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이시네요/(미남) 신우 이야기

신우 이야기 54 -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그랑블루08 2012. 8. 13. 18:28

 

<신우 이야기> 54.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 배경음악을 꼭 틀고 읽어주세요.

 

 

 

 

1

 

 

 

 

 

“미녀 씨....그래도 신우 오빠랑 오래 보셨으니까.....

꽤 많이 아실 거 아니에요.

저에게 뭐, 팁 같은 거 알려주실 거 없으세요?”

 

아영 씨는 예의 그 반짝반짝거리는 눈을 하고, 기대에 차서 나를 보고 있다.

 

“팁....이라뇨?”

 

“음...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든가...

아! 이상형 같은 거요.

신우 오빠 어떤 스타일 좋아해요?”

 

“글쎄요. 저도 잘.........”

 

“밝은 스타일 좋아하세요? 아님 좀 여성스러운 조용한 스타일?”

 

“음.......제가 강신우 씨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약간 조용한 스타일인 것 같아요.”

 

“여성스러운 스타일, 말이죠?”

 

여성스러운 스타일이라........

그랬던가.......잘 모르겠다.

 

“미녀 씨...그러지 말고, 신우 오빠 어떤 스타일 좋아하는지 얘기 좀 해주세요.

부탁해요!!! とぞ お願い致します(제발 부탁드려요)!!!!!”

 

“어! 일본어...하세요?”

 

“잘은 못해요.

그 때 고등학생이긴 했지만, 일본에 어학연수 겸 공부 겸 하러 갔었어요.

사실....신우 오빠 일본 계신다고 해서 일본 갔었는데 바로 군대 가셔서 엄청 좌절했었어요.”

 

아...그 때.......그 시절.......

이젠......3년도 더 지나버린 이야기다.

내.....스물한 살 때의 이야기......

이제 햇수로는 4년 전 이야기가 돼 버린다.

 

“얘기해 주세요. 생각나는 거 아무 거나요.

아무래도 팀활동도 많이 하셨을 거고.

참 일본 계실 때 그 때 기억나요.

신우 오빠...일본에서 일반인 여성 좋아하셨다고,

군대 가시기 전에 인터넷에 난리 났었잖아요.

혹시 미녀 씨는 신우 오빠가 좋아하셨던 분, 보셨어요?”

 

“네네? 아...아니........아니요.”

 

순간적으로 당황하고 말았다.

황급히 테이블에 놓여 있던 컵을 잡는데, 이상하게 손이 떨린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거 다 찍히는 건데.......

아영 씨가 나를 빤히 보고 있다는 게 느껴지지만, 난 더 어색하게 행동하고 있다.

 

“컷~”

 

감독님의 컷 소리에 스텝들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컷 소리가 나서 망정이지, 감독님께서 안 끊어주셨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

 

“왜요? 감독님. 자연스럽게 얘기한 것 같은데요?”

 

아영 씨는 씬을 이어가지 않은 게 다소 불만인 듯했다.

 

“테잎이 다 됐어. 그리고 어차피 길게 가면 지루해 질 수도 있고.

다른 곳에서 몇 커트 더 찍어서 편집해서 붙이지 뭐.

너무 의욕에 불타는 거 아니야? 아영 씨?”

 

“아니에요. 전 그냥..잘 해보려구요.”

 

“그래 그건 맞는 것 같다. 근데 강신우 좋아하나봐.

엄청 티나는데?”

 

“네? 네? 그냥..전.....”

 

아영 씨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그 모습도 참 사랑스럽다.

사랑스러운데, 참 이쁜데.......

그런데....참 이상하다.

왜 이렇게 마음에 바람이 부는지,

그 바람이 왜 이렇게 차가운지,

나도 잘 모르겠다.

 

 

 

 

다음 스케줄 확인하고, 새로운 씬 구상한다며 어수선해진 틈을 타서 가방을 주섬주섬 챙겨서는 밖으로 나왔다.

내가 있을 곳이 아니었다.

뭔가가 자꾸 가슴에 막혀 있는 것 같다.

 

야외 데이트 나가기 전, 나와 아영 씨 컷을 찍느라 카페를 통째로 빌려서 카페 주변까지 북적북적했다.

누군가 알아볼까 싶어서 고개를 푹 숙이고는 카페 옆 좁은 골목 그늘 쪽으로 걸어들어갔다.

아니, 들어가려 했다.

그 순간 누군가 내 팔을 확 잡아당겼다.

 

“아!”

 

짧게 소리를 지르며 돌아보는데, 그가 서 있었다.

둘만....이렇게 있어본 적이 없었다.

그 날 이후, 그렇게 이별을 고한 이후, 이렇게 그 사람과 둘만 있게 된 건 처음이었다.

 

“왜, 여기 있어?”

 

하늘색 옅은 정장을 걸친 그가 내 앞에 있었다.

데이트를 앞둔 어떤 남자.....

누가 보더라도 멋있다고 할 만한 남자.....

그런 남자가 내 앞에서 내 팔을 잡고 있었다.

 

“들어가세요.”

 

나는 그를 외면했다.

 

“고미녀, 이제 날 보지도 않을 거니?”

 

여전히 그의 눈을 빗겨 섰다.

그러나 귀까지 닫을 수는 없었다.

고통스러운 듯 한숨이 섞이는 그 목소리를 내 속에 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다. 고통스럽다는 것도, 결국 내 위안 아닌가.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 내 착각일 뿐이다.

 

“놓으세요. 스텝들 많아요. 이러면 괜히 오해만.......”

 

“고미녀!!”

 

그는 내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한 손으로 내 얼굴을 잡고는 자신의 쪽으로 돌려버렸다.

내가 그의 눈을 보지 않을 수 없도록.......그는 나를 잡고 있었다.

 

우결에서 연락이 왔어.”

 

"....................."

 

“넌...내가 뭘 해도 상관없는 거니?”

 

“............네.”

 

“고미녀!!!”

 

 

 

“흠흠......얘기 중에 미안한데, 스텝들 지금 두 사람 찾고 난리다.

일단 들어가야 될 거 같은데?”

 

종현 씨가 와 있었다.

아마 그와 나를 찾고 있었던 거겠지.

종현 씨 때문에 그의 팔에 힘이 좀 풀린 틈을 타서 나는 그냥 나와 버렸다.

돌아가기 싫지만, 그래도 들어가봐야 했다.

아, 난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이제.......이 일도 그만해야 하는 걸까.

 

답이 없다.

답을 찾을 수가 없다.

