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신상플) 야누스의 달(Januarius) 3 - 감각이 이성을 지배할 때
3
그의 품에서 울었다.
잠을 잘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가슴에서 울리는 심장소리는 내게 놀랍게도 잠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눈을 뜨니, 창밖이 푸르스름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그의 가슴에 안긴 채로 누워 있었다.
“일어......나셨습니까......”
그의 가슴에서 울림이 전해졌다.
자고 있지 않았던 건가........
대답을 하기에도 뭔가 부끄러웠다.
이 남자와 내가.....어제 했던 행위들은.......아무리 끝까지 가지 않았다고 해도, 분명.......남녀의 그런 행위였다.
“조금 더......주무세요. 공주님.”
그가 시트를 끌어 내 어깨까지 덮어주며, 등을 토닥였다.
“............괴로우십니까........”
“............아니에요.”
겨우 겨우 입밖으로 대답을 꺼내보지만, 말의 내용과는 달리 목소리는 괜찮지 않았다.
“괴로우실 겁니다. 저도........그랬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무슨......말이에요?”
이 남자, 싫은데 자신도 억지로 했다는........그런 말인가.......
이건 무슨 상황인지......뭔가 자존심이 상했다.
아니, 충분히 그도 괴로울 수 있다.
하기 싫은 여자랑 이러는 것도, 싫을 수 있다.
여자만 싫어하라는 법은 없다. 남자도 싫을 수 있다.
수장은 아마....이 남자도 나도 동시에 괴롭히기 위해 이 짓을 벌이고 있는 거겠지.
“가서, 싫다고 말해요.”
“예? 뭘, 말입니까?”
“당신 같이.....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못해서 안달인.....남자도 많잖아요.
아마, 당신이 못하겠다고 하면, 하겠다는 남자.....꽤 많을 걸요.”
“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 겁니까?”
처음으로 그의 목소리에서 감정이 느껴졌다.
도청 때문에 나직하고 작게 말하고 있었지만, 그의 화는 충분히 전달되고 있었다.
“그런 일, 절대! 없을 겁니다.
절대로! 다른 놈들이, 공주님,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리게 하지 않을 겁니다.”
웃기지 않는가.......이 상황이.......
그와 나는 그저 얼굴만 겨우 아는 근위대원과 공주라는 공적인 관계였을 뿐이다.
그나마도, 그의 달라진 분위기에 알아보지도 못했다.
그만큼 몇 달 만에 한 번씩 겨우 볼 듯 말 듯하니, 조금만 분위기가 바뀌어도 알아볼 수가 없다.
근위대원복을 입어야 그인 줄 알지, 사복 차림의 그는 알아보기가 어렵다.
어쨌든 그런 공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남자가....지금...내게 다른 남자들은 내 몸에 손도 못 대게 하겠다고 한다.
그와 내가 무슨 관계가 있다고........
이 상황이 웃기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그럼, 방금 그 말은 뭐예요? 당신도 괴로웠다는 말........”
“.....하아....저도......공주님과 비슷한 경험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말씀드린 겁니다.”
“그게.........무슨 말이에요? 은시경 씨도......그러면.........”
“처음....이곳에 왔을 때, 온갖 고문을 다 당했었습니다.
그 때.....고문 중 하나였습니다.”
흡!
그도........그런 일을 겪었던 거였다.
이곳에서.......그런 수치스러운 일을 겪었던 거였다.
“............그래서.......어쩌면 공주님 마음을 조금은......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싶습니다.”
“당신도........수치스러웠나요?”
“............화가 나는 건, 고문을 하는 그들도, 그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제 자신이, 그 상황에서도 짐승 같은......제 자신이.....역겨웠습니다.
머리로는 분명 싫어서 미칠 것 같은데, 토가 나올 듯이 역겨운데,
그들에게 놀아나는 제 몸이......하아........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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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죽여!”
“하, 아직 입은 살아 있네.”
“죽...여...라.......”
“너 같은 꼴통은 말야, 사실 이런 거보다는, 다른 신세계가 있지 말이야.
