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이미 지나간 자리, 이제 수많은 꽃들이 피고 지고 있다. 튤립...너무 이쁘게 심겨 있어서 찍은 사진....>
가장 중요한 일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 괴테 -
뭔가 내 삶이 정리되어 있지 못할 때,
뭔가 내 삶에 짜증이 묻어 나올 때,
뭔가 내 삶에 내가 주인이 되지 못하고, 늘 끌려다니는 느낌이 들 때,
뭔가 내 삶이 재미있다 느끼지 못할 때,
뭔가 내 주위의 모든 것들에 화가 날 때,
뭔가 내가 남과 비교하고 있을 때,
뭔가 나 혼자만 모든 일을 감당하는 것 같아서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때,
읽는 책이 두 권 있다.
그 중 하나가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다.
이 책이 내게 가장 크게 준 말은 위의 괴테의 말이다.
중요한 일과 급한 일들 중에서, 급한 일들을 하고 있다, 라는 사실.
그것이 준 깨달음은 실로 컸다.
내 삶을 바꾸어 놓을 만큼, 내가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지, 얼마만큼 멀리 보고 있는지, 늘 점검하도록 만들었다.
천천히 가지만, 오래가야하는 일, 그러나 그 오래가는 일은 늘 중요한 일과 연계되어 있다.
빨리 가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늘 순간적으로 끝나는 일, 그것은 급한 일과 연계되어 있다.
내 삶의 질과, 내 삶의 성장과 연관된 건, 당연히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급한 일 역시 처리하며 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직장인의 숙명, 또 일상인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한참 헤맸던 것 같다.
내가 왜 이렇게 시간의 노예가 되었을까, 내가 왜 이렇게 시간 활용을 못할까,
고민을 하던 순간,
어쩌면 내가 내 시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늘 일에 치이고, 일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그러다보니, 원래 많던 일이 점점 더 쌓여만 가고,
무엇이 중요한 일이고, 무엇이 급한 일인지 헷갈리고,
급기야 지금 내가 이 주어진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인지, 못하는지, 그조차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시간의 노예.
어느 순간, 내 탁상 달력이 비어져 있고,
내 다이어리가 들쑥날쑥이고,
내 휴대폰의 스케줄도 정리된 듯, 만 듯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것이었다.
달력에도, 다이어리에도, 휴대폰에도 모든 스케줄이 정리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정리할 시간조차 없어서, 이곳저곳에 난잡하게 뿌려대고만 있었던 거다.
그러다보니, 결국 삑사리는 생길 수밖에 없고,
일은 계속 쳐밀리고, 나는 나대로 끙끙대는 상황이 쳇바퀴 돌듯 반복되고만 있다.
악순환......이었다.
어젯밤......
아이의 저녁을 먹이고, 아이 공부를 가르쳐주고(하필 학교에서 평가가 있는 날이었다.) 빨래를 하고(흰 옷을 즐겨 입는 아이 때문에 손빨래를 해야 하는....)
빨래를 걷고, 다시 빨래를 널고(이런 상황에 오늘 비는 내려주셨다.)
그러다 새벽 3시 3년 짜리 프로젝트 결과보고서 마감날을 보며
두려워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해야만 했다.
여러가지 급한 일들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일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급한 일들은 끊이질 않고, 자꾸만 늘어나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사실은 새벽 3시에 프로젝트 마감 보고서를 작성해야만 했지만,
나는 또다시 이 책을 펴들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또 다시 읽으며, 나를 점검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가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
늘......내가 찾아 읽는 부분이 있다.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이 챕터에 실린 예 중, 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예가 하나 있다.
필자가 일을 진행하면서, 믿고 맡길 전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필자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아가 이 일을 맡아달라며 부탁을 한다.
그 때 전문가는 필자에게 자신의 전체 스케줄(이 전체 한 달 스케줄은 그 사람의 방 벽에 붙어 있었다.)을 보여주며,
자신이 얼마나 많은 일을 맡고 있는지, 또 필자가 원하는 일을 맡게 되면 다른 일은 못하게 된다며,
어느 것을 포기해야 좋을지 도리어 물어보더란다.
필자는 생각해보니, 다른 일을 못하게 되어 발생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낫겠다 생각되어,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 일을 처리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꼭 이 전문가가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 때 필자가 전문가를 찾아간 이유는 단순했다고 한다.
"어떤 일이 성취되도록 하려면 바쁜 사람에게 맡겨라"라는 격언을 따랐다고 한다.
이 예시는 내게 2가지의 깨달음을 던져줬다.
하나는 내가 무슨 일을 맡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하루 하루 얼마만큼의 일을 해나가야 하는지,
모든 스케줄을 표시하고, 나 역시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내가 내 스케줄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생긴 스케줄이나 중요하지 않은 급한 일들, 혹은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을 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내가 바쁘기 때문에 일이 더 주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말 내가 일을 잘 해서가 아니라, 알게 모르게 바쁜 사람에게 일을 주게 되는 분위기가 있는 듯하다.
저 위의 격언......내게 주는 말이기도 했다.
어쨌든 내가 지금 뭔가 끌려가고 있다는 것은,
내 스스로 지금 내게 얼마만큼의 일이 주어져있는지,
하루하루 얼마만큼의 일을 해내야 하는지,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쁘다는 핑계로 정리하지 못했던 스케줄을,
오늘 거의 한시간 반에 걸쳐서 정리했다.
탁상 달력에 2달치 해야 할 일들을 다 적어놓고, 또 그 해야 할 일들과 맡은 일들 사이 사이
해내야 하는 과업들, 또 매일 매일 어느 정도 해나가야 다 할 수 있는지도 다 표기했다.
그러고 나니, 뭔가 다시 시간이 내 손에 잡히는 것 같았다.
늘 뭔가 쫓기는 것 같고, 불안했던 것은,
내가 일이나 스케줄을 놓치고 있을까봐 나타났던 현상이었던 것 같다.
결국 "못한다"라고 말하는 용기는,
바로 내 스케줄을 정확하게 정리해서 적어두는 데서 시작된다.
그것을 알면서도, 늘 삶에, 일에 치여 놓치고야 만다.
어제 그 바쁜 와중에도, 한 시간 동안 이 책을 읽으며 오늘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계획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당장 내 스케줄 정리를 시작했다.
일 때문에 야근을 하고, 이제 퇴근을 하지만,
꽉 짜여진 스케줄만큼, 불안함은 없다.
적혀 있는 스케줄은,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지금부터는 시간 분배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 가운데, 내게 중요한 일들을 빼지 않고, 적절히 배치만 하면 되는 것이다.
급한 일들 속에서도, 중요한 일들을 꾸준히 배치하는 것.
그것을 스케줄화해서 적어두는 것.
그것이 시간의 주인이 되는, 첫번째 무기인 것 같다.
내게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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