 

 

 

 

2

 

 

 

“형도 들어가야지?”

 

“잠시만........”

 

저 안에서부터 한숨이 깊게 나왔다.

그 순간 휴대폰이 울리고 있었다.

 

“예. 씨엔블루 정용화입니다.”

 

<어, 신우야! 너 어디야?>

 

“감독님, 죄송합니다. 방송국 일 때문에 늦었습니다.”

 

<그래? 우리 지금 새로 씬 들어갈 건데?>

 

“제가 방금 와서, 아직 스탠바이가 덜 됐는데,

한 30분 후에 시작해도 될까요?”

 

<그래? 뭐, 그럼 다른 멤버들 인터뷰 좀 따고 있지 뭐.

좀 쉬다가 들어와.>

 

“예.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야, 그래도 신우, 아니지 강사장이잖아. 사장님께 내 맘대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지. 워낙 바쁜 몸이신데.>

 

“죄송합니다.”

 

<됐어. 그래도 30분 넘기면 안 된다! 알았지?>

 

“예. 곧 들어가겠습니다.”

 

 

한숨을 쉬며 종료 버튼을 눌렀다.

 

“30분 동안 뭐 할 건데?

미녀.....잠깐 이렇게 봐도, 그렇게 흔들려?”

 

흔들린다.......라........

이 마음을.....그저 그런 단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에휴.....물어본 내가 바보지.

근데 형, 엿들은 거 같아서 미안한데........우결...무슨 소리야?”

 

아차..........

 

“형!! 혹시....아까 누구 만나러 간다던 거, 아버님 뵙고 오는 거였어?”

 

종현이는 귀신 같이 상황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형!!!! 이렇게 혼자서 책임지는 거, 이제 안 하기로 했잖아?

잊었어?”

 

잊지 않았다.

어머니를 뵙고 부산에서 돌아오던 길에 종현이가 했던 말을....절대로 잊을 수가 없었다.

 

 

 

----------------------------------------------------------------------------

 

 

 

“나......아까 형이랑 어머니 얘기하시는 거....들었어.”

 

“......................”

 

“나한테....뭐...할 말....없어?”

 

“................미안하다.”

 

“형!!! 내가 지금.....그 말 들으려고 이러는 게 아니잖아.”

 

“.......................”

 

“제발....혼자서 다 책임지려고 좀 하지 마!

형한테는.....씨엔블루가 뭐야?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돈벌이야?

잘 되면 쓰다가, 안 되면 버리는 거야?”

 

“이종현!!!! 뭐가 어째?!!!!”

 

“그래!! 이렇게 해 보라고! 이렇게 말 좀 해 봐!!!

속에 얘기 좀 탁~터놓고 말 좀 해 보라고!!!!!“

 

“.........................”

 

“형 아버님이........우리 두고 협박...했어?

우리.....없애겠대?

아님, 우리, 연예계에서 매장시켜버리겠대?”

 

“.........................”

 

“맞구나, 그랬구나!!! 안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긴 했지만, 어떻게......

그래서 형이 그랬던 거였어.

형이 말년 휴가 나왔을 때 일본으로 전화해서는 다짜고짜 물었었어.

기억나?”

 

“응.”

 

“그 때 형이 뭐랬어?

이종현! 너! 나 믿냐!!! 그랬잖아. 그래서 내가 믿는다고 했잖아.

그랬더니 형이 어떤 일을 벌이든지, 아무 것도 묻지 말고, 무조건 형 믿고 따라와 달라고.....

그랬었잖아.

근데 그게 이거였어?

우리를 볼모로 형이 혼자 책임지는 거? 이렇게 독하게? 이렇게 형답지 않게?”

 

“미안하다.......”

 

“아!! 진짜!!!!”

 

종현이는 열이 삭지 않는 듯 계속 씩씩대고 있었다.

화낼 거라는 거 알고 있었다.

그래도 내 선택은 어쩔 수 없었다.

 

“형! 그래도 나, 미녀 설득했었어.

적어도 납득하게 얘기해줘야 되는 게 아니냐고......울컥대던 미녀를, 내!가! 설득했다고.

적어도 형의 음악은 진실했으니까......

형은 음악 없이 살 수 없으니까, 그래서 그 누구보다 진실한 음악을 만들고 싶어했으니까.....

그걸 믿었으니까........

그래서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음악을 이용하진 않을 거라고......

그렇게 설득했다고, 이 내가!!

근데, 형이, 어떻게.......”

 

“그럴 거야.”

 

“뭐?”

 

“반드시....그럴 거라고. 반드시 그런 음악 만들 거야.

이제 다 왔어. 이제 다 됐어, 이 싸움.

그러니까.........조금만 참아줘. 종현아.

이제, 씨엔블루도 살리고......미녀도....다시 찾을 거야.

아버지에게 더 이상........휘둘리지 않을 거야.”

 

내 말에 종현은 억지로 참아주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진짜 마지막이라고..............

 

 

---------------------------------------------------------------------------

 

 

“우결.....뭐야? 그것도 갑자기? 이것도 아버님이 시키신 거야?”

 

“그래.”

 

“그렇게 안 살겠다며?

이제 아버님이 원하시는 방식대로 안 하겠다며?

이게 마지막이라며?”

 

“이번만이야. 이번까지만 해보고 안 되면, 그때 포기할게.”

 

“형!!!”

 

그랬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또다시 유예시간의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아버지는 예능을 뛴다면, 1등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봐주겠다고 하셨다.

예능을 하는 동안만은, 적어도 활동 기간 동안 시간은 더 주는 걸로, 그래서 계약을 좀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아직은....내게 시간이 필요했다.

아버지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씨엔블루를 키워야 하는.....시간.

그리고 그걸 위해서 2K 엔터테인먼트 자체를 키워야 했다.

그래서 어쩔 수가 없었다.

또다시 난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종현아, 이제 들어가 봐야겠다. 나중에 얘기하자.”

 

“형!!! 신우 형!!!!”

 

나를 다급히 부르는 종현이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카페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난......나 하나를 위해서 살 수 없다.

그러니 난 뭐든지 해야 한다. 그러해야만 한다.

 

 

 

 

3

 

 

 

 

그가 웃고 있다.

아영 씨와 함께 그는 편한 듯 웃고 있다.

아, 나는 저 표정을 알고 있다.

저렇게 따뜻한 눈빛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걸, 잘 알고 있다.

그 어느 날........저 눈빛을 받아본 적이 있었다.

스무 살을 갓 넘겼던....철없던 내게 그는....늘 저런 미소를 띠고 있었다.