이런 걸 더 못 견딜 걸.큭큭....
아니지 워낙 모범생 답게 살아와서 진짜 신세계라 여길 수도 있고...큭큭....
어쨌든 즐겨봐.......”
의자에 묶인 채로 앉아 있는 내게 수장은 가소롭다는 듯이 비웃고 있었다.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우린, 저걸로 지켜보지.
니가 얼마나 잘 견디는지 말이야......”
수장이 갑자기 내 귀로 가까이 다가와 속삭였다.
“그래도 말이야. 남자는.....못 참아....큭큭큭큭.....
그럼 나는 카메라로 감상하고 있을 테니...
좀 자극적으로...응? (삭제)....."
그 때 감이 왔다.
지금 내게 무슨 짓을 하려는지......
모두들 방밖으로 나가고, 오로지 그 여자 하나만 남았다.
“You are just a man, huh?”
끈적대는 여자의 목소리에 소름이 끼쳤다.
의자에 묶인 채 앉아있는 내 무릎 위로 그 여자가 다가왔다.
“What the Furk!!! Get away!!”
(삭제)
“하지 마!!!! 하지 말라고!!!!”
(삭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죽어도 지지 않겠다고, 죽어도 이런 더러운 짓은 하지 않겠다고, 아무리 이를 악물어도, 마음대로 안 되었다.(삭제)
소름이 끼치는데, (삭제) 소름이 끼치다 못해, 구역질이 솟구치는데,
몸은 짐승처럼 일어나고 있었다.
뇌의, 정신의 지배를 받지 않는, 막무가내의 내 몸이........정말로 저주스러웠다.
그 여자는 내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혀로 핥으며, 끈적한 대사들을 뿌려대고 있었다.
“I really wanna this. huh? Mr.? You're so sexy.......”
(삭제)
으드득.......
입 안으로 비릿한 피맛이 느껴졌다.
그 순간이었다.
수장이 그 여자에게 그만 하면 됐다고 무전으로 연락해 왔다.
그 여자는 아쉽다는 듯, (삭제) 밖에서 몇몇이 들어오고 나서야 겨우 떨어졌다.
그 여자가 나가는 순간, 그대로 바닥에 구역질을 해댔다.
내 더러운 것들을, 뇌의 명령을 무시하는 이 짐승 같은 내 속의 것들을 다 게워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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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왠지.......그의 마음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왠지 그 말에 위로가 되었다.
그걸 겪어본 그라서.......그래도 다행이다, 싶었다.
“지금은.......괜찮아요?”
“복수......했습니다.”
“네?”
그랬다......복수였다.
뇌의 명령도 따르지 않는 게, 짐승 같은 몸의 본능이라면, 나 역시 이용해주리라....마음 먹었다.
그래서 그 날 그대로......그 여자에게 써먹었다.
어려울 것도 없었다.
언제든지 나와의 관계를 가지길....시시때때로 노리던 여자였으니, 내 제의에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 여자를 통해서 연습했다.
어떻게 여자를 흥분시키는지, 어떻게 여자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되는지.......
만약 내가 빠져 있었다면, 아마.....나는 여자를......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첫 번째 내 공략 대상이었다.
이곳에서 나를 전적으로 지지해 줄 인물을, 그 여자로 삼았다.
수장의 정부......이자 수장의 살인무기......
어차피....그 여자도 여자일 뿐이었다.
본능이라는 것에 충실한......
처음....몸을 섞지 않겠다고 했을 때, 그 여자의 얼굴은 가관이었다.
지금 죽고 싶은 거냐고...까지 말했었다.
자존심이 상한 듯, 분노하는 그 여자를 나중에는 숨이 넘어가도록 애원하게 만들었다.
여자는 남자와 달랐다.
얼마든지 다른 걸로도 충분히 흥분에 빠지고는 했다.
그 여자는 나를 가지지 못해서, 더 미쳐 날뛰었다.
(삭제)
아마....살아오면서, 자신을 그렇게 대하는, 남자를 만나보지 못했을 것이다.
