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게 하는 것들......
늘 상처받게 하는 것들은 사소한 것들이다.
사소한 말들......
사소한 행동들......
가까울수록 더 상처받게 되고,
가깝기 때문에 더 상처받게 된다.
상처는 늘...가까운 곳에서......
그것이 진리인 듯하다.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부분들이 있다.
웬만해서는 무던히 견뎌낼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나도 모르는 자존심이라는 부분이 건드려질 때는,
결국은 상처가 되는 것 같다.
즐겁기 위해서 하는 일이 상처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일인데,
그것이 상처가 되고,
가족 간에 잘 해보자고, 즐겁게 놀아보자고 했던 일들 속에서
늘 상처가 발생한다.
그러나, 그것은 다름일 뿐.......
사람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름을 피하면 되는 것인데......
그걸 알면서도 설마...이번은 괜찮겠지...
달라졌겠지 하면서 또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른다.
사람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그러면 선택만이 남는다.
그 다름을 견뎌낼 수 있는가, 아니면 견뎌낼 수 없는가.....
견뎌낼 수 있다면, 그렇게 옆에 있으면 되는 것이고,
그것을 견뎌낼 수 없다면, 아니, 견뎌내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고 있다면,
옆에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아무리 가까워도, 아니라면, 너무 다르다면,
그래서 상처가 되고, 억울해서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면,
가까이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잘못된 것도, 잘못한 것도 아니다.
다를 뿐이다.
삶이란 그렇게 길지 않다.
예순넷에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의 삶을 본다면,
삶은 그리 길지 않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삶을, 견뎌내며, 상처받으며 살아간다는 건, 어리석을 뿐이다.
상처받지 않도록, 이성적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
이젠.....아니라면,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을 피해야 하는지,
그래서 무엇을 거절해야 하는지,
그 단호함이 필요하다.
내 삶을, 내 상처를 다독이는 일로 다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겨우겨우 한 걸음씩 쌓아 가다가, 단 한 번에 이렇게 다 쏟아져 버려서 허탈해 하고 싶지도 않다.
50일간의 금식을, 30번의 새벽의 기도를, 그렇게 가볍게, 다 쏟아지게 하고 싶지는 않다.
내 상처를 다독이며 살기에는, 내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살기에도 시간은 너무 없다.
체면 때문에, 미안함 때문에, 나를 죽이고, 나를 희생하고, 또다시 내 속의 상처를 보듬으며
또 그것이 해결될 때까지 평안을 잃으며 살기에는,
내 시간이 너무 없다.
황혼은 너무 일찍 찾아온다.
아니, 황혼까지 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내가 즐거운 일들을, 내가 행복한 일들을,
그리고 내가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일들을, 내가 만들고 싶은 관계들을,
위해서 사는 것이 맞다.
한번 사는 인생을 후회하며 살고 싶지 않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것이 아무리 가까워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니, 나는 나를 선택할 것이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선택할 것이다.
언제나 미루어두었던, 그래서 늘 상처를 다독이느라 엄청나게 시간을 소비했던,
늘 주변을 돌아봐야 했던,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나를 죽이고 살아야 했던,
맞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잘 지내 보려 했던,
너무나 다른 사람 때문에 내 자신을 꺾어야 했던,
누군가를 위해서, 싫어도, 힘들어도 그저 묵묵히 있어야만 했던,
그래서 사실은 불행하기만 했던,
절대로 거절하지 못했던,
그 삶을.....버릴 것이다.
이젠 거절하며, 살 것이다.
다르면, 아니다라고 정확하게 말하며 살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던 그럴 것이다.
싫은 건 싫다고 단호히 말할 것이다.
할 일들이 너무 많다.
그 모든 일들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
그렇다면, 거절하지 않고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가 없다.
싫으면 싫다고 말할 것.
아니면 아니라고 말할 것.
다르면 다르다라고 말할 것.
달라서 상처가 된다면, 단호히 끊을 것.
관계는 많은 것이 좋은 게 아니라, 얼마나 깊이가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
덜 중요한 사람에게 소비되는 시간을 단호히 끊어버릴 것.
내 모든 시간을, 나 자신과,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니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것.
쓸데 없는 말에 흔들리지 말 것.
겉치레적인 말에 우쭐대지 말 것.
진실이 없는 말에 속지 말 것.
인스턴트는 영원히 인스턴트일 뿐, 오랜 시간이 묻은 음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
끊고, 거절하고, 아니다 라고 말할 것.
그래서 내 상처를 다독이는 데 쓸데 없이 시간을 버리지 말 것.
보기 싫다면 보지 말고,
만나기 싫다면 만나지 말고,
같이 있기 싫다면 같이 있지 말 것.
차라리 그것이 내 받은 상처를 다독이는 데 드는 시간보다는 더 현명할지도.....
다름은 절대로 같아질 수 없다.
그러니 그 다름을 같아지게 하기 위해서 숱한 시간과 눈물을 들이지 말 것.
결국은 상처받은 나만이 허망하게 남아 있을 뿐이니......
다름을 같아지게 하지 말고,
같음을 찾아나서는 것이 더 현명할 일이다.
그러니, 거절하자.
아니다 라고 말하자.
싫다 라고 말하자.
이젠......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