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신상플) 야누스의 달(Januarius) 17 - 거울이 깨지다
<은신영원하라님께서 주신 <야누스의 달> 대문짤입니다. 감솨감솨합니다.(__)>
First Kiss - 포맨
약한 마음 갖지 않기에요 나랑 약속해요
이 순간 눈물도 참아요 oh plese
달콤한 키스의 향기와 사랑한 기억들과
내 작은 버릇 내 걸음걸이 내 이름도 지워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You are my first my kiss my world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는 거겠죠
녹슨 기억뿐이라도 하나만 외워두세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my world
I'm sorry
며칠 밤만 실컷 울고 나면 나를 다 잊겠죠
그래 그렇게 지워요 Oh girl
달콤한 키스의 향기와 사랑한 기억들과
내 작은 버릇 내 걸음걸이 내 이름도 지워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You are my first my kiss my world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는 거겠죠
녹슨 기억뿐이라도 하나만 외워두세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my world
I'm sorry
수도 없이 기도했죠 마지막 사랑이 그대길
아니었나 봐 그대는 내 첫번째 상처가 되어 남게 되겠죠 이젠
You are my first my dream You are my first my kiss my world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는 거겠죠
녹슨 기억뿐이라도 하나만 외워두세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my world
You are my first my dream You are my first my kiss my world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는 거겠죠
녹슨 기억뿐이라도 하나만 외워두세요
You are my first my dream my world
I'm sorry
My love.. My kiss.. My dream..
가사 출처 : Daum뮤직
60
쿵..쿵..쿵...쿵.....
심장소리가 울려댄다.
머리까지 울려댄다.
재신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허리를 감고 있는 그의 손을 풀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힘없이 떨어지는 손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재신은 보지 않았다.
재신은 사격대 위에 총을 올려두고 그저 앞을 향해 걸었다.
그저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는 듯, 저 문을 열고 나가면 끝날 일인 것처럼 그녀는 문을 향해 빠르게 걸었다.
이제 다 됐어.
나가면 돼.
그를 마주하지 않으면 돼.
그를.....보지만 않으면 돼.
그렇게 안도하듯 사격실 문의 손잡이를 잡은 순간, 어느 틈에 그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손잡이를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그가 잡고 있었다.
이미 조금 열려 있던 문은 그의 힘에 다시 닫혀버리고 말았다.
그의 손은 그녀의 손을 잡은 채, 사격실 안 사물함 사이로 끌고 갔다.
“은시경 씨!!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
재신의 화난 목소리에도 그는 그저 그녀의 손을 잡은 채
사물함들 사이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가서는 그녀를 사물함과 사물함 사이 벽에 붙여버렸다.
어둡고 구석진 곳.
CCTV로도 볼 수 없는 사각지대에 그녀는 갇히고 말았다.
그녀의 앞에 마치 벽처럼 시경이 서 있었다.
“지금.....뭐하자는 거죠?
당장 비켜요!!!”
“또!!!!!”
아무 말도 없이 노려보기만 하던 그의 입에서 분노 같은 한 마디가 던져졌다.
“그러시는 겁니까?”
“무슨...소리예요?”
“또 저를, 안 보시는 겁니까?”
“은시경 씨!!”
“그때처럼.....예전처럼, 그렇게......공주님 눈에는...제가.....안 보이십니까?”
재신은 놀란 듯 바라보다 그를 밀치며 나가려 했다.
그러나 그의 힘은 완강했다.
그녀의 어깨를 잡고 다시 벽에 밀어붙였다.
“그거, 아십니까? 공주님...하아.....차라리 제겐 그곳이 더 나았습니다.”
그곳이라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이 남자는......
그의 눈이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재신은 그런 그의 눈을 보려 하지 않았다.
이제 그만.......
그만......흔들리고 싶다......
그녀의 간절한 바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더 지독하게, 더 고통스럽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공주님껜 고통스러웠던, 어쩌면 치욕스러웠던 그곳이......
제게는 차라리 행복했습니다.”
“은시경 씨!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재신은 믿을 수 없었다.
그가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할 거라고는, 그곳이 나았다니,
내가 납치되어 있었던 그곳이 나았다니....
그 말을 직접 그에게서 들었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적어도, 그 때는 공주님이.....저만 보셨으니까요.....”
“뭐...뭐?”
“그 때는! 공주님의 눈에, 저밖에 없었으니까요!”
그의 말을 듣고 있는 내내, 재신의 심장은 터질 듯이 뛰어대기만 했다.
그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왜 이렇게 혼란스럽게만 만드는 것일까.
재신의 눈은 또다시 그를 피했다.
보고 싶지 않았다.
아니, 보려하지 않았다.
그의 눈을, 그의 얼굴을, 그의 마음을 보고 싶지 않았다.
