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신상플) 야누스의 달(Januarius) 2 - 거짓과 진실 사이
2
“니가 들어가.”
“...................알겠....습니다.”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아니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벌인 일이었다.
처음 계획부터, 납치까지, 모두 내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내가 데려왔다.
처음부터......내게 올 일이었다.
차라리........다행일지도 모른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뭐야?”
수장의 얼굴에는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웃음이 가득했다.
아니, 비웃음일지도 몰랐다.
“난 내거, 공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건드리지 마십시오. 그 누구라도........그리고......”
이젠 진짜로 수장은 비웃고 있었다.
“내 방식대로, 합니다.”
“큭큭큭큭.........”
그가 웃든지 말든지, 조롱하든지 말든지, 그 방을 나왔다.
그는 지금 당장....가길 바랄 것이다.
내가......내 손으로 저지른 일이다.
그의 입장에선 내가 그녀를 범하는 것이, 가장 큰 보복일 수 있었다.
근위대원이었던 놈이 공주를 범하는 것이니.......
또한 그만큼 그는, 아직 나를 믿지 않는다.
일종의 시험, 이었다.
정말 주군이었던 공주를 내가 범할 수 있는지......
마지막 관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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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합니다. 대한민국과 우리의 왕실........그리고.......우리, 재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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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또다시 고통처럼 떠다녔다.
시경은 목을 죄어오는 넥타이를 신경질적으로 풀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3
“당....당신.......누구야........?”
“........야누스..........”
“뭐?”
“당신이 계신 그곳에서는...................은.....시경입니다..........공주님.........”
그렇게 그는 그녀의 입술을 빼앗았다.
은시경이라는 이름 앞에 움찔대던 그녀의 표정을 읽었다.
분명......그녀도 안다.....
“잠깐....잠깐만요.......”
진한 키스 사이로 그녀의 목소리가 헐떡이듯 흘러나왔다.
“정말....은시경.....맞아요?”
“예.”
“그럼....정말.....당신이, 은실장님....아들.......근위중대장......은시경....씨라는 거예요?”
“예.”
하아.........
당황스러움과 혼란스러움이 섞인 채, 그녀의 입술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낮은 그의 목소리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낯익다고 생각했지만.........당신인 줄은.......
왜........이렇게.......다른........사람..........같죠?”
“절더러 그러더군요. 얼굴을 갈아끼운다고........”
그랬다.
이 남자,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그 남자와 다른 인물 같았다.
너무나 분위기가 달라서, 닮은 사람이려니 했다.
어쩌면, 아까는 극도의 공포감에 그의 얼굴이 눈에 안 들어온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그렇다고 해도, 사람이.......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그런데.......지금 이렇게 한가롭게 이야기나 나눌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의 목소리가 냉정하게 울려퍼졌다.
그는 지금.....누구의 편인가.
저들의 편일까.....아니면 우리의 편일까.......
알 수 없다. 아무 것도......내게 주어진 정보는 아무 것도 없다.
다급하던 작은 오빠의 목소리........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던 그 목소리.......
오면, 중요한 얘기가 있다던.......그 목소리......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의 입술이 또다시 재신의 입술을 탐하며 들어왔다.
그는......분명......근위대원이었다.
잠시 잠깐씩 들어갔던, 그 순간, 내 호위였었다.
이삼일 정도 머무는 일정이라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는 내 주변에 있었다.
사실 근위대원들의 얼굴은 잘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았고, 귀찮았다.
그러나.....은시경만은 기억하고 있었다.
은실장님의 아들이니........
고등학교 땐, 은실장님께 직접 소개받기도 했으니.......
생각해보니, 그 때와도 너무나 많이 변했다.
어쨌든.....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그와 내가 한 침대에서 이러는 것은 너무나 낯설다.
그는 키스를 하며 머리 위로 올라가 있는 내 손의 밧줄을 천천히 풀었다.
어깨와 팔, 손목에 맥박이 뛰었다. 맥박이 뛸 때마다 욱신욱신거리는 통증도 같이 왔다.
손목을 끌어내려주며, 그는 내 손목으로 입술을 가져다대었다.
아!
쓰린 고통이 스며들었다.
그의 손이 붉게 잔뜩 부풀어 올라와 있는 내 손목을 쓰다듬었다.
처음엔 따갑던 손목이 조금씩 잦아드는 느낌이었다.
그의 입술이 또다시 내 귀로 다가왔다.
깊은 숨소리와 함께 내 감각을 자극하고 있었다.
