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일륨에게 행운을 안기다

그랑블루08 2011. 6. 14. 22:46

 

 

일륨의 꽃말은 한없는 슬픔.

그러나 도저히 슬픔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동글동글하고 이쁘고 꼭 공같다.

 

며칠 전 울적한 마음에 직장 동료들과 함께 늦게까지 회식을 했다.

늦은 밤...아니 새벽이라고 해야 하나....

그 시간에 꽃집에 이 동글동글한 일륨이 있었다.

사실 이 꽃의 이름은 몰랐다.

이 꽃이 진짜 있는 꽃인지도 몰랐다.

일륨을 보자마자 나는 외쳤다.

 

"와!!! 우리집 벽지 꽃이다!!"

이사 오면서 부엌쪽 포인트 벽지를 이 꽃으로 도배를 했다.

이게 진짜 있는 꽃인지도 모르고 도배를 했는데,

웬걸....진짜 이 꽃을 만나고 보니 무진장 신기했다.

 

한 송이에 단돈 4000원을 주고 유니 선물로 사왔다.

 딩가딩가 흔들며 집에 와서 남편에게 보여주니

남편도 신기하다며 난리였다.

유니가 자고 있어서 이 꽃을 어쩌나 고민하다가 남편이 해결책을 냈다.

유니 행운목에 꽃을 달아주는 거....

그래서 나온 작품이....일륨이 핀 행운목이다.

 

 

 

 

 

이 행운목은 유니 나무다.

엄마집에는 아주 아주 오래된 행운목이 있다.

한 30년쯤 된 행운목인데 그 녀석이 이렇게 분가를 많이 시킨다.

유니 행운목으로 키우라며 너무너무 예쁘게 키운 이 나무를 엄마가 선물로 주셨다.

그 이후 남편은 애지중지 이 유니 행운목을 키우고 있다.

 

베란다를 확장해 버려서 엄마집처럼 햇빛을 많이 못 보는 바람에

(우리 엄마네는 베란다를 그냥 그대로 두셨다. 베란다가 아니라 일종의 수목원이다....)

이 녀석이 우리집에 온 이후로는 예전의 미모를 좀 잃고 있지만,

처음 이 녀석도 무진장 이뻤다.

이렇게 예쁘게 자란 행운목을 본 적 없을 만큼 이뻤다.

이 행운목을 볼 때마다 괜시리 유니 같아서 이쁘다며 많이 많이 쓰다듬어주고

"너 진짜 이쁘게 자라야 된다!!" 며 강요아닌 강요도 하곤 한다.

 

여튼  일륨이라는 이 녀석도 유니스러워서

유니 나무에다가 꽂아 줬다.

 

유니는 학교 갔다와서 보더니 웃겨서 죽으려고 한다.

일륨을 꺼내서 들더니 벽지에 계속 대보면서 똑같다고 난리다.

 

유니도 남편도 더 사오란다.

여러 개 사서 행운목에 꽂아두겠다니.....

 

유니 나무에 꽃이 핀 것 같아서 무지.....보기 좋다.

빵실빵실 귀여운 이 꽃처럼...

튼튼하게 자랄 우리 딸....

 

여튼...일륨이라는 이 귀여운 공같은 예쁜 꽃도,

예쁘게 자란 행운목도,

다.....우리딸 같다.

 

아...다음엔 벽지랑 같이 듀엣으로 사진 찍어서 올려야겠다.

꽃 하나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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