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 - 신경림
일상에 빠지지 않고
대의를 위해 나아가며
억누르는 자에게 용감하며
스스로에게 비판적이며
동지에 대한 비판도 망설이지 않고
목숨을 걸고 치열히
순간 순간을 불꽃처럼 강렬히 여기며
날마다 진보하며
성실성에 있어 동지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보되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으며
진실한 용기로 늘 뜨겁고
언제나 타성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며
모든 것을 창의적으로 바꾸어 내며
어떠한 고통도 이겨낼 수 있고
내가 잊어서는 안 될 이름을 늘 기억하며
내 작은 힘이 타인의 삶에
용기를 줄 수 있는 배려를 잊지 말고
한 순간도 머무르지 않고
끊임 없는 역사와 함께 흐를 수 있는
그런 내가 되어야 한다.
목숨을 걸고 치열히....
부끄럽지 않게.....
늘 기억하며....
배려를 잊지 말고....
망설이지 않으며....
성장하는 내가 되길.....
시간에 성실함을 더할 줄 아는,
그 성실에 불평이 아닌 긍정을 더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주어진 조건에 불평하지 않으며,
비교하지 않으며,
알아주지 않는다, 섭섭해 하지 않으며,
오로지 묵묵히,
흔들림 없이,
여전히 바보 같이,
그러나
열정적으로,
늘 꿈을 꾸며, 목말라 하며, 포기 하지 않으며
달려가는 나의 길....
그런 내가 되고 싶다.
야근에 야근.....
계속 달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문득 두려워지는 이 순간.
이 시가 나를 울렸다.
이 정직하고, 단단한 이 시가,
나를 울린다.
마지막 용의 해를 보내며,
이제 다가올 뱀의 해에,
내 스스로를 쳐서 복종 시키는 그 순간까지,
내 게으름과 내 부정적인 면과 내 연약함을 쳐서
가장 순전한 형태로 엎드릴 수 있도록,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할 수 있도록,
정직한 꿈을 꾸고,
정직하게 꿈을 이루어가고,
정직하게 내 삶을 사용해갈 수 있도록,
나를 쳐서 완전히 엎드리는,
나를 비워내고 또 비워내
진정으로 낮게 숙여야 하는,
때.
완전히 비상하기 전,
저 높은 창공까지 날아오르기 전,
내 안으로 가장 지독하게 웅크려야 하는 때,
비상하기 전, 독수리처럼,
멀리 뛰기 전, 움츠리는 황소개구리처럼,
마지막 도움닫기 앞에 서 있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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