혼란스러울 뿐이다.
내가 그렇게 보고 싶은 것뿐이다.
그때였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얼굴을 잡고 자신의 고통스러운 눈을 보도록 돌렸다.
“은....시..경!”
“이제...더는....싫습니다!”
그의 눈빛이 단호했다.
무섭도록 검게 가라앉고 있었다.
“이거..놔.....흡!!!”
놓으라고 소리를 지르는 순간, 시경의 입술이 그대로 재신의 입술을 훔쳐버렸다.
오랜만에 느끼는 그의 입술은 기억보다도 더 뜨겁고 거칠었다.
화가 난 그의 마음을 담기라도 한 듯, 그는 그녀의 영혼까지 삼킬 듯이 거칠게 다가왔다.
그녀가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면 칠수록 그의 욕망은 커져만 가서, 더 깊게 그녀의 안으로 들어와 놓을 수 없다는 듯 얽혀들었다.
그는 화가 나 있었다.
마치 그 화를 키스로 쏟아내는 것처럼, 그는 재신의 입술을 놓아주지 않았다.
자꾸만 안으로 얽혀들고, 도망가는 그녀의 혀를 놓지 않으며, 그녀를 신음하게 만들었다.
“그..그만......”
그만 하라는 그녀의 신음 같은 목소리도 그대로 삼켜버린 채,
그는 자꾸만 그녀의 입술을, 그녀의 혀를 자신의 것이라 온몸으로 주장하고 있었다.
헐떡이는 신음 소리 사이로, 그의 입술은 재신을 정신 못 차리도록 몰아쳐대고만 있었다.
그때였다.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사격실 앞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문을 여는 소리.....
놀란 재신이 시경을 밀어내는 순간, 두런대는 소리가 들렸다.
“어, 공주님, 벌써 끝내셨나?”
“그러게 말입니다. 박 중위님. 아직 시간 남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말이다. 분명 1시간 지나서 오라고 하셨는데......”
“공주님 연습하실 때 옆에 있을 걸 그랬나 봅니다.”
“그래도 혼자서 연습하시고 싶으셨겠지. 여튼 우리는 빨리 정리해 놓고 가자.”
“예. 알겠습니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놀란 듯 머뭇대는 재신을 시경이 돌려세웠다.
“왜?”
놀란 듯 작게 묻는 재신의 손을 시경은 아무 말 없이 잡고는 사물함 옆 커튼이 쳐진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손에서 빠져나가려 힘을 줘보지만, 그의 완강한 힘 앞에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곳은 탈의실이었다.
도대체 왜 여길 들어온 것일까.
물론 지금 이 남자와 둘이 있는 걸 본다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래도...여긴 왜.....?
의아해 하는 재신을 끌고 시경은 샤워실 부스를 열었다.
“여..여긴...왜?”
놀라서 묻는 재신을 그대로 샤워실 부스 안으로 밀어 넣고는 부스 안쪽에서 문을 잠가 버렸다.
작은 부스 안......
한 사람 씩 들어가 샤워를 하는 부스 안이라, 둘이 들어서니 완전히 공간이 꽉 차고 말았다.
재신은 한 쪽 벽에 잔뜩 붙어 서있었지만, 숨만 쉬어도 서로가 서로에게 닿을 것만 같았다.
“도대체, 왜 이래요?”
약간은 떨려 나오는 재신의 말에도 시경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그녀만을 뚫어지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의 눈이 타들어가는 듯 검게 가라앉고 있었다.
그의 눈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피하는 그녀를 시경은 마치 자신을 보라는 듯,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들었다.
그의 눈과 마주친다고 느낀 순간, 그의 입술이 그녀에게로 이미 다가오고 있었다.
“제..발......”
신음 같은 그녀의 목소리는 이내 그의 입술 안으로 잠겨버렸다.
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그녀의 입술에 포개졌다.
아까보다 훨씬 부드럽게, 훨씬 야하게 그녀의 입술 안으로 다가왔다.
그의 혀는 너무나 부드러웠다.
그녀의 입술을 핥으며, 그의 혀는 천천히 그녀의 안으로 들어왔다.
숨도 쉴 수 없을 정도로 감미로웠다.
갇혀 있는 상황, 숨소리조차 서로에게 울리는 듯한 그 부스 안에서,
밖의 소리가 하나하나 들리는 이 상황이 묘하게 자극적이었다.
재신은 입술 사이로 자꾸 야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그의 자극적인 혀 앞에서는 참아지지가 않았다.
그의 혀는 자꾸만 그녀의 혀와 얽히며, 너무나 섬세하게 쓰다듬고 있었다.
이 남자...는.......여자를 너무나 잘 알았다.
어디를 건드리면, 여자가 흥분하는지, 너무나 잘 안다.
