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오늘 뭐하지

그랑블루08 2011. 7. 21. 13:30

참 웃기는 고민이다.

오늘 뭐해야 하는지 고민이라니......

 

아이러니하게도, 일이 너무 없어도 뭐해야 할 지 고민이 되지만,

일이 너무 많아도 같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 내게 던져진 일이 몇 개인지조차 셀 수가 없다.

포화가 된 지 오래고,

그럼에도 뒤로 뺀다거나 피하거나 할 수도 없는 일들이다.

 

이런 경우, 시간 분배가 관건이다.

어떤 일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분배할 것인가.

그건 노력의 정도를 의미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을 써서 일하는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시간 분배.

내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하루에 내가 해야 할 일을 정리하는 것조차 지금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

늘 머리 속으로 오늘 해야 할 일 중 뭔가 놓친 게 없는지 긴장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내게 가장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어떤 아이디어도 없고, 어떤 노력도 들이지 못하고 있다.

 

바쁜 일과 중요한 일 중....

분명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쁜 일을 먼저 처리하게 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다 알면서도 중요한 일보다는 바쁜 일을 먼저 처리하고 있다.

그래서 더 불안해지는지도 모르겠다.

 

슬럼프는 슬럼프고, 일은 일이니

좀 더 효율적으로 계획을 잡아야 한다.

오늘 해야 할 일에 대한 메모,

그리고 바쁜 일과 중요한 일에 대한 구분.

그 이후 시간 분배.

 

아무리 내 상황이 바닥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내 능력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꼼꼼하게 놓치지 않고, 여러번 살피다보면, 일도 제대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지금으로서는 슬럼프를 겪어낼 방법이 없다.

도저히 올라올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둘까 한다.

울고 싶으면 울고, 속상하면 속상해 하고,

신경을 써서 소화가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신경성 알러지가 생기면 생기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둘까 한다.

설거지를 하다, 청소를 하다, 밥을 하다,

그저 슬퍼지면, 속상해지면, 울어버릴까 한다.

 

올라오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들일 힘이 없다면,

그렇다고 해서 올라올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면,

나의 슬럼프를 그러한 대로 내버려둘까 한다.

 

내 자신의 슬럼프와 내 자신의 일을 분리해볼까 한다.

슬럼프를 겪고 있는 내 영혼은 그러한 대로 놔두고,

처리해야 할 일이 가득한 내 일상은 구분해 내어서 일할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

감성적인 인간과, 사회적인 인간을 구분해볼까 한다.

내 슬럼프가 내 사회적인 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금을 그어볼까 한다.

 

제일 먼저 오늘 해야 할 일에 대해,

일주일동안 할 일에 대해,

메모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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