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 본다 - 이승환
물어본다
많이 닮아있는 건 같으니
어렸을 적 그리던 네 모습과
순수한 열정을 소망해오던
푸른 가슴의 그 꼬마아이와
어른이 되어 가는 사이
현실과 마주쳤을 때
도망치지 않으려 피해가지 않으려
내 안에 숨지 않게 나에게 속지 않게
그런 나이어 왔는지 나에게 물어본다
부끄럽지 않도록
불행하지 않도록
푸른 가슴의 그 꼬마아이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니
어른이 되어 가는 사이
현실과 마주쳤을 때
도망치지 않으려 피해가지 않으려
내 안에 숨지 않게 나에게 속지 않게
그런 나이어 왔는지 나에게 물어본다
부끄럽지 않도록
불행하지 않도록
더 늦지 않도록
부조리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에
내 안에 숨지 않게 나에게 속지 않게
그런 나이어 왔는지 나에게 물어본다
부끄럽지 않도록
불행하지 않도록
워워워 않도록
가사 출처 : Daum뮤직
마흔....
생각보다 마흔은 멀지 않았다.
내 목표 같았던, 내 완성 같았던 마흔이 벌써 발 앞으로 다가와버렸다.
마흔엔 뭔가가 되어 있겠지, 내 꿈을 이루었겠지,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어느덧 나는 마흔을 앞두고 있다.
마흔을 준비한다는 것.
여전히 나는 모르겠다.
그러다 포털에서 "마흔"이라는 키워드로 나온 책을 보고는, 그리고 마흔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만나고 살아야 한다는 책소개를 보고는
덜컥 사버렸다.
너무 바쁜 와중에 새벽에 책을 붙들고 있으니, 남편이 잠이나 자라고 했지만,
그래도 이런 책이라도 읽어야 살 것 같아서, 후두둑 읽어버렸다.
생각과는 다른 책이었다.
훨씬 더 비지니스적인 책이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인생의 지혜를 담은 것과는 거리가 먼,
기술적인 책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몇 가지 말은 가슴에 남는 듯하다.
이 책의 키워드를 하나로 표현한다면, 버려라..였다.
맞지 않다면 버려라, 굳이 다 끌고 가지마라....이 말이 굉장히 많이 남았다.
20대~30대의 인맥 만들기는 '확장' 위주다.
새로운 사람을 계속해서 만나면서 인맥으로 만든다.
20~30대에는 누가 정말 필요한 상대인지 꿰뚫어볼 만한 능력이 없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모으는 데 의미가 있다.
30대를 거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면, 인맥의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
자신의 위치나 업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사람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필요한 때 필요한 사람이 있는가? 이것이 당신에게 필요한 진짜 인맥이다.
그래서 40대에는 '압축하는' 인맥 만들기가 필요하다. 압축하려면 먼저 버려야 한다.
<마흔에 꼭 만나야 할 사람, 버려야 할 사람> 중에서
물론 이 글에서 말하는 인맥이란 회사나 업무와 연관된 인맥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인간관계와는 또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 있는 압축하는 인맥이란, 사실상 일반적인 인간관계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다.
생각해보면, 나랑 맞지 않는 사람과도 어떻게든 같이 가보려고, 시간을 허비하고, 정신적으로 피로한 경우도 많다.
다른 사람은 같아질 수가 없다.
최대한 인정하고,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굳이 다른 사람과 깊은 관계까지 갈 필요는 없는 듯하다.
이제 20~30대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40대는 조금은 달라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폭넓은 인간관계가 아니라, 내게 필요한, 함께 있어서 도움이 되는, 편안하고 좋은 그런 관계를 맺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모난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개성을 철저히 주장함으로써 그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을 불러 모은다."
"강렬한 개성을 발산하면 만나고 싶은 사람이 알아서 모여든다."
"무난한 100명보다 '뜻을 함께 하는 동료' 한 명이 더 낫다."
"널리 모두에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생각은 과거의 방식이다.
압축하라! 압축하고 또 압축해서 '이것밖에 하지 못한다!'하는 상태로 만들어라.
그때 비로소 "이런 사람을 찾고 있었어!"라고 하는 사람만이 당신 주위에 모여들 것이다."
