를 신고 있다.

손에는 다 시들어버린...그날의 꽃바구니까지 들고 있다.

지금....이 상황이 뭐지?

어떻게 된 거지......

 

 

 

 

 


하아........

저기........

내 마음이 굴러다닌다.

저 구두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아이도 모르겠지.

아무도 모르겠지.


“신우 형...?”


아이가 날 부르고 있는 건가?

그런데 난 입을 뗄 수가 없다.

아이가....내 마음을 신고 있다.

그래, 상상해 본 적이 있다.

아이가....이 구두를 신을 그 날을.....생각하며

가슴 설렜던 날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런 식은.....

정말 이런 식은.......아니다!


“강신우 씨가 사둔 구두를 처박아두고 있길래, 누구 줄려구 산 건가 싶어서, 꺼내 봤어요. 근데 고미남 한테 딱 맞네요.”


이 여자야!! 그래도 말이야.

아무리...하찮은 마음이라도 절대로 마음이라는 건 밟아서는 안 되는 거야.

적어도 니가 누군가를 품어 봤다면, 누군가를 마음에 담아봤다면,

그렇게 쉽게 하찮게 밟아버려서는 안 되는 거야!! 알아?

주먹에 절로 힘이 들어간다.


“사 둔지 오래 된 것 같던데, 왜 못 줬어요?

 고미남! 구두 신은 모습 제대로 좀 보여줘 봐.”


“이거 제 꺼 아닙니다. 주인이 따로 있습니다.”


아이와 유헤이의 대화를 연극을 보듯이 보고 있다.

아이는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며 신을 벗는다.


“신우 형! 죄송합니다.”


하......

주인이 따로 있다.......?

신데렐라가 자신의 구두를 신고서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한다.

이런 짓을 벌여 내 마음을 짓밟은 유헤이보다

오늘은 아이의 저 말이 더 내 심장을 찢어놓는다.


“강신우 씨, 말 좀 해봐요. 이 구두 주인......어!”


저 여자가 뭐라고 더 지껄였다면, 어떻게 했을지 나 자신도 알 수가 없다.

다행히 태경이가 와서 유헤이를 거칠게 끌고 가버린다.


이 모든 상황이.....아직도 내게는 접수가 되지 않는다.

미남이가 구두와 꽃다발을 내 앞에 내밀고 있다.

너....지금 뭐하니?


“신우 형! 정말 죄송합니다.”


뭐가 미안한데? 미남아.

도대체 뭐가?

뭐가 미안한지 알기는 아는 거야?


그러니까 넌 내 신데렐라가 아니라는 거지?

자신의 구두도 못 알아보니까......

나의 신데렐라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거지?

그런 거지?


아이를 위해 준비한 구두도, 꽃다발도,

주인을 잃었다.

주인이 아니라 한다.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한다.

이제 내 마음의 주인도....없다.


“그냥,,.버릴 걸 그랬어...

 미남아, 니가 버려줘.”

 

 

 

 

 

 

 


그리고는 바람을 맞으러 올라갔다.

나 자신을 다시 찾으러......바닥에 밟힌 채 굴러다니고 있는 내 마음을 주워 담으러.....

난.......시간이 필요하다.


하아........

정리해 강신우!

다 알고 있었으면서 새삼스럽게 뭐가 그렇게 속상하냐?

뭐가 그렇게 아파?

다 알고 있었잖아.

신데렐라의 구두는.....이제 없어.

주인이 없어.

주인이 거부한 구두는....아무 의미가 없어.

다 알고 있었잖아.

이젠 좀...그만하자.



“신우 형,,,”


아이가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내 심장은 여전히 아이를 향해 뛰는데, 아이는 그 심장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라 한다.

어쩌면 좋을까...

그래도 이 심장은 이 아이가 주인이라고 이렇게 아우성을 치는데, 난 어쩌면 좋을까.


“신우 형은 제가 힘들 때마다 큰 위로를 주셨습니다. 저두 위로를 드리고 싶은데...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위로.......

지금은......그냥 내 아픔이 진정될 수 있게.....니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내게는 미남이 니 존재 자체가 위로라는 거 모르지?

아무리 얘기해 줘도 넌 모르겠지?

 

“내 옆에 그냥 앉아 있어 줄래?”

