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일상인 듯 일상 아닌 일상 같은

그랑블루08 2015. 4. 11. 15:17

노래 제목 참....괜찮은 듯하다.

-인 듯, -아닌, - 같은.

무언가 딱 무어라고 말하기 어려울 때 말하기가 참 좋은 듯하다.

여튼 애매한 단어를 말하고자 할 때, 참 괜찮다.

 

2주간 오지게 오지게 앓았다.

내 주변 사람들은 아플 때가 되었다는 말까지 했다.

지난 여름부터 너무 달려서, 주말까지 반납하고 달려서, 이젠 아플 때가 되었다고....그런 말들을 한 듯하다.

생각해 보니, 아파서 못 나왔던 지난 몇 주를 제외하고는 늘 주말까지 직장에 나와 있었다.

정신 없이 살다보니, 어느 순간 집중하고 있으되 마음을 기다려주지는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어느 인디언의 격언처럼

"정신없이 달리다가도 가끔은 이렇게 내려서 걸음이 느린 내 영혼을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렇게 정신없이 달리다가 내 마음을 돌아다볼 시간이 필요한 듯도 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내 모든 인생을 걸고, 가장 중요한 어떤 기점에 서 있다.

그래서 이때까지 내 평생 달려온 마지막 지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아니 그 이상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그래야 그 결과 여부와 상관 없이 내 스스로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또다시 지나간 후에, 내가 왜 그 시절에 열심히 해보지 않았을까.....

그런 후회를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실패는 할 수 있으나,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기회를 박탈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달렸다.

이렇게 달려보는 것도 기껏해야 2년이 아닐까 싶다.

이미 6개월 이상 달렸으니, 한 1년 반 정도가 아닐까.

열심히 달려서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

 

삶은 언제나 위태했고, 안정되어 있다고 착각하는 모든 것들은 불안할 뿐이다.

직장은 여전히 흔들리고 내 커리어 역시 경계에 서 있는 듯하다.

이미 자포자기한 사람도 있고, 소망은 있으나 노력을 하지 않는 이도 있고, 요행을 바라는 자도 있고,

그 가운데 줄을 타길 바라는 꼼수를 부리는 이도 있고,

자기의 길을 뚝심있게 가면서 싸워보는 이도 있고......

사람들은 각자 이 위태함을 자기 나름대로 바꾸어 보려 한다.

나는 그저 힘써 노력할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빽도, 줄도 없는 나는, 아니 가진 것은 내 튼튼한 몸과,

무식하도록 우직하게 한걸음씩 나가는 단순 무식함.

돌아갈 줄 모르는 고지식함 그런 것밖에 없지만,

그래서 몽상가가 아니냐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두 손이 비어 있는, 오로지 맨손으로 오로지 내 노력으로 그저 후회없이 해보고 있는 중이다.

나의 달려갈 싸움을 다 하고 나면, 칭찬해 주실 이가 있다 그리 믿으며,

내게 주어진 노를 열심히 젓고 있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행복할 수 없다.

지금 감사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감사할 수 없다.

그래서 감사를 찾고, 감사를 통해 행복을 찾는다.

 

2주간 오지게 앓고, 이번 주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체력이 완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좋아졌다.

기침이 아직 남아 있어서 한 번씩 자지러지기도 하지만, 이만하면 꽤 준수한 상황이다.

그래서 다시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한다.(사실 저번 주 토요일부터 다시 나오고 있었다. ㅠㅠ)

우리 딸이 오늘 친구랑 같이 놀이공원을 갔다.

데려다주고 오면서 오랜 만에 약간의 여유를 부려봤다.

요즘 내가 좋아하는 타르트를 사고, 새로 알게 된 좋은 커피집에서 커피도 갈아왔다.

 

 

 

타르트는 윤이가 좋아해서 샀다.

사실 윤이가 요즘 많이 힘들다. 학원 시간대도 바뀌고 숙제도 많고 많이 힘들어 한다.

