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이시네요/(미남) 신우 이야기

신우 이야기 32 - '좋은 형'과 '좋은 남자'

그랑블루08 2010. 5. 22. 19:42

<신우 이야기> 32. ‘좋은 형’과 ‘좋은 남자’


 

 

 

 

 

 

 

 




1




전화가 울린다.

전화가 계속 울려댄다.

그러나 받을 수가 없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받을 수가 없다.

아니다.

너무 미안해서 받을 수가 없다.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여보세요.”


“야~~! 고미녀!! 왜 이렇게 전화가 안 돼?

 너 계속 안 받으면, 일본까지 가려고 했어!!”


화가 많이 나신 듯하다.


“죄송합니다. 형님”


“하아..........”


오늘따라 형님의 한숨 소리가 깊다.


“고미녀! 너 무슨 일 있는 거야?”


“예?”


“무슨 일 있냐구!”


“....................”


“나한테 말 못하는....그런 일이야?”


화를 내시던 형님의 목소리가 갑자기 깊게 가라앉고 있다.

가라앉는 형님의 목소리만큼이나 내 마음은 저 아래로 더 가라앉는 것 같다.


“형님.......저한테.......조금만 시간을 주십시오.”


“시간? 무슨 말이야?”


“무슨 일인지........좀 더 생각해 보고 말씀드릴게요.”


“뭐? 너....혹시?...........아...아니다.......

 근데 너.....나 겁주는 거야?”


“겁이라뇨? ........아닙니다.”


“지금.......나 겁주고 있잖아.

 미녀야, 나 겁주지 마.”


“형님.........”


“어쨌든 우리 요즘 컴백해서 자주 전화 못할 거야.

 그러니까.......내가 전화하면, 받아주기는 해 줘.

 나........너.........많이........보고 싶어.

 그러니까.......목소리라도 듣게 해 줘.”


“형.......님.............”


목소리라도 듣게 해 줘........

형님의 그 말이 자꾸만 가슴을 쳐댄다.

이 자존심 센 사람에게 이런 말까지 하게 했다.

내가 뭐라고, 이 사람이 이런 말까지 하는 걸까.....

내가 뭐라고..........

내가 정말 나쁘다고......

형님께 다 말씀드리고 싶다.

신우 형이 그런 말씀만 하지 않았다면, 난 다 이야기했을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옳은 걸까.

내가 배운 건,

“내 이웃에게 거짓증거 하지 말라.”

그것이었는데, 

난 지금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을 속이고 있으니........

수녀원을 떠나온 그 순간부터 난 점점 내가 배워온 길과는 전혀 반대의 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내 꿈을 찾고 싶어서 온 길인데.........

이렇게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만은 아닌지........

자꾸만 가슴이 아프다.





2





“신우 형! 왜 그러신 거예요?”


“왜 그랬을 거 같아?”


신우 형은 도리어 나에게 묻는다.

이 사람의 눈이 너무나 따뜻하다.

또 눈이 웃고 있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 사람은 내게 고백했다.

그 사람들은 그 대상이 나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겠지만,

적어도 신우 형이 지금 사랑에 빠졌다는 건, 그리고 그 노래가 고백이었다는 건

모두가 알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속에 아오이 언니도 있었는데........


“미녀야, 사람들 앞에서 너에게 고백하고 싶었어.

 제대로 사랑한다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싶었어.”


“신우 형......”


“웃기지? 나 근데 ‘제 여잡니다’가 생각나더라.

 그때, 그 거짓말 같은 상황에서 내가 했던 말 기억나?”


“제가 여자라고 고백하려고 했던...그 때 말씀이세요?”


그래, 그때 신우 형이 나를 구해줬었다.

그리고 나를 데리고 그 자리를 피하게 해줬었다.

그러고 보니, 멤버들과 신우 형을 속였다는 거 때문에 굉장히 죄송했던 생각이 난다.

아........그런데.........신우 형은 그때 알고 계셨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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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고.미.남.양!!”


“예?” 


“잘 부탁한다구요. 아.가.씨!”


“시..신우 형!!!”


“이제 형 아니지. 난 이제 좋은 형!! 안 한다니까?

 그리고 언제까지 내 손을 허공에 띄어둘 건데?”


“어어...죄송합니다. 시..신..우...형...아니.....아....뭐라 그러지....”


