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투하츠와 은신상플/(은신) 야누스의 달

(은신상플) 야누스의 달(Januarius) 18 - 밤은 어둡고, 별은 빛난다.

그랑블루08 2014. 4. 18. 17:55

 

(은신상플) 야누스의 달(Januarius) 18 - 밤은 어둡고, 별은 빛난다.

 

 

 

 

 

 

 

<은신영원하라님께서 만들어주신 <야누스의 달> 대문짤입니다. 완전완전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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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My Lady - 정엽

넌 어디에 있니
어느새 낙엽은 바래졌는데
네가 떠나던 그 날
몸서리치게도 두렵던 그 밤

온통 내 맘에
모질게 남아 미련해진 내맘에
자꾸만 네가 내게로 돌아올 것 같아
바보처럼 기다리기만 해

you are my lady, you are my lady
보고 싶어 그리워하는 말
you are my lady, you are my lady
네가 있던 그 자리로 돌아와

네가 좋아하던 말
나와 웃던 네가 울었던 그 날
내겐 하나 둘 모두
또렷하게 기억이나 모든 게

하지만 지금
내 손엔 네손이 아닌데 이렇게
그게 참 가슴이 아파 네가 없는 게
내 품에 네 맘이 없는 게

you are my lady, you are my lady
보고 싶어 그리워 하는 말
you are my lady, you are my lady
보고 싶어 미치도록 이렇게 널
this is my lady you are my lady

가사 출처 : Daum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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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정말.....재신이.......건드...렸냐?”

 

설마했다.

그 말을 하면서도 아니기를, 아니라고 말해주기를 바랐다.

아니면 적어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 놈은 은시경이다.

그런 변명조차 못할 놈이다.

 

“야, 이 새끼야!!!!“!!!!! 대답하라고!!!!

빨리 아니라고 말해! 아니라고!!!”

 

그런데 이 답답한 놈이, 올곧기로는 둘째라면 서러운 이 놈이, 절대로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을 한다.

 

“놈들이...그놈들이 시킨 거지....

너도 어쩔 수 없었던 거지...

그러니까...그래서.....그래서 그랬던 거지....”

 

 

“...........어쩔 수 없는 거...아니었습니다.”

 

“뭐?”

 

“피한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습니다.”

 

“뭐야!!!!!? 너? 너!!!!!!”

 

“제가........공주님........가지고 싶었습니다. 전하.....”

 

이 놈이, 충신이라 믿는 이 놈이,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재신이를 가지고 싶었다고, 자신의 욕망이었다고 대답하고 있었다.

잘못 들었을 거라고, 아니라고,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재하에게 그것은 충격 그 이상의 것이었다.

 

 

 

“야!!! 이 미친 새끼야!!!!!!!”

 

덜덜 떨리는 주먹으로 충신이라 믿는 이 놈의 얼굴을 쳤다.

놈이 바닥에 넘어져 있어도 분은 풀리지 않았다.

 

“니가...니가 어떻게...감히......!!!!!”

 

“너...진짜 내가 알던...은시경...맞아?

너 진짜 은시경이야?!!!!!!

내가 그렇게 믿었던 은시경이 맞냐고!!!!!”

 

어떻게 은시경이란 놈이, 내 충신이라는 놈이 재신이를.....건드릴 수가 있단 말인가.

그것도 가지고 싶었다니.....어떻게......!!!!!

 

 

 

 

63

 

 

 

 

 

휴대폰으로 멀티메시지가 도착했다.

재하는 아무 생각 없이 보내온 사진을 열어보다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화질이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 누군가의 정*의 한 장면이었다.

얼굴 식별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붉은 머리카락......하얀 얼굴.......

재하는 알 수 있었다.

재신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것을 누가 보내왔는지......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놈이었다.

 

재신의 위로 한 남자가 올라타고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명확한 정*의 한 장면.

그렇다면, 이 놈은......누구란 말인가.......

 

재하는 애써 부인했다.

남자의 뒷모습이 낯익다는 것을, 남자의 넓고 각진 어깨가 누구를 연상시키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남자의 머리 뒷모습까지, 모두 애써 부인했다.

 

하아..하아.....