 

카페에 마주 앉아 주거니 받거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음악 얘기, 의류학을 전공한다는 아영 씨 얘기, 그렇게 반짝반짝 빛나는 얘기들이 이어졌다.

 

“오빠, 나중에 제가 오빠 옷 디자인해드려도 돼요?”

 

“그래? 와~ 대단한데? 좋아 기대하고 있을게.”

 

“진짜요? 완전 좋아요. 지금부터 제가 열심히 디자인해볼게요.”

 

그 말에 그가 환하게 웃는다.

그러더니 그가 오른손으로 아영 씨의 머리를 귀엽다는 듯, 아이를 쓰다듬듯이 쓰다듬는다.

아...........

그 순간,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아 버렸다.

그는....저 눈빛으로, 저 미소로, 저 손길로.......내게 그랬었다.

언제나...내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촬영장에 나오지 말아야겠다고,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이제 나오지 말아야겠다고, 깊이깊이 다짐했다.

 

 

 

그렇게 며칠이, 몇 주가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촬영은 몰아서 며칠 한 후에, 벌써 몇 번만 하면 끝난다고 했다.

방송에서야 일주일에 한 번씩 나가니 1달 이상 진행되겠지만, 어쨌든 촬영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난, 어떻게든 멤버들까지 모여서 찍는 걸 피하고 있었다.

그게 언제까지 가능할지 몰랐지만, 어쨌든 최대한 피할 마음이었다.

 

언제나처럼 연습실로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없었다.

어디 다들 나갔나 싶어서 종현 씨에게 연락을 했다.

 

“종현 씨, 어디야? 왜 다들 연습실에 없어?”

 

“아, 신우 형이 일이 생겨서, 일단 좀 이따 하기로 했어.

더워서, 잠깐 사무실에서 쉬고 있어. 이쪽으로 와.”

 

“응”

 

그가 없다니, 차라리 다행이다 싶다.

그가 바빠서 연습할 때 외에는 마주칠 일도 없었다.

연습이야 각자 파트만 열심히 하면 되니까, 굳이 사적으로 얽힐 일도 없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다들 TV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뭐야?”

 

“왔어? 누나? 와~ 이거 봐라. 우리 진짜 간지 작렬로 나오지 않냐?”

 

정신이가 얼굴도 돌리지 않고 뭐라고 말을 해댄다.

 

“야, 음악무대를 그만큼 서놓고, 아직도 화면빨 챙기냐?”

 

민혁이가 옆에서 정신이를 타박하지만, 정신이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야, 그게 같냐? 음악 무대야 밴드로 서는 거고, 이건 다른 얘기잖아.

예능이면서...약간의 연기? 같은 거? 흐흐흐흐

이 몸이 곧.....드~라마에 서실 지 알게 뭐야? 큭큭큭”

 

“아이고! 꿈도 야무지네. 그럴 시간 있으면, 베이스나 더 연습해, 임마.”

 

“뭐야? 어쭈....강민혁 많이 컸는데?”

 

둘은 계속 투닥대고 있었다.

프로그램이 뭔가 싶어 보니, <스캔들>이었다.

계속 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마주치네 싶어서 바로 몸을 돌렸다.

 

“난 연습실 가서 곡 좀 정리하고 있을게.”

 

“어? 고미녀! 너무 열심인 거 아니야? 여기서 좀 쉬어.”

 

아무 말 없이 미소로만 인사한 종현이, 그제서야 나를 말렸다.

 

“아니야. 할 일 많아서........”

 

언뜻 본 종현 씨의 얼굴이 복잡해보였다.

뭔가 알고 있다는 표정이라...마음이 무거웠다.

그렇게 돌아서는데.......순간, 바닥에 발이 붙어버린 듯, 정지해버렸다.

 

<내 첫사랑을 닮았어.>

 

분명 그 사람의 목소리였다.

TV에서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가려고 했다.

내 머리는 어서 여기서 나가라고 했다.

그러나 내 몸은 이미 TV를 향해 있었다.

TV에서 나오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말았다.

 

그가 말하고 있었다.

하얀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아영 씨에게 그가, 첫사랑을 닮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의 첫사랑.........

그의 첫사랑이 나일 거라는 확신은 없다.

그러나 그 말은.....내 심장을 저 아래로 가라앉게 만든다.

그에게 난.......뭐였을까.

그에게 나일 이유가 있었을까.

원래 이런 스타일을 좋아했던 것뿐이 아니었을까.

나도 그저 닮은 사람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그에게 나일 이유는 없었다.

 

하아.......

정말 바보 같다. 고미녀.

 

끝났다면서, 끝까지 그에게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걸까.

오만이다.

그저 나는 그에게 스쳐 지나가는, 그저 그런 닮은 사람일 뿐이다.

 

 

 

 

4

 

 

 

 

“나는 빠지면 안 될까?”

 

이제 촬영이 거의 끝나가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정말 부담스러운 일이 생겨버렸다.

모든 멤버들이 같이 수영장에서 촬영을 하잔다.

너무나 부담스러워서 거절했지만, 그게 먹혀들어갈지는 알 수가 없었다.

 

매니저 정훈 씨가 결국 방송사로 전화를 해보더니, 뭐가 안 좋은지, 이내 얼굴이 어두워졌다.

 

“미녀 씨, 죄송해요. 그 쪽에서 곤란하다네요.”

 

“하아.........왜, 저까지 필요한 걸까요?

다른 멤버들은 다 참여할 텐데.....왜 저까지......”

 

“아무래도 전체 멤버들의 지지를 받는 커플....뭐 그런 컨셉인가 봐요.

그리고.........”

 

“또 뭐가 있어요.”

 

“아무래도 아영 씨 혼자만 여자인 게 그림이 별로라네요.”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그 소리를 들으면서도 무슨 의미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정훈 씨의 얼굴이 붉어지며, 머리를 긁적거리는 걸 보고 있으니, 더 난감해졌다.

 

“에휴.....방송사가 그렇지 뭐. 미녀야, 할 수 없다.

니가 너무 이뻐서 그래. 지금 방송사에서 너도 약간 노리면서 들어가는 거 같은데?”

 

“무슨 소리야? 종현씨.”

 

“수영장이잖아. 왜 찍겠어? 다 팬 서비스 입장이지.

뭔가 자극적인 게 있어야 시청률이 올라갈 거잖아.”

 

“뭐? 수영장이...왜.....?”

 

“아, 진짜. 고미녀! 알았어. 아예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 줄 게.

비키니는 한 명보다 두 명이 낫다. 됐냐?”

