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미래의 어느 날

그랑블루08 2012. 8. 19. 00:44

늘 그렇듯이

출장이라고는 하지만, 출장과 휴가를 함께 써서

온 가족을 데리고 일본에 왔다.

 

남편과 아이를 데려와서, 내가 일하는 동안 고생한 아이를 위해,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갔었다.

 

그런데...의외로 참....아름다운 광경을 많이 보게 됐다.

그 중에서도,

칠순은 넘으신듯한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휠체어에 태워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오셨다.

할아버지는 할머니 휠체어를 뒤에서 밀어주시며, 참 다정하게도 다니셨다.

난 왜 여기서 공주님과 은시경의 미래를 본 것 같은 건지.....

 

어젠 날도 많이 더웠고, 엄청 힘든 날이었는데,

두 분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고 계셨다.

그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아주 오래오래 재미나게 살 것 같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직접 본 것 같아서 말이다.

 

오늘은...원래 교토에 가려고 했었는데,

어제 애랑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놀아주느라 너무 무리를 해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교토를 포기하고 오사카 시내에서 놀게 됐다.

백화점에 들어가 점심을 먹는데 스파게티 집이었다.

그곳에서 역시....나이 지긋하신 두 분이 들어오셨다.

우리 옆 테이블에 앉으셔서는, 할아버지는 카푸치노를, 그리고 할머니는 달달한 케익과 커피를 시키시고는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셨다.

 

그 모습이 참....신기했다.

나이지긋하신 두 분이, 마치 연애를 하시듯이, 커피와 케이크를 드시며 다정한 시간을 보내시는 게,

너무 이뻐보였다고나 할까.

 

어제도, 오늘도,

은시경과 공주님의 일상을....

그 미래를.....

한 단면을 미리 본 것 같다.

 

아, 저렇게 살고 있겠구나....

아, 앞으로 저렇게 살아가겠구나 싶었다.

 

 

조곤조곤 말씀하시는 할머니의 말씀을,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으시며, 조용히 들어주셨다.

두 분 다 연세가 지긋하셨지만,

할아버지는 너무나 세련되게 양복을 입으셨고,

할머니는 긴 스커트에 공주님처럼 이쁘게 차려 입으셨다.

고상하고, 우아해 보이셨던 두 분.

 

젊은 커플들은 누구나 휴대폰만 들여다 보며 있는데,

이 두 분은 시종일관 서로를 바라보시며, 미소 짓고 계셨다.

 

참....인생이 아름다웠다.

 

칠순이 되어서도, 저렇게 살고 싶다.

 

늘 연애하는 것처럼.....

여전히 두근대며, 여전히 서로를 바라보며, 아름답게, 이쁘게 살고 싶다.

 

 

 

+) 병이겠지?

   모든 아름다운 커플은 다 은신처럼 보이는 건 말이다.

   미래의 한 장면을 두 번이나 보았다.

   그래서 왠지...마음이.....따뜻해졌다.

   정말 두 사람은....이렇게 50년도 더 살겠지.......

   황혼.....

   여전히 아름다운 황혼이었다.

   이 이야기로....미래의 은신 한 장면을 쓰고 싶다.

 

+) 인터넷은 한국이 최고다.

    일본은 지금도 잘 안 된다. 역쉬...인터넷 강국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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