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투하츠와 은신상플/(은신) 단편·조각

(은신/단편) 축제 下 (전체 버전)

그랑블루08 2013. 8. 22. 17:19

 

(은신/단편) 축제 下

 

 

 

written by 그랑블루

 

 

 

 

112

 


I'm In Love (Piano RMX) - Ra.D

verse1

사실은 첨봤을 때부터 그댈 좋아했다고
말하기가 내겐 참 어려웠던거죠
먼저 다가서지않으면 그댈 놓칠까봐
편지를 쓰고 또 작은 선물을 준비했죠
깊어지면 상처뿐일거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선건 사실이지만
간절한 맘으로 기도하고 바랬던 사람이
그대라고 난 믿어


hook

Oh~ I`m in love Oh~ I`m fall in love
어쩔수 없네요 내맘을 숨기기엔
그대는 너무 아름답죠


verse2

I thought I never gonna fall in love
But I'm in love
Cuz I wanna love you baby
사실은 처음 봤을때부터
내 맘 속으로부터
그댄 파도처럼 밀려들어
온통 하루종일 그대만 떠올라
I can be a good lover
wanna be a 네잎 클로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줄게요
그댄 gotta believe me
make it never gonna leave me
약속따윈 안 할래요
그냥 보여줄게요


hook

Oh~ I`m in love Oh~ I`m fall in love
어쩔수 없네요 내맘을 숨기기엔
그대는 너무 아름답죠


Oh~ I`m in love I`m so deep in love Oh~ I`m fall in love
어쩔수가 없네요 내맘을 숨기기엔
그대는 너무 아름답죠

그대는 너무 아름답죠

가사 출처 : Daum뮤직

 

 

 

 

 

 

 

 

 

 

 

 

그 날을 기억합니다.

세상 그 무엇도, 그 어떤 것도 생각나지 않던, 그 날......

오로지 당신만이 내 세계 전부를 지배하던, 그 날......

당신을 가진다면,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생각되던,

오로지 이 세상이 당신이었던, 그 날.....

 

사랑이 전부이던 그 어느 날......

청춘의 아름다웠던 이름......

그 날을 추억합니다.

 

 

 

 

 

 

 

1

 

 

 

 

축제......

5월의 축제......드디어 시작이 되었다.

시경은 생각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제대로 말해 보고, 제대로 결판을 내겠다고.....

물론 결판이 나는 건, 재신의 입장이겠지만 말이다.

재신이 아니라고 말한다고 해도, 자신의 마음은 멈추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렇게 가만히 있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시경은 단단히 결심하고 재신에게 다가섰다.

재신이 동아리 주막을 지키는 날, 일부러 나가서 재신을 도와주었다.

여전히 씩씩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재신이, 대단하다 싶기도 했다.

옆에서 같이 파전을 구우며, 또 날파리들이 들이대는 것도 쳐내며, 그렇게 그녀의 주변을 맴돌았다.

그러나 그녀에게 자신은 보이지 않는 듯했다.

수많은 선배들 중 하나인 듯했다.

그녀는 바빠 보였다.

자신을 볼 때면,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맑은 미소를 지어줬지만, 그뿐이었다.

그 웃음은, 그 미소는 그 누구에게나 보여주고 있었다.

동아리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가슴이 턱하고 막혀왔다.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

 

좋아한다고......

널 마음에 품은 지 오래되었다고......

날 좀 봐주면 안 되느냐고......

 

말이라도 건네 보면 좋을 텐데....

그녀 옆에만 서면, 그녀의 큰 눈을 바라보면, 그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심장이 뛰어대고, 목은 뭔가 칼칼해져 가고, 등 뒤로 식은땀만 흐를 뿐이었다.

 

 

풍물 공연.....

그 속에서도 그녀만 보였다.

검은 옷에 휘날리는 붉은 띠를.......

밤바람에 나부끼는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을....

하얀 뺨 위로 붉게 물든 홍조를......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 빛이 났다.

그녀라서.........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어느 틈에 그녀와 눈이 마주쳤지만, 시경은 그녀의 시선을 놓지 않았다.

모든 감정을 담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뜨거운 가슴을.....

이렇게 그녀만 보면 터질 것만 같은 심장을.....

그녀에게 보냈다.

 

더 이상....나는....참을 수가 없겠구나........

이젠 더 이상 이 마음을 감출 수 없겠구나........

 

 

 

 

 

 

 

 

 

 

 

 

 

2

 

 

 

 

 

공연을 마치고 그녀는 화장실을 간다며 주막을 나갔다.

시경은 걱정도 되고, 또 나오는 길에 잠시 그녀와 앉아 있을 수 있을까 해서,

아이스 박스 안에 든 맥주 두 캔을 들고 그녀를 따라 나갔다.

그런데 그녀는 화장실이 아니라, 도서관으로 가는 계단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도 답답했겠지.....

 

계단 위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때마침 오월의 바람이 그녀를 지나갔다.

라일락 향기 사이로 그녀가 있었다.

오월의 라일락보다도 더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그녀가 그곳에 앉아 있었다.

그녀를 향해서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올라갔다.

손에 차가운 물을 툭툭 떨어뜨리는 금방 얼음에서 나온 맥주캔이 있었지만,

도리어 온 몸이 뜨거워지는 듯했다.

몇 계단 앞 그녀 앞에 섰다.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촉촉하고 붉은 입술이 아주 살짝 벌어져 있었다.

순간 가슴으로 더운 기운이 확 하고 지나갔다.

 

이러다.....정말....일이라도 낼 것 같다.

 

“흠....흠.......”

 

그녀에게 내가 있다는 것을 알렸다.

깜짝 놀라는 그녀에게 맥주캔을 내밀었다.

당황하는 듯하던 그녀가 고맙다며 방긋 웃어준다.

 

그렇게 그녀의 곁에 앉았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뭐라고 말을 붙이고 싶은데, 자꾸만 심장이 떨려와서, 그 어떤 말도 나오질 않았다.

그러나 그 긴장감이 좋았다.

그녀 옆에 앉아 터질 듯한 심장을 부둥켜 안고 있는 이 순간이 너무나 짜릿했다.

 

내게.....너라는 존재는.....그랬다.

이렇게 곁에 앉은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온 세계가 심장소리로 가득해진다.