“풋! 미남양. 할 수 없네. 당분간은 신우 형이라고 불러도 돼.

 그러나 계속은 안 돼!

 어쨌든 난 내 마음 속에서 너의 형이 되는 걸 버렸으니까....”


“신우 형......”


“잊었니? 너! 내 여자잖아. 이제 전국에 알려질 텐데?

 그러니 내 여자의 ‘좋은 형’은 될 수 없잖아. 안 그래?

 ‘좋은 남자’라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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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그때 신우 형이 ‘좋은 형’이 되는 걸 버렸다고.....

그러면서 ‘좋은 남자’가 될 거라는......그런 말을 들었었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 됐지만, 태경 형님과 제르미가 들어오는 바람에 더 물어보지 못했었다.

예전엔 무심코 넘긴 말들이, 왜 지금은 하나하나 자꾸만 떠올라서 궁금해지는 걸까.......


“신우 형, 그 때도 알고 계셨었죠?”


내 말에 이 사람이 웃는다.


“절위해 모른 척....해 주신 건가요?”


“널 위해였을까...날 위해였을까......”


“신우 형........”


“미녀야, 근데....나.....그때 ‘제 여잡니다’ 이 말 하고 나서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생각이 말이라는 걸로 나와 버리니까......손에 잡히는 뭔가가 되어버리더라.

 그 말이 도리어 내게 돌아와서 내 심장을 터뜨려 버렸어.

 밖으로 내뱉는 말이라는 게 그렇게 무서운 거라는 거......

 그때 처음 알았어.”


내가 알지 못하는 시간,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

그 때 이 사람은 그랬던 거였다.

내가 알지 못하는 시간에 있었던 그 사람이, 왜....날....가슴 아프게 하는 걸까.

가슴 속으로 저릿한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간다.


“미녀야, 근데 나........너에게 사랑한다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했지만,

 예전에 ‘제 여잡니다’라고 외쳤을 때나, 지금이나 마음은 똑같아.”


“예?”


“지금도, 고미녀란 사람이 강신우의 여자라고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싶은 건 아니야.

 니 마음에 내가 들어가겠다고, 그런 욕심 부리는 것도 아니야.

 그 때도, 지금도.......그때 간절히 원했던 것처럼, 내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어.”


이 사람의 눈이 자꾸만 깊어진다.

깊어지는 만큼, 내 마음은 자꾸만....자꾸만 아파온다.


“내 심장이, 멈춰있던 내 심장이,

 너 때문에 뛰고 있다고........

 그걸 말하고 싶었어.”


“신우 형...........”


“미녀야, 그러니까.......그렇게 아파하지 마.”


아파한다구? 내가?


“너........아프잖아. 아닌 척해도 많이 아프잖아.”


“예?”


“너........태경이 전화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거 나도 알아.”


“신우 형!!!!”


아.....이 사람이 나를 보고 있었구나.

내가.......힘들어 하는 거......지켜보고 있었구나.


“미녀야, 태경이 전화 받아.”


“그..그래도......그건......나쁜 짓이잖아요.”


“나쁜 게 아니야.

 넌.......태경이에게 전부 다 얘기하고 싶을 거야.

 그래도.......잠시만 기다려.

 너 자신에게 시간을 줘봐.

 아직 넌........니 마음을 모르니까..........

 지금은........잠시.......내게 기대는 걸지도 몰라.”


“그렇지만, 그렇지만....이건....”


“태경이를 정말 사랑한다고 느끼면, 돌아가서 그 때 말해.

 나와 잠시 그랬었다고....그러나 정말은 당신을...사랑한다고........

 나에 대한 니 감정은........아직 모르는 거니까......

 시간을 두고, 생각해 봐.

 정직하게, 철저하게, 그리고 냉정하게........

 힘들어서 기대고 싶은 거였다면, 예전 신우 형이 그리워서 잠시 기댔다면,

 너답게, 고미녀답게 내게 정직하게 말해 줘.”


“신우 형!!”


“미녀야, 사랑은.....의무도, 의리도 아니야.

 나한테 미안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데도 니 마음을 접는다면,

 나에게도 그 사람에게도 예의가 아니야.
아니, 니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신우 형은.......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왜....바보 같이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걸까.

가슴이 먹먹해져서 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태경이에게는 아직은 아무 말도 하지 마.