 

“뭐야?”

 

종현 씨의 말이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얼굴에서 열이 나는 것 같다.

 

비키니........

 

하코네의 그 밤이 떠오른다.

온천......그 때도 입었었지.

 

기억이라는 것이, 정지해버렸으면 좋겠다.

고장이라도 나서, 그 어떤 자극에도 떠오르지 않도록, 그렇게 멈추어버렸으면 좋겠다.

망각이라는 선물을.......언제쯤.....나는 받을 수 있을까.

 

 

 

 

 

5

 

 

 

 

수영장 촬영이 있는 날.

차 안에서부터 그의 표정이 안 좋았다.

뭔가 화가 잔뜩난 표정이었다.

멤버들도 다들 그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정신이의 말로는 <스캔들> 감독과 싸운 것 같다고 했다.

전화하는 걸 봤는데, 언성을 높여가며 뭔가 요구한 거 같은데 결국 거절당했다고 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힘겨운 촬영이 될 것 같다.

수영도 못하면서, 거기서 얼쩡거리는 것도 힘들 것 같고, 촬영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힘들 것 같고......

감독님이 요구하는 대로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그것도 의문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앉아 있다가만 왔으면 좋겠다.

 

 

탈의실에 들어갔더니, 메이크업 실장님과 코디 언니가 이미 와 있었다.

 

“어, 실장님, 코디 언니 다들 일찍 오셨네요?”

 

“응. 이제 도착했구나. 미녀야, 너 파란색이 좋아? 아니면 핑크색이 좋아?”

 

코디 언니는 나를 보자마자 색깔을 선택하라고 하신다.

 

“예? 어....뭐가 말이에요?”

 

“비키니.”

 

“예? 비키니요?”

 

“어쩔 수 없어. 감독님 지시야. 니가 아무리 싫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물론 알고 있었다. 비키니를 입으라고 하실 것 같았다.

근데 또 막상 들으니, 민망한 것도 사실이다.

 

코디 언니는 아예 두 가지를 빼서 내게 보여준다.

핑크색은 너무 깊이 파인 듯했다.

파란색도 만만치는 않았지만, 목 뒤로 끈이 있어서 그나마 핑크색보다는 좀 더 가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또 색이 좀 어두우니, 그게 나을 것 같기도 했다.

 

“전...그냥 파란색 할게요.”

 

“그럴래? 핑크색도 이쁜데......너무 도발적인가?”

 

“이건 좀.....너무 파여서........”

 

“그래? 그렇지?

그래도 니가 아무래도 베이글녀로 유명한데, 이거 하나면, 전국의 남자들을 한번에 휘어잡을 수 있을 텐데.....아깝다. 진짜.....”

 

“언니도 참.....제가 무슨........”

 

“무슨 소리야? 너...그렇게 말갛게 순수한 얼굴을 해서는 솔직히 몸매는 장난이 아니잖아.

솔직히 내가 얼마나 아까웠는 줄 아니?

밴드만 아니었어도, 나 진짜 너 좀 노출 있는 옷 입히고 싶었어.

이번에 차라리 잘 됐다 싶다.”

 

“언니!!”

 

“시끄러. 이런 것도 팬 서비스야. 베이글녀 고미녀 덕분에 씨엔블루 남팬들도 좀 늘어야지.

이번에 좀 기대가 되긴 한다. 큭큭......”

 

“언니, 제발 좀요.”

 

코디 언니 때문에 더 부끄러워지고 있는 찰나, 아영 씨가 들어왔다.

 

“미녀 씨 왔네요?”

 

“아, 네. 아영 씨는 벌써 수영복 입으셨네요.”

 

“네. 이상하지 않아요? 좀 야한가?”

 

비치 점퍼를 입고 있었지만, 지퍼를 열고 있어서 노란색 비키니를 입은 몸매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가슴 부분이 좀 많이 파이긴 했지만, 예뻐 보였다.

 

“아뇨. 진짜 이뻐요.”

 

내 말에 아영 씨는 안심했다는 듯 방긋 웃어준다.

 

“나, 근데, 미녀 씨 수영복 입은 거 너무 기대돼요.”

 

“네? 저요?”

 

“응. 솔직히 노출 거의 없는 옷만 입잖아요. 그래서 진짜 기대돼요.

보면, 은근 볼륨감 있으신 거 같은데......”

 

“아니에요. 저...그런 거 없어요.”

 

“아, 큰일이다. 나보다 미녀 씨가 더 이쁘면 안 되는데....나, 걱정돼요.”

 

“절대 그럴 일은 없으니 걱정 마세요.

당연히 아영 씨가 훨씬 예뻐요.”

 

내 말에 아영 씨는 씽긋 웃다가, 다시 한숨을 쉰다.

 

“미녀 씨는요, 자신이 어떤 지 전혀 모르는 것 같아요.”

 

“네? 모르다니요?”

 

“그런 게 있어요. 본인만 모르고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네?”

 

여전히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는 찰나, 내 휴대폰이 울렸다.

 

“어. 종현 씨.”

 

<옷, 다 입었어?>

 

“아직.”

 

<그래, 그럼, 다 입고 나면 잠깐 탈의실 밖으로 좀 나와.

촬영 전에 우리끼리 얘기할 게 좀 있다네.>

 

“우리끼리?”

 

<응. 우리끼리 뭘 좀 맞춰놔야 될 게 좀 있겠지. 뭐.>

 

“응, 알겠어.”

 

전화를 끊으니, 아영 씨가 호기심어린 얼굴로 나를 빤히 쳐다본다.

 

“씨엔블루끼리만, 비밀 얘기?”

 

“아, 아니에요. 아마 제가 워낙 어리버리하니까, 대사 같은 거 가르쳐주는 걸 거예요.

전체 상황도 알고 있어야 하고, 나머지 멤버들이 언제 끼어드는지도 알아야 하고.”

 

“아, 그렇긴 하겠다. 아무래도 멤버들이 언제 섞이면 될 지 알아두면 좋을 거 같긴 해요.

갔다 와서 나한테도 얘기해줘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코디 언니를 불렀다.

언니는 비키니를 입고 오자, 난리였다.

 

“어머, 어머!! 미녀야!!! 너 정말...죽인다!!!

이를 어쩔....진짜 너 베이글녀로 대한민국 1위 찍겠다 너!!!

와우~~이거.....죽이는데........”

 

거울에 비춰본 내 모습은 정말 심각했다.

분명 좀 덜 파인 걸 골랐는데, 옷 자체가 아니라, 내 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아닌가. 요즘 옷들이 다 문제인가.