(삭제)
웃기는 건.........난.......단 한 번도 흥분하지 않았다.
(삭제)
그래서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삭제)
전혀 흥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도리어, 단 몇 번 만에 여자에 대해서 샅샅이 알아 버렸다.
(삭제)
그 때부터....그 여자는.....내게 늘......정신을 못 차리고는 했다.
그 이후.......그 여자는.....여전히 내게 미쳐 있다.
갖지 못했기 때문에 더 미치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 이후로 다시는 그 여자에게 가지 않았다.
(삭제)
그건, 이곳 생활을 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그것을.....그녀에게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그토록.....나를 미치게 할 줄 몰랐다.
곧 동이 틀 것 같다.
지금 이대로는.....하.....힘들다.
“공주님.......동이 트기 전에 옷을 입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밝아지면....아무래도.....”
그의 시선이 카메라를 슬쩍 스쳤다.
그제야 그의 의도를 알아챘다.
그는 시트로 내 얼굴까지 덮어주고는 일어나 옷을 입었다.
그러면서 던져져 있던 내 옷들을 가져다 주었다.
“등 돌리고 있겠습니다. 시트 안에서 입으세요.”
그렇게 가려나 보다 하고 있었는데, 그는 내 옆에 다시 누웠다.
“해가 뜨면, 가겠습니다.
아무래도 방에 문을 잠글 수가 없으니.....위험할 수도 있어서.......”
이상했다.
사실...그도 이쪽 사람이라면 이쪽 사람인데....마치...나를 지킨다는 듯한 태도가.....
또 그걸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고 있는 나도.....한심했다.
마치.......여전히 근위대원과 공주의 관계인 것처럼....
그가 나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느끼는 내가......정말 한심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조금은......안심이 되었다.
이 남자를......대한민국 왕실을 배신했을지도 모를 남자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은 그가 내 곁에 있어서 웃기게도, 든든했다.
그의 팔이 또다시 내 얼굴을 감싸왔다.
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도록 감싸안아 주었다.
그렇게 또다시 잠이 들었다. 그렇게 또 아침이 왔다.
4
“Janus!!"
그 여자다. 아무래도 시끄러워질 듯하다.
“What?"
언제부턴가 그 여자와 나의 관계는 알 수 없는 주종관계가 형성되고 있었다.
그 여자는 내게 어쩔 수 없이 약자였다.
“Did you.....Did you......"
불러 놓고 말을 잇지 못했다.
“Did I sleep with her? Do you wanna know?
Of course. So what?"
(내가 그녀랑 잤냐고? 그게 궁금해?
물론이야. 그래서 뭐?)
여자의 얼굴이 심하게 구겨지고 있었다.
“Son of bitch!!! you! you! You've never kissed me.
how could you do this to bitch!"
(미친 놈! 너! 너! 넌 내게 단 한번도 키스한 적도 없었어.
어떻게 그 bitch에게 그럴 수가 있지?)
"Watch! your tongue! okay?
She is.....the princess of the Great Republic of Korea."
(말 조심해라.
그녀는 대한민국의 공주님이다.)
"Janus!”
"There's nothing more to say."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군.)
그 여자의 눈이 질투로 불타오르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내 눈에는.......그 누구도 들어오지 않는다.
5
하루가 또 흘렀다.
이 생활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는 없지만, 재신은 밤이 오는 것이 무서웠다.
하루 종일 밥 먹으라면 먹고, 그게 아니면 계속 방에 갇혀 있었다.
문이 벌컥벌컥 열릴 때마다 두려웠다.
아침에 그가 나가자마자, 그들이 들이닥쳤다.
그러더니 청소라는 명목으로 시트며 이불이며 싹 갈아버렸다.
그의 말대로.....확인하고 싶은 거겠지.....
지금 하나하나가 기록이 되고 있겠지.
대한민국 왕실을 무너뜨릴 수 있는 증거들이 되겠지.
사람들은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단지 그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괜찮은 루머다.
(삭제)
공주의 동영상......
그것도 야한......
