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국/<가락국>과 잡담

울컥하다

그랑블루08 2014. 5. 2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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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대로 - 처진 달팽이

나 스무살 적에 하루를 견디고
불안한 잠자리에 누울 때면
내일 뭐하지 내일 뭐하지
걱정을 했지

두 눈을 감아도 통 잠은 안 오고
가슴은 아프도록 답답할 때
난 왜 안되지 왜 난 안되지
되내었지

말하는대로 말하는대로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았지
믿을 수 없었지

맘 먹은대로 생각한대로
할 수 있단 건 거짓말 같았지
고개를 저었지

그러던 어느 날 내 맘에 찾아온
작지만 놀라운 깨달음이
내일 뭘 할지 내일 뭘 할지
꿈꾸게 했지

사실은 한번도 미친 듯 그렇게
달려든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봤지 일으켜세웠지
내 자신을

말하는대로 말하는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맘 먹은대로 생각한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rap)
맘 먹은대로 생각한대로
말하는대로 될 수 있단 걸
알지 못했지
그땐 몰랐지
아 이젠 올 수 없고 갈 수도 없는
힘들었던 나의 시절 나의 20대
멈추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너의 길을 가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대로


말하는대로 말하는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맘 먹은대로 (내가 맘 먹은대로)
생각한대로 (그대 생각한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말하는대로
말하는대로
말하는대로
말하는대로





가사 출처 : Daum뮤직

 

 

 

 

 

                          雜詩 (歲月不待人)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도연명(陶淵明)

 

人生無根疐(인생무근체): 사람살이란 뿌리도 꼭지도 없으니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길 위에 흩날리는 티끌과 같네.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뿔뿔이 바람 따라 떠돌 뿐이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또한 몸도 이미 늘 같지가 않네.

 

落地爲兄弟(낙지위형제): 태어나면 모두 형제가 되는 것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어찌 한 핏줄 사이라야 하랴.

 

得歡當作樂(득환당작악): 기쁜 일 있으면 서로가 즐기고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한말 술로 이웃과 어울려 본다네.

 

盛年不重來(성년불중래): 젊은 날은 두 번 오지 아니하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하루에 두 번 새벽을 맞을 수는 없으리.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그때 그때 열심히 힘써 일할지니
歲月不待人(세월불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네.


 

 

 

 

 

 

아마 7년 전에도 난 울컥했었던 것 같다.

이 시를 마주하며....그렇게 울컥했던 것 같다.

 

가락국을 정리하며, 이 시를 다시 마주했다.

마치 도연명이 살아 있는 듯이, 그 글에서 또다시 시를 읊어주는 듯했다.

 

젊은 날은 두 번 오지 아니하고,

하루에 두 번 새벽을 맞을 수는 없다.....

 

“하루에 두 번의 새벽을 맞을 수는 없는 법...
하나의 새벽을 최선을 다해 맞이하거라...”

 

도연명이 희에게 들려주는 말이었다.

하나의 새벽을 최선을 다해 맞이하라는.....

지금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그 말에 혼자 울컥대고 있다.

 

흔들리는 나에게.....

늘 일에 치여사는 내가 그 많은 일들을 재껴두고,

다른 일을 접다시피 하며, 지금 이러는 것이 맞는 것인가....

자꾸 갈등이 되는 내게,

지금 내게 맞는 눈빛을 가지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하나의 새벽을 최선을 다해 맞이하라,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라는

이 1600 여 년 전의 시가,

내게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

 

그래, 지금이 아니면 이제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더이상 재겨디딜 곳도 없으니,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될 것이다.

 

이것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으나,

적어도 하고 싶은 일에 대해 후회는 남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는 있다.

 

7년 전, 날것의 이야기를 마주하고 있는 지금,

여전히 이 날것의 이야기가 나를 울컥대게 하고, 꿈틀대게 하고, 가슴을 치게 만든다.

이 오래된 이야기가, 현재가 되어 나를 쳐댄다.

 

이런 마음으로....글을 썼었구나.....

내가 쓰고픈 이야기가 이런 것이었구나.....

다시금 되새김질 하며, 내 푯대가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며 나를 정제한다.

 

금요일까지 20편을 더 정리해야 하는데......

고민하고 있었는데,

해봐야겠다는 결론이 났다.

20편을 더 올려야 하는 그곳에만 집중해서 올려봐야겠다.

 

어쨌든,

젊은 날은 두 번 오지 아니하고,

하루에 두 번 새벽을 맞을 수는 없으니,

오늘의 새벽을 최선을 다해서 맞이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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