 

 

 

 

 

 

 

 

 

 

 

 

그러나 그 행복감도 오래가지 못했다.

떨리는 시간......

이젠 자꾸만 터져나올 것만 같은 마음......

아름다워서 죽을 것만 같은 마음.......

더 담아두기만 하는 건 이제 불가능할 것 같은데.......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친구의 이야기를 했다.

 

넌....아무렇지도 않니, 내가.....

난....너에게 아무 존재도 아니니......

 

묻고 싶었지만 묻지 못했다. 물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그녀에게 나라는 존재는 아무 의미도 없을지 모른다.

그것이 서글프게 했다.

나라는 놈이.....오만하게 살다가, 벌을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렇게 지독한 사랑을 하게 만드신지도 몰랐다.

 

그러다가 재신이 일어섰다.

잡고 싶은데......

놓치고 싶지 않은데......

시경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인사를 하고 내려 가려 한다.

 

손을 내밀어 그녀를 잡으려는 그 찰나, 그녀가 발을 헛디뎌버렸다.

이미 뻗어 있던 내 손은 그녀를 바로 잡아서 내 품으로 안아왔다.

그 순간이었다.

참을 수가 없었다.

그대로 내 마음이, 내 심장이 터져버린 듯했다.

내 품안 가득 그녀가 있었다.

내 눈을 쳐다보며, 너무나 아름다운 그녀가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마음이 그대로 터져버렸다.

일어서려 점점 내게 가까워지는 그 입술에 그대로 입술을 갖다 대고 말았다.

아니, 그것을 인지하지는 못했다.

그러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오로지, 내 심장이 그녀의 입술만 보고 있었다.

내 심장이 그녀의 입술을 탐내었다.

내 이성이 판단하기도 전에, 내 입술은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은 이미 맛보고 있었다.

 

맞닿은 입술 사이로 그녀가 겁을 내는 게 느껴졌다.

그 순간 시경도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건지 그제서야 인지가 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 뒤를 잡고 있던 손의 힘이 그대로 풀려버렸다.

그녀의 얼굴이 내려가는 것이 보이자, 부드러운 입술의 잔재가 남아, 심장을 미친 듯이 뛰게 만들고 있었다.

그 부드러움을, 그 달콤함을 도저히 놓칠 수가 없었다.

그러다 그 부드러움을 놓칠 수가 없어서 그녀를 따라 내려가 깊게 입을 맞추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내가 아니었다.

그녀의 입술은 사람을 미치게 했다.

너무나 부드럽고, 촉촉하고, 달콤했다.

아무리 입을 맞추어도 모자랐다.

머리끝까지 달콤함이, 그 저릿함이 지나갔다.

 

하아...하아.....

 

숨이 막히는 듯한 그녀 때문에 억지로 겨우 내 입술을 떼어내고 나서도, 그녀의 입술에서 떠날 수가 없었다.

손으로 훑어보는 그녀의 입술은 말랑하고 촉촉했다.

손가락으로 느껴지는 감각은 내게 입을 맞추라고, 그녀의 입술을 가지라고 끊임없이 속삭이고 있었다.

 

“서....선...배.......”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재신아....하아.......미안해.......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이렇게 갑자기.....다가갈 생각은 아니었는데........”

 

터져버릴 것만 같은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그대로 그녀를 가슴 안으로 끌어안았다.

쿵쿵 뛰는 그녀의 심장이 느껴지는 듯도 했다.

품 안 가득, 그녀의 부드러운 몸이 느껴지자, 정말 온 몸의 감각들이 다 일어서는 듯했다.

 

“오래.....됐어......너에 대한 마음.......

처음부터.......너만 보였어........”

 

“서...선배.......”

 

“이렇게......막 다가갈 생각은....아니었는데.....

나 도저히...너....지금.......놓아줄 수가 없어........”

 

“잠...잠깐..흡......”

 

나 때문에 그녀가 무서워할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몇 번이나 다짐해도, 이미 터져 버린 마음은 그 어떤 것으로도 제어가 되지 않았다.

짐승처럼 그녀의 입술로 다가가 그녀의 안으로 깊이 들어가 버렸다.

말랑하고 부드러운 그녀의 혀를 감싸자, 저절로 신음이 터졌다.

너무나 부드러워서, 얽혀들면 얽혀들수록, 발끝까지 저릿해져왔다.

키스라는 것이 이토록 아름답고, 부드럽고, 이렇게 사람을 미쳐버리게 할 정도로 감각을 일으켜 세우는지, 시경은 정말 몰랐다.

어떻게 해야 할지...그녀가 힘들어 하는 걸 알면서도, 놓을 수가 없었다.

좋다...라는 말로는 다 표현이 되지 않았다.

온 몸의 감각들이 다 살아서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았다.

꼭 안은 그녀의 몸이, 내 몸에 닿아오는 그녀의 살결이, 그리고 품어도 품어도 애가 타 죽을 것 같은 그녀의 입술이, 그녀의 야한 혀가,

남자를 미쳐버리게 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를 자신의 품에 안아버렸다.

심장이 터져 나올 듯이 뛰어대었다.

 

 

“재신아......하아......너....내 여자 해라.......”

 

“선...배.......”

 

“나 도저히 안 되겠다. 이젠 도저히 못 참겠다.

나.......너 아니면 안 되니까.....한번만 봐줘.

더 이상은.....참을 수가 없어......

니가...다른 남자들..... 하고 있는 거, 다른 남자들에게 웃어주는 거, 도저히 볼 수가 없어.

이렇게 가슴 졸이는 거, 더 이상 못하겠어.

더 이상.....내가 견딜 수가 없어.”

 

“저...전........”

 

“난.....너 없이는....이제 안 돼...........”

 

 

심장이 정직하게 뛰고 있었다.

지금 내 품에 안긴 이 사람이 내 여자라고, 내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미친 듯이 뛰어대고 있었다.

참을 수가 없었다.

이미 내 손은 그녀의 입술을 또다시 훑고 있었다.

손으로만 느껴지는 감각으로는 이 가슴의 열기를 다 채워줄 수는 없었다.

천천히 그녀에게 또 다시 다가갔다.

 

“너, 내 거 하자.”

 

“선....배........”

 

“대답해줘.......내 여자 하겠다고.......”

 

그렇게 그녀의 입술을 빼앗았다.