묘하게 자극이 될 것이다.
하아........
내가 여기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도대체가 알 수가 없다.
그들이 원한다면, 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들은 이미 나를 납치해왔다.
그것도 한 나라의 공주를 아무렇지도 않게 납치해 올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힘은 막강하다.
한 나라보다도 그들의 힘이 우위라는 것을 과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알아서 고개를 숙이라는, 아주 대놓고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수장이 미쳐서.....자신의 부하들에게 나를...겁탈하라고 한다면.....
생각만으로도 온 몸이 떨려왔다.
순간....불안이 밀려오고 있었다.
두려움이 이성을 잡아먹고 있었다.
어떻게.....나는....어떻게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공주님!!!!!”
웅크린 채, 떨고 있는 내게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그러십니까?”
그는 웅크리고 있는 내 어깨를 잡아 얼굴을 들게 했다.
내 눈과 그의 눈이 공중에서 얽혀들었다.
하아....하아......
불안......방금 전까지 심장을 조여오던 그 불안이.....서서히 물러가고 있었다.
그러나 몸은 여전히 바들바들 떨려왔다.
그가 조심스럽게 나를 자신의 품으로 안아왔다.
그리고는 어깨를 꽉 끌어안고 나를 토닥였다.
“괜찮습니다. 공주님.......”
“하아...하아......순간.....숨이 막혀왔어요.....
심장이 멈추는 것 같이........”
그의 손이 내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납치......당한 사람들 중에.......공황장애가 오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공주님.....강해지셔야 합니다.
공주님이 흔들리시면, 이렇게 약해지시면, 그들에게.....지는 겁니다.”
나도 안다.
그러나 이렇게 불현 듯 엄습하는 공포는......자꾸만 내 이성을 잡아먹고 있었다.
그래서 납치나 감금 당한 사람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공황장애가 오게 되는 것일 거다.
그만큼......트라우마가 깊게 생기는 것이니까.......
“아무 생각도 하지 마세요. 공주님.......”
“그러고 싶어요.....나도.......”
“제가........그렇게......해드리겠습니다.”
“무슨...말....흡......”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내려앉았다.
어제처럼 그렇게 강하게 부딪쳐오는 게 아니라, 부드럽게, 간질이며 다가오고 있었다.
너무나 부드러웠다.
그의 팔이 나를 안아 침대 위로 눕혔다.
그러나 그의 입술은 떨어지지 않고, 내 입술에 그의 숨을 불어넣었다.
예전에 들은 적이 있다.
스톡홀름 증후군......
납치를 당했을 때, 자신에게 의외로 예의바르고 친절하게 대하는 납치범을 인질이 가깝게 느껴 동화된다는......
처음 들을 때는 정말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싶었다.
그러나....지금 이 순간......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납치범이 이토록 부드럽고 예의바르다면, 그리고 이토록 철저하게 지켜준다는 느낌이 든다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정신이 이성의 판단이라는 것을 놓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아 하아.....
입술 사이로 자꾸만 야한 신음이 흘러나온다.
내 아랫입술을 두 입술로 머금고, 그는 천천히 부드럽게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의 혀가 입술을 핥으며, 내 입술 사이로 서서히 들어왔다.
너무 부드러워서 자꾸만 등 뒤로 자글자글한 감각들이 흘러내렸다.
어느 새 그는 내 입술 안 깊숙이 들어와 내 혀와 얽혀들었다.
천천히 섬세하게 내 혀를 감싸며 쓰다듬었다.
혀에도 감각이 있다는 것을....이 남자 때문에 배우고 있는 것 같았다.
혀가 얼마나 야한 감각들로 이루어져 있는지 그의 혀가 내 혀를 스칠 때마다 허리가 자꾸만 휘어지고만 있었다.
혀의 저 안까지 그는 부드럽게 들어와 감겨들었다.
그가 얽혀들 때마다 나른하고, 자글거렸다.
하아......
자꾸만 뭔가가 터져나오는 듯하다.
숨이 차올라오는 순간, 그가 내 입술을 겨우 놓아주었다.
