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조금 비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오늘, 부산으로 내려가시는 엄마를 역으로 태워다드리는데,
내 차를 누가 박고 지나갔다.
오늘 그랬는지, 어제 그랬는지 알 수도 없다.
어제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밤에 확인도 못했었다.
처음엔 황당하기도 했고, 블랙박스도 있으니, 그걸 확인해 보면 되겠다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알아본들 싶었다.
집에서는 어차피 기둥에 댔으니, 집에서 그럴 일은 없었고,
딱 봐도 직장이었다.
그러면, 그만큼 훅 치고 지나가서 우그러뜨리고, 긁어놓았으면,
이건 뭐, 모르고 지나갈 수가 없는 거였다.
거의 쿵 하고 박지 않으면, 이렇게 움푹 들어가고 긁힐 수가 없는 것이니,
알고서도 그냥 갔다면, 양심에 털난 인물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니 찾아본들 뭐하겠나 싶었다.
나중에 더 해꼬지를 할 수도 있는 일이고, 그만큼 도덕적이지도 못한 인물일 텐데,
그래서 돈 몇 푼 받는다고 뭐가 달라지나 싶었다.
걸린 들, 재수 없었다고 생각할 뿐, 자신이 잘못했다고는 생각지 않을 텐데,
괜히 내 직장과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려서 좋을 건 없다 싶다.
게다가 밤늦게 퇴근을 많이 하는 나로서는, 차라리 그런 사람이라면 알고 싶지도 않다 싶었다.
남편에게 말했더니, 일단 블랙박스를 살펴보겠다며, 가지고 올라갔지만,
참, 웃기게도, 파일이 에러가 나서, 결국 못 찾고 포맷을 했단다.
이미 그 전에, 난 찾지 않겠다고, 그냥 포기하자 말했지만,
남편이 더 열받아서 꼭 찾을 거라며 그러더니, 그래봤자 나만 손해라고, 밤늦게 다니는데 해꼬지 하면 어쩔 거냐고 그랬더니,
그건 또 맞다 싶었나 보다.
여튼, 이렇게 저렇게 일들이 있지만, 또 이렇게 지나간다.
뭐, 다행인 건, 내가 탔을 때 안 박은 게 다행인 거다.
몸으로 충격을 흡수하지 않아 다행일 뿐.
예전 차 사고 후, 디스크로 고생했었기 때문에, 차라리 그게 더 감사하다 싶다.
요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감사하다.
일어났다면, 그 때문에 내가 다치지 않고, 무사해서 감사하다.
그러면 된 것이다.
갑오년 새해가 되기 전, 또 이렇게 묵은 것 하나는 떼놓고 가서, 그것도 좋은 일이다 싶다.
계속 많이 바빴다.
어제까지 설 전에 처리할 일도 많았고, 내 생일도 끼여 있었고, 이래저래 정신 없었다.
생일이라고 특별할 것도 없고, 그저 남편과 같이 <변호인>을 보러 갔고,
2번째 봐도 감동이었다는 점과,
한참 동안 영화를 보지도 못했지만, 몇 년 동안 본 영화 중에 제일 좋았다고 남편이 그러는 걸 보면,
그것도 나름 괜찮은 듯했다.
여튼....이번 명절은.....쉬는 명절이니, 그것도 참 다행이다 싶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으니......
그저 오늘 아무 일도 없는 것이 감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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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많이 기다리실 텐데, 죄송합니다.
이래저래 일도 많았고, 또 병원도 왔다갔다 하느라 정신 없었고,
설 전에 끝내야 하는 마감 때문에 사실 정신 못 차리고 있었네요.
이번 설은 우리 시댁가족들 전부가 여행을 가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제게는 그야말로 쉼입니다.(열심히 일하시는 분들껜 죄송할 따름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준비했는데, 명절 스트레스는 남편이 엄청 받았다지요.
희한한 게 저는 명절 스트레스가 없는데, 남편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답니다.
여러가지로 준비하고, 온 가족의 바람까지 처리해야 하니 더 힘든게지요.
전 사실 음식하는 걸 좋아해서, 음식하는 게 별로 스트레스가 안 되는 스타일입니다.
작년부터 우리 시댁은 설이나 명절 문화가 조금 바뀌게 되었습니다.
사실 몇 년 전에 어머님께서 암 수술을 하시면서부터, 시댁에서 명절을 하기 어려워졌답니다.
그러면서 형님 댁에서 하기도 했으나, 그 또한 어렵고,
여러가지로 고민 끝에 작년 가을부터, 아예 콘도 같은 곳을 빌려, 그곳에서 명절을 지냈습니다.
여행도 하고, 같이 음식도 해 먹고(혹은 해서 가지고 오고) 그러다 보니, 명절이 서로에게 쉼이 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어머님께서 암 수술을 또 하시면서(이건 다행히 피부에만 약간 그래서 수술 후 금방 좋아지셨습니다.)
이번 설은 온 가족이 다 같이 여행을 다녀오자는 취지로 준비하게 되었다지요.
형님 댁 첫째 조카가 이번에 대학 합격하기도 했고,
온 가족이 이렇게 여행을 가보는 게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겠나 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같이 여행을 가는 것도 참 의미있겠다 싶어서,
몇 달 전부터 준비를 해 왔답니다.
좀 더 싼 곳을 준비했는데, 다 된 상황에서 비행기가 취소되어 부랴부랴 다시 장소를 찾고, 겨우 다시 잡았는데,
참..희한하게도, 처음 가려던 곳은 지금 게엄령에 나라 자체가 난리가 났더라고요.
처음엔 비행기가 취소되어 굉장히 열도 받았는데, 지나고보니, 이보다 더 큰 다행은 없다 싶기도 합니다.
어머님께서 편찮으시니, 어머님댁에서 명절을 하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고,
그러면 이렇게 여행하는 기분으로 장소를 빌려 온 가족이 모이면 좋겠다 싶어,
저희는 이렇게 갈 것 같습니다.
아주버님도 저희 남편도, 모두 여행을 좋아해서, 두 분이 쿵짝이 되어 이렇게 일이 추진되네요.
덕분에 남편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을 잡고 예약을 하느라, 머리가 터지려 했지만요.
국내에 명절 기간에 잡으려면, 정말 1년 전부터 준비하며 예약을 잡아야 하더라고요.
여튼, 덕분에 저는 열심히 돈 벌어야 하지만, 여행을 워낙 좋아하는 저로서는,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국내든, 외국이든, 다 같이 모여서 노는 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고, 그런 듯합니다.
제 모토가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자라서뤼.......
괜히 염장만 지르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이 되면, 여행 사진도 올려보도록 할게요.
설 잘 쇠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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