마치 짐승처럼, 그렇게 심장을 빼앗은 그녀의 입술을 빼앗고 또 빼앗았다.

 

하아...하아.....

 

라일락 향이 가득한, 그 바람이 부는 그곳에는,

그녀에게 심장을 빼앗긴 한 남자와, 그 남자에게 입술을 빼앗긴 한 여자의

야하고 달뜬 신음 소리만 가득 채우고 있었다.

 

 

 

 

 

 

 

 

시간이 정지한 듯, 오롯이 그녀의 입술에 빠져들고 있던 그 시간......

그의 손은 천천히 그녀의 등을 훑었다.

그의 손이 스칠 때마다 흠칫 놀라는 그녀를 느꼈지만,

그는 그녀의 혀와 더욱더 얽혀 들며, 그녀의 부드러운 등을 쓰다듬었다.

가녀린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부드럽고 가는 그녀의 목을 쓰다듬으며, 그의 키스는 더욱더 짙어지고 있었다.

 

그때였다.

 

 

“이재신!! 어디 갔어? 재신아!!!!!!!”

 

아까부터 누군가 그녀를 찾고 있었다.

순간 놀란 듯, 그녀가 나를 밀치며 일어났다.

 

아........

 

재신은 입술을 주먹으로 훔치더니, 네, 선배....하며 시경이 붙잡을 틈도 없이 계단 아래로 뛰어내려가 버렸다.

 

 

“어, 재신아. 너 어디 있었어?”

 

“상우 선배....아...그게......

그냥 더워서 바람 좀 쇠느라.......”

 

“근데 너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

술 마셨니?”

 

“예? 예?.....그게....네.....맥주 한 잔 했어요.

빨리 가요. 저 너무 오래 비웠어요.”

 

 

 

그녀와 상우 형의 대화가 저 아래에서 들려 왔다.

지독한 상실감이 몰려왔다.

 

그녀의 입술이 여전히 그의 입술에 남아 있는 듯했다.

시경은 자신의 입술에 손으로 만져보았다.

그녀의 향이, 그녀의 감촉이 나는 것만 같다.

 

 

 

 

 

 

 

시경은 눈을 감았다.

가슴 안으로 라일락 향이 묻은 바람이 가득 찾아들었다.

 

 

 

 

 

3

 

 

 

 

그녀가 나를 피한다......

 

축제가 끝나고 나서, 시경이 느낀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피하고 있는 것.......

내 거라고....이제 내 여자가 되는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심지어 동아리방조차 잘 오지 않았다.

그녀는 철저하게 자신을 피하고 있었다.

그녀를 볼 수조차 없었다.

시경은 그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다.

애가 타기만 하는데, 그녀는 그토록 멀리만 있었다.

그 날.......축제 마지막 날.......그녀는 두려웠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두려웠다.

자신이 짐승처럼 덤벼든 것 같아서, 그녀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만 같아서......

미치도록 두려웠다.

 

그러던 중, 기말고사가 시작되었다.

시경은 기말고사를 치르는 중에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저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법학 전공책을 몇 번이고 헤집어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곳에도 그녀는 있었다.

부드러운 입술로 웃고 있는, 그 감촉까지 살아나는 듯한 그녀가 책 속에서도 보였다.

 

중병이다, 중병.....

 

마치 그녀의 입술을 가져서 벌을 받는 것만 같았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를 만나고 싶다,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싶다,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들고 싶다......

오로지 그 생각으로만, 그녀로만 가득찰 뿐이었다.

 

 

어떻게 해야 니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기말고사가 끝나던 날, 시경은 친구들이 술 한 잔 하자는 것도 뿌리치고, 무작정 지하철에 올랐다.

그녀를 바래다 줬던 그 길을 따라, 그곳으로 향했다.

그녀의 집 앞.......

무작정 기다렸다.

아니 집에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는 그녀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렇게 밤이 깊어지고 있을 때, 저 멀리서 실루엣이 보였다.

재신이었다.

집 앞으로 걸어오는 재신에게 시경은 다가갔다.

 

“어!!! 시경 선배!!!”

 

하아.......

 

시경의 입에서는 한숨만 터져나왔다.

이제야, 그녀의 얼굴을 봤다.

축제 때 이후로 이렇게 얼굴을 마주한 건 처음이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자,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얘기 좀 하자.”

 

그 말에 재신이 멈칫 선다.

그리고는 시경의 시선을 피했다.

 

“선배랑.....할 말 없어요.”

 

그녀의 대답은 차가웠다.

자신을 피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왜.......이러는 건데......?”

 

시경은 겨우 겨우 소리를 쥐어짜내어 물어보았다.

 

“죄송해요 들어갈게요.”

 

그녀는 그러나 그저 피하려고만 할 뿐이었다.

그녀가 집으로 들어가려 몸을 돌리자, 시경은 그녀의 팔을 잡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놀란 그녀의 눈이 시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놀란 듯한 숨이 밖으로 뱉어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눈을 바라보는 시경의 눈은 자꾸만 고통스럽게 내려앉았다.

 

“너......왜 이래 진짜.......”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눈을 피한다.

시경은 피하는 그녀의 얼굴을 자신의 쪽으로 돌렸다.

 

“나....피하지 마......

나, 정말 이러다 죽을 것 같다.”

 

“선배....”

 

“재신아......나.......정말 안 되는 거니?

나...좀...받아주면 안 돼?

난....난...재신아...니가 없으면 안 되는데....

지금도 죽을 것 같은데......”

 

“제발......선배.....놔줘요.”

 

재신의 목소리가 흐느끼듯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시경은 그녀를 놓아줄 수가 없었다.

자신의 눈 앞에서 자신을 피하고 있는 이 사람을, 고통스럽게 자신의 가슴에 담을 뿐, 놓을 수는 도저히 없었다.

시경의 손이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부드러웠다.

재신의 입술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래도 시경의 손은 그녀의 입술까지 내려와 그녀의 붉은, 촉촉한 입술을 더듬었다.

 

“제...발.......”

 

그녀의 가녀린 애원도 무시한 채, 시경의 입술은 그녀의 입술로 그대로 내려앉았다.

숨이 턱하고 막혔다.

마치 심장이 멈추는 듯이 강렬한 짜릿함이 온 몸을 흘러다녔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입술과 입술이 부딪치며, 혀와 혀가 얽혀 들며, 애절한 신음 소리만 애타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4

 

 

 

 

두려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자신은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에게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또 후회를 했다.