 니 마음이 정해지면, 정확하게 정직하게 니 마음을 마주하게 되면,

 그 때 말해도 늦지 않아.

 너를 위해서도, 태경이를 위해서도,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

 조금만 시간을 가지자.”


이 사람은........자신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왜 이렇게까지 이 사람은......나를.......생각하는 걸까.


“미녀야, 넌 아직 니 마음이 어떤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는 거니까.......

 나쁜 짓하고 있는 게 아니야.

 확실하게 알게 될 때까지,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 이렇게 시간을 빌려 쓰고 있는 거뿐이야.

 그리고 니 마음이 뭔지 확실하게 알게 되면, 그 때 행동해도 늦지 않아.”


모르겠다.

분명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게 맞는데, 신우 형은 괜찮다고 말해준다.

신우 형은 왠지 내가 돌아갈 거라고, 태경이 형님께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태경이 형님께는 아직 말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 같다.

결국 이렇게 되면, 상처받는 건 신우 형일 텐데.......

자꾸 신우 형 때문에 마음이 아파온다.


“신우 형,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거예요?

 왜.........이렇게까지 절.......배려하시는 거예요?

 신우 형 자신이 상처받는 건.......왜......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고미녀, 바보구나.”


“예?”


“그게.......사랑이야.”


“신우...형....”


“미녀야, 난.....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내 눈 앞에 있는 이 사람이, 많이 웃고, 많이 기쁘고, 그랬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이 사람은 힘들지 말고, 자신이 행복해지는 일만 생각했으면 좋겠어.”


신우 형이 내 볼을 만진다.

아........내 눈물을 닦아주는 거였나 보다.

나도 모르게 내가 울고 있었나 보다.


“울지 마. 힘들어도 하지 마.

 나쁜 건, 널 혼란스럽게 만든 나지, 니가 아니야.”


“그치만, 그치만, 저 때문에 신우 형이 너무 힘들어지잖아요.”


“너 때문에 힘든 게 아니라, 내 생애 가장 귀한 시간을 선물로 받고 있는 거야.

 어쩌면, 욕심내선 안 되는 사람을 잠시 욕심 낼 수 있게,

 내 곁에 잠시 있을 수 있게

 큰....선물을 받고 있는 거야, 난...........”


“신우 형.......”


신우 형이 나를 따뜻하게 안아 준다.

이 사람의 품이 따뜻하면 할수록, 가슴이 저린다.

이제야 알 거 같다.

왜......그렇게 신우 형이 그리웠는지......

왜......그렇게 이 사람의 존재가 그렇게 컸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이 사람은........내게.......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지금도......요구하지 않는다.

내 마음이 편한 쪽으로, 고민하지 말라고, 나를 편안하게 해 준다.

괜찮다고.......

두려운 내 마음에........위로가 되어준다.

이 사람은.........이 세상의 주인이......나인 것처럼 느끼게 해 준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아서.....더....가슴이 아프다.





3





“정신아, 나 좀 보자. 옥상으로 올라 와.”


옥상에는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렸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 와서는 옥상에 많이 올라오지 않았던 것 같다.

옥상에 있어야 할 시간에, 바람을 마주하는 마음으로 연습실에 독하게 앉아 있었던 것 같다.

독하게, 지독하게, 그렇게 내 시간을 쓰고 있었던 것 같다.


“형! 왜 보자는 거야?

 밑에서 얘기하지...사람 괜히 쫄게 만드네. 이 형이.....”


“너한테 꼭 말해야 될 게 있어서.....”


“뭐야? 왜 그래? 겁나게.....”


“미녀....얘기야.”


순간 정신이가 입을 다문다.

녀석답지 않게 얼굴이 많이 굳어진다.

내 말을 들으면 이 녀석의 마음이 어떻게 될지 누구보다도 잘 아는데,

그래도 나에게 직접 듣는 것이 이 녀석에게 덜 잔인할 것이다.

그러니까.....내 입으로 말해 줘야 한다.


“나.......미녀....사랑한다.”


“...............”


녀석이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다.


“하아.........이럴 줄 알았으면, 종현이 형 담배라도 가져올 걸.”


정신이가 한참 만에 한숨을 쉰다.


“정신아.....”


“미녀...누나는? 누나 마음은?”


“.........나도....몰라.”


“그런데.....지금 나한테 왜 말하는 거야?”