이건.....전혀 커버가 안 되고 있었다.

목 뒤로 끈을 묶었지만, 그리고 가려보려 했지만, 이건 가운데만 겨우 가린 꼴이었다.

겨드랑이 양쪽으로 드러난 가슴과 가슴 골 쪽은 전혀 커버가 안 되고 있었다.

거울 속 내 모습은, 그야말로 너무나 야해 보였다.

 

원장 수녀님이 보시면, 정말 까무러치시겠다.

 

“언니, 다른 옷은 없어요? 이거....너무 심해요.”

 

“미안. 없어. 핑크색은 더 심할 걸?

아마 핑크색은 방송사고 수준일 거다.

어쩌겠니......널 이렇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그저 감사해라.

이렇게 마른 애가....이런 볼륨감이.....와우~ 그저 부러울 뿐이다.”

 

그러더니 언니는 내 귀에 작게 속삭였다.

 

“미녀야, 너 오늘 완전히 전부 아웃시키겠다.

아영 씨보다 니가 백 배 더 이뻐. 게다가 가슴~~와우~ 진짜 애와 어른이다. 큭큭”

 

“언니!!!!”

 

언니의 놀리는 말에, 타박하듯이 말했지만, 진짜 난감했다.

내가 보기에도, 이건.....방송에 나가기가 너무 민망했다.

 

“언니, 나 위에 걸치는 거, 뭐 없어요?”

 

“야, 이대로 나가야지. 이걸 왜 가려?”

 

“제발 언니. 뭐라도 좀 주세요.”

 

결국 코디 언니는 한숨을 쉬며, 너무 아깝다고 뭐라고 계속 얘기하면서 비치점퍼를 하나 건넸다.

희고 투명한 점퍼라서 안이 훤히 다 보였다.

 

“이건, 입으나마나 아니에요?”

 

“얘는.....그래도 확실히 다 가렸구만 뭐.

아깝다. 벗는 게 확실히 좋은데......”

 

탈의실에서 나가자, 아영 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야, 뭐야? 와!!! 세상에!!! 미녀 씨 진짜 장난 아니다!!

점퍼 안은 진짜 장난 아니겠는데.......

비치는 것만 봐도 이런데......

오늘 남자들 난리 나겠어요.”

 

“아...아니..저.....”

 

부끄러워서 말도 제대로 못하다가, 나는 결국 밖에서 기다린다며 나왔다.

근데 이 꼴로 멤버들을 어떻게 보지......

걱정하며 나왔는데, 여자 탈의실 바로 앞에 수영복만 입은 그가 서 있었다.

그의 벗은 몸.......

분명 봤었지만,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잘 잡힌 근육도, 탄탄해 보이는 가슴도, 그리고 근육으로 다져진 팔뚝도......

바라보기에는.......부끄러웠다.

그의 눈이 화난 듯 나를 보고 있었다.

아니 내 몸을 훑고 지나갔다.

뭔가 알 수 없는 수치감에 입술을 깨물었다.

순간 그가 내 손을 잡고 샤워실 쪽으로 끌고 들어갔다.

 

“뭐, 하는 거예요?”

 

그는 내 물음에는 아랑곳없이 샤워실 문에 걸려 있던 목욕 가운을 빼서는 내 어깨에 걸쳐준다.

 

“입고 있어.”

 

화가 났는지.....목소리가 갈라지는 듯, 거칠었다.

내가 여기에 온 것이 싫은 건지....뭐 때문인지......그의 시선도, 그의 목소리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화내고 있는 그를 마주하는 건 더더욱 힘들었다.

내가 머뭇머뭇거리고 있자, 그는 아예 목욕 가운의 끈까지 꼼꼼하게 매어준다.

지금 이게 뭐하는 건가.

이 사람이 지금 화내는 것도 이상하고, 내게 옷까지 입혀주는 것도 이상하다.

분명 이치에 맞지 않다.

그가 지금 내게 이래서는 안 된다.

마치 하꼬네의 온천에서 내게 해 주듯이, 이래서는 안 된다.

 

“내가......우스워요?”

 

“무슨 소리야? 갑자기?”

 

“그럼, 내 말이 말 같지가 않아요?”

 

“뭐?”

 

“난 분명 말했어요.

난 이제 완전히 끝났다구요. 이제 당신이란 사람과 나, 아무 인연도 아니라구요.”

 

독하게 뱉어낸 내 말에, 그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그의 이마 옆으로 힘줄이 선다.

그러나 나는 더 독하게 이야기한다.

 

“우리, 헤어졌어요. 아니 이미 3년도 더 전에 헤어졌어요.

당신이 내게 이별을 고했던 그 가을에, 우린 이미 다 끝난 거였어요.”

 

“고미녀........”

 

“그러니까.......이제.......각자 갈 길 가요.

아니, 내가 이런 말할 필요도 없겠네요.

이미 당신은 당신 갈 길 잘 가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지금처럼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이 보면, 오해하는 이런 행동,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내 할 말만 한 후, 샤워실 밖으로 나가려는데 내 팔을 그가 잡아서 돌려세운다.

 

“왜 이래요?”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내 갈 길 잘 가고 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고!”

 

도리어 그가 화를 낸다.

감정적이 되면 안 되는데, 이 사람 앞에서 나는 또다시 내 감정을 드러내고야 만다.

 

“아영 씨랑........잘 어울린다구요. 그러니까......잘 해보라구요

이런 말도 할 필요가 없겠네요. 이미 잘 지내고 있으니까......”

 

“고미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건, 그냥 촬영일 뿐이잖아.

근데........지금..........”

 

“아영 씨가, 당신의.......첫사랑과..........닮았다면서요?”

 

바보 같이, 정말 바보 같이, 이 말을 입 밖으로 뱉다니.......

고미녀, 적어도 자존심은 지켰어야지.

그래도 이 말만은 하지 말았어야지.

 

“너, 그게 무슨 소리야? 너.......그게 누군지는 알고.......이렇게 말하는 거야?”

 

“아니요. 몰라요. 당신의 첫사랑이 누구였는지...........내가 알 리가 없죠.

그래도 적어도 하나는 알아요.

당신에게........굳이.........나일 필요는 없었어요.”

 

결국 다 말하고 말았다.

끝난 마당에, 헤어진 마당에, 이렇게까지 내 바닥을 보여야만 할까 싶었지만,

이보다 더 내려갈 곳도 없다 싶으니 속이 후련하기도 했다.

어차피, 그에게 난 바닥이다.