아니라고 했어야지, 이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했어야지,

이렇게 내게 키스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어야지......

그러나 재신은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뜨거운 입술 앞에서, 자신의 혀와 얽혀드는 그의 애타는 행위 앞에서 재신은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시간을 달라니.......

이재신, 너 미쳤구나.......정말.......

 

순간 민경이가 떠올랐다.

가슴이 메어질 듯 답답해 왔다.

왜 자신은 아니라고 말 못했을까......

왜 그의 애절한 눈 앞에서, 그의 뜨거운 입술 앞에서,

나는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을까......

왜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했을까......

 

그리고서는 그의 입술이 떠오르자, 자신의 입술을 훔치며, 혀와 얽혀들던 그 짜릿한 순간이 또 떠오르자,

또다시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는 자신이......정말 혐오스러웠다.

 

왜 이러니....정말........

 

 

재신은 그랬다.

도망가고 싶었다.

이 모든 상황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다.

안다.

은시경 선배.......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봤을 듯한....그런 선배였다.

 

민경이가 아니었다면 달라졌을까......

처음 그에게 인사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쿵쿵 뛰었던 건, 인정한다.

그가 멋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가 상쇠를 할 때면, 두근두근댔던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그뿐이다.

그는......민경이가 좋아하는 남자였다.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 내 머리에는 그렇게 입력되었다.

내 인생에 가장 싫은 인간이, 의리 없는 인간이었다.

남자 앞에서 머리를 쥐어뜯고 싸우는 인간형들이 가장 싫었다. 혐오스러웠다.

그런데....지금 내가....그런지도 모른다.

 

나는 선배에게 관심이 없다고, 그렇게 단호하게 말했어야 하는데,

그 말을 하지 못한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자신의 팔짱을 끼는 민경을 보는 것도 힘들었고,

멀찍이 서서 자신을 애타하며 바라보는 시경 선배를 보는 것도 힘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마음을 내가 모르겠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오로지 도망가고 싶을 뿐이다.

 

 

 

힘들어 하는 그가 보였다.

그는 늘 내 곁에, 나를 지켜보며 있었다.

그리고 계속 그럴 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 착각이었다.

 

 

시간을 달라고 한 건, 재신이었다.

그 순간부터, 시경이 재신에게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때부터 재신의 마음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아, 짜증나~~!! 저 여우 또 시작이야.”

 

“뭐가?”

 

“저기 봐. 저기!!!”

 

민경이 짜증을 내는 그 대상을 바라보는 순간, 재신의 심장이 쿵 하고 멈춰 버렸다.

그곳에는 한 해 위인 지수 언니가 시경의 팔을 잡고 있었다.

시경 선배를 좋아하는 여학우들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요즘 지수 언니는 아예 대놓고 그에게 매달리고는 했다.

그런데 시경 선배도 딱히 말리는 것 같지가 않았다.

심지어, 재신이 바라보던 딱 그 시점에 시경이 지수를 향해 웃어주기까지 했다.

순간 얼굴을 돌려버렸지만, 재신의 얼굴에는 기분 나쁘다는 그 감정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야, 너 왜 그래?”

 

“어? 내가 왜?”

 

“음...아니야. 너도 기분 나쁘지? 쳇....저 언니 정말 너무 여우야 여우!!!”

 

재신이 아무 말이 없자, 민경이 이상하다는 듯, 재신의 팔을 툭 쳤다.

 

“어~~이, 이재신!! 왜 이렇게 굳어 있어?

너 뭐 기분 나쁜 일 있었어?”

 

“아니.....민경아. 나 과방에 갔다가 바로 집에 갈게.”

 

“어? 동아리방에 안 가고?

우리 농활 준비해야 하잖아?”

 

“미안......니가 좀 알려주라.

나 먼저 간다.”

 

 

 

재신은 과사에 갔다가 조교선생님께 9월에 가는 교환 학생 자리가 하나 빈다며, 급하게 한 명을 다시 모집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재신아, 너라면 한 번 도전해 봐도 되지 않을까?

너, 영문과도 복수 전공하고 있지?”

 

“네. 그냥 확실치는 않아요. 그냥 영문과 수업 들어보고 있는 중이에요.”

 

“그러면 이번에 괜찮지 않니?”

 

“전 사실 내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라서.....”

 

“그렇긴 하지?

2학년 때 가면 시간만 버리고 오는 경우도 많더라.

제대로 준비해서 3학년 때 가는 것도 좋은데....

어차피 복수 전공하려면, 4년 만에 졸업이 안 되니까,

다녀와서 1년 반이나 2년 더 학교 다니고....그게 좋긴 해.”

 

“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잘 모르겠어요.”

 

“뭐, 내년에 준비한다는 셈 치고 한번 인터뷰라도 받아 봐.

그러면 내년에 붙기도 좋잖아.”

 

조교 선생님의 말에 재신은 흔들리고 있었다.

지금 이 답답한 마음으로 학교를 다니느니, 1년 정도 외국에 나갔다 오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준비를 제대로 못한 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학교를 다니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고 불편했다.

 

바로 내일까지 서류 마감이라는 말에 부랴부랴 서류를 넣었는데, 서류 합격 했다며 바로 인터뷰를 하러 오라고, 국제학생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인터뷰 때도 다행히 재신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라, 별 고민 없이 술술 얘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 촉박한 관계로, 실제로 모집을 하는지조차 많이 알려져 있지가 않았다.

지원자가 적어서인지, 재신은 단연 1등으로 붙었다.

 

합격.......

 

만약 재신이 포기하면, 차점자가 가게 된다는 말에 고민을 하다가, 재신은 다음 주, 농활을 다녀와서 결정을 해야겠다며 잠시 미뤄두었다.

 

 

 

 

 

 

 

 

“너, 정말 갈 거야?"

 

재신이 교환학생 모집에 붙었다고 말하자, 민경은 뭔가 섭섭하다는 듯한 어투로 갈 거냐고 재신에게 물었다.

 

"아직 결정 안 했어. 농활 다녀와서 결정하려고...."

 

"집에서는 뭐라셔?"

 

"당연히 다녀오라고 하시지."

 

"그럼 뭐가 문제야, 가면 되잖아."

