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學而
7장
子夏曰 賢賢호되 易色하며 事父母호되 能竭其力하며
事君호되 能致其身하며 與朋友交호되 言而有信이면
雖曰未學이라도 吾必謂之學矣라 호리라
(子夏가 말하길, 어진 이를 어질게 여기되 색에 대한 마음을 바꾸며, 부모를 섬기되 능히 그 힘을 다하며,
君을 섬기되 능히 그 몸을 바치며, 친구를 사귀되 말하는 데 신실함이 있으면
비록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를 배웠다고 말할 것이다.)
7장은 공자의 제자였던 자하의 말이다.
역시 앞서 나왔던 가르침과 다름이 없다.
어진 이를 가까이 하고, 사특하고 색을 가까이 하는 마음을 바꾸고,
부모를 힘을 다해 섬기고,
군, 주인을 몸을 바치는 데까지 섬기고,
친구를 사귈 때는 항상 신실하게 한다면,
그를 배웠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륜. 가장 기본인 말인 것 같다.
늘 그렇지만, 가장 기본이 어렵다.
충성한다는 것은.....
믿음을, 신실함을 지킨다는 것은.....
결국은 나와의 싸움이다.
8장
子曰 君子不重則不威니 學則不固니라
공자가 말하길, 군자가 중하지 않으면 위엄이 없으니
(그렇게) 배우면, 배움도 견고하지 못하다.
主忠信하며(충성과 믿음을 주장하며,)
無友不如己者요 (자기만 못한 자를 벗삼으려 하지 말고,)
過則勿憚改니라 (과오가 있으면 꺼리지 말고 고쳐야 한다.)
8장의 내용 역시 이와 연결이 된다.
키워드를 뽑는다면, 충성과 믿음.
늘 내 가슴 깊숙이 넣어놓은 두 단어인 것 같다.
군자란, 가슴에 무거움을 간직한 인물이다.
그렇게 중함이 없다면, 위엄이 없고, 배운다 하더라도 견고하지 못할 거라는 말이다.
먼저 내 마음의 토양부터 다스리라는 말인 것 같다.
주석에는 아래와 같이 나와 있다.
重은 厚重함이요, 威는 威嚴이요 固는 堅固也라 輕乎外者는 必不能堅乎內라
故로 不厚重이면 則無威嚴하여 而所學이 易不堅固也라
(외면에 가벼운 자는 반드시 내면에 견고함이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외면이 후중하지 못하면 위엄이 없어 배우는 바가 역시 견고하지 못하다.)
외면이 가볍다면, 이미 그 내면은 돌아볼 것도 없다는 것이다.
외면이 가벼운 자는 반드시 그 내면도 가벼워 견고할 수 없다는 말이다.
어쩌면 이 말은 자신의 외면이 지금 어떠한가 보라는 것 같다.
나이 마흔에는.....내 얼굴이 내 인생의 반증이라 했다.
내 얼굴을 책임지는 나이라 했다.
그렇다면, 내 지금 가지고 있는 나의 외면, 내 외모가 바로 내 내면일지도 모르겠다.
외면이 가볍다는 것은.....단순히 사람이 날려보인다, 가벼워보인다일 수도 있겠으나,
어쩌면 내 외면이 어둡고 찡그리고 무표정하고 불만스러워 보이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내 내면이 견고하고 무겁다면, 그런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내 외면도 그런 무게감을, 그런 견고함을 가지게 될 것이다.
즉, 내 얼굴이 지금, 충성스러움과 믿음을 보여주는가.
그에 대한 물음인 것이다.
충성과 믿음에 대한 말은 주석의 말이 더 강렬하다.
"主忠信하며(충성과 믿음을 주장하며,)"
에 대한 해석을 다음과 같이 해놓고 있다.
人不忠信이면 則事皆無實하여 爲惡則易하고 爲善則難이라.