멋지게 헤어진다는 거, 좋은 모습으로 헤어진다는 거, 그건 정말 드라마에서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다.

현실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그렇게 쿨하게, 그렇게 아름답게 보내줄 수가 없다.

잘 가라고, 행복하라고, 사랑했었다고,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삼겠다고.....

그런 말들을 하면서 보내줄 수가 없다.

이게 내 바닥이다.

이게 나라는 사람이다.

그래, 이것도 좋다 싶다.

이렇게 바닥까지 다 보여주고 나면, 죽어도 미련 따위는 안 생길 테니까.....

부끄러워서라도 다시는 그에게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하고 싶은 말 다 했으니, 그걸로 되었다 싶다.

 

내 양 팔을 잡은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가서 점점 아파온다.

 

“이제.....놔줘요. 아파요.”

 

“...............”

 

놓아달라는 말에도 그는 꿈쩍을 하지 않는다.

그의 시선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난 그의 시선을 빗겨 선다.

이제 그만, 이제 진짜 그만하고 싶다.

 

“놔 달라구요!”

 

“.........질투..............하는 거니?”

 

그의 입에서 나온 말에 내가 더 놀라고 말았다.

놀라서 바라본 그의 눈은 아까와는 다른 색깔이었다.

여전히 고통스러워 보였지만, 뭔가 달라 보였다.

기대감.....같은 게 보이기도 했다.

그의 눈을 보다가 그의 손을 뿌리치고는 도망치듯이 밖으로 나왔다.

 

정말 왜 이러니....고미녀....

다 끝난 일이야. 제발.....다 끝난 일이라고.

그러니까.......제발 바보 같은 짓 좀 하지 말자. 제발.

 

 

 

 

 

6

 

 

 

 

멤버들과 함께 상황 설명을 들었지만, 내 귀에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어차피 수영을 안 할 테니, 아마 멤버들과 두 사람은 물 속에서, 나는 밖에서 비치의자에 앉아 있는 게 다일 것이다.

수영장 안은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실내였지만, 햇살이 물 밑까지 뻗치고 있었다.

 

"자, 자, 신우하고 아영이는 자연스럽게 얘기 나누면 돼.

나중에 봐가면서 편집할 거니까......너무 작위적으로만 만들지 말고.

그냥 평상시대로 자연스럽게.....

어색하면, 그대로도 괜찮으니까......

카메라 일단 돌릴게.”

 

자연스러운 장면을 찍는다며, 수영장 안으로 쭈뼛쭈뼛 들어오는 우리까지 찍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 때 감독님이 나를 불렀다.

 

“어이, 고미녀 양!!!”

 

“예? 예. 감독님.”

 

“아무리 수영은 안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수영장인데, 목욕 가운은 좀 너무 한 거 아니야?”

 

아, 그러고 보니 계속 걸치고 있었다.

사실 그가 걸쳐주지 않았더라도 내가 입었을 것이다.

감독님의 성화에 가운을 벗자, 스텝들 사이에서 휘파람이 나왔다.

 

“와~고미녀 양, 몸매 정말 좋은데?

왜 그렇게 감추고 살았어?”

 

비치 점퍼로 가리고는 있었지만, 아무래도 아래는 아무 것도 안 입었으니,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 점퍼도 어차피 시스루라 속이 훤히 비치고 있었다.

내가 뭐라고 말하려는 찰나,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뭔가 기분 나쁜 듯, 딱딱하게 굳은 목소리였다.

 

“저희 찍는 거 아닙니까? 초점이 너무 다른 데로 가는 거 같은데요?”

 

“어어? 아....그렇지. 찍고 있다니까. 자, 그럼 아영 씨와 신우 서로 얘기 나눠 봐.”

 

 

 

둘의 대화를 지켜보며, 나와 다른 멤버들은 수영장 밖 비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마 이런 장면들도 다 찍히는 것 같았다.

멤버들의 반응....뭐 이런 식으로 들어갈 것 같았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기를......

정말 다음부터는 나는 절대로 촬영하지 않겠다고, 정말 단호하게 얘기해야겠다고, 깊이 깊이 다짐할 뿐이었다.

 

“오빠, 근데 저 수영 못해요.”

 

“그래? 내가 가르쳐줄까?”

 

“네. 안 그래도 오빠한테 가르쳐 달라고 하려 했어요.”

 

방글거리는 아영 씨의 미소가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22살......

저토록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 저 22살의 나이에, 나는......하아.......죽지 못해 살았었다.

다시는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고 싶지 않은........그 나이.

나의 스물두 살.......

이제...나는...저런 밝은, 맑은 웃음을 짓지 못하는, 스물다섯 살의 여자가 되어 있었다.

 

“미녀 씨, 미녀 씨도 같이 들어와서 놀아요.”

 

갑자기 아영 씨가 나를 불렀다.

일제히 모든 시선이 내게 몰렸다.

그도 나를 보고 있었다.

 

“미안해요. 저, 수영 못해서.....그냥 밖에 있을게요.”

 

“에? 나도 못해요. 신우 오빠한테 같이 배워요.”

 

난 급하게 손사래를 쳤다.

갑자기 왜 나를 부르나 싶어서 놀랬다가, 이것도 아영 씨의 성격을 보여주는구나 싶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보이는구나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내게는 가시방석 같은 자리다.

 

내가 거절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아영 씨 혼자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머리를 물에 넣고, 두 팔과 두 다리를 물 위에 띄우고는 열심히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그는 그런 그녀의 배와 허리를 계속 감싸 안고 있었다.

 

다정하게 그녀를 안고, 잡아주고 있었다.

마치......21살.......그 때 내게 해줬던 것처럼......

A.N.JELL 화보 찍을 때처럼, 그렇게 다정하게 잡아주고 있었다.

그는 원래.......그런 사람이었다.

이렇게 친절한 사람이었다.

내게만 특별했던 게 아니었다.

 

“와우~~ 이거, 너무 닭살 돋잖아!!!”

 

정신이가 보다 못해서 소리를 질렀다.

 

“냅둬라. 청춘 남녀잖아.”

 

종현 씨가 시크하게 정신이의 말을 받았다.

감독님은 둘이 끼어드는 게 재미있는지, 연신 우리 쪽을 찍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도 둘은 너무 잘 어울렸다.

스물여섯의 그와 스물둘의 그녀.

귀엽고 풋풋한 그녀와, 너무나 밝아보이는 그녀와 정말 잘 어울렸다.