키스일 뿐인데, 그저 입을 맞추는 것뿐인데, 그는 그녀의 모든 감각을 다 깨우고 있었다.
발끝까지 저릿했다.
아.......
그의 혀와 얽혀들며,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중략) 그의 손이 천천히 그녀의 블라우스 단추를 열고 있었다.
재신은 그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의 입술에, 그의 혀에 정신을 못 차릴 만큼 빨려들고 있었다.
으음.......
그의 입술 안에서 재신은 신음을 뱉었다.
(중략)
그의 입에서 한숨 같은 신음이 터져나왔다.
(중략)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벗어나 그녀의 목으로 다가가 빨아당기고 있었다.
낯설고 간지러운 느낌에 재신은 터져나오려는 신음을 겨우겨우 참고 있었다.
여전히 밖에서는 근위대원들의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를 말려야 한다.
이제.....그만 하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머리의 생각일 뿐이었다.
정작 그녀의 몸은 그가 주는 자극에 온몸을 떨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재신은 비명이 터져 나오려는 입을 자신의 손으로 막았다.
(중략)
그의 거친 숨소리와 그녀의 신음 같은 한숨이 작은 부스 안을 점점 더 뜨겁게 만들고 있었다.
(중략)
아무리 참으려 해도 신음이 터져나왔다.
알고 있었다.
이 남자가 얼마나 야한지....
이 남자가 얼마나 사람을 달뜨게 하는지 알고 있다.
이 남자에게 길들여진 것인지도 몰랐다.
분명 그만 두게 해야 하는데, 재신은 신음을 뱉는 것말고는 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중략)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이 짜릿했다.
온 몸으로 전기가 흘러다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각들이 일어서고 있었다.
숨도 쉴 수가 없었다.
신음은 그의 입술 속으로 잠겨 들어가고, 재신은 감각에 취해 정신을 잃을 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그만.......”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중략)
재신은 그의 품에 안긴 채, 숨도 쉴 수가 없었다.
그의 입술이 다가와 그녀의 볼 위로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내었다.
그러고는 촉촉한 그녀의 입술에 또다시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그의 입술이 떠나가도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의 손길이 스쳐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이성을 모아야만 했다.
아직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감각의 잔재는 너무나 오래 남아 그녀를 휘몰아치고 있었다.
천천히 숨을 고르는 그녀를 시경은 놓아주며, 그녀의 블라우스를 잠가주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품 안에 가만히 안았다.
그는......자신에게.....왜...이런 것일까.....
화를 낸 것일까.....
도대체 왜.....
그러나 귓가로 스치는 그의 한숨이 깊었다.
하아.......
무언가를 꾹꾹 눌러 참는 것이 그 한숨에서도 진하게 느껴졌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었다.
(중략)
그가 참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재신은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왜.......?”
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한 마디였다.
도대체 왜 그랬는지, 자신에게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그녀의 물음에도 시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를 자신의 품에 꽉 안고만 있을 뿐이었다.
“.......절......좀....봐주세요.......공주님......”
한숨 같은 그의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낮고 허스키한 그의 목소리가 잠겨들었다.
그가 천천히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의 눈이 온전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을 봐달라고, 그녀의 눈에 자신을 담아달라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었다.
재신은 다시 눈을 감았다.
“공주님.......”
그의 목소리가 고통스러웠다.
“제발........절.....봐주세요......”
간절했다.
자신이 여기 있다고, 그러니.......봐 달라고.....
그의 목소리는 말하고 있었다.
고통스러운 그의 목소리를...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다.
나가야겠다.
재신은 오로지 한 가지만 생각했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틀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잠금 장치를 열었다.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뜨겁게 느끼고 있었지만, 재신은 모르는 척했다.
문을 여는 순간, 그의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아 그의 품 안으로 안아버렸다.
등으로 그의 심장소리가 느껴졌다.
하아.......
귓가로 그의 한숨소리가 진하게 퍼져나갔다.
“놔...줘요.......”
시경은 재신의 그 말에 더 이상 잡을 수가 없었다.
그의 손이 천천히 풀렸다.
재신의 다리가 자꾸만 후들거렸다.
그러나 재신은 한 발 한 발 힘주어 걸었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자.....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가 어떤 마음을 내게 이런 행동을 했는지,
그가 왜 내게 이곳에서 이토록 뜨겁게 다가왔는지.....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그것은 이성일 뿐, 감정의 회오리는 그녀의 영혼 가득 휘몰아치고 있었다.
61
얼마나 그곳에 있었는지, 자신도 알 수 없다.
몇 번이나 휴대폰이 울렸는지도 알 수 없다.
시경은 그곳에 그저 서 있었다.
서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듯이...여전히 그녀의 향이 가득한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는 순간, 메시지가 몇 개나 울렸다.