그만 두거나, 아니면 줄여볼까 말을 해봐도 그대로 다니겠다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영어학원이 월목,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씩으로 이래저래 시간 소비가 많다.

가기 전에는 저녁 먹느라 시간이 없고, 갔다 와서는 또 배가 고파 뭔가를 먹고 쉬느라 시간이 없다.

그러다 보니 영어학원 갈 때는 학교 숙제가 나오면 무진장 힘들어진다.

그런데 영어학원을 바꾸자고 해도, 6살 때부터 다닌 이 학원을 놓을 수가 없단다.

익숙한 곳을 바꾸는 게 싫어서 이러는 거다.

여튼 요즘 윤이가 너무 힘들다고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얘기해서 오늘도 친구랑 놀이공원에 보내주었다.

그나마 그것 하나로 버티기도 했다.

8시쯤 데리러 가기로 했는데, 그 때 주려고 타르트를 샀다.

윤이 친구한테도 선물을 주려고 같은 걸로 2박스 샀다.

대구에서 꽤 유명한 집, 싸고 맛있어서 유명한 집이다.

딸기 타르트는 늘 다 팔려서 사질 못했는데, 오늘은 일찍 간 탓에 있었다.

딸기 타르트 2개에 블루베리 1개, 바나나 1개 요렇게 4개를 한 박스로 만들어 2박스를 샀다.

딸기 타르트가 4000원, 블루베리가 3500원, 바나나가 2500원, 한 박스 당 14000원이다.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저번에 4개, 한 박스 샀을 때는 10500원으로 끝난 적도 있다.

가격이 완전 저렴하달까.

딸기 타르트가 좀 비싸서 그렇지, 2500원짜리도 많다.

여튼 이 집 타르트가 좋아서 직장에 오기 전 들려서 사왔다.

그러면서 요즘 새로 알게 된 커피집이 있어서 간 김에 커피를 갈아왔다.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이런 쪽으로 너무 잘 아는 후배가 알려줘서 알게 된 커피집인데 알고보니 엄청 유명한 집이었다.

생긴 지는 얼마 안 되었다는데, 다른 곳에서 했을 때 유명했단다.

 

 

 

오늘 예가쳬프랑 원래 먹던 코스타리카 따라주를 갈아왔다.

물론 향을 위해서는 그때 그때 직접 갈아먹어야 하지만, 나는 그냥 내 편한 대로 주먹구구식으로 먹는다.

직장에서 바빠죽겠는데, 그 와중에 원두까지 갈고 있으면 정말 욕먹을지도....

사진에 젤 오른쪽은 콜롬비아 수프리모 디카페인.

요건 내 동료 건데 같이 사진 찍어줬다.

원두에 디카페인이 있는지 몰랐었다. 여기 있는 걸 보고 내 동료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내 동료는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서(요즘 불면증 때문에 고생 고생 하고 있어서) 커피를 좋아해도 거의 못 마시고 있었다.

그러다 이 디카페인을 보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여튼 누구든지 가는 사람이 갈아오는 걸로 합의를 봤는데, 내 동료가 얼마 전에 이 커피집을 가서 사오면서 내 것까지 사다주었었다.

그때 2개 사다주려 하는 걸 됐다고 1개만 사다달라고 했는데, 웬걸 후회다.

금방 다 먹고 결국 난 내대로 또 와서 사가야 하는 상황.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온 김에 타르트도 사고, 커피도 갈고. 또 커피 200g 이상 갈면 아메리카노 한 잔이 공짜라 나 때문에 질질 따라온 남편도 덩달아 커피 한 잔을 했다.

사실 남편은 아메리카노를 좋아하고, 나는 핸드드립을 좋아한다.

남편이 좋아하는 건 더치커피 정도. 내가 내려주는 건 좋아하지만, 본인 스스로는 귀찮아서 못내린다.

그냥 카.누 태워먹고 좋아하는 정도다.

그러다 아메리카노 사먹으면 무지 행복해 하는 스퇄이다.

커피맛은 모르면서 그냥 커피면 좋아하는 스퇄이랄까.