 

재하는 애써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아니다. 아니다. 아니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큰 것은.....미칠 듯한 자괴감이었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사지에 보냈다.

납치였다고 해도, 그래도 결국 그 모든 것은 자신의 잘못이었다.

그래도 믿었다.

은시경이 있으니까, 그 놈이 최악의 상황은 가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김봉구 그 놈도 왕실을 상대로 그렇게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형의 일로 국제적 신뢰가 떨어져 중국으로 도망간 상황에서, 섣불리 분란을 일으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사진들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 또한 재하가 벌인 일 중 하나였다.

기업 전체를 흔들어 그의 입지를 무너뜨리는 것.

그것이 재하의 목표였다.

그것을 알고 있는 김봉구 입장에서 누가 보더라도 뻔한 일을 벌이지는 않으리라 그리 믿고 있었다.

그런데.....놈은....그것이 아니었다.

감히...대한민국의 공주를 건드렸다.

감히......이 미친 놈이....감히.....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그 때 전화가 울렸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놈이었다.

 

<어이~~~ 우리 국왕 전하, 안녕하신가?>

 

“.....죽고 싶어!!!!!!!”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하던 재하 역시 사람이었다.

자신의 여동생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뻔히 아는 상황에서 계산 따위 할 수가 없었다.

 

“야 이 새끼야!!! 너, 죽여버릴거야!!!

감히 이 따위 짓을 해!!!

감히 대한민국 왕실을 건드려!!!!

내가 너, 반드시 내 손으로 니 목을 따고 만다.

내가 니 목에서 솟아오르는 피를 보고 만다!!!! 두고 봐!!!!!”

 

<어이, 어이, 흥분하지 말라고.

왜 이래? 내가 그런 것도 아닌데?

뭐, 물론 탐이 안 난 건 아니지만 말이야. 흐흐흐....이쁘더라고.....흐흐흐흐.>

 

“야 이 미친 새끼야!!! 니가 그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어이, 내가 그런 게 아니라니까?

누가 이쁜 니 동생을 따먹었는지 알려줘?

은시경이야. 은시경. 니가 믿는지 의심하는지 알 수 없는.....은시경 그 놈이라고~!!!>

 

“뭐.....뭐?”

 

재하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려나왔다.

 

<왜? 동생이 당한 데다, 그것도 믿었던 충신한테 당했다니, 놀랬냐?

뭘 놀래고 그래?

몰랐어? 은시경 그 놈, 완전 남자던데?

수컷도 그런 수컷이 없어.

니 동생이 꽤 후달렸을 거다....흐흐흐흐흐>

 

“야...야 이 새끼야!!! 거짓말 하지마. 은시경은 그런 놈 아니야!!

은시경은 니 같은 짐승 새끼가 아니라고!!

그 놈이 그랬을 리가 없다고!!!!”

 

<워~워~~ 진정하시고.

어쨌든 사실을 얘기해주지.

니 동생을 따먹은 건 은시경이야.

한 번이 아니라 꽤 여러 번.

심지어 니 동생을 보내준 날, 차 안에서까지 했더만.

은시경 이 놈이 알고 보면 호색한이야.

그 와중에도 하다니 말이야. 그것도 숙녀의 팬*까지 찢으면서......>

 

“입 닥쳐!!!! 더러운 입 더 이상 놀리지 마!!!!!

감히!!! 감히!!! 너 따위가!!!!!!”

 

<어이~~ 국왕 전하, 아직도 은시경을 믿으시나?>

 

“무슨...말을 하고 싶은 거야?!!!”

 

<은시경, 너무 믿지 마. 놈은 야누스야.>

 

재하는 씩씩 댈 뿐,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재미있는 건 말이야.....놈은 나한테 북한 여자를 던졌지만....

뭐.....큭...그건 지가 던진 미끼지. 우리가 문 건 아니라는 거지.

그리고 말야. 은규태의 자살도..은근히 그의 트라우마야.

우리와 있을 때, 그가 계속 최면술을 받았다는 건 알랑가 몰라.>

 

“뭐?”

 

<은시경.....속이 굉장히 어둡던데? 그놈도 트라우마 투성이더군.>

 

".................."

 

<최면술사가 그러던데? 이렇게 겹겹 쌓여 있는 정신세계는 처음 본다고 말이야.