 

 

 

 

 

 

 


아이는 조용히 내 옆에 앉아 있어 준다.

아주 한참을.....아이는 내 곁에서 함께 바람을 맞아 준다.

바람이 바닥에 짓밟히던 나를......강신우로 돌아오게 한다.

이렇게 흔들리며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거라고.......

그렇게 말해 준다.

천천히 강신우로 돌아오는 듯하다.

문득 돌아보니 아이가 너무나 진지한 얼굴로 내 곁에 앉아 있다.

마치 내가 흔들리지 않도록 곁을 지키는 것처럼,

마치 내게 오는 바람을 다 막아줄 것처럼.....

그렇게 단단하게 앉아 있다.

그 마음이......이제서야 보인다.


“고마워.”


“기분이 좀 풀리셨습니까?”


“아까 그거, 내 마음을 다 담은 선물이었는데, 그렇게 보니까 마음이 안 좋았어.


“제가 멍청한 짓을 했습니다.

 신우 형! 구두 버리지 마십시오. 너무 예쁜 구둡니다. 제가 잘 닦아놨으니까, 꼭 마음을 전하십시오.”


마음을 전하라고?

이만큼 전하고 있는데, 주변사람은 다 알 만큼 표시가 나는데,

넌 정작.......아무 것도 못 보는구나.

하아....고미남! 너 정말 대단하다.

정말 모르는 거니? 아니면 모른 척 하는 거니?

나.......정말 바보 같이.....그 와중에도 니가 알아주길 바라고 있었나봐.

적어도 내 마음 눈치채주길......바라고 있었나봐.

하늘을 보며 겨우 겨우 숨을 고른다.


“나, 한 번 고백도 못했는데, 한 백번은 차인 거 같애. 이제 진짜루 차여도 쪽팔리지도 않을 거 같다.”


“신우 형, 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사고나 치는 민폐덩어리라 맨날 구박만 받다가, 좋아하는 것두 겨우 허락 받았습니다.

 이렇게 바보 같은 저두 있는데 신우 형 창피해 하지 마십시오.”


나 참....지금 뭐하자는 건지.

누가 더 바본지 내기라도 하자는 거냐?

미남아 니가 그렇게 말하니까....난....정말....심한 바보 같다.



“우리 정말 세트로 바보다.”


“열심히 좋아하는 멋진 바보가 되면 됩니다.”


열심히 좋아하는 바보라.....

정말 어울린다. 너나...나나.......


“영원히 날 봐주지 않아도 끝까지 멋질 수 있을까?”


“멋진 척은 할 수 있어도 슬프긴 할 겁니다.

 그래도 억지로 나를 좋아하게 할 수도 없잖습니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 같습니다.”


단호하구나.

미남아. 정말 너다워.

안 되는 건, 안 된다.

그래....그렇겠지.

근데....안 되는 건 안 되는 거겠지만, 그 마음을 비울 때까지 시간은 필요한 거 같다.

조금은 더.....있어야 할 것 같다.


“우리 같은 사람한테 떼쓰는 건 무린 거 같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나를 위로한다.


 

“어째 내가 너를 위로 하게 된다.”


“아닙니다. 제가 위로를 해 드릴겁니다.”


“그럼, 위로 좀 제대로 해 보던가.”


“저두 노래라두 불러드릴까요? 아님 차를 끓여드릴까요?”


“생각 좀 해보자.....”

 


시간이 흐른다.

아주 오랜 시간 후에는 이 시간들을 떠올리며 미소 지을 날이 있을 거다.

그러니까....지금 잠시 고통스럽다고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이 시간을 맞이하자.

그리고 이 시간......

나중에 돌아볼 이 추억의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이 시간 속에 아이와 나의 모습을 꽉꽉 채워 넣자.


오랜 시간 후

미래의 언젠가.....

그 때는......아픔 없이 널 바라볼 수 있을 테니......

지금은...조금 아파해도 된다.

지금은...좀 더.......이 아이를 마음에 더 담아도 된다.



빛과 어두움이 있다.

빛과 어두움 사이에......

그 빛이 지나가는 그 길에.....

가슴에 가득 시간을 품은......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로막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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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전에 올려드리려고 좀 무리를 했습니다.

성실한 작가님들에 비하면 전....무지 게으르지만, 아무쪼록 양해해 주시길.....