 

갑자기 민혁이와 정신이가 서로 눈치를 주고 받더니, 아무 생각 없이 비치 체어에 길게 누워 있던 종현 씨를 둘이서 팔 다리를 잡고 스윙을 한다.

 

“야, 야!! 너들 지금 뭐 해?”

 

“뭐하겠냐? 형, 수영장의 묘미는 이런 거야.”

 

정신이와 민혁이는 서로 키득대더니 하나, 둘 구령을 부르면서 종현 씨를 수영장 저 속으로 던져버렸다.

 

“야, 너들 지금 이 형한테, 이런 식으로 했다 이거지?”

 

종현 씨는 헤엄쳐 나와서 둘을 잡으러 다니기 시작했다.

수영장 안이 이내 시끌벅적해졌다.

모두들 즐거워보였다.

 

“아, 형! 원래 수영장에서는 이렇게 노는 거야!!!

별로 깊지도 않고, 발도 닿는 깊인데, 오버다 오버!!”

 

“이것들이? 좋아, 너들도 당해봐라.”

 

종현 씨는 정신이를 잡아서 레슬링을 하듯이 물속으로 집어 넣어버렸다.

아웅다웅대는 모습을 보며 웃고 있는데, 여자 스텝 한 사람이 내게 와서 귓속말을 한다.

 

“고미녀 씨, 감독님께서 고미녀 씨도 들어가시라는데요.”

 

“네? 전 수영 못해요.”

 

“저쪽이 깊지. 여긴 발 닿는 곳이라서요. 그냥 수구하면서 노는 장면...뭐 그런 거 넣을 거 같아요.”

 

“아....예.....”

 

“그리고 들어가실 때는 비치 점퍼 벗어주세요.”

 

“네? 이걸 벗으라구요?”

 

“그게.......점퍼가 젖어서 붙으면, 원래 더 야해 보이거든요.

그래서 차라리 벗으시는 게, 수영복스러워서 덜 야해 보이고 나으실 거예요.”

 

말을 듣고 보니 그럴 것도 같았다.

점퍼가 젖어버리면, 진짜 속옷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차라리 점퍼가 없으면 수영복 입었구나 싶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혹시나 몰라서 점퍼를 미리 벗었다.

옷을 개어서 의자에 두고 다시 고개를 돌리는데, 그가 나를 화난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이었지만, 그는 분명 화난 표정이었다.

마치 내가 엄청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표정.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난 그저 시키는 대로 하고 있을 뿐인데, 그는 계속 저렇게 화난 듯,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다.

 

“와~! 누나!! 진짜 끝장이다.”

 

어느 틈에 정신이가 내 눈 앞에 서 있었다.

 

“무슨 소리야?”

 

“누나, 진짜 전국의 남자들이 누나 앞에 줄 서겠는데?

아마 검색어 1위 나올 거 같애.

베이글녀...뭐 이러면서......”

 

“아니야.”

 

“참, 누나, 옷 벗은 거 보니까, 누나 지금 스탠바이한 거 맞지?”

 

“응? 뭐가? 어어어~~ 정신아!!! 야!!!”

 

정신이가 갑자기 내 어깨와 다리 쪽으로 팔을 넣어서 나를 안아 올렸다.

 

“입수, 스탠바이!!!”

 

“정신아!!! 빨리 내려줘!!!! 나 수영 못해!!!”

 

그 때 뒤에서 그걸 보던 민혁이가 달려왔다.

 

“야, 이정신, 미쳤냐? 누나 수영 못해!!!”

 

그러나 정신이는 어림도 없었다.

 

“이 몸이 지켜준다니까? 게다가 여긴 가슴 정도밖에 안 와.

자 그럼, 저와 함께 입!수!”

 

정신이는 나를 안고 그대로 물 속으로 뛰어들어버렸다.

정신이는 물 속에서도 나를 놓지지 않고 안고 있었다.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내 다리를 바닥에 내려준다.

 

“봐, 안 깊잖아.”

 

“어, 그러네?”

 

그제서야 안심한 듯 발을 딛고 섰다.

그러자 갑자기 종현 씨와 민혁이도 뛰어들어와서는 내게 물을 뿌려대기 시작한다.

 

“자, 자, 여신에게 물을 뿌려줘야지.”

 

“아, 하지 마.”

 

계속 뒷걸음치고 있는데, 종현 씨가 갑자기 다급하게 외쳤다.

 

“야, 고미녀!! 더 가지 말고 이쪽으로 와. 더 가면, 거긴 깊어.”

 

“어?”

 

그 말에 다시 돌아가려 하다가 발에 뭔가 미끈한 게 밟혔다.

 

어어......!!!!

 

수영모인가 싶었는데, 그만 제대로 밟고 미끄러지고 말았다.

순간 갑자기 내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았다.

이상한 공포감이 밀려왔다.

순식간에 물속으로 나는 잠겨들어 갔다.

패닉.........

 

숨막혀.......

끝도 없이 가라앉고 있다.

순식간에 공포가 엄습해왔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있었다.

숨을....더...이상........쉴 수가 없다.

점점....눈 앞이....보이질 않았다.

그 때, 저기서, 누군가가 날 향해 헤엄쳐 오고 있었다.

누군가..........

숨이 끊어질 것 같을 즈음.......

내 몸을 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내 입술에 부드러운 무언가가 느껴졌다.

어느 새 내 입을 벌리고, 그 사이로 공기가 들어왔다.

터질 것 같은 숨이, 조금은, 아주 조금은 살 것 같다고 느낀 찰나, 그대로 정신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고미녀!! 고미녀!!!”

 

누군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내 입술 위에 누군가의 입술이 계속 다가오고 있었다.

공기가 자꾸 입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왼쪽 가슴이 아팠다.

누군가 계속해서 내 가슴을 누르며, 내 입술에 입술을 맞닿고 있었다.

 

“쿨럭, 쿨럭.........”

 

기침을 하면서 물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내 가슴을 누르던 힘이 조금은 약해졌다.

 

겨우 겨우 눈을 뜨는데, 내 눈 앞에 바로 그가 보였다.

그의 눈이, 온갖 색깔을 다 담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그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아?”

 

짧은 말이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갈라진 채로 뭔가 신음소리처럼 들렸다.

말은 못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하아........

 

그는 한숨을 깊게 쉬더니, 나를 앉게 했다.

여전히 힘을 못 주고 흐느적거리자, 그는 앉은 채로 나를 품에 안고는 내 등을 쓸어내렸다.

내 머리는 어쩔 수 없이 그의 가슴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쿵..쿵...쿵....쿵.....