 

민경은 답답하다는 듯, 재신을 재촉했다.

 

"그러게. 그렇네."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재신의 눈빛은 아무 문제가 없는 게 아니었다.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도록, 재신 스스로는 계속 갈등을 하고 있었다.

그 갈등의 이유를 애써 외면하고 있을 뿐......

 

 

 

 

 

 

5

 

 

 

 

 

작년 농활에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올해는 뭔가 달랐다.

재신도 안다.

자신이 지금 왜 이러는지.....

작년엔 이토록 신경 쓰이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

오로지 그 이유였다.

 

시간을 달라는 그 말 이후, 달라진 그의 모습에 자꾸 마음이 이상해지는 자신이 낯설었다.

그의 주변에는 언제나 여자들로 바글바글대고 있었다.

동하 선배 말로는 시경 선배가 이렇게 여학우들을 받아주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진짜 신기하다고도 했었다.

그리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시경 선배는 친절했다.

그러니 그가 조금만 받아줘도, 여학우들은 그에게 뻑이 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왜 그토록 재신의 마음을 서운하게 하는 건지, 자신 스스로에게 짜증이 났다.

 

어차피 그는 그저 한번 나한테 들이댄 본 거 뿐이야.

그냥......그 날 축제날이었으니까....

마지막 날이었으니까.....

복학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래서 내가 신기해 보였겠지.

그러다 내가 오케이 하지 않으니까, 자존심 상했을 거고......

시간이 흐르고 나니, 별감정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 건지도.....

 

그렇게 생각하니 뭔가 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뭔가 억울하고, 뭔가 화가 나고, 자신도 알 수 없는 감정이 자꾸만 올라왔다.

분명 재신 스스로 시간을 갖자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말이 필요 없었던 것 같았다.

그는 처음부터 장난이었을지도 모른다.

 

바보같이....이재신.......

 

 

 

새벽부터 일을 하다 보니, 여름 해가 뜨겁게 내려쬐는 낮에는 일을 하지 않고, 모두들 낮잠을 잤다.

그러지 않고서는 아무리 20대의 청춘이더라도 이 일들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민박집에서 방과 마루에 들어앉아 다들 단잠에 빠져들었다.

그 사이 이쁜 처자라며 한 아주머니가 재신의 손을 잡고 자신의 집에 데려가 감자를 쪄서 주시는 바람에 늦게 도착한 재신은,

다들 자고 있는 마루를 조심조심 지나서 방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방보다는 마루가 시원하다보니, 남자건, 여자건, 마루에 누워서 얼굴에 수건을 덮고 정신없이 쓰러져 있었다.

방은 한옥이다 보니, 마당으로도 문이 있고, 마루로도 문이 있었다.

재신은 마루로 향한 여닫이문을 닫고,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살짝 잠이 든 것도 같은데,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아!

 

자신의 바로 앞에서 그가 알 수 없는 눈으로 재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재신의 심장이 갑자기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놀란 재신이 뭐라고 말을 하려 하자, 시경이 재신의 입을 자신의 손으로 막으며, 한 손으로는 입에 검지를 붙이고 조용히 하라는 듯 제스츄어를 취했다.

 

왜.......

 

재신은 쿵쿵 뛰는 심장을 오른손으로 꼭 누르며, 그를 지켜보았다.

그는 재신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천천히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선...배........

 

그가 주는 감촉과 그의 눈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재신이 일어나려고 하자,

일어나려는 그녀를 그가 다시 힘으로 제압하며 다시 앉혔다.

그리고는 마치 심연의 어두움으로 가라앉은 듯한 그의 검은 눈동자가 그녀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소리라도 질러야 한다고, 아니면 그를 밀치기라고 해야 한다고, 머리는 끊임없이 아우성을 쳐대지만,

정작 재신은 손끝 하나도 까딱할 수가 없었다.

잡히지도 않은 손이 마치 묶인 듯이 그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입술이 다가왔다.

뜨겁게 내려앉는 그 입술에 재신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어댔다.

머리가 텅 비어지는 듯한, 그 부드러움에, 재신은 온몸이 바들바들 떨리는 것만 같았다.

 

문 너머 많은 사람들이 낮잠을 자고 있는데....코 고는 소리까지 들리는데,

그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와중에서, 그는 내게 키스해왔다.

너무나 뜨겁게.....다가오는 그의 입술에 재신은 자꾸만 속이 울렁거리고 발이 자글거렸다.

 

키스가 점점 진해지고 있었다.

그는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선..배..

 

숨이 찬 재신이 그를 밀어내 보지만, 잠시 떨어진 듯한 입술은 더 강하고 깊게 다가와 그녀의 혀를 빨아 당겼다.

혀와 혀가 미친 듯이 얽혀드는 그 순간, 그가 그녀를 바닥으로 눕혔다.

그 위에서 겹쳐오는 키스.......

끊어지지 않는 호흡......

 

어떻게 해야 할지, 재신은 감당 못할 감각에 그저 주먹만 꽉 쥐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목으로 이어지는 키스에 아무리 입술을 깨물어도 어쩔 수 없이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가 목에 입술을 대자, 그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온 몸으로 저릿함이 흘러다녔다.

안 된다고, 그만 하라고 말해야 하는데, 재신의 입술에서 나오는 건 오로지 달뜬 신음뿐이었다.

 

그 때 밖에서 누가 깬 듯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를 밀어내자, 그는 또다시 그녀를 자신의 품에 가두고, 입술을 훔쳐버린다.

 

시..경...선배......

 

가쁜 숨 사이로 그를 불러보지만, 그는 들리지 않는 듯, 그녀의 입술에, 그녀의 혀에 더 얽혀들고만 있었다.

자꾸만 입술을 놓아주지 않는 그의 입술 사이로 그녀가 겨우 신음 같은 목소리를 뱉어내었다.

 

“사람들...이....있어요.

놔줘요.“

 

그는 하아...하고 한숨을 쉬더니, 그대로 그녀를 품에 안아버렸다.

 

“싫어.......”

 

그 말에...낮게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에 이상하게 재신의 심장은...쿵...하고 저 아래로 떨어져 내려버렸다.

그렇게 시경은 한참을 미친 듯이 재신을 끌어안고 있었다.

 

 

"방 안에 누가 있나?"

 

밖에서 마루를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재신은 그를 품에서 떼어내고 긴장하고 있었다.