다음 주 월요일 이사라서 좀 정신이 없습니다.

주중에 다음 편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자꾸 질질 늘어나는 듯하여 걱정입니다.


그리고 신우가 말하는 “빛과 물체”에 관한 문제는 실제 제 상황입니다.

전....아직도....그림자가 빛 때문에 생기는 거라고 말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 가운데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__)


<하나 더> <신우 이야기 14>에 대한 답글은 좀 이따 살펴봐 주소서. 오늘도 15회를 먼저 적어서 답글이 늦습니다.(__)

 

 

 

<미남텔존 소설게시판 댓글>

 

아침햇살 ㅋㅋㅋㅋ 저는 그랑블루님 쾌동존분이라 태미라인 일 줄알았는데...혹 서브남에만 꼿히시는겁 니꽈~     [2009-12-11]
ㅇrㅍrㅎrㅈiㅁr 제가 두번째인가요? 좋아랏! 그림자신 나올때 완전 울컥했는데.. 신우모습이 너무 슬퍼보여 서...미남이가 신발신고나올때는 유헤이 완전 욕하고! 아하~ 이빠져나올수없는 신우형의 여 운......아마도 이뤄지지 않아서 계속 이러는 거겠죠?     [2009-12-11]
돈키호테 그랑블루님,,이거 태미쪽으로 가는건가요?지금이라도 신미면 좋겠어요,,,제가 아직 어려서 이 해를 잘 못해서,,그래도 정말 품격있는 글 같아요~     [2009-12-11]
얼음연못 흑... 신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09-12-11]
HERA 슬퍼...ㅠㅠ; 맘이 너무 아파요 ㅠㅠ;     [2009-12-11]
요술공주 순이 그랑블루님. 글 기다리며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신우맘 헤아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올려주시 고.. 오늘도 너무나 신우로 인해 맘이 아프네요...ㅠㅠ     [2009-12-11]
Young-Im Lee 많이 아프군요. 이렇게 아픈 사랑 한번도 해보지 못한 나쁜 여자지만 신우의 마음이 십분 이 해가 되는 군요. 님의 글을 읽으면서 옛날에 내가 저지른 만행(?)들을 반성하고 있어요 ㅠㅠ ㅠㅠㅠㅠ     [2009-12-11]
사는게 뭔지 어쩜 이리 글하나하나 깊이가 있을까요@.@..늘 감동하며 읽고있어요 드라마와 동떨어지지않으 면서 신우의맘을 잘정리해주시네요     [2009-12-11]
몽이삐삐 드뎌 오셨군요, 그랑블루님.. 정말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늘 그렇듯 님의 글을 읽으면 신우 맘이 구구절절 다 들여다 보여 제 속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넘 감사드려요.. ㅠ.ㅠ..     [2009-12-11]
몽이삐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회만 유독 몰입이 안됐던 이유는, '빛과 그림자'.. ㅋㅋ.. 초등 3학 년 과학 셤 범위였다죠?.. 아.. 진짜.. 투명 물체랑 불투명 물체, 그림자 커지게 하는 법이 랑 작아지게 하는 법.. 등등이 급 떠오르며 머리가 지끈.. ㅋㅋㅋㅋ.. 역쉬 배우면 언젠간 다 써먹게 된단 말이 맞나봅니다.. ㅎㅎㅎ     [2009-12-11]
한칼 빛과 그림자.그리고 그가운데 사람.... 생각할 화두를 던지십니다.....!!!!!!!!!!!!!1     [2009-12-11]
ru 오늘은... 허상으로 포장된 거짓에 설레이다가... 그림자라 아파하고... 그리고 그 맘을 다 보이고도.. 그림자라 알아주지 않는 신우의 맘이.... 너무나 아프네요.... 정말.... 미남이 가 미웠던... 정말 머리 나쁜 것이 대역죄였던.....     [2009-12-11]
ru 그렇게 안보였을까... 왜 안보였을까.... 다른 사람은 보면서, 왜 그렇게 착하게 자신을 봐주 는 사람은 안보였을까.... 결국,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본 미녀가... 부러웠다는... 아 예, 안보고 있었으니, 몰랐을테고.... 모르니, 아프지 않았을테죠...     [2009-12-11]
ru 그래서 결국 신우의 심장을 단칼에 베어내 버리네요... 정말.... 미웠다... 미녀...너무 밉 다....     [2009-12-11]