“끝.....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
그렇다. 순간 잊었다. 그가 은시경이라는 말에......지금 이곳이 어디인지, 내가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잊었다.
시경의 그 말에 재신의 얼굴이 붉게 번져가고 있었다.
어느 덧, 그녀의 눈에 두려움이 몰려와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도 시경은 자신의 할 말은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걸 제외한 모든 건, 해야 할 겁니다."
그녀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두려움에 떨리는 그 눈동자 앞에서 시경은.......참았던 한 마디를 내놓았다.
"견뎌.....주시겠습니까?"
그 말 때문에,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알 수 없지만,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수치심에 눈을 감았다.
그의 한숨이, 그의 숨결이 내 입술을 스쳐, 아래로 내려간다.
(삭제)
수치.......스러웠다.
이걸 원한 거겠지.....
수장이라는 그 작자는......
대한민국 왕실이 수치를 당하길, 욕을 당하길, 바라는 거겠지.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그의 입술이 귓가로 스쳤다 지나갔다.
“왼쪽으로는 절대로 고개를 돌리시면 안 됩니다.
카메라에 얼굴이 노출되시면, 절대로, 안 됩니다.”
그의 말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그렇지....적어도 그는........완전히 저편은.....아닐지도.....모른다.
아, 그러나 이 또한 위험하다.
그것조차......알 수가 없다.
(삭제)
어쩔 수 없는 반응들.......
정신과는 상관 없이, 몸은......반응하고 있었다.
이또한.....수치스럽다........
그래도.....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른다.
짐승 같은 놈들에게 당하는 건 아니라서.....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는.....끝까지는 가지 않겠다, 했다.
그러나....그것도 알 수 없다.
남자인 것을......
그의 숨소리가......거칠어지고 있었다.
내 앞에 있는 그는 남자다......
아.......
(삭제).
하아.......
어쩔 수 없는 신음이 새어나왔다.
(삭제)
그의 한숨소리가, 그의 숨소리가 짙어지고 있었다.
이 사람도 남자다......
거칠어지는 숨소리가 보여주고 있었다.
그가.....참아낼 수 있을까.....
내게 했던 그 말을 지켜줄까......
(삭제)
두려움이 자꾸만 목위까지 차고 올라왔다.
(삭제)
“끝....났습니다.”
시트를 위로 한껏 올려 나를 덮어주고는, 그는 무언가를 닦고 치우며,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수치심과 알 수 없는 감정에, 가만히 옆으로 누워있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가는가 싶더니 그가 다시 들어왔다.
아......
“가만히 누워계세요. 닦아 드리겠습니다.”
그는 따뜻한 물에 적신 타월로 내 몸을 정성껏 닦았다.
웃기게도, 그의 손길이 너무 정성스러워서, 그래서........위로가 되었다.
(삭제)
내 몸을 다 닦아낸 그가 나를 뒤에서 안았다.
“오늘은......싫으셔도, 이렇게 같이 잘 수밖에 없습니다.”
“..............알아요.”
그러자 그가 내 허리를 꽉 껴안았다.
그러면서 내 머리에 입술을 대었다.
“잘......견디셨습니다......”
그 말에 겨우겨우 참고 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 어깨가 흔들리자, 그가 천천히 나를 자신의 쪽으로 돌려눕게 했다.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내게 그의 입술이 다가와서, 흐르는 눈물들을 닦아주었다.
그는 울지 말라는 말도,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흐르는 눈물만....입술로, 따뜻하게 닦아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등을 쓰다듬으며, 마치 수고 했다는 듯이, 마치 내 마음을 안다는 듯이, 토닥였다.
흑.........
자꾸만 눈물은 솟구쳐 올라왔다.
그는 나를 당겨, 그의 가슴으로 강하게 안았다.
그의 가슴에 얼굴이 닿았다.
그의 심장소리가......울려 퍼졌다.
쿵..쿵..쿵...쿵....
빠르게 뛰는 그 심장소리를 온 몸으로 느끼며, 그의 품에 안겨, 그의 가슴에 입술을 묻고, 그렇게 하염없이 울었다.
그는....그의 말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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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밤 새며 일하다, 필이 땡겨서 결국 일을 치는.....ㅠㅠㅠㅠㅠ
어쨌든......2회도 올렸으니....잠시 머리도 조용할 듯합니다.
그 틈에 폭풍......일처리로.......고고씽....
그런데....정녕.......이것은.....일폭탄의 부작용인 둣요.....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니 허접하다고, 뭐 이런 클리셰가 다 있냐고, 이게 앞 뒤가 맞냐고, 너무 욕하지는 마시길.........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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