 

그에 비해 난 커피에 대해 잘도 모르면서 내려 먹는 걸 좋아한다.

캡슐 커피도 사먹어보고 했으나 지금은 올스톱이다. 기계만 놀고 있다. ㅠㅠ

갠적으로 커피는 커피만 먹는 게 좋다.

 

커피를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다.

그저 내 취향에 맞는 핸드드립 커피를 대충 내려서 마시는 정도다.

그러다보니 자주 커피를 갈러가서 알게 된 커피집 사장님들이 있는 정도.

뭐 아주 잘 아는 건 아니다.

여튼 늘 가던 곳이 2곳이 있는데, 그 중 한 곳 사장님(이 집도 유명한 집이다.) 어쩌다보니 핸드드립 내리는 법을 설명해주셨다.

뭐 공짜로 배운 셈인데...별 거 아닌 듯해도 배워두니 맛이 더 좋은 듯하다.

 

 

 

커피 대가들도 많으실텐데 아는 척하기 무지 죄송스럽지만, 전문가가 아니면서 막 먹고 싶을 때, 막 내려 먹을 때

약간의 팁만 있으면 꽤 괜찮은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사실 사장님 내리시는 걸 보며, 내가 얼마나 막 먹었는지 알 수 있었다. ㅠㅠㅠㅠ

 

커피종이를 드리퍼(나는 사기 드리퍼를 이용한다. 만원이면 산다.) 위에 깔고 끝을 접어둔다.

(물이 끓으면 이 종이에 물을 부어 종이를 한 번 적시고 그 물은 버리기도 한다. 그러면 종이맛이 좀 덜해진다.

그런데 요즘은 귀찮아서 종이에 물 붓고 버리는 건 생략. 대신 커피물 내릴 때, 종이 쪽으로 물이 안 가도록 노력하는 정도다.)

그리고 커피는 20g 정도 올린다.

(생각보다 상당한 양이었다. 그 전까지 나는 훨씬 더 적게 넣었었다.)

스푼으로 치면, 티스푼으로 6-7스푼 정도 되는 듯하다. 연하게 드실 분은 더 작게 해도 될 듯.

전기포트의 물이 끓으면, 컵이나 텀블러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가 버린다.

컵이 따뜻해야 커피맛이 변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뜨거운 물로 한 번 헹구어 준다.

 

커피 온도는 92도.

나는 온도 재는 기계가 없으니, 그냥 전기주전차 뚜껑을 잠시 열어둔다.(20-30초 정도?)

그리고 가쪽에서부터 안으로 회오리를 그리며 물을 부어준다.

처음 물을 부으면, 커피가 빵처럼 부풀어오른다.

보통은 부풀어 오르는데, 위의 사진은 제대로 못 나왔다. 사진도 그렇지만, 커피 원두 간 것도 이제 끝물이라 그런 듯.

그렇게 부풀리는 시간 30초.

처음 물을 붓고는 30초간 뜸을 들여야 한단다.

나는 무조건 시키는 대로.

 

30초가 지나면, 2분 30초간만 물을 내린다.

물을 부을 때는 골고루 원을 그리면서 물을 부어주고, 너무 물이 넘치지 않도록 해야 한단다.

금방 내리고 싶다고 물을 산더미처럼 부으면 맛이 없다.

천천히 커피에 골고루 물이 갈 수 있도록 그렇게 원을 그리면서 물을 붓고

그 물이 다 내려가도록 기다려야 한다.

다 내려가고 다시 붓고....이 시간을 딱 2분 30초만 하라고 하셨다.

다른 데는 보니 3분이라고 되어 있는 곳도 있었다.

여튼 나는 사장님이 시키신 대로 2분 30초.

안 바쁠 땐 휴대폰 스탑워치를 아예 눌러놓고 지키는데, 너무 바쁘면 그런 것도 없다.

대충 해 보니, 커피가 들어있는 곳까지만 물을 붓고 내리는 것을 한 4번 하니 대충 시간이 맞았다.

그래서 커피를 내릴 때는 옆에 지키고 있어야 한다.