ru 그걸 아시나요?? 비가올때 사람은 혼자가 아니랍니다... 비가 함께 있고, 우산이 있고, 달래 주는 음악이 있다면, 외롭지 않답니다.... 그래서 잔잔한 비가 올땐 오히려 사람들은 그 어 느 때보다. 덜 외롭다고 합니다... 비와서 우울하다는 것은 빗속의 산책을 모르는 사람들 의 이야기랍니다...^^     [2009-12-11]
Young-Im Lee 어머 ru님 멋진 얘기 하십니다. 나도 비가 올때면 오히려 포근한 맘이 들던데요. 밖은 비가 내리지만 따뜻한 방안에서 차를 마시면서 창밖을 보면 행복한 기분이더라고요. 지붕위에 빗소 리를 들으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고 빗소리와 함께 그사람의 심장소리를 듣 는 기분.....     [2009-12-11]
Young-Im Lee 그랑블루님! 신우를 그만 아프게 하고 좀 행복하게 해주면 안 되겠어요? 님 글은 너무 좋지 만 맘이 너무 아파서 ㅠㅠㅠㅠㅠㅠ     [2009-12-11]
암팡 신우 너무 안타까워요ㅠ.ㅠ 마음이 아프네요..     [2009-12-11]
free1017 사람의 심장에는 한사람밖에 들어갈수 없어서 아무리 신우가 보여주려고 노력해도 보이지 않 나봅니 다. 안타깝게 드라마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블루님의 글은 생각을 참 많이 하게 하네 요~ 이사 잘 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2009-12-11]
반짝반짝빛나는 미남이랑..신우..너무 슬펐어요..비록 가짜였지만..그래도 신우에겐 미남이에게 자기를 보여 줄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것 같아 흐뭇한 마음으로 13회를 봤답니다..그러나..여지없이 그 즐 거움을 눈물로 바꿔 버리시더군요..ㅜㅜ진짜 엉엉 울었더랬습니다..     [2009-12-11]
반짝반짝빛나는 그랑블루님덕에 신우 맘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볼수 있게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또 아픈 신우 맘을 봐야해서 슬프기도 하네요^^ 이번글.. 울억거리며 잘 읽었습니다 ㅎㅎ아직 용화군을 개 인적으로 잘 알진 못하지만..강신우란 캐릭은 제맘을 완전 휘젓고 다니네요ㅋ     [2009-12-11]
jan 기다렸다가 보는 이 글이 내게 참 기쁨을 줍니다!     [2009-12-11]
Ryeong 참.. 뭐라고 덧글을 써야 할질 모르겠어요. 신우형 모드로 다시 이야기를 돌려본 기분인 데... 마음에 아련해서... 후.     [2009-12-11]
jan 맘이 아파서....ㅜㅜ     [2009-12-11]
다시금 그림자가 생기는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2009-12-12]
qkqh 맘이 아파요...ㅠ.ㅠ....이거 신미 소설 맞죠?맞는거죠?...제발 행복한 신우를 볼수 있게 되 길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글 너무 재미있게 보구 가요...담편도 기다릴께요...     [2009-12-12]
푸른 하늘 너무 가슴 아프네요. 그때 신우의 마음이 사랑이... 너무 마음아프게 와닿아요. 그랑블루님께 서 신우의 대변인 같아요     [2009-12-12]
뜨는돌 그랑블루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근데 너무 슬퍼요... 그래서 제가 신우형 편이지만 그 래도 너무 슬퍼요....     [2009-12-14]
현진 점점 더 빠져드네요... 님글을 읽으면서 너무 행복해여~     [2009-12-15]
달래 신우의 가장 슬픈 편이 지나갔네요+_+ 진짜 저 구두드립나왔을때는 울컥했다는.... 오히려 가 까 연애스토리 만들때보다 더 슬펐어요.. 전 항상 잘 보고있어요~ 화이팅입니다     [2009-12-15]
qkqh 또 언제 오시나 하루 하루가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1인입니다....열심히 복습하면서 기다리 고 있습니다....복습 잘 하고 갑니다...읽을때 마다 가슴이 먹먹해져요.....     [2009-12-16]
하늘여행 오래오래 기다렸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