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노동이다.
알고 있다..
글은 성실한 노동으로 써야 한다.
그런데 오늘....나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렇게 앉아서 쓰고 있다.
왜, 나는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 쓴다는 노동의 행위가 나를 눈물나게 하는 것일까.
글을 쓰는 모든 이들은 다 예민할지도 모른다.
나 역시 예민하다.
글에 한해서만은 그 예민함이 정말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렇지 않으면서 유독 글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
글을 쓰는 그 자체도,
또 그 글을 대하면서도,
또 그 글을 읽으시는 님들의 반응을 보면서도,
혹은 내가 다시 돌이켜 내 글을 보면서도,
나는 너무나 예민해져 있다.
감정을 쏟아 적는다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울까.
적기 전에 겁부터 난다.
내가...이 감정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을까.
글을 적기 전부터 그게 겁이 나서 주저되기도 한다.
이렇게 노동이라 생각하고,
꼭 써야 한다는 의무감이 아니라면, 나는 자꾸만 도망가고 싶다.
나는 왜, 지금 이 노동을 이렇게 힘들게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러는 것일까.
글은 노동이다.
연습 없이 좋은 글은 나올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이 고통스런 작업을 왜 이리 하고 있는 것일까.
그 감정에 빠져서 괴로울까봐, 감정이입이 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면서도,
그 무게가 두려워서 자꾸 피하고 싶으면서도,
나는 또다시 이렇게 앉아 있다.
쓰기 전부터 울먹이고 있는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러는 것일까.
나는, 나를 이겨보고 싶다.
나의 한계를 이겨보고 싶다.
그것일까.
끝이라는 것을 내보려고 이러는 것일까.
또 한편으로는 놓는다는 것이 두렵다.
하나의 이야기를 끝낸다는 것이 두렵다.
그 감정의 공백이 두렵다..
내게는 살아숨쉬는 인물들이었다.
고통을 함께 하고 있었다.
이 아이들의 고통은 내 고통이었다.
그래서 쓸 때마다 두려웠다.
나는 오늘 이 아이들의 고통을 견뎌낼 수 있을까.
늘 심호흡하며 앉아 있어야 했다.
오늘도 그러하다.
이렇게 또 한 편, 나와의 싸움을 이겨내며 던진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갈수록 못해지는 글 때문에 속이 상하다 못해 눈물이 난다.
발전이 없는 글........
예전이 더 나은 글.....
신우이야기는 그렇다.
갈수록 못해지는, 용두사미의 글이 되는 듯해서,
속만 자꾸 상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자꾸 붙잡고 있는다고 해서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시간만 흐를 뿐이다.
이것이 내 한계다, 라고
그렇게 받아들이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바닥을 내 스스로 객관적으로 날카롭게 본다는 것은 고통이다.
글이 고통이듯이,
글이 노동이듯이,
그렇게 내 바닥을 날카롭게 비키지 않고, 정직하게 본다는 것은
고통이다.
어찌할 것인가.
이 민감한 멘탈을 나도 나를 어떻게 할 수가 없는데....
꼴에 글쓴답시고, 마치 내가 진정 글을 쓰는 사람이라 자부라도 하고 있는 것인지....
글을 쓰는 사람이라, 내가 감히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정신만큼은.....너무나 예민하다.
글을 쓰는 동안, 글을 읽는 동안, 그 글에 대한 반응을 보는 동안,
나는 너무나 예민하다.
비켜딛을 틈도 없이 칼날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내 정신은 너무나 예민하다 못해, 피를 흘린다.
왜 이토록 예민한 것이냐......
왜 이토록 거리두기를 못하는 것이냐.......
마무리를 앞두고, 또 이렇게 멍한 정신으로 눈물을 흘리는 나는,
왜 이토록 예민한 것이냐.
그것이, 꿈을 꾸는 자로서 감당해야 할 몫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꿈을 꾸는 대신, 감당해야 할, 나의 무게인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는 새벽의 주저리......
이 또한 글을 쓰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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