물 부어놓고 딴 짓을 하면, 맛이 없어졌다.

여튼 2분 30초 정도까지만 물을 부어 내렸다.

그리고는 내려진 커피물에 뜨거운 물을 부어준다. 나는 보통 커피 1: 물 1 정도다.

그러면 끝!

 

여기서 내가 몰랐던 점은 커피를 진하게 내리고 물을 탄다는 사실이었다.

그 전까지는 주구장창 물을 내려 먹었다.

근데 문제는 2분 30초 혹은 3분이 지나면, 커피 카페인이 엄청나게 분비되고, 맛도 쓰워진다고 했다.

여튼 2분 30초 동안 진하게 내리고 물을 부어 조절하는 것이 훨씬 더 맛이 있다.

 

실제로 물을 붓는 주전자(커피 주전자)가 있어야 하지만, 직장에서는 그냥 귀찮아서 전기포트 그대로 붓는다.

그래도 집에서는 커피 주전자까지 갖추어 제대로 내린다.

그리고 직장 쪽 정수기 물보다 우리집 물이 더 맛있다.

물도 무진장 중요한 듯하다.

여튼 그래도 대충 무늬만 갖추어 커피를 내려도 커피 맛은 정말 좋다.

 

난 개인적으로 코스타리카가 가장 맛있다. 코스타리카 따라쥬는 뭔가 구수하고 담백하고 부드럽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좀 더 신 맛이 강하다.

그래서 정신 차리고 싶을 때는 예가체프가 낫다.

케냐는 완전 쓰고 시다. 그런데 케냐 좋아하는 사람은 이것만 마신다.

내 동료 중 한 명은 케냐 완전 마니아다.

시다모는 예가체프와 코스타리카 사이쯤의 느낌인 듯하다.

또 콜롬비아 수프리모는 좀 더 부드러운 듯하다.

저녁에 마실 땐 수프리모가 나은 듯하다.

수프리모는 코스타리카 따라쥬보다 조금 더 단 맛이 있는 듯하다.

여튼 다 합쳐서 코스타리카쪽이 난 가장 맛있었다.

제일 무난한 듯도 하고.

이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내가 마셔본 핸드드립 커피에 대한 아주 주관적인 평이다.

이 고담도시가 의외로 커피가 유명해서리......

전국에서 유일하게 별다방과 다른 유명 프랜차이즈가 안 되는 도시라고 들었다.

개인 커피집 중 유명한 곳이 굉장히 많다. 솔직히 나 역시 프랜차이즈에 가지 않는다.

핸드 드립으로 먹다보니 다른 커피는 잘 못 먹겠다는.......

가끔 카페에서 바리스타 사장님이 내려주신 핸드 드립으로 마시면, 같은 원두가 이렇게 다른 맛이...이러면서 깜놀하기도 한다. ㅎㅎ

전문가는 확실히 전문가니까....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내가 내린 커피도 장족의 발전을 했다.

남편은 확실히 내가 내려준 커피가 맛있다고 하니.....

나는 비전문가가 주먹구구식으로 흉내내어 간편하게 마시는 핸드 드립 정도가 아닐까 싶다.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면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커피향이 너무 좋아서 행복해진달까.

또 돈도 싸다.

내가 새로 바꾼 커피집 원두는 100g에 5000원 정도 한다.

꽤 괜찮다. 내가 직접 내리면 좋은 커피를 아주 싸게 먹을 수 있다.

커피 포장지 밖으로 엄청나게 커피향이 진동해서 나온다.

이 향을 맡고 있으면, 삶의 의욕이 막 솟구친달까.

 

주말에 직장에 나와 또 열심히 달려야 할 나를 위해, 또 한 잔의 커피를 내렸다.

냉장고 안에 있는 타르트를 보며, 열심히 일 끝내고 저녁에 윤이랑 같이 먹어야지 싶다.

오랜만에, 거의 한 달만에 블록에 로긴하고 글 하나 남기며 생존신고도 하고, 일상도 끄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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