그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터질 듯이 뛰어대고 있는 심장 소리.......

내 심장만큼이나 정신없이 뛰어대고 있었다.

 

“와, 진짜 십년감수했네. 누나, 괜찮은 거지?”

 

정신이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고개만 그저 끄덕였다.

 

“얌마!”

 

“아야!! 야, 강민혁!!!”

 

찰싹거리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의 비명이 들렸다.

 

“내가 말했잖아. 누나 수영 못한다고. 하여튼, 일만 쳐요. 일만!!”

 

“아니, 아까는 괜찮았어. 물 튀기다가....옆으로 가는 바람에....

에잇~~ 여기 풀이 이렇게 깊을 줄 알았냐?”

 

“여기 3M야. 죽는다고 임마!!!”

 

둘이 티격태격대는 소리를 들으니, 이내 안정이 된다.

이제 그의 품에서 나와야겠다 싶은데, 몸이 말을 듣질 않는다.

안 되는데, 이거 다 나가는데........큰일이다 싶다.

아니나 다를까 감독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부분은 잘라야겠다. 아무래도 오해할 수도 있고.....

뭔가 사고난 거 같아서...자르고 가자.”

 

감독님의 말에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나, 이제 괜찮아요. 쿨럭....이제.....잠시 쉬고 있을게요.”

 

결국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주위를 보니, 다들 걱정스럽게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특히.....그는......내 바로 앞에서,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그가 또 다시 한숨을 쉰다.

 

하아.......

 

왜 그러는가 싶어서 그를 바라보며, 바닥을 한 쪽 팔로 짚는데, 힘이 빠져서 휘청해버린다.

그 때 갑자기 그의 두 팔이 내 몸을 안아 들었다.

 

“어!! 어!! 잠깐만요. 나 걸을 수 있어요.”

 

내 말에도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감독님께 말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잠시 끊고 쉬고 가시죠.

고미녀도 잠시 쉬어야 할 것 같은데요.”

 

“어..응...그러지 뭐. 30분 정도 쉬고 가자.”

 

감독님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그는 나를 안고 걷고 있었다.

아영 씨의 황당해하는 눈도, 멤버들의 의미심장한 눈빛도 모두 뒤로 한 채, 그는 나를 품에 안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려....줘요......나......괜찮아요.”

 

“내가!!”

 

“네?”

 

“안 괜찮아!!”

 

 

그의 가슴에 기대어, 미친듯이 뛰어대고 있는 그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그의 품에 안긴 채로, 난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오른손으로 이미 붉어질 대로 붉어진 내 왼쪽 가슴을, 그의 손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내 심장을 꾹 눌렀다.

더 이상 뛰지 말기를.......

그에게 들리지 말기를........

두근거리는 내 심장을 꼭 누른 채,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

 

 

 

너무너무 오랜만이네요.

<신우이야기> 54회를 드디어 올리게 됐습니다.

53회를 8개월만에 올리고, 54회는 6개월만에 올리다니.....

정말 게을러도 게을러도 이럴 수가 없다 싶습니다.

그래도 33장의 스압으로 용서해주시길.....(__)

 

 

여전히 블로그 방문 검색어에 <신우 이야기>가 떠 있네요.

그래서 너무나 죄송스러웠습니다.

연재 중단은 없다고 늘 말씀드렸지만,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이거야말로 연재중단이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실 듯합니다.

 

2009년 10월 말에 처음 <텔존>에 연재했던 이 이야기.....

이제 정말 만 3년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네요.

아직도 보고 계신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끝을 맺으려 합니다.

60회쯤에 끝날 것 같습니다.

사실 시놉정리는 이미 봄에 끝냈지만, 이제야 올리게 돼서 죄송합니다.

중간에 파일 비밀번호를 잃어버려서, 시놉도, 54회도 손도 못 대고 있었답니다.

거의 1달 넘게 찾아서 겨우 비밀번호를 알아내었네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지.......정말 제 머리가 돌인가 싶었답니다.

결국 온갖 비밀번호 조합을 다 넣어서 열었다능....ㅠㅠㅠㅠ

 

사실 54회는 정말 잘 써지지 않는 회였답니다.

분명 내용 전개상 필요하지만, 건널목 같은 회라서......

자꾸 지루하고 늘어지는 느낌이라 굉장히 고민하다가, 결국 54회, 55회를 묶어버렸다지요.

그러면서 상당 부분 생략을 했습니다.

아버지와의 대화 부분도 빼고, 신우의 목소리로 대체해버렸구요.

종현이와 신우의 대화도 압축적으로 넣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그나마 54회가 써지네요.

그래도 이렇게 올리고 나니, 제 스스로는 그래도 대견해하고 있습니다. ㅠㅠㅠㅠ

 

이 이후....이제...조금은 내용이 폭풍처럼 달리게 될 듯합니다.

 

앞 내용이 기억이 나실 지, 걱정도 됩니다.

저역시 쓰면서 앞 부분을 몇 번이나 복습했는지 모릅니다.

문제는 복습하다가 읽는 게 좋아서 쓰지는 않고, 계속 읽어만 댔다는 게 함정입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저 역시 쓰는 것보다 읽는 게 좋아서.....

결국 그 때문에 쓰지 못한 적이 수십 번이었다지요.

그래서 늘 쓰면서 새로 읽고, 또 새로 읽고, 그러나 써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또 못 쓰고,

그렇게 복습만 주구장창 하며 이렇게 6개월이 지나버렸네요.

 

사실 연재가 3년이 다 되어간다고 해도, 작년 6월부터 지금까지 딱 세 편을 쓴 것이니,

3년이라고 말할 수도 없을 듯합니다.

어쨌든, 이제...이 아이들도 보낼 때가 된 듯합니다.

 

아마추어의 글이니, 그러려니 하고 봐주시길......

의미도 없고, 그저 진부하기만 합니다.

그래도......이것이 제 한계이자, 제 깜냥인 듯하니, 그저 그렇게 봐주시길........

 

일본 출장 가기 전에 꼭 한 편은 올려야지, 하고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올리게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

계속 검색하며 기다려주신 님들께 진심 감사하고, 또 죄송합니다.

다음 편은.......8월 말, 혹은 9월 초에 가지고 오겠습니다.

 

아직도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리 오래 읽어주시니....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__)

 

+) 54회 제목은 배경음악에 있는 한웅재님의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어서> 노래 제목에서 따왔습니다. 이 이상의 제목이 없는 것 같아서요.

   좋은 음악 알려주신 예쁜맘횽, 진심 감사드려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