순간 시경은 재신의 입술을 다시금 빨아 당겨 입을 맞춘 후, 밖으로 미닫이문을 열고 나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마루 쪽 문이 열리며 상우 선배가 들어왔다.

재신은 팔을 얼굴에 올리고, 자는 척 했다.

 

"어, 재신이 잔다.

조용히 해."

 

모두가 나가고 혼자 누운 방 안에서, 재신의 심장은 온 방을 울려댈 듯 쿵쿵거리며 뛰어대고 있었다.

 

 

 

 

 

 

6

 

 

 

 

농활 일정도 끝이 나고 내일이면 돌아가는 날이었다.

어제 그 일이 있고 나서, 재신은 시경과 마주치지 않았다.

아니 마주치지 않은 건지, 서로 피하고 있었던 건지, 같이 있을 시간이 전혀 없었다.

오후에 작업이 나눠지면서, 대부분 벼의 피뽑기 쪽으로 대거 가게 되었다.

산 위쪽 콩밭이 남아 있는데, 거긴 그리 넓지 않아서 여자들 몇몇만 가기로 했다.

민경은 시경이 간 피뽑기 쪽으로 가버렸고, 재신은 할 수 없이 지원자가 거의 없는 콩밭으로 갔다.

사실 오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서, 훨씬 덜 힘들었다.

오후 작업은 작렬하는 태양 때문에 애를 먹고는 했는데, 그나마 구름이라도 끼니 살만했다.

사실 여학생 세 명이서 한다 해도, 콩밭이 좁아서 금방 마무리가 되고 있었다.

그 때 재신에게 상우의 전화가 왔다.

 

“상우 선배! 무슨 일이세요?”

 

“다 돼 가?”

 

“네. 여긴...대충 다 되긴 했어요.

몇 이랑만 더 일구면 돼요.”

 

“그래? 그러면 이쪽으로 와.

새참이 곧 오는데, 좀 도와 달라 하시네?

아무래도 우리는 논에 빠져 있으니, 너희들 쪽이 낫겠다.”

 

“아, 그래요. 그럼 금방 갈게요.”

 

재신은 어쩔까 하다가, 어차피 콩밭 매는 건, 자신이 제일 잘 하니, 자신이 남아서 마저 다하고, 나머지 두 학생이 새참을 돕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

재신은 혼자서 나머지 이랑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나머지 이랑은 힘이 들었다.

다른 이랑들은 괜찮았는데, 산으로 기울어진 쪽의 이랑들은 비가 오면 돌들이 굴러들어와서 그런지

솎아내야 할 돌들이 엄청 많았다.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려 끝나고 겨우 허리를 펴서 하늘을 보니, 아까까지 구름만 가득했던 하늘에

뭔가 어두움이 가득 깔려 있었다.

 

비 오면 안 되는데......

 

산이다 보니 조금씩 걱정이 되었다.

비가 오려는 듯이 먼 하늘부터 내려앉고 있었다.

 

어...어쩌지.....

 

산길을 달리다시피 해서 빨리 내려오려 애쓰는 사이......비가 두두둑 내리기 시작했다.

낮인데도 어두워져서 하늘은 컴컴해져 있었다.

재신은 조금씩 겁이 나기 시작했다.

설마 비가 오는데 산짐승이 있을라고.......

산인데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니 걷는 것도 힘들었다.

 

순간 개울이 있다는 것이 기억이 났다.

아까는 큰 돌로 받쳐둔 징검다리를 건너서 왔는데, 비가 오면 개울물이 순식간에 불어난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다.

 

.....큰일이네...건널 수 있을까....

 

못 건너면, 더더욱이 큰일이었다.

산 속에서 계속 갇혀야 하는 건가 싶어서 재신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비가 온 산길은 미끄러웠다.

몇 번 아슬아슬 넘어갔지만, 결국 돌을 잘못 밟은 재신이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

 

이미 비는 소나기처럼 억수같이 퍼붓고 있었다.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넘어지기까지 하니, 무서움증이 자꾸만 올라오고 있었다.

 

그때였다.

빗물이 툭툭 떨어지고 있는 그 사이로 검은 형체가 그녀 바로 앞에 있었다.

 

아!!!!

 

놀라서 소리를 지르는데, 그녀 앞에 서 있는 것은 한 남자였다.

시경이 비에 젖은 채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시...시경.....선...”

 

그녀가 놀라 그의 이름을 채 다 부르기도 전에, 시경은 그녀를 그대로 품에 안았다.

그의 가슴에서 심장이 쿵쿵 뛰고 있었다.

아까까지 불안했던 심장이 지금은 다른 이유로 빨리 뛰고 있었다.

 

하아......

 

그의 입술에서 안심하는 듯한 깊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의 한숨을 들으며, 재신도 뭔가 놀랐던 마음이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두려웠던 감정이 조금씩 안심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가 안은 채로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걸어서 내려갔다.

그의 몸이 온통 젖어 있었다.

비가 이렇게 쏟아지니 당연히 젖을 수밖에 없지만, 그는 마치 수영이라도 한 사람처럼 젖어 있었다.

 

서둘러 개울가 앞에 도착했지만, 개울은 순식간에 심하게 불어 있었다.

 

그 개울을 보고서야, 어쩌면 그가 건너온 개울도 꽤 깊었을 거라는 짐작을 했다.

그는 어쩌면, 나 때문에 위험한 개울을 헤엄쳐서 건너 왔을지도 몰랐다.

뭔가 가슴에 뭉클한 게 올라오고 있었다.

 

어쩌지.......

 

시경이 혼잣말을 하더니, 재신에게 잠긴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아무래도 비가 그쳐야 건널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물살이 너무 빨라서......”

 

“네.”

 

“다시 올라가자. 아까 오는 길에 보니까 과수원 안에 오두막이 있는 것 같더라.

여기서 이렇게 비를 맞다가는, 둘 다 감기 걸리기 십상이야.”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을 잡고, 오던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갔다.

비가 너무 억수같이 오고 있어서 재신은 차마 못 봤었는데, 정말 과수원 안으로 오두막이 하나 서 있었다.

마치....황순원의 <소나기>처럼....

그와 나에게도 그렇게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다행히 있었다.