시경은 그제야 겨우 휴대폰을 꺼내어 메시지를 확인했다.
동하였다.
<전하께서 찾으십니다. 빨리 연락주십시오.>
재하가 찾는다는 전갈에 시경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재하의 집무실로 향했다.
“전하, 찾으셨습니까?”
여전히 시경의 목소리는 정갈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언제나와 같았다.
재하는 그런 시경을 보지도 않고, 한참 등을 돌려 창만 바라보고 있었다.
“전하......”
“은시경.....너....은시경이지?”
“예?”
“니가.......정말.....재신이.......건드..렸냐?”
“!!!!!!!!!!!!!!!!!”
재하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감정이 없는 듯이 행동하던 그의 충신은 자신의 왕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래도 재하는 믿고 싶지 않았다.
아니다.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
이 놈은 은시경이다.
내가 믿고, 또 믿는, 바로 은시경이다.
아니다. 아닐 거다.
“아니...지?”
재하의 목소리가 깊게 잠겨 있었다.
아니 고통스러운 듯, 신음처럼 쥐어짜내고 있었다.
“..................”
그의 충신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재하는 더 참지 못하고, 그대로 시경에게 다가가 그의 멱살을 잡아 쥐었다.
“야, 이 새끼야!!!!“!!!!! 대답하라고!!!!
빨리 아니라고 말해! 아니라고!!!”
“.................”
그래도 그의 충신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답은 나와 있었다.
기다.
아닐 거라고, 절대 아닐 거라고, 이건 모두 저 놈들의 술수라 생각했다.
이 놈은 은시경이니까....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믿고 또 믿었다.
그런 의심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더 더러운 놈이라고.....
이 놈이 오기까지 계속해서 또 다짐하고 다짐했다.
그런데 놈은........이미 “기”라고 대답하고 있었다.
재하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너...너......!!!”
시경의 눈도 젖어가고 있었다.
“놈들이...그놈들이 시킨 거지....
너도 어쩔 수 없었던 거지...
그러니까...그래서.....그래서 그랬던 거지....”
재하는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그래, 그랬을 거다.
어쩔 수 없이, 그 놈들이 죽이려고 했을 거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재신이....를......
“...........어쩔 수 없는 거...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놈은, 충신이라 믿은 이 놈의 대답은 청천벽력 같았다.
재하는 자신이 듣고도 그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뭐?”
“피한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습니다.”
“뭐야!!!!!? 너? 너!!!!!!”
충신이라고 믿었던 놈이 재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재하는 믿겨지지 않는 눈으로 그의 충신을 바라보았다.
아닐 거라고, 어서 아니라고 대답하라고, 재하는 끊임없이 그의 충신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충신에게서 나온 대답은 그의 예상을 뒤엎을 정도로 충격적인 것이었다.
“제가........공주님........가지고 싶었습니다. 전하.....”
은시경의 멱살을 잡고 있던 재하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아닐 거라고, 만약 그랬다면, 정말 어쩔 수 없었을 거라고....
그렇지 않으면, 재신이도, 이 놈도 목숨이 위험했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또 믿으려 했다.
그런데 이 놈은 그게 아니라 했다.
“야!!! 이 미친 새끼야!!!!!!!”
재하의 주먹이 그대로 시경의 얼굴에 꽂혔다.
시경은 그대로 바닥으로 넘어졌다.
입 속으로 비릿한 피맛이 느껴졌다.
눈 앞에는 분노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자신의 왕이 시경을 노려보고 있었다.
끝........
“니가...니가 어떻게...감히......!!!!!”
그래......감히........그 단어였다.
그 단어는 피맛만큼 비릿하고도 시큼했다.
“너...진짜 내가 알던...은시경...맞아?
너 진짜 은시경이야?!!!!!!
내가 그렇게 믿었던 은시경이 맞냐고!!!!!”
재하는....절규하고 있었다.
시경은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거울이 깨졌다.
왕과 충신이라는 서로를 비추던 거울이 가루처럼 깨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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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대문짤은 “은신영원하라”님께서 보내주신 귀한 짤이라지요.
여름에 받았는데, 제가 게을러 이제야 야누스를 쓰는 바람에,
겨울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은신영원하라님께 감사와 죄송한 마음을 같이 전해드리며.....
그저 황송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오랜만에 <야누스의 달> 가져옵니다.
<당.기.못> 때문에 잠시 접어두었는데, 많은 분들이 찾으셔서, 크리스마스에 앞서
이렇게 한 편 가져와 봅니다.
분명 야한데, 또 뭔가...슬픈...분위기랄까요.
<야누스>는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애절한 분위기가 있는 듯합니다.
은시경의 마음이 다 드러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의 말과 그의 작은 행동에서 그의 고통을 엿봐야 해서,
어쩌면 그래서 더 애절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즐감해주시길.....(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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