“내가........미녀에게 많이 표현하고 있거든.

 미녀는 받아주고 있는 거고.........”


“그럼, 태경이 형은 어떻게 되는 거야?”


“그건........잠시 미뤄둔 상태랄까.”


정신이의 표정이 굉장히 미묘해진다.


“형! 내가 이렇게 말하면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내 방식대로 말할래.

 그럼, 미녀 누나가 형이랑 태경이 형 사이에서 양다리 걸치는 거야?”


양다리..........

그래 미녀도 나도 열심히 그 말만은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마치 현실의 시간이 아니라, 정지된 시간 속에 있는 것처럼 그렇게 연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정신이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게 없다.

미녀는 나와 태경이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게 된 것......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는 것.


“하아.............”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다.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형.........괜찮아?”


“응?”


“형, 괜찮겠어?”


이 녀석은 지금 내 걱정을 하고 있다.

자신도 그리 좋은 마음은 아닐 텐데.........


“아니다. 형 괜찮은지 걱정할 땐 아닌 거 같다. 나도.....

 그래도 하나는 물어 보고 싶어.

 태경이 형과 미녀 누난 어떤 사이야?

 아니, 이건 아니다. 어차피 그렇게 사귄다고 귀에 닳도록 들었으니....

 누나한테 태경이 형은 어떤 의미야?”


미녀에게 태경이........

미녀가 바라보던 태경이.......

아이의 눈빛이 기억이 난다.

오롯이 한 곳만 보던 그 눈빛이.........

상처받은 듯했던 그 한결같던 그 눈빛.......

그 눈빛을 보고나서도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나도........몰라. 아는 건....한 가지였어.

 미녀는, 늘........태경이를 바라보고 있었어.

 늘 눈치보고, 그 곁에서 맴맴 도는 상처받은 강아지....같았어.”


“그래서....형은 그런 미녀 누나 옆에서 또 맴맴 돌고 있었구?”


“너....혹시...내가 말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니?”


“뭐? 형이 누나 좋아하는 거?

 대충.........짐작은 하고 있었어.

 마실장님이 분명 한국에 있을 때는 형이랑 누나랑 무지 붙어 다니고 친했다고 그랬는데

 여기서는 뭔가 이상했으니까.....

 둘이 말도 잘 하지 않고, 형은 누나한테만 유독 더 차갑고........”


“그랬군.....”


“그리고 무엇보다..........둘이 웃겼던 거 알아?

 누나는 계속 형만 바라보고 있고, 형은..........형도 미녀 누나를 은근히 살피고.........

 솔직히 난 말야. 누나랑 사귄다는 공식 애인 태경이형보다 형이 더 신경 쓰였어.

 누나가 자꾸 형 눈치 살피고 바라보는 게.......마음에 걸렸었나봐.”


정신이도 종현이와 같은 말을 한다.

미녀가 내 눈치를 살피고, 날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근데....형! 지금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뭔가 둘이 일이 있는 거 같은데.....

 형이랑 미녀 누나 사이는 어떻게 되는 거야? 태경이 형은?”


“그냥 내가........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거야.

 미녀의 마음은.........다른 쪽이지만, 내가........그냥 밀어붙여 버렸어.”


“무슨 소리야?”


“미녀는, 남자로서의 강신우가 아니라, 친절한 오빠 같은, 따뜻하게 격려해 주는 한국에서의 강신우를 그리워해.

 그래서 일본에서 변해버린 내 모습 때문에 미녀가 많이 힘들어 했어.

 내게서 예전처럼 따뜻하고 챙겨주는 그런 강신우를 보길 원했던 거지.

 미녀는 예전의 신우 형을 원했던 건데, 난 남자 강신우를 들이대 버렸어.

 미녀는 그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뭐? 뭐가 그렇게 어려워?”


“그러게. 사람의 감정이란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난 미녀의 감정을 이용하고 있는 거야.”


“그래도.......누나가......헷갈리기라도 하는 거네.”


“뭐?”


“형이.......부럽다고........

 적어도 형 때문에 헷갈려하고 있으니까..........

 난.....단칼에 아니라고 베어버렸는데......”


“정신아......”


정신이가 툭 내뱉듯이 던진 말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정신이나 나나 같은 상황이다.