그러니......국왕 전하도 은시경을 너무 안 믿는 게 좋을 거야.

지금처럼 말이야.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거지...안 그래?>

 

“너..너.....”

 

<왜, 이제 말도 안 나와?

그렇겠지. 그렇게 믿은 충신인데 말이야.

그런데 알고 보면......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지.

원래 적은......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법이니까.....

뭐, 국왕 전하가 지금 속이 말이 아니겠지만 말야.

충고하나만 하지.

은시경, 그 놈은 색*마야. 이곳에 오자마자, 내 애첩도 건드렸거든.

그 년이...지금 은시경 때문에 미쳐간다고.......>

 

정신이 멍해지는 가운데 그렇게 놈의 전화는 끊어졌다.

 

 

 

 

64

 

 

 

 

진실은....무엇일까.

아니, 진실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아직도 귀에서는 미친 놈의 목소리가 울려댄다.

 

너는 누구냐.....은시경.

여기 있는 너는......도대체 누구냐.....

 

재하는 시경의 멱살을 잡고 미친 놈처럼 절규하고 있었다.

아니라고 말하라고......제발 아니라고.......

 

그러나 재하가 믿었던 충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믿음이란 그토록 가볍고도 위태로운 것이었다.

 

 

분기를 이기지 못한 재하의 주먹이 또 한 번 시경을 향하는 순간, 누군가의 팔이 재하를 잡았다.

 

"그만 해....오빠!!!"

 

재신이었다.

 

지금 자신을 미치도록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리게 한, 불쌍한 자신의 동생이었다.

 

"...재...신아......"

 

재하의 목소리가 울먹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재하와는 달리 재신은 단호했다.

 

"은시경 씨 잘못, 아니야."

 

"너...너......."

 

"내......의지였어....."

 

"이재신!!!!!"

 

"그러니까 더 이상 이 남자, 괴롭히지 마."

 

재하는 재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조차 없었다.

미칠 것 같은 분노가 솟구쳐 오르는데, 어디다 하소연할 때도 풀어버릴 때도 없었다.

 

"으아아아악!!!!!!!!"

 

재하는 미친 놈처럼 허공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주저앉았다.

재신은 그런 재하를 비낀 채, 같은 공간 안에 그저 가만히 서있었다.

재하도, 재신도, 시경도, 그저 침묵한 채로, 심장을 갉아 먹는 그 고통 속에서 그저 가만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그저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재신이 그 고통 같은, 베일 것 같은 침묵을 깼다.

 

"나, 이재신이야.

이 따위 걸로 흔들릴, 이재신 아니야."

 

"...................."

 

"별 일 아닌 걸로, 오버하지 마, 오빠.

나한텐 아무 것도 아니니까, 이 따위 걸로 무너질 이재신 아니니까,

오버하지 말라고."

 

"...................."

 

재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뭐라고 말하고 싶어도 목이 메어서 그 어떤 말도 뱉을 수가 없었다.

 

"은시경 씨, 일어나요."

 

"...공...주...님......"

 

그의 목소리도 잠긴 듯,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당신, 이런 취급당할 이유 없으니까....그렇게 죄지은 사람처럼 있지 말고, 나가요."

 

"공주님....전...전......."

 

시경의 눈이 젖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재신은 외면했다.

마치 재신은 아까까지 그와 자신이 어떤 일을 벌였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공식적으로 행동했다.

시경은 그녀의 말을 거스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지금, 대한민국의 공주로서 그 위엄으로 말하고 있었다.

 

시경은 일어섰다.

그러고는 자신의 주군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주군은 여전히 넋을 놓은 채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런 자신의 주군을 향해, 시경은 고개를 숙였다.

 

"전하, 공주님,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깍듯이 인사를 한 후, 시경은 본래의 단단한 걸음으로 문밖으로 나갔다.

그가 나간 것을 확인하고서야 재신이 입을 뗐다.

 

"어떻게....알았어?"

 

한참만에 재신이 물었다.

 

정신을 놓은 듯한 재하가, 겨우 입을 뗐다.

 

"놈이....그 놈이.....휴대폰으로 사진을....보냈어."