그 사이에서도 비가 사이사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밖에서 그대로 비를 맞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오두막 안에 자리를 잡은 시경이 재신의 손을 잡아 안쪽으로 자리잡게 해주었다.

그리고는 바지주머니 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재신의 머리와 얼굴을 닦아주었다.

 

“왜...쓸데 없이 고집을 부려서 혼자 남아?”

 

“네? 아....그게....새참 도와달라고 하셔서......”

 

“다 같이 빨리 끝내고 내려오면 됐잖아.”

 

그는 뭔가 화가 난 듯 어금니를 꽉 깨물고 있었다.

 

내가 혼자 남아 있어서 화가 난 걸까.......

걱정....한 걸까......

 

화가 난 목소리와는 달리, 손수건으로 닦아주는 그의 손길은 너무나 부드러워서 자꾸 가슴이 두근두근대었다.

 

재신의 얼굴을 닦아주던 그의 눈이 어느 순간 짙게 변하고 있었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알지 못했지만, 시경의 눈에 드러난 재신의 모습은 너무나 야했다.

하얀 면티가 비에 젖어 그녀의 몸매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가 마른 몸에 비해 글래머러스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인지는 몰랐다.

게다가 속옷까지 바짝 젖어, 면티 위로 (삭제) 너무나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아래로는 짧은 청바지 아래로 드러난 하얀 허벅지와 쭉 뻗은 다리가 시경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녀의 다리 위로 흐르는 빗물이 그녀를 더욱더 섹시하게 보이게 했다.

그녀의 다리를 자신도 모르게 눈으로 훑던 시경이 침을 삼켰다.

 

자신의 몸을 훑는 시경의 시선을 재신도 느끼고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훨씬 더 검고, 훨씬 더 욕망으로 가득찬 그의 눈이 재신을 바르르 떨리게 했다.

마치 그의 눈에 자신이 발가벗겨진 것처럼, 부끄러웠다.

그만큼 그녀를 향한 그의 눈은, 그의 욕망은 너무나 정직했다.

 

그의 손이 재신의 볼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 순간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것만 같았다.

재신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시선을 피해서 눈을 내려 깔았다.

그녀의 속눈썹이 검고 길게 늘어지자, 시경의 숨이 훅....하고 멈추었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눈 위로 다가와 그녀의 속눈썹에 묻어 있던 물방울을 머금어갔다.

그녀의 눈썹이 바르르 떨렸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시경의 심장은 자꾸만 서걱대고 있었다.

 

“넌......왜 이렇게..........”

 

낮고 잠겨 있는 그의 목소리에 재신이 눈을 들자, 시경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 앞까지 다가왔다.

숨도 못 쉬고, 바르르 떠는 그녀에게 그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렸다.

 

“.........아름다운.....거니..........”

 

그 말에 얼굴이 확 붉어지는 찰나, 그의 입술이 그대로 그녀의 입술을 훔치며 밀려와 그녀를 바닥에 눕혔다.

가슴 안으로 열이 확 올라오는 것만 같았다.

서로의 숨을 마시고, 서로의 혀와 얽혀들고, 서로의 입술을 핥으며, 서로에게 깊이 들어갔다.

뭔가 알 수 없는 열기가 자꾸만 올라오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자신이 아닌 듯한, 알 수 없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감각들이 온 몸에서 올라오는 듯했다.

(삭제)

 

서....선.....흡.....

 

놀란 재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지만, 그 소리는 그의 입술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삭제)

그의 입에서 한숨 같은 신음이 나왔다.

 

재신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의 손이 (삭제) 건드릴 때마다 등 뒤로 자글자글한 감각이 흘러다녔다.

그의 입술 때문에, 그의 혀 때문에, (삭제) 그의 손 때문에 허리를 비틀었다.

뭐라고 말도 할 수 없이 저릿했다.

(삭제)

두 뺨이 발그래해진, 그러면서 자신을 미치게 만드는 신음을 내뱉는 재신 때문에 시경은 완전히 이성을 놓을 것만 같았다.

야했다.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웠다.

(삭제)

그의 손길이 스치면 스칠수록 재신의 입에서는 달뜬 숨소리가 자꾸만 뱉어지고 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삭제)

그녀의 입에서 더할 수 없이 야한 신음이 터져나왔다.

그 자글자글한 감각에 재신은 죽을 것 같은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삭제)

순간 재신이 (삭제)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눈이 뭔가 두려운 듯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시경이 한숨을 쉬며, 그녀의 입술에 다시 입을 맞추었다.

멈추지 않을 것 같던 그의 입술이 그녀의 목을 핥기 시작했다.

 

으음......

 

재신이 또다시 신음을 터뜨리자, 시경의 낮은, 조금은 쉰 듯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로 울렸다.

 

“대답해.......”

 

“하아....하아.....뭘..요.....”

 

“이제....너 내 여자야.”

 

“....선배......”

 

“도망가는 것도 안 돼. 피하는 것도 안 돼.

나, 너 못 놔줘.

너....내 거야......이재신은 은시경 거니까....

다른 남자한테 눈 돌리지 마.......”

 

그의 입술이 또다시 입술에서 목으로, (삭제) 자꾸만 얽혀 들어오자, 숨도 쉴 수 없는 재신은 자꾸만 야한 신음만 뱉었다.

 

“대답해줘...재신아.....

너, 내 거다.”

 

그의 입술이 목으로 가슴으로 내려와 자꾸만 애를 태운다.

 

으음......

 

자꾸만 신음이 터져 나오는데, 그는 대답을 하라고 강요하고 있었다.

 

“어서....대답해.....”

 

“응......선배.......그럴게요.”

 

“재신아!!!”

 

 

순간 그가 놀란 듯 내 입술에서 입을 떼고 내 눈을 바라본다.

 

“진짜야? 정말, 너 내 여자 하는 거야?”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한숨을 쉰다.

 

하아.......

 

그의 입술이 정신없이 또다시 입술 안으로 깊이 들어왔다.

재신은 숨을 헐떡이며 그의 달뜬 입술을 오롯이 받아들였다.

 

 

 

 

 

 

 

 

 

 

 

7

 

 

 

 

돌아오는 길......

손을 꼭 잡고 내려오지만, 재신은 자꾸만 부끄러워져서 그를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런 그녀가 시경은 사랑스러워서, 내려오다가도 다시 그녀의 입술을 몇 번이나 빼앗을 수밖에 없었다.