단지 다른 거라면, 미녀의 외로운 상황을 내가 “신우 형”이라는 카드로 이용하고 있을 뿐......


“근데, 형.......결국 나중에 상처받는 건, 형일 수도 있잖아.”


“그럴까? 모르겠다.

 이렇게 무조건 아니라고 내 마음을 끊어내는 거보다, 제대로 부딪치고, 제대로 아니라고 확실하게 아는 게 나은 거 같다.

 그래야.......나중에 후회라는 걸 하지 않을 테니까.......”


“태경이 형은.......지금 이 상황 아는 거야?”


“아니.......미녀에겐 얘기하지 말라고 했어.

 나중에 미녀 마음이 확실해져서 태경이를 다시 선택하면, 그때 보내주겠다고.......

 지금 이곳에 있는 동안 흔들리는 대로 있어보자고........”


“그냥......형이 뺏어버리면 되는 거 아니야?

 일본에 있는 동안, 미녀 누나 마음을 뺏어 버리고, 지금 흔들릴 때, 태경이 형이랑 정리하도록 만드는 게 낫지 않아?”


정신아.....나도.....그러고 싶다.

그래도.......그러면, 태경이도 너무 상처받을 거 같다.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미녀의 마음을 잠시 훔쳐내서 잠시라도 갖고 싶은 욕심에 시간을 벌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내 마음 한 구석에는 태경이와 미녀를 걱정하는........그런 마음도 있는 거 같아.

내게 잠시 흔들렸더라도, 미녀가 태경이에게 돌아가고 싶을 때,

그 때를 위해서 내가 조금은.......배려해야 한다고, 자꾸만 내 양심이란 것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난 이런 말들을 정신이에게 하나도 하지 못한다.


“그냥.......내가 나쁜 놈이다.”


“형이니까........형이니까........조금은.......포기가 돼.”


“무슨 소리야?”


“미녀 누나가 태경이 형이란 사귄다고 할 땐......솔직히 현실감이 느껴지질 않더라구.

 솔직히.......미녀 누나가 태경이 형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전화할 때도 미녀 누나가 많이 힘들어하는 거 같구......

 그러니까.....자꾸 나도 누나에게 마음이 갔던 거 같은데..........

 형은..........형이니까..........마음에서 조금은 단념이 되는 것도 같아.”


“미안하다. 사실....너나 나나........같은 상황인데........”


“아니야. 전혀 같지가 않아. 형은 달라.”


“무슨...소리야?”


“종현이 형은 형이 예전에 A.N.Jell에 있을 때랑 지금이랑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고 하더라.

 나는 그 때는 제대로 몰랐으니까...난 이곳에서 내가 본 모습만 믿어.

 종현이 형 말로는 한국에서 형은 정말 시크하고 그 어떤 것에도 무관심하고, 목표가 없어 보였대.

 그야말로 전형적인 연예인이었다고.......

 근데 내가 여기에서 본 형의 모습은 종현이 형이 말한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

 말은 없지만, 형은 옆에 사람을 힘나게 해.

 아..나도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 그런 마음을 줘.

 열심히 하면,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하면 잘하게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그런 자신감을 준다고 형은......”


“내가 그렇게 보였나.”


“그러니까........형은 다르다고!”


“뭐?”


“누나가......이곳에서 무엇을 봤을지 알 것 같아.

 누나에게도 아마 같은 마음이 들었을 거야.

 열심히 하면 될 거라고.......

 그걸 몸으로 보여주는 형이 있으니까........

 형은........누군가를 기죽이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의욕을 주니까.......

 누나에게도 그런 마음을 줬을 거야.

 누나가 한국에서 형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는 몰라.

 그러나 적어도 이곳에서 형에 대한 마음이 더 커졌을 거야.

 우리 멤버 모두의 마음과 같을 거야.

 형을 보고 있으면 힘이 나니까......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니까.....”


“정...신아!”


“그러니까......난........형을 밀어주고 싶어.

 나야.......어차피 접어야 할 거였지만, 형은........왠지........잘 됐으면 좋겠어.

 그리고 누나에게도 태경이 형보다는 형이 더 잘 맞을 거 같아.

 누나를 성장시켜주고 꿈을 꾸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형이야.

 내게도 그랬듯이......누나에게도 그럴 거야.”


정신이의 말이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형! 그래도 나......포기하는 건 아니야.