 

"하아.....그럴 거 같더라......

그런데 나, 알아 볼 만해?

오빠로서 말고, 그냥 일반인 입장으로 말해 봐.

누가 보더라도, 나야?"

 

재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빠로서는?"

 

재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됐어. 그럼..... 신경 쓰지 마.

우리가 피해자야. 그러니까, 당당하면 돼.

그리고, 난 끝까지 아니라고 할 거야.

합성이라고, 아니면 닮은 사람이라고 할 거야.

그러면 끝이야.

추문? 그 따위 추문 퍼지라고 해.

그 따위 추문으로 흔들릴 이재신 아니야.

그러니까 오빠도 흔들리지 마. 알겠어?

김봉구가 원하는 게 그거니까, 제발, 오빠, 흔들리지 마!!!

오빠는 대한민국의 국왕이야!!!!"

 

재하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아까처럼 그렇게 주저앉아 있을 뿐이었다.

자신보다 더 충격을 받은 듯한 재하의 모습에 재신은 자꾸만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았다.

 

내가 바로 있어야, 오빠도 바로 설 수 있다.

내가 당당해야, 오빠도 당당할 수 있다.

그거 하나만 생각하자.

 

"난 당당해. 오빠.

솔직히.....나.....영국에서......프리하게 살았어.

오빠는 몰랐겠지만.....나...원나잇도.....많이...했어.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그 따위...거.....하아......나한텐.....한 번 논 거랑....같아....."

 

그래도 재하는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재신은 눈을 질끈 감았다.

 

"오늘로, 끝내자. 이 얘기는.

더 이상 하지 말자.

엄마나 언니에게는.....말하지 마....."

 

재신이 돌아섰다.

그 순간 재하가 한 마디를 나직이 던졌다.

 

"넌......"

 

"어?"

 

"넌......괜찮아?

공주 이재신 말고, 내 동생 이재신은......괜찮아?"

 

여전히 재하는 재신을 보고 있지 않았다.

재신은...지금 재하가 무엇을 묻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공주로서의 대답, 국왕으로서의 위치 말고,

그저 오빠가 막내 여동생에게 묻고 있었다.

뭔가 울컥하고 올라왔지만, 재신은 애써 마음을 삼켰다.

 

"응. 아무렇지도 않아."

 

그러고는 문고리를 잡고 열었다.

 

".........미안...하다......재신아......"

 

재신은....못 들은 척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마치 누가 쫓는 듯이, 주위를 물리치고 재신은 미친 듯이 걸었다.

주변에 근위대원들도 궁인들도 없는 어두운 계단 쪽으로 돌아들어가서 그대로 벽에 기대어 섰다.

오빠 앞에서 겨우겨우 참았던 눈물이 툭하고 떨어져 내렸다.

터져나온 눈물에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재신은 그저 벽에 기대어 서서 소리죽여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 순간, 눈물 방울에 부풀려진 시야에 검은 양복의 한 남자가 재신의 바로 앞에 서 있었다.

그 남자의 눈을 보려는 순간, 남자의 손이 그녀의 볼을 쓰다듬으며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내었다.

또다시 맺혔던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리는 재신의 눈으로 부드러운 무언가가 다가왔다.

 

아.......

 

놀란 그녀의 눈 위로 또다시 그의 입술이 다가와 맺혀 있는 그녀의 눈물을 머금었다.

그는 입술로 그녀의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부드러운 그 입술이 마치 위로인 것처럼 다가왔다.

아무 말 없이 그는 그저 그녀의 눈물만을 입술로 닦아주고 있을 뿐이었다.

 

이 남자.....내게....왜 이러는...걸까......

 

"은.....시...경......씨......"

 

재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시경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그의 숨결이 그대로 코끝으로 느껴지고, 입술 사이로 그의 입김이 간지럽히는 듯했다.

그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제......의지였습니다. 공주님."

 

"무슨........"

 

그의 입술이 천천히 그녀의 입술에 맞닿아왔다.

그의 입술에서 피맛이 났다.

그렇게 부드럽게 그녀의 입술로 다가와 입을 맞추고는 다시 떨어졌다.

떨어지고 나서도 그의 눈은 여전히 감겨 있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니......울지 마세요. 공주님.......”