그의 검은 눈이, 너무나 짙게 가라앉은 그의 눈이 내 눈을 마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서 나는 그의 알 수 없는 깊이와 마주하고 있는 듯했다.
그의 입술이...다시 내 눈으로, 내 볼로, 내려 앉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목으로 부드럽게 내려갔다.
어제는 몰랐던 또다른 감각이 자꾸 일어나고 있었다.
목이.....이렇게 민감한 곳인지......이때까지는 전혀 몰랐다.
으음.......하아.....
그의 혀가 스칠 때마다 입술 사이로 자꾸만 야한 소리들이 터져나왔다.
참고 싶어도 참을 수가 없었다.
그의 말대로, 뇌의 지시를 전혀 듣지 않는 본능의 세계가 있는 듯했다.
“스....톡...홀름........”
갑자기 재신의 입에서 어떤 말이 흘러나왔다.
“무슨.....말씀이십니까.......”
“스톡홀름 증후군........이해가 돼요. 이제........”
“.........그저....이 상황을 잊고 싶으신 겁니다. 공주님께서는........”
“그럴지도 몰라요.”
“........그러면 전.....리마 증후군이겠군요.”
인질에게 동화되는....납치범........
그도 나에게 동화되고 있다는 걸까.......
“제가......아무 것도.....생각나지 않게......해드리겠습니다.”
(삭제)
“은...시경......”
(삭제)
하아.......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 감각이었다.
머리끝까지, 발끝까지 퍼져나가는 자글거림이 자꾸만 몸을 꿈틀대게 한다.
(삭제)
저릿한 감각에 입술에서는 자꾸만 한숨이 번져나온다.
그는 나도 모르는 감각을 자꾸만 깨우고 있었다.
(삭제)
그의 혀가 스칠 때마다 바르르 떨려왔다.
하아..하아......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가 없었다.
내 안에서 자꾸만 뭔가가 터져나올 듯이 꿈틀댔다.
입술에서는 야한 신음이 자꾸만 터져나왔다.
(삭제)
“제가.......잊게 해드린다고......분명.....말씀드렸습니다.”
귀에서 들리는 헐떡이듯,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가 온 몸을 바르르 떨리게 했다.
그는....잊게만 해주는 게 아니었다.
오로지 감각만이 살아나게 했다.
한번도 느껴보지도, 있는지 알지도 못했던 태초부터 있었던 감각을....모두 끌어내어,
나를 여자로 만들고 있었다.
그의 입술에, 그의 혀에, 그리고 그의 부드러운 손에.....
그렇게
나는 모든 것을 잊었다.
대한민국도, 왕실도......
공주라는 신분도.....
그리고 처참한 지금 내 상황도.......
그의 말처럼.....그 모든 것을 잊고....오로지 본능의 감각에 매달렸다.
그곳에는 남자가 주는 감각에 그저 미친 듯이 헐떡이는 여자와,
그 여자의 몸에 미쳐 있는 한 남자의 야한 숨소리만이.....가득찰 뿐이었다.
오늘은 분명 어제의 연속이다.
그러나 오늘은....어제와 다른 또 하나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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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꽤 큰 마무리를 하고.....회식 자리가 있었답니다.
그런데.....모두들 다른 프로젝트와, 병 관계로....캔슬이 돼서 갑자기 시간이 생겼다지요.
그래서.........간만에 찾아온 여유에 글을 끄적댔습니다.
아마......여유가 없었더라도 이 이야기는 쓰고 있었겠죠.
말씀드렸다시피, 머리 속에서 너무 시끄러워서 어서 뱉어내야 조용해지니까...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스트레스...글로 푸는 거 맞습니다.
그런데......간혹 이런 글은......솔직히 스트레스가 더 쌓입니다.
왜냐하면, 안 쓰면 가만 놔두지 않기 때문이라지요.
아무리 바빠도, 창을 열어 그 장면을 쓰게 하니까요.
안 그러면, 다른 일은 아무 것도 안 되게, 저를 괴롭혀서요.
