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투하츠와 은신상플/은신과 잡담

Cliche와 Plagiarism의 어느 사이

그랑블루08 2013. 7. 10. 18:51

Cliche와 Plagiarism

Cliche(클리셰), 진부한, 상투적인 이야기 수법을 의미한다.

영화나 대중문학, 드라마에서 말하는 클리셰는 늘 같은 이야기, 같은 장면, 어디선가 본 듯한 공식 같은 것들.

Plagiarism(표절) 이것은 말 그대로 베껴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쓴 캐릭터, 다른 사람이 쓴 plot, 다른 사람이 쓴 에피소드

그러한 것들을 그대로 가져오게 되면, 우리는 표절이라 부른다.

 

표절은 사실 글을 끄적대는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다.

사실 드라마 팬픽이나 상플은, 엄밀히 말해 표절이다.

저작권법에 확실하게 위배된다.

그러나 인터넷 문화 자체가 다시 쓰기, 새로 쓰기, 덧붙여 쓰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저 묵과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출판이 된다거나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저자가 저작권법에 건다면, 상플도 걸릴 것이다.

물론 그것은 도의적인 차원에서 그럴 수 없을 뿐이다.

왜냐하면 너무나 광범위하게 오랫동안 이러한 놀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묵과하고 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미 표절로 시작한,

즉 누군가가 창조해낸 캐릭터와 스토리에 덧붙여 쓴다는 것.

거기에 대중 드라마에서 보이는 온갖 클리셰의 집합.

따라서 새로운 것이 정말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것이 바로 소위 "상플"이다.

 

드라마의 줄기를 그대로 지켜갈 경우, 상플을 쓰는 운위의 폭이 너무나 좁아진다.

이미 캐릭터도 스토리도 에피소드조차 정해져 있다.

아무리 창의적으로 적으려 해도 그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쓰는 이도 그렇지만, 읽는 이가 원작에 충실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그래서 이러한 글을 쓰는 것은 매우 어렵고, 또한 무서운 일이다.

 

예전 부.활의 김태원 씨가 한 말이 있다.

자신은 절대로 다른 사람의 노래를 듣지 않는다고......

표절은 그만큼 무서운 것이라고.....

심지어 엘리베이터 음을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곡에 넣었더라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고백했다.

가장 무서운 것이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어 와 있는 것.

나 역시 이것이 두렵다.

요즘 내 상태는 치매에 가깝다.

내가 읽었다 하더라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

더 무서운 것은, 내가 지금 적으려고 하는 이 장면이 정말 내가 창조해 낸 장면인지,

아니면 어딘가에서 본 장면이 나도 모르게 심겨진 장면인지,

전혀 분간을 해낼 수가 없다.

그래서 어느 순간 상플을 읽지 않기 시작했다.

특히 상플은 그 위험성이 더 크다.

 

범주 자체가 너무나 정해져 있고, 바운더리가 너무 좁다.

결국 상상의 폭은 원작이 정해준 대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원작의 작가에 의해 이미 자신도 모르게 그 길을 따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플들의 내용이 거의 비슷하게 갈 수밖에 없다.

 

그게 가장 두렵다.

 

작년, 내가 존경하는 소설가 선생님을 만나 물어본 적이 있다.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손으로 자꾸 써보면 공부가 된다는 말씀에,

내가 물어보았다.

그러다 표절이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너무 닮아가서 문제가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나는 겁이 난다고 했더니,

그분이 말씀하셨다.

그 책을 펴놓고 그대로 적지 않는 이상, 절대로 글은 같아질 수 없다고....말이다.

그 말에 용기를 얻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난 여전히 그렇게 못하고 있다.

여전히 겁난다.

같아지는 것이 싫고, 두렵다.

그래서 보지 않으려 하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당기못의 시놉은 처음부터 정해놓았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느리다보니, 이미 그 내용이 다른 상플에 나온 경우도 있었다.

작년에 한 글을 보고 너무 놀랐던 적이 있었다.

내용이 같은 건 아니었지만, 그 장면 내가 생각했던 장면이 비슷하게 나왔다.

안 봤다면 모르겠지만, 봤다면, 내가 인식했다면 바꾸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장면을 통째로 버리고, 다른 장면으로 바꾸었다.

그런데 또한 겁이 난다.

어차피 이 상플의 세계 자체가 한계가 있어서 나올 이야기가 빤하다.

그러다 보면 또 다른 글에서 나올 수도 있다.

그럴까봐 늘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

(이 부분은 그 부분을 쓰고 나서 그분의 글을 밝힐까 한다. 아니면 스포가 되므로.......

너무 잘 쓰셔서 완전 재미있게 읽었다.)

 

요즘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내가 혹시나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이야기를 보고 잔재가 남아 내 이야기인 줄 알고 적으면 어떡하지 라는 두려움......

문제는 내가 전혀 기억하지도 못하고 분간도 못한다는 데 있다.

알면 고치고 바꾸고 덜어내면 되는데, 모르니까 더 문제다.

나는, 다른 상플을 안 읽는 게 맞는 것 같다.

아예 완전히 다른 경우에만, 내 글의 분위기와 완전히 다른 경우에만 적는 게 맞는 것 같다.

 

사실 내가 그분의 글을 못 봤다고 하더라도, 에피소드가 같아질 수도 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미 출발이 같으므로...우리의 상플들은 이미 그 바운더리가 정해져 있고, 나올 수 있는 내용도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겹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글을 읽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글이 먼저 나왔다면, 내 글을 고치고 바꾸는 것이 맞다.

그렇다고 생각한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작가님들이 계신다면,

혹시 제 글에서 작가님이 쓰신 글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혹시 마음에 걸리신다면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확인해보고, 내용을 바꾸거나 수정하거나 덜어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혹시나 비슷해도, 제가 일부러 아예 대놓고 그대로 적은 것은 아니니 용서해주시길......

혹시나 제가 읽은 글에서 저도 모르게 잔영이 남아 그랬다면, 알려주시면 사과하고 바꾸겠습니다.

또한 읽지 않았으나 그런 일이 있다면, 그것은 클리셰와 상플이라는 어쩔 수 없는 환경이 만든 것이니,

양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얘기해 주신다면, 역시 제가 내용을 바꾸고 수정하겠습니다.

 

요즘은 겁이 납니다.

더이상 이야기가 나올 게 없고, 클리셰로 점철되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나 비슷하다고 여기실까봐.....

이제 다른 글을 읽지 않고 있지만, 혹시나 비슷해 보일까봐, 걱정입니다.

 

상플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더 걱정입니다.

혹시 마음 상하신 분이 계신다면, 이 상황을 조금은 이해해주시고, 제게 알려주시길........

 

저 역시 비슷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가 표절을 병적으로 싫어합니다.

제 스스로가 직접 당해본 일이라, 그게 얼마나 속상하고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삑사리가 날 수 있으니, 양해해주시고 알려주소서........(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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