 

그의 목소리는 잠긴 듯, 그의 가슴 저 안에서 긁혀 나오는 듯, 그렇게 사람의 심장을 건드리고 있었다.

놀란 듯 바라보는 재신을 또다시 그 검은 눈이 깊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보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그 눈이 말하고 있었다.

듣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그의 목소리가 드러내고 있었다.

마치 소중한 사람을 대하듯 그의 손은 천천히 안타깝다는 듯 그렇게 재신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의 눈길이 닿는 곳마다,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불길이 일었다.

그의 손가락이 입술을 건드렸다.

그의 눈이 어느 새 재신의 붉은 입술을, 조금은 부어 있는 그 붉은 입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서 검게 타오르는 욕망이 일렁인다고 느낀 순간, 이미 그의 입술은 재신의 입술을 빼앗고 있었다.

아까보다 깊게, 아니 처음부터 재신의 입술을 벌리며, 깊게 다가왔다.

재신의 저 안까지 가질 것처럼, 깊게 깊게 다가와 그녀의 혀와 얽혀들었다.

그의 혀가 자꾸만 그녀의 혀를 비벼대며, 놓아주지를 않았다.

간지럽고, 뭔가 야릇한 감각들이 흘러가는데, 얽히면 얽힐수록, 비벼대면 비벼댈수록 재신은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저릿했다.

하지 말라는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니.....미치도록 빠져들고 싶었다.

그가 아까 일으켰던 그 감각들이 또다시 일어나는 듯했다.

마치 그의 손길을 기다린다는 듯이, 그 감각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재신의 작은 세포 하나하나까지 일어서고 있었다.

그는 입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입술과 재신의 입술이, 그의 혀와 재신의 혀가, 그렇게 불타는 정*사와 같은 야한 몸짓을 나누고 있었다.

숨이 차오르고 저 안 여성이 꿈틀댈 정도로, 흘러다니는 그 감각들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키스만으로, 절정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은 마치 숨막혔던 그곳에서의 첫날밤을 기억해내고 있었다.

 

하아....하아.....

 

복도 가득, 계단의 좁은 공간을 뜨거운 열기로 가득 채울 정도로 남자와 여자의 입술은 서로를 애달프게 찾으며 맞아들이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거...아니었습니다.”

 

“피한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공주님........가지고 싶었습니다. 전하.....”

 

 

문밖에서 들었던 그의 말이 자꾸만 재신의 가슴을 울렁이게 했다.

그 어떤 판단도 할 수 없었다.

오로지 그의 목소리로 내뱉었던 그 말이 자꾸만 심장을 쿵쿵거리게 했다.

마치 그의 뜨거운 입술과 혀는 자신의 말을 증명하는 듯이, 그녀에게 그녀의 모든 것을 내놓으라며, 요구해대고 있었다.

그들의 시간은 멈추었다.

정지된 시간 속에서, 모든 세계가 멈춘 그곳에서

그와 그녀는 서로의 입술을 탐하며 그렇게 야한 신음을 뱉고만 있었다.

 

 

 

 

계단 위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릴 때까지, 시경은 재신의 입술을 놓을 줄 몰랐다.

 

 

 

 

 

 

65

 

 

 

 

 

<어이, 토마스, 계획대로 시행해.>

 

“예. 알겠습니다.”

 

<도청 안 되게 조심은 하고 있지?>

 

“예. 전파 교란 시키고 있습니다.

2분 안에 끝내면 남미 정도에서 발견될 겁니다.”

 

<그래. 바로 시행해.

야누스도 이제 움직여야지. 큭큭.>

 

뚜뚜뚜뚜.......

 

전화를 끊은 근위대원이 궁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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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 18회를 올립니다.

마음에 드실지는 알 수 없으나......어쩌다 보니, 당기못, 발해, 야누스까지

착실히(?) 혹은 참혹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올리고 있는 중이네요.

그저 심심풀이로, 혹은 열받고 속상하고 힘든 이 상황에서 작은 위로로 읽어주시길.....

혹은....위로가 안 되실지도......

 

울다가 기도하다가 욕하다가 포기하다가 다시 인터넷을 켰다가 껐다가 그러다가 다시 기도하다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