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위 상공쯤일까? 하늘 위는 참 맑았다.>
갑작스럽게 이름이 올라가서
또 갑작스럽게 책임을 맡고
오늘 행사를 치르고 있다.
도대체 누가 날 여기에 끌어 넣었는지 알지 못한 채로
출장 다녀오자마자 질질 끌려와서
잠도 못 자고 이러고 있다.
어차피 갑작스러운 거니 다들 대충하라고 한다.
충분한 설득 없이 내게 묻지도 않고 책임자로 이름을 올려버렸으니
내겐 책임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내 이름이 걸린 일이다.
책임이라는 것.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책임이라는 것은 결국 마음가짐이 아닐까 한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는 자세.
내 이름을 거는 자세.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내 이름을 걸고 부끄럽지 않게 끝내는 자세.
오늘도 그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