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 程門立雪, 국립중앙박물관>
學而 第一
5장
子曰 道千乘之國호되 敬事而信하며 節用而愛人하며 使民以時니라
(공자가 말하기를 천승의 나라를 다스리되,
일을 공경하고
믿음으로 하며,
쓰는 것을 절약하고(절도있게 하고)
사람을 사랑하며
때에 따라(때에 맞게) 백성을 부려야 한다.)
*천승의 나라 - 천 대의 병거(兵車)라는 뜻으로, 그 정도의 힘을 가진 나라의 제후를 이르는 말.
5장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대한 조언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제후가 가져야 할 5가지 다스리는 규칙.
이것을 오늘날에 적용해 본다면, '정치'에 해당한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아니 사람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꼭 따라야 할 조언이 아닌가 한다.
특히 敬事而信이라는 말을 깊이 있게 들여다 봐야 한다.
- 楊氏曰
上不敬則下慢이요 不信則下疑니
양씨(楊時)가 말하길,
윗사람이 (일을) 공경하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게을러지고, 위가 믿을 만하지 못하면, 아래가 의심하게 되니,
下慢而疑면 事不立矣니
아래가 게으르고 의심하게 되면 일은 성립하지 못한다.
敬事而信은 以身先之也니라
그러니 일을 공경하고 믿음으로 하는 것(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몸으로 먼저 일하는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楊氏는 程子의 제자였던 인물인 '楊時'를 말한다.
이 양시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저 위에 올려둔 정선의 그림이다.
제목은 程門立雪
여기엔 얽힌 이야기가 있다.
송나라 학자였던 양시와 유초라는 인물의 스승이 정자(程子)였다.
정자는 중국
나는 일을 공경하고 있는지,
나는 그것에 믿음을 가지고, 믿을 수 있게 행하고 있는지,
내 스스로 먼저 그 일을 하고 있는지.
아랫 사람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라는 말인 것 같다.
너의 말을, 몸으로 보이라는 것 같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그 일에 충성하는 모습을,
일을 함에 믿음을 보여주는 모습을,
그래서 믿을 만한 모습을,
그것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라는 말인 것 같다.
말보다 앞서는 힘.
그것은 내 몸으로 직접 행하는 것이다.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일에 게으르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부지런히 하는 것이다.
믿음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마음을 다한 행동을 앞지를 수 없다.
이것은 아이를 가르칠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고,
믿음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믿음을 가질 것.
어쩌면, 사람도 아이도 모두 내 문제일지 모른다.
왜 저렇게 믿음을 줄 수 없느냐고 불평하는 게 아니라,
내가, 믿음을 가지지 않아서가 아닌지,
왜 저렇게 게으르고, 제대로 안 하느냐고 비판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 부지런함을, 일을 공경하는 모습을, 충성하는 모습을 가지지 않아서가 아닌지.....
오늘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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