 그러니까....긴장타고 있어!

 조금이라도 누나 아프게 하면, 내가 누나 확~ 뺏어 버릴 거니까.......”


정신이가 내 어깨를 툭 치면서 문 쪽으로 걸어간다.


“정신아!! 고맙다.”


“뭔 소리래? 나 포기한 거 아니라니까!!”


“그게 아니라.............나.......너 아니었으면, 용기 내지 못했을 거야.

 고맙다.......그리고.........미안하다.”


“쳇! 뭐야! 내가 용기를 준 거야?

 내가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정신이는 혼자 툴툴대며 내려가 버린다.


녀석, 저렇게 밝게 말해도, 많이 아플 텐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이리도 얽혀 있는데, 조금은.......풀렸으면 좋겠다.







4





“여어~~~!! 오늘 아침은 왠지.....좀 다르게 느껴지는데?”


정신이도 민혁이도 종현씨까지 다들, 나와 신우 형을 힐끔힐끔 살피며 웃는다.

뭔가....이상하다.


“뭐야?”


신우 형이 정신이를 쳐다봤다.


“아...내 잘못 아니야. 내가 한숨 푹푹 쉬니까....민혁이가 물어 본 거고.....

 뭐, 종현이 형도 이미 봤두만. 둘이 설거지 하면서 난리도 아니었다면서?”


헉!

뭐야........다들 아는 거야?


“신우...형?”


놀란 마음으로 신우 형을 보자, 신우 형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밥을 먹는다.


“신우 형!!”


“......어제 얘기했어. 정신이한테.

 근데 다들 아는 줄은 몰랐네.

 따지려면 정신이한테 따져.”


신우 형은 마치 남 얘기하듯이 건성으로 대답한다.


“누나!! 그냥 커플 인정해! 좋지 뭐! 같이 음악하면서 짝짜꿍도 하고..,,,,흐흐흐흐”


민혁이가 갑자기 혼자 말하면서 웃기 시작한다.


“야! 무슨 짝짝꿍이야? 내가 이렇게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애정행각은 나 없는 데서 해! 안 그러면 내가 확~~ 방해해 버릴 테니까!!”


정신이가 툴툴대면서 민혁이의 말을 받아친다.

아...근데 무슨 애정행각?


“어! 누나 얼굴 빨개졌다!

 누나 뭐 상상하는 거야?”


“내...내가 뭘?”


민혁이가 짓궂게 나를 자꾸 놀린다.

나는 얼굴을 감싸다가 신우 형과 눈이 마주쳤다.

아까는 냉정한 척 하더니 신우 형이 또 눈으로 웃는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웃어서 내 가슴을 자꾸.......뛰게 하는 걸까.......


“안 되겠다! 이대로 놔두다간, 우리 팀 전부 손발이 오그라들겠어!

 일 얘기 합시다 일!!

 저번부터 말했던 오사카 공연이 이번 주말에 잡혔어.”


갑작스런 종현씨의 말에 다들 놀라고 말았다.

분명 오사카 공연은 한 달쯤 더 뒤인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잡힐 줄은 몰랐다.


“형! 무슨 소리야? 그건 다음 달이나 생각하고 있었잖아!”


“그게, 우리 단독이 아니라 인디밴드 축제에 같이 하는 게 좋겠다고 그래서.

 토요일 밤에 인디밴드 축제가 있다고, 거기에 우리도 들어와 달래.

 이번엔 그냥 가볍게 사전답사한다고 생각하고 참여하면 될 거 같고.

 간 김에 다음 번 공연 장소랑 일정도 얘기해 보기로 했으니까......

 이번엔 몇 곡만 맛보기로 보여주자.”


“그래도 형! 이건 너무 빠듯하잖아.”


“시끄러! 민혁이 넌 스틱이나 챙기면 되고, 신우 형 이번에 새로 쓴 곡 몇 개랑, 미녀곡 하고, 다른 거 1-2개 준비하면 돼.

 클럽 공연이 뻥튀기 됐다고 생각하고 가자.

 오사카 음식 죽이는데, 가서 맛난 거나 먹지 뭐.”


종현씨는 가볍게 말하지만, 난 걱정이 앞선다.


“종현씨....근데 몇 명이나 모이는 거야?

 클럽 공연 때랑 비슷해?”