마치.....일하는데, 누군가 드라마를 크게 틀어놓은 듯한....그것도 눈앞에 틀어놓은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물론....이렇게 계속 달릴 수는 없을 거예요.
제 자신도 언제까지 이럴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몇 회 정도 지나면, 좀 잠잠해지지 않을까.....기대하고 있을 뿐입니다.
2
이번 회도 충격적인가요?
은시경....
아마 2회는 공주님의 수모였다면, 3회는 은시경의 수모였다지요.
분노하실 수도 있지만, 정말....저렇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실제로 은시경도 당했기 때문에 공주님의 그 비참한 심정을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지 않을까 합니다.
은시경과....살인무기인 그 여자는....실제로 관계를 맺은 건 아닙니다.
어떤 식이었는지는......2회의 상황을 보시면 알 겁니다.
얼마나 은시경이 냉정하게 복수를 했는지는......대충 설명했습니다.
솔직히....제가 싫어서....표현도 안 했다지요.
설명으로 쭈욱.....
그러나 은시경.....의 그 장면은...진정 섹쉬 터졌습니다.
그걸 다 표현 못하는 제 비루한 손을 한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글이......이 장면들을 다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정말 큰 한입니다.
비루하네요. 참........
3
스톡홀름 증후군...이미 남산마녀님께서는 콕 찍어주셨습니다.
넹넹 맞습니다. ㆅ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이 납치범에게 동화되는 비이성적인 정신상태랍니다.
납치되어 두려운 상황일 때, 의외로 납치범이 예의바르고 자신을 존중하면, 그 납치범에 대해 호의를 가지게 된다네요.
은시경은......바로 그 전형일 듯합니다.
심지어 지켜주는 듯한 행동을 보이니까요.
라마 증후군은 스톡홀름의 반대 증후군입니다.
이건 납치범이 인질에게 동화되는 정신상태랍니다.
인질을 납치하면서, 미안한 마음도 생기고, 그러면서 여러모로 인질을 배려하게 되는 증후군이라는데....
지금 은시경이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주죠.
인간의 정신은....참.....희한한 듯합니다.
어쨌든....이 두 사람의 상황은 이 두 증후군의 복합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그 이전에 근위대원과 공주였던 관계도 복합적으로 얽혀있다지요.
4
읽으시면서 많이 답답하실 듯합니다.
한 회 한 회 짧게 진행되고, 스토리 파악을 하실 때도 한 번에 되지 않도록 제 스스로가 서술을 막고 있습니다.
천천히 전말이 보이게 될 듯합니다.
5
2회의 공주님 상황에 슬퍼하셨던 분들이 많으시네요.
아무래도...실제 저 상황이라면, 정말 분노 폭발할 일이죠.
게다가.....얼마나 두려울지......
어쨌든.....슬프게 해드려서, 공주님 괴롭혀 드려서 죄송합니다.
사실.....공주님이 더 괴로울지, 은시경이 더 괴로울지는....
쓰고 있는 저로서는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허접하고 이상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는, 정말 계속 이렇게 계속 이상하고 허접할 듯합니다. ㅠㅠㅠㅠㅠㅠ
비루한 제 손구락을 탓하소서.......
그래도 절 너무 욕하지는 마시길......(__)
* 당.기.못 쓰던 버릇 때문인지, 야누스는 한 회, 10장 목표로 쓰고 있는데, 계속 넘기게 되네요. 이번은 16장....
저번에도 넘겼었는뎅.....
이러다가 더 넘어가면 안 되는데........큰일 큰일....
야누스의 특징은 절제라서
짧고, 굵고, 임팩트 있게 가야 하는데,
짧고, 가늘고, 구질구질하게 가는 듯해서......걱정입니다. ㅠㅠ
* 사실 당.기.못에 너무 기가 빨려서 쉬기 위해 제가 이러고 있는지도.....
* 참, 죄송하지만, 더이상 친구신청 받지 않습니다. 4월까지만 받고 더이상 받지 않는다고 공지도 올렸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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