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장, 4장이 모두 한 구절씩밖에 없어서 한 번에 올려볼까 한다.
學而 第一
3장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말을 듣기 좋게 하고 얼굴빛을 좋게 꾸미는 자는 仁하기가 드물다.)
교언영색.
많이 듣던 말이다.
내 곁에서 아첨을 한다면, 얼굴을 늘 아부하듯 꾸미고 있다면, 그 사람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살다보면, 이런 일을 당하기도 한다.
분명 내 앞에서는 그토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나, 돌아서서 뒤통수를 때리는 경우.
공자가 살았던 시대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건 매 한가지다.
말을 많이 하는 자, 아첨하는 자를 멀리할 것.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도리어 말수가 없는 자, 적은 자를 가까이 할 것.
말이 아니라 행동하는 자를 곁에 둘 것.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귀를 즐겁게 하는 자에게 뭔가 잘 해주게 되지만, 결국에 그는 인과 덕이 부족한 자일 확률이 높다.
사람을 분별해 내는 능력.
나이가 들면 들수록 꼭 갖추어야 하는 능력인 것 같다.
특히 리더로서 살아가려 한다면, 좀 더 큰 일을 도모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곁에 어떤 사람을 두는가이다.
어떤 사람을 경계하고, 어떤 사람을 가까이할 것인가.
친구는 나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내 곁에 어떤 사람이 있는가.
그것 자체가 '나'라는 사람의 됨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나를 따르는가.
내 곁에 있기를 원하는가.
그것이 바로 나라는 인간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다.
아첨하는 자, 아부하는 자, 쓸데없이 칭찬하는 자를 경계하라.
물론 장점을 북돋아 주고, 힘을 주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다.
격려와 위로는, 단순한 아첨이나 칭찬과는 다르다.
내가 잘 될 때 내 곁에 있으려는 자들을 경계해야 한다.
그럴 때 나를 칭찬하는 자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런 말들에 흔들리지 말라.
내 곁에 둘 사람을 위해서도, 그리고 내 자신을 위해서도 조심하고 경계할 말이다.
4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나는 날마다 세 가지로 나의 몸을 살피니,
남을 위하여 도모해줄 때(일할 때) 충성스럽지 않은가,
친구와 더불어 사귈 때 신실한가,
배운 것(전수받은 것)을 익히지(복습하지) 않는가이다.)
주희의 집주를 보면, 공자의 제자들 중에서도 유독 증자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송의 학자 謝氏(謝良佐)는 증자를 가장 공자의 배움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평가하기도 했다.
증자가 말한 매일 자신의 몸을 닦는 세 가지.
남을 위해서 일을 도모해 줄 때 내가 충성스럽게 하고 있는가.
친구와 사귈 때, 진심으로 믿음을 주고 있는가. 혹은 신실한가.
공부에 있어서 배운 것을 매일 익히며 복습하고 있는가.
결국, 충성, 믿음, 성실에 대한 가르침인 것 같다.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작은 일에 정말 충성하고 있는가.
그리고 친구를 대할 때, 사람을 대할 때, 진심으로 믿음으로 대하고 있는가,
나는 그들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인가.
마지막으로 내가 배운 것을 익히려 날마다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는가.
매일 매일 물어서 내 몸을 닦고, 마음을 경계해야 할 물음인 것 같다.
일을 하다 보면 늘 흔들리는 것 같다.
대충 하고 싶은....이렇게 많은 시간을 쏟고 싶지 않은....그럴 때가 있다.
이건 사소하니까, 이건 내 스스로 정한 일이니까, 이건 아무 것도 아니니까,
또는 이건 내 커리어에 어떤 도움도 안 되니까,
어차피 취미활동이니까.....
그래서 대충하고 싶은, 혹은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때로 내 삶은 전쟁 같은 갈등의 연속이다.
매일 매일 때려치우고 싶다는 나 자신과 싸우고 있다.
매일 매일 하기 싫다고 말하는 나 자신과 전쟁을 치른다.
그런 나를 이기고, 내가 하는 모든 일들에,
비록 그것이 내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도,
내가 시작했고, 내가 약속했다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언정, 나는 그것에 충성하고 있는가.
결국 하나가 남는다.
나는 작은 일에 충성하고 있는가.
이것은 내 삶에 지표가 되는 말이다.
다음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말이다.
나는 이 관계의 중심에 "믿음"을 두고 있는가.
나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내 곁에 좋은 이를, 좋은 사람을 두어야 한다.
이건, 살면 살수록 중요하다.
내가 성장하려면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
세종이 위대했던 것 중, 내가 가장 부럽고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 "관계"였다.
그의 주변에는 세상의 모든 인재가 모였다.
최고의 인재와 최고의 현자들이 세종의 곁에 머물기를 원했다.
리더는 이런 사람이다.
내 곁에 그런 세상의 인재들이 모여들게 하는 것.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이, 그리고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내 곁에 있고 싶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다.
그것이 리더다.
그러한 리더의 자질로 "믿음"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진심으로 믿고, 또 믿는가.
또한 나는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선택한 사람에게
믿음을 주고 있는가.
그럴 만한 사람인가.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경계하고 나를 끊임없이 닦아내라는 것이다.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라.
나는 지금 믿음을 주는 사람인가.
나는 지금 그 모든 관계에 믿음을 주고 있는가.
매일 물어보아야 한다.
마지막 물음은 내 배움에 대한 것이다.
배운 것을 익히고 있는지,
몸에 새기고 있는지,
그것을 날마다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지.
결국 성실에 관한 부분이다.
나는 성실한가.
배우고 또 배우고, 그러한 지난한 과정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가.
약삭빠르게 공부하고, 약삭빠르게 이용하고, 약삭빠르게 내 걸로 가볍게 취하고 있는 건 아닌가.
묵묵히 성실히 기본에 충실하며 성실하게 배워가고 있는가.
하루하루의 삶이 그 기본에 충실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매일 매일 물어봐야 할, 나의 숙제다.
나는 지금 작은 일에 충성하고 있는가.
나는 지금 사람과의 관계에서 믿음을 주고 있는가.
나는 지금 하루하루 기본에 충실하며 성실하게 배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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