“무슨 소리? 언더에서는 유명한 축제라 꽤 많이 올 걸?

 도쿄에서만 유명한 인디 밴드들은 다 참가할 텐데......

 일반 콘서트보다도 더 많이 올 거야.”


사람이 많이 올 거라는 말에 벌써 걱정부터 앞선다.






5





오랜만에 나들이라 그런지, 다들 들떠 있다.

사실.....일본에 와서도 다른 곳은 제대로 가본 적도 없어서, 꼭 처음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행사 주최 쪽에서 약간의 지원이 나와서 교통비 정도는 고민하지 않아도 될 듯했다.

그래도 돈을 아끼기 위해서 신칸센이 아니라 야간 버스를 타고 오사카까지 가기로 했다.

밤 10시에 출발해서 아침 6시에 오사카에 도착한다니 그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가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안락해보였다.

좌석은 각각 독립되어 있었고 특이하게도 세 줄로 배치되어 있었다.

좌석표를 보고 앉으려는데, 종현씨가 나를 밀어낸다.


“왜 그래, 종현씨?”


“미녀, 넌 뒤로 가라.”


“어?”


종현씨가 나를 뒤로 밀어내니까 민혁이와 정신이가 종현씨 옆에 앉아 버린다.

얼떨떨하게 서 있으니까 신우 형이 웃으면서 내 옆에 와서 선다.


“다들 배려해 주나 본데?”


결국 내가 창가에 앉고 신우 형이 내 옆 좌석에 앉았다.

신우 형 옆 쪽 좌석에는 아무도 오질 않아서 나와 신우 형만 앉게 됐다.

한국처럼 완전히 딱 붙어 있는 좌석이 아니라 다행이었지만,

좌석이 한 개씩 따로 떨어져 있다고 해도, 밤에 신우 형과 둘이서만 앉아 있으려니

굉장히 어색했다.

신우 형 쪽을 바라볼 수가 없다.


“미녀야, 나......좀 섭섭해질라 그런다.”


신우 형이 갑자기 내게 나직이 말을 건넸다.


“예?”


“너.....아예 창문에 갖다 붙겠다. 내가 그렇게 싫어?

 아니면 창문을 너무 사랑하는 거야?”


“아...저...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신우 형을 보기가 부끄럽다.


“하아......일본......정말 마음에 안 든다.”


“예? 뭐가요?”


“의자 말야. 한국이 더 좋아. 한국에선 둘이 붙어 앉을 수도 있는데,

 이건 뭐......의자가 사람을 별거시키네.”


신우 형의 말에 더 부끄러워진다.


“고미녀, 휴대폰 줘 봐.”


“휴대폰은 왜?”


“일단 이리 줘봐.”


내가 어설프게 휴대폰을 내밀자, 신우 형이 내 휴대폰의 전원을 꺼버린다.


“신우 형! 전화 올지도 모르는데......”


말해 놓고 보니 괜히 했다 싶다.

내게 전화 올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는데, 신우 형에게 내가 그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았다.

사실........전화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전화가 올까봐 겁이 나는데.......

난 왜 이렇게 눈치가 없을까.


“그러니까......끄자는 거야.”


“예?”


신우 형이 나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지만, 이상하게 그 눈빛이 조금은 슬프다.


“우리 오사카 가는 건, 갑자기 생긴 거니까..........없는 셈 치자고.

 시간이 안 흐른다고 생각하자고........

 오사카에 있는 동안만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말자.

 그냥, 강신우와 고미녀가 즐겁게 노래 부르고, 놀다 온다고...........

 그런 시간을 선물 받은 거라고 생각하자.

 그래 줄래?”


우리는 애써 뭔가를 잊으려 하고 있는 거 같다.

그래도 이렇게 떠나 보는 것도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신우 형의 말처럼 그래 보고 싶다.

세상에 신우 형과 나만 있는 것처럼........

복잡한 거는 다 잊어버리고 그렇게 놀러 가는 것처럼 그렇게 있고 싶다.

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순간 신우 형이 웃는가 싶더니 신우 형의 손이 내 손을 잡는다.


“그러고 보니 우리.....같이.....처음 하는 여행이다.”


“아.......그러네요.”


“부산도 사실......같이 갈 수 있었는데.........”


부산.......

그러고 보니, 부산이 있었다.

부산에서는 함께 있었지만, 갈 때도, 올 때도 따로였다.

