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윤이 엉덩이를 열 대나 때렸다.
윤이가 꼭 오늘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나무 뒤집개(우리집 윤이 맴매는 나무로 된 뒤집개다. 넙적한 나무라 소리는 크고, 상처가 남지 않는다.)로 엉덩이 열 대를 맞고,
손 들고 서 있다가, 티비는 하나도 못 보고, 세 시간 줄창 숙제만 했다.
우리 윤이는 왜....무엇을 그리도 잘못한 걸까....
7시 20분까지 놀이터에 가서 놀고 오라고 했지만, 윤이는 7시 30분에 친구들까지 데리고 집으로 왔다.
밥 먹어야 돼서 안 된다고 보내라고 했더니, 윤이가 사라졌다.
이미 해는 졌는데, 아이가 집에 들어온 건 8시 반 가까이.......
그 사이 친구 집에 전화해 보니, 그 집 아이는 이미 집에 들어와 있었고,
윤이는 친구에게 그 컴컴한 밤에 놀이터에 간다고 했단다.
남편은 온천지 놀이터를 다 찾아봐도 못 찾고,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설거지만 줄창 해댔다.
아이는 8시 반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아이는.....그 사이 엄마 아빠가 얼마나 불안했는지 전혀 모른다.
엄마 아빠가 왜 저렇게 화가 난 걸까.....
혼만 덜 났으면 좋겠다.....그렇게만 생각했을 거다.
아이에게 혼을 내고, 놀란 가슴도 겨우 다독이고,
9시가 넘어서 겨우 다같이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도 아이는 계속 숙제를 해야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내 모습이 떠올랐다.
국민학교 1학년, 어느 날이었다.
7시가 좀 넘은 시간까지 정신 없이 놀다 보니 해가 져 있었다.
부리나케 집으로 갔는데, 엄마에게 호되게 혼이 나고,
집밖으로 쭃겨나서는 집 대문 밖에서 1시간 동안이나 울면서 서 있었던 생각이 난다.
그때 엄마가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는데,
그 때 엄마의 심정이 어땠는지, 이제서야 알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건, 정말 불안함의 연속인 것 같다.
내 품 안에서 내가 하나하나 같이 해 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도 없는 형편이니.....
자꾸만, 매일매일이 불안해진다.
그러니......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이자 마지막 보루.....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듯하다.
하루에도....수십 번씩 기도한다.
아이를 지켜달라고........
걱정될 때마다 기도한다.
내 마음이 두려워질 때마다 기도한다.
아이가 밖에서 놀고 싶다고 말하면, 대낮에 보내면서도 기도하고,
아이가 학원에서 학원으로 이동하고 있는 시간에도 무사히 갈 수 있길 기도한다.
내 어머니가 나를 그렇게 키우셨듯이, 나도 똑같이 아이를 위해서 기도 외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보내주신 이가 지키시겠지.
그렇게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하는 존재........
그 존재가........엄마인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