"모두를 상대할 필요는 없다."
결국 모두를 상대한다는 것, 모두의 이해를 받는다는 것, 모두의 공감을 얻는다는 것,
그것은 개성이 없다는 것과도 같다는 것이다.
결국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내 특색이 없으니, 여기에도 비슷, 저기에도 비슷해지는 것이다.
마흔은 이제 자신의 것이 뚜렷해야 한다.
내가 뚜렷해야 한다.
그래서 나와 맞고, 나와 비슷하고, 내게 도움이 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는 부분은 그것이다.
내게 도움만을 바라는 사람을 버려라.
그리고 내게 도움이 되는 사람을 찾아라.
물론 이것은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단순하게 내게 도움이 되는 사람만을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상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라는 것이다.
아니, 그런 사람이 올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내 개성을 드러내고, 나와 같은 사람, 나의 개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끌여들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책은 다 버리고 나서, 꼭 얻어야 할 사람 5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1. 쓴소리를 하는 독수리 - 신랄한 지적을 해주는 사람.
2. 약점을 보완해주는 부엉이 - 자신의 약한 부분, 서툰 부분을 보강해주는 사람.
3. 소개 능력이 뛰어난 제비 - 이런 사람 어디 없을까? 라고 물었을 때 연결해주는 사람
4. 항상 자극을 주는 백조 - 일상과는 전혀 다른 자극을 주는 사람
5. 대립하는 의견을 말해주는 콘도르 - 이게 옳아!라고 믿는 자신에게 대립 의견을 말해주는 사람
이런 사람이 아니라면, 버리라고 한다.
내게 이런 사람이 있는가, 혹은 내가 이런 사람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남편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남편에게 어떤 사람인가?
남편은 내가 약점을 보완해주는 부엉이 같은 존재라고 했다.
내게도 남편은 그런 것 같다. 내 서툰 부분을 보강해주는 사람, 그리고 항상 자극을 주는 사람...그런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굉장히 필요한 사람 같다.
어쨌든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책이었다.
굉장히 비즈니스적이었지만, 의외로 군데군데 마음에 담을 만한 부분은 있었던 것 같다.
버리고 압축하다.
인간관계에서 모두를 끌고 가려 하지 말고, 내 개성을 드러내서, 나와 맞는 사람만으로 압축하라.
그 말이 가장 많이 남는다.
20~30대와 40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
이제 나는 인간관계를 넓힐 때가 아니라, 내게 맞는 사람을 찾아서, 집중하고 압축하는 것이 필요한 듯하다.
만나기 싫은 사람은 단호히 만나지 마라.
이야기 하기 싫은 사람은 이야기하지 마라.
쓸데 없이 퍼져 있는 인간관계를 정리하라.
나와 맞고, 내 삶을 자극하고, 내게(혹은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
그 관계를 깊게 하라.
그 말이 참 많이 남는다.
이제 인생은 얼마 남지 않았다.
직장에서 이제 정신없이 달리며, 위로 올라가야 할 시간들이다.
너무나 없는 시간 속에서 퍼져 있는 관계를 아우르려다, 어쩌면 내게 가장 소중한 관계들에 소홀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마흔은.....조금은 다른 시간대인 듯하다.
마흔을 준비한다는 것.
그래도 이 말은 참 마음에 든다.
내 개성을 이제 숨기지 말고 드러내라는 말.
이제 나와 비슷한 사람들,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라는 말,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건, 거짓말이라는 말.
절대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그건 결국 내가 거짓말을 하거나, 나는 개성이 없다는 말이 되므로....
살다보니 그러하다.
너무나 다양한 모습들이 있다. 그 다양한 모습에서 서로가 맞는 부분을 보면 되는 것이고, 그것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맞지 않는 것을, 취향이 다른 것을 억지로 바꾸게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어차피 비슷한 부분으로 찾아가면 되는 것이지,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마흔은 이제 내 얼굴에 책임지는 나이다.
이미 내 얼굴에 내가 드러나 있다.
성격도, 내 꿈도, 내 스타일도, 취향도, 모두 드러난다.
글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 책이 말한 대로, 이젠 내 개성을 드러내서,
나와 맞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면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해도, 조금은, 고민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나의 마흔.......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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