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글을 햇수로 3년이나 쓰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될까....
2년 5개월쯤....되어 가는 것 같다.
이렇게 오래 걸리는 글도 잘 없는 듯한데...
글이 어려워서인지,
내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정말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어쨌든 징하도록 오래 잡고 있다. 이 글....
우습게도, 글을 올리고 있지 못한 그 때도
난....계속해서 쓰고 있다.
혹은 머리 속에서 풍경을 그려내고 있기도 하다.
그걸 글로 옮겨놓고 싶은데
그걸 옮길 시간이 전혀 없고는 했다.
2011년은 글 쓰는 면에서는 최악이었다.
글의 내용과 상관 없이 전혀 시간을 낼 수가 없으니,
머리로 그린 풍경을 새로 그리고, 또 새로 그리고,
그렇게 하더라도,
그걸 글로 옮기지 못하는 시간적 괴리.....
웃기는 건, 일에 치여 있다가 어쩌다 나는 틈에도
글로 옮겨지지 못했다.
머리의 그림이 손을 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글로 옮겨지는 데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감정이입이 되지 않으면, 글이 잘 되지 않았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먼저 감정이입을 해야 하는데,
감정이입을 해서 이제 쓰려고 하면, 시간이라는 것이 사라지고 만다.
내 능력의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글에 몰입하는 시간이 너무 걸리는 것 같다.
짬을 내서 쓰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나는 일에서 글로, 전환이 빠르지 못하다.
감정이입 없이는 글을 쓸 수가 없다.
내가 신우가, 내가 태경이가, 내가 미녀가 되지 않고서는
글을 쓸 수가 없다.
53편은 그런 면에서 몰입도가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바로 연결해서 써 두기도 했다.
중요했던 장면들은 다 써두었는데,
일에 치여서 마무리를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내가 백업을 해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usb에만 넣어두고, 백업을 해두질 않았다.
새로 산 거라 믿고 있었더니 된통 당해버린 거다.
여튼 한 번 날려먹고 나니, 도통 처음의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았다.
시간도 자꾸만 흐르고,
감정이입 하는 데 시간이 너무 걸려서
정작 써야 할 시간이 없고는 했다.
심할 때는 몇 문장 쓰는 데 거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황당하게도 8개월 동안 쓰고 있다.
쓰다 말다 하다보니, 흐름이 깨져 다시 쓰는 데도 시간이 더 걸리는 듯하다.
정말 이래서 다 쓸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내 스스로가 마무리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쓰지 않을 수도 없다.
너무 오래 놓고 있으니,
머리로 그림을 그린 것을 글로 옮기는 게 요즘 잘 되지 않는다.
조금씩 계속 써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지금 너무나 많이 느끼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일이 너무 많을 때는 너무 쓰고 싶고, 잠깐 쓰더라도 잘 되는데,
일들 사이에 공백이 있어서 쓸 시간이 그나마 생길 때는
잘 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삶이란 왜 이렇게 모순적인 것인지.....
글뿐만 아니라 인생이란 것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시간이 있다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