부산을 생각하니, 갑자기 또 얼굴이 뜨거워진다.

신우 형에게 잡힌 손도 어색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손을 빼려는데, 신우 형이 내 손을 놓아주질 않는다.



그때 버스 실내등이 꺼졌다.

야간 버스다 보니 잠을 자라는 배려인 것 같은데 어두우니까 더 심장이 뛰는 거 같다.


“어이~ 거기 둘! 어둡다고 이상한 짓하지 마!!”


갑자기 앞에 앉아있던 정신이가 뒤로 돌아보며 한 마디 한다.

그 말에 놀라서 또 손을 빼려는데, 신우 형은 더 단단하게 깍지를 끼고는 놓아주질 않는다.


“남 간섭하지 말고, 잠이나 자!”


신우 형이 한 마디 쏘아 붙이자 정신이는 작게 투덜대며 고개를 앞으로 다시 돌렸다.


아!!!!


순간 내 손에 부드럽고 촉촉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놀라서 보니 신우 형이 내 손에 입술을 대고 있는 것 같다.


“시..신우 형!”


“쉿!”


신우 형은 낮게 쉿 소리를 내더니, 다시 내 손바닥에 입술을 갖다 댔다.

부드러우면서도 뭔가 굉장히 간지러웠다.

그런데 그 간지러움은 손에서 내 심장으로 옮겨가는 듯했다.

자꾸만 자릿자릿한 전기가 내 온몸을 타고 지나다닌다.

손바닥에서 촉촉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저 아래에서부터 바람이 불어대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입술 사이로 소리가 나는 것 같다.

깜짝 놀라서 입술을 깨물었다.

입술을 깨물고 있어도, 자꾸만 무언가가 새어나오는 것 같다.


“시...신우 형!”


갑자기 신우 형이 내 얼굴 바로 옆에 있다.


“도저히......못 참겠다.”


내 귀에 그의 숨결이 지나간다.

그 숨결이 내 가슴에 바람을 일으켜댄다.


갑자기 의자가 뒤로 넘어간다.

신우 형의 몸이 그대로 내 위로 올라왔다.


“잠...잠깐만요...시..신우..형!”


“쉿!”


그 순간 신우 형의 입술이 내 입술 위로 내려 앉는다.

누군가 볼 거라는 걱정도, 이 곳이 버스 안이라는 걱정도.....

이 사람의 입술 앞에서 다 사라지고 만다.

오로지 이 사람의 부드러운 입술에 내 입술은 긴장을 잃고 헤매고 있다.

그의 혀가 내 혀를 움켜쥐고 또다시 쓸어내리고,

그의 입술이 내 혀를 빨아 당기며, 내 심장을 자꾸만 서늘하게 만든다.

입술과 입술이, 혀와 혀가 자꾸만 얽혀들고 서로를 찾고만 있다.

부드럽고 촉촉한 그의 입술이 내 가슴을 자꾸만 뛰게 한다.

그의 입술이 내게서 떨어지더니 장난스럽게 내 입술에 작게 쪽 소리를 내며 입을 맞춘다.

그리고는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본다.

어둠 속에 그의 눈이 보인다.

그 아래로 그의 입술이 보인다.

그런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가 놀란 듯하다.

내 몸 가득 그의 몸의 무게가 느껴진다.

그의 목을 당겨 그의 입술에 내 입술을 놓았다.

부드러운 이 입술을 놓치고 싶지가 않다.

잠시 놀란 듯 가만히 있던 그의 입술이 열리며 깊게 깊게 내 안으로 들어온다.

심장 저 아래가 간질간질거리고 저릿해져 온다.

세상은 사라져 버리고, 부드럽고 감미로운, 그래서 저릿한 시간만이 흐를 뿐이다.


그가 왜 ‘좋은 형’이 아니라 ‘좋은 남자’가 되고 싶다고 했는지.......

그 차이가 무엇인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이 사람만이 세상의 전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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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습니다. 

잘 써지지도 않고, 마음에도 안 들어서 여러 번 고치기도 하고 했는데,

더 이상 어떻게 안 되네요.

계속 마음에 안 들지만, 붙들고 있다고 어떻게 될 것도 아니라서 그냥 올립니다.

갈수록 마음에 안 들고 헤매고 있네요.

그래도 기다려 주시고,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