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신우라는 캐릭터는 글쟁이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쓰고 싶게 만드는 캐릭터다.
아무리 멋있더라도, 거기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면, 섣불리 글을 쓸 수가 없다.
그런데 신우는 빈틈이 아주 많았다.
아마 조연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을 수도 있다.
나같은 경향의 글쟁이들은 어쩔 수 없이 그 틈새를 보면 쓰고 싶어지게 되는 듯하다.
글쟁이들도 다들 성향이 있으니 모두가 그렇진 않을 것이다.
<미남>에서 신우는 한 계단씩 올라가며 보여주는 인물이 아니었다.
작가는 그 사이사이 엄청난 여백을 남겨두었고,
그 때문에 어떤 이들은 마음 아파했고, 또 어떤 이들은 답답하다며 화를 냈다.
아마...그래서였던 것 같다.
내 눈에 보이는 그 여백들을 채워넣고 싶었다.
그 곳에 내 이야기들이 끼어들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한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급박하게 변하지도 않는다는 걸....
이 신우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채워넣고 싶었다.
그저 조금 대변해 주겠다는 의미에서 시작한 이 글이....걷잡을 수 없이 커졌던 것은......
저.....장면을 보고나서였던 것 같다.
사실....그전까지...계속 대충 이쯤에서 끝내야지 하고 있었다.
이 이야기로 지금처럼 끝까지 올 거라고는, 다른 이야기로 이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저....뒷모습이...너무나 좋았다.
사람의 뒷모습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내 손을 또 근질근질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이까지 오게 된 것 같다.
다시는......팬픽을 쓰지 말아야지 또 다짐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읽지 않으시더라도, 또......좋아해주시지 않으시더라도,
그래도.....이젠....내 인물을 만들고 싶다.
배우에 매이고 싶지 않다.
배우 때문에 내 글이 혜택을 얻게 하고 싶지 않다.
그저......내 인물로 승부를 내보고 싶다.
어쩌면 이 글이 내가 쓰는 팬픽의 마지막이 될 수 있기를.....
정말로 간절히 바라본다.
2009년 10월 26일
처음....이 글을 썼었다.
이제 1년이 1달도 채 남지 않았다.
참 징한 것 같다.
이렇게 오래, 이렇게 느리게 어찌 이리도 더디게 진행하고 있는지......
보시는 분들의 인내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이렇게 깜냥도 안 되는 내가 어떻게든 마무리 지으려고
끙끙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4회에 끝날 수 있을지, 5회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1년 째는 끝내고 싶다.
끝내고....이젠......내 글을 쓰고 싶다.
잘 마무리하고 싶은....그런 부담감도 버리려 한다.
실망시켜드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이까지가 내 한계인 듯하다.
왜.....1인칭으로 잡아서 이 고생인지 모르겠다.
연습해보려던 일이 너무 커져 버려서.......
이 고생을 하고 있다.
차라리.......가락국처럼 시점을 잡았더라면 훨씬 쉬웠을 것을.......
1인칭이 사람잡고 있다.
1년......
이제 마무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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