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밤벚꽃

그랑블루08 2013. 4. 10. 00:41

 

 

 

 

지난 목요일 밤 갔던 벚꽃길.

토요일 비와 꽃샘 추위로 이제 완전히 떨어져 버린 벚꽃.

 

참 짧은 시간인 것 같다.

 

꽃샘 추위에 벚꽃잎이 눈처럼 날렸다.

늘 아름다운 것들은 순간을 스쳐간다.

 

조금은 여유있지 않을까 했던 시간들도, 어느 틈엔가 다 사라져버렸다.

하루 하루 그 날의 일들을 헉헉대며 끝내놓고 보면, 또다시 주말.....

그렇게 주말에 정신 없이 뻗어 있다가 집안일을 하고 나면, 다시 일주일의 시작......

정신 없는 일상들도, 벚꽃잎처럼 저렇게 눈처럼 날릴 뿐.....

시간이라는 꽃잎도 저렇게 순간 순간 눈처럼 내리는 듯하다.

 

잡을 수 없는 것이 시간일진대.....

참 신기하게도, 그 순간을 사는 동안은 지치고 곤하지만,

지나고 보면, 순식간에 흘러가 버린다.

 

매순간은 피곤하고, 더디고 지치지만, 그 시간들은 늘 순식간에 덩어리가 되어, 사라져 버린다.

 

돌아보면,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서 근근이 살고 있으나,

또 돌아보면, 너무 쉽게 떨어지는 꽃잎처럼 내 시간들이 흩날리고 있는 것 같다.

 

피곤한 하루......또 이렇게 하루가 흩날렸다.

 

인어공주가 물거품으로 흩날렸던 것은......그녀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순간 순간의 시간들이, 어느 샌가 물거품처럼, 공기중에 흩어져버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늘 피곤한 화요일......

어떻게 또 이 일들을 다 끝내나 걱정되는 화요일.....

그러나 또 이 하루 열심히 살았고, 또 이렇게 시간은 공기 중으로 흩어져, 피곤한 몸만 남아있다.

 

순간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순간의 찰나의 꽃잎처럼 흩어져내리지 않도록,

시간을 단단히, 아름답게, 찰지게 만들고 싶은 것은........내 욕심일까.

 

하루살이가 아니라, 조금은 묵직한 소나무처럼, 옹골지게 단단하게 굳건하게

찰나들을 모아 영원을 만들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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