(사람이 충성스러움과 믿음이 없으면 일이 모두 열매가 없어
악을 하기는 쉽고 선을 하기는 어렵다.)
충성과 믿음이 없다면, 그 일에 어떤 열매도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악을 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가장 강력한 경고의 메세지가 아닌가 한다.
결국 충성과 믿음을 지키려 하지 않으면, 내 마음에 악한 마음이 싹터서 내 일까지 그르치게 할 거라는,
아주 무서운 경고가 아니라 할 수 없다.
無友不如己者요 (자기만 못한 자를 벗삼으려 하지 말고,)
過則勿憚改니라 (과오가 있으면 꺼리지 말고 고쳐야 한다.)
결국 이 충성과 믿음을 지키려면,
자기 곁에서 자기보다 나은 자를 벗으로 삼아 경계하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벗은 인을 돕는 자라 했다.
인격적으로 인을 도울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자를 벗으로 삼아,
자기 자신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잘못이 있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自治不勇이면 則惡日長이라.
자신을 다스리는 데 용기가 없으면 악이 하루하루 성장한다.
이것이 바로 용기다.
나를 다스리는 용기가 없다면, 내 안의 악이 하루하루 커져가서
결국 어떤 일에도 열매가 없을 것이라 경고한다.
자기를 다스린다는 것.
그것은 도에 이르는 용기를 말하는 것 같다.
용기가 있어야, 나 자신을 다스리고,
용기가 있어야, 나의 잘못을 살펴보고,
용기가 있어야, 진심으로 일에 충성을 다하고,
용기가 있어야, 내 말을 지키기 위해 믿음과 신실함을 다하게 될 것이다.
믿음은, 나에게도 벗에게도 일에도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것 같다.
나 자신이 맡은 일을 끝낼 수 있다는, 반드시 끝낸다는 나와의 약속에 대한 용기이며,
다른 이와 한 약속을 끝까지 이행한다는 성실에 대한 용기이며,
그가 벗이 아니더라도, 일이 되도록끔 하는, 대의를 살펴 사리사욕을 버리는 용기일 것이다.
나를 다스리는 용기.
충성과 믿음은, 내게 가장 중요한 단어다.
언제나 지키고 싶은, 그러나 참 지키기 어려운 말이다.
일에 충성한다는 것은, 하루하루 나와의 싸움을 의미한다.
하찮게 여기는 나와, 하기 싫은 나와 끊임없이 싸우는 전쟁터다.
믿음 역시 마찬가지이다.
믿음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은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데서 시작한다.
가장 어려운 일이다.
언제나 적은 나 자신이다.
가장 강력한 적은, 게으르고 나태한 나 자신이다.
왜 내가 이것까지 해야 하지.....
오늘은 이만해도 되지 않을까.....
내일 하자......
라고 말하는 나 자신이다.
마흔에 약속한 것들이 있다.
계획을 세우고, 꿈을 꿨으나,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
나는...나와의 약속을 어쩌면 지키지 못하고 있다.
배움 역시 그러하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15분의 기적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
시간이라는 것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
그 모든 것들이 내게는 가장 중요한 믿음이다.
늘 시간에 대해서 고민한다.
하고 싶은 것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나는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좀더 계획적으로 활용하는 것.
그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내게는 나 자신을 다스리는 용기인 것 같다.
꿈을 꿨으면, 그것이 적어도 이루어봄직하게 만들어가 보아야 한다.
되고 안 되고는 다음 문제인데,
내 안에서 그 책임을 미루고 있는 것 같다.
내 글도, 내 일도, 외국어도....그렇다.
올해가 가기 전, 내가 세웠던 계획들과, 내가 해내어야 하는 것들, 또 하고 싶은 것들을,
다시 정리해 봐야겠다.
시간은 쪼개기 나름이니, 조금 더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나의 계획 아래에 시간을 놓을 수 있도록,
내가 시간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현명하게 지혜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내 스스로를 다스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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