개울 앞.....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물살은 너무나 셌다.

시경이 재신 앞에 등을 내밀고 앉았다.

 

“선배!”

 

“업혀.”

 

“그래도......저 혼자 건널 수 있어요.”

 

“그냥...나 하자는 대로....하자......”

 

그의 말에 결국 재신은 그의 등에 업혔다.

따뜻했다.

어린 날 읽었던 소설이 그대로 떠올랐다.

소년과 소녀의 사랑도 이랬겠구나.....

소녀의 가슴이 이렇게 뛰었겠구나.....

소년의 등이 이렇게 믿음직스러웠겠구나......

싶어서 재신의 심장이 자꾸만 짜릿해졌다.

 

 

개울을 건너며 시경이 재신을 나직이 불렀다.

 

 

“가지 마......”

 

“........무슨...말이에요.....?”

 

“교환 학생.......”

 

그도 알고 있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주저하고 있을 때, 시경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내년에.....나랑....같이 가자......”

 

재신의 심장이 자꾸 쿵쿵하고 뛰기 시작했다.

어쩌면......난.......사랑에 이미 빠져버렸는지도 모른다.

 

등에서 그녀의 말랑한 가슴과, 그녀의 심장 소리가 느껴졌다.

행복했다.

어두운 시골길이 행복하기만 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내내, 그의 손이 절대로 놓지 않을 것처럼 재신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숙소가 눈 앞에 보이자, 재신이 손을 놓으려 힘을 주지만, 시경은 더 꽉 잡아 왔다.

 

“선배...다른 사람들이 봐요.”

 

“너, 내 여자 한다고 분명히 말했지?”

 

“네? 네.”

 

“그럼 따라와.”

 

그의 단호한 말에 자꾸만 심장이 뛰었다.

그는 손을 잡은 채로 숙소로 들어섰다.

다들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놀란 모습이었다.

 

“뭐야, 둘이.....”

 

상우가 뭔가 기분 나쁘다는 듯, 말을 툭 던지자, 시경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흠흠......이재신, 이제 은시경 여자니까.....꿈도 꾸지 마라.”

 

“뭐?”

 

“이재신, 은시경 거다.”

 

“뭐야, 둘이 사귄다고?”

 

“당연.”

 

재신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에게 꼬리를 쳐대던 그 여자애들 앞에서도 그는 나만을, 오로지 나만 보고 있었다.

그래서 행복했다.

그는.....처음부터....내 심장을 움직인.....내 남자였다.

 

 

 

 

 

 

 

 

 

에필로그

 

 

 

 

“미안해.......너한텐 정말 미안해.”

 

“어휴...이 기집애...정말!!!”

 

“미안해 민경아....”

 

재신은 그저 울먹대고 있었다.

자신은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시끄러! 이년아, 그랬으면 진작 말했어야지.

그래, 나도 잘 한 건 없다.

그래도 어휴.....

사실 좀 이상하긴 했지.

유독 시경 선배가 너만 보더라니.....”

 

“민경아....”

 

“뭐, 썩 기분이 좋은 건 아니지만, 너니까 인정한다. 이재신.

나도...사실 너한테 감춘 게 있으니...”

 

“뭐?”

 

“사실은...나...정훈이랑...좀..이상한.....사이가 됐어.”

 

“무슨 소리야?

축제 때 너 무슨 일 있었던 거야?”

 

“그게...말이야...

어휴.......문과대 계단에 앉아서 울고 있는데, 정훈이 그 자식이...”

 

“뭐, 정훈이가 뭐!! 뭘 어쨌는데?”

 

“흠흠........그 놈이 생각보다.......짐승남이더라고...

난 순둥인 줄 알았지.”

 

“야!!!!! 정훈이가 너한테 이상한 짓 한 거야?

그걸 가만 놔뒀어?”

 

“얘 얘...너 왜 이래....착한 애한테?”

 

“뭐? 착해?”

 

“흠흠.....걔가 나한테 키스...했다고.....키스....

내 첫 키스가 그렇게 날아갔다고...흑....”

 

“너 어디서 거짓말이야. 너 첫 키스 아니잖아?”

 

“야, 뽀뽀는 해봤지만, 키스는 처음이었다고.

설왕설래? 몰라?

걔가....그렇게 키스를 잘 하는지...몰랐지...나도......

마음과는 상관없이 자꾸.....걔랑....흠흠.....키스....하게 되더라고......”

 

순간 말을 하고 있는 민경도,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재신의 얼굴도 빨개져버렸다.

 

“흐음.....이재신...너도......이미....설왕설래는 숱하게 해 본 얼굴이고....

그럼 그 이상도?”

 

“아, 아니야! 절대 아니야!!!”

 

“허어~~이렇게 심하게 부인하는 게 더 이상한데? 큭큭큭.

야~ 시경 선배, 잘 하든? 어디까지 했는데, 얘기해봐! 나도 얘기해줄게...응?응?”

 

“아..아니야....아, 몰라......”

 

“몰라? 야야!! 이재신!!! 너너!!! 진짜 진도 뺐구나!!!

허걱!! 너...설마....첫날밤까지?”

 

“미쳤어!!!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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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 출장 겸 휴가 잘 다녀왔어요.

와서 너무 정신이 없어서 생존신고도 못했습니다.

아마 다음 주까지 계속 정신 없을 것 같아서, 이렇게 예전 글로 생존신고를 대신합니다.

호텔이랑 여행 일정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건 틈나는 대로 올려볼게요.

 

축제 (하)는 사실 55만이 되면 이벵처럼 올리려고 했는뎅,

너무 늦어지는 듯해서 이렇게 올려봅니다.

7월 24일에 드렸으니, 거의 딱 한 달이 되네요.

한 달만에 오픈해 봅니다.

 

 

2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시경이가 꾹 참고 있다가 터져버리니 뭔가 상남자 필이.......

재신이 공주님이 아니면, 이렇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꾹 참다가, 참다 참다가, 자신의 마음이 터져버리니까 이렇게 재신을 확 사로잡아버리는 남자가 아닐까....

 

사실...쓰는 대로 갔는데, 이래도 되나 싶네요.

시놉은 저번에 다 잡아놨는데, 이때 제가 왜 이랬나 싶기도 하고요.

여튼...즐감해주시길.....(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