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14주년

그랑블루08 2015. 5. 1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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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 줄래 - 이승기

나랑 결혼해 줄래 나랑 평생을 함께 살래
우리 둘이 알콩달콩 서로 사랑하며
나 닮은 아이 하나 너 닮은 아이 하나 낳고
천년만년 아프지 말고 난 살고 싶은데

솔직히 말해서 내가 널 더 좋아해
남자와 여자 사이엔 그게 좋다고 하던데
내가 더 사랑할게 내가 더 아껴줄게
눈물이 나고 힘이 들 때면 아플 때면 함께 아파할게
평생을 사랑할게 평생을 지켜줄게
너만큼 좋은 사람 만난 걸 감사해
매일 너만 사랑하고 싶어

나랑 결혼해줄래

매일 매일이 행복에 겨워서
괜시리 내일이 기대되는 사랑
왜 이리 왜 이리 떨리는 걸까
보고 또 봐도 내겐 제일의 사랑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우리들의 생이 다 끝날 때까지
손에 물은 묻혀도 눈엔 눈물 절대 안 묻혀

넌 나의 반쪽 가슴 난 너의 반쪽 가슴 되어
숨을 쉬는 그 순간순간 널 사랑해줄게
시간이 지나서 주름이 늘어나도
꼭 지금처럼 너와 나 영원히 함께 할거야

내가 더 사랑할게 내가 더 아껴줄게
눈물이 나고 힘이 들 때면 아플 때면 함께 아파할게
평생을 사랑할게 평생을 지켜줄게
너만큼 좋은 사람 만난 걸 감사해
매일 너만 사랑하고 싶어

너는 마치 어두워진 내 삶을 밝혀 주는 빛
보글보글 찌개소리로 반겨주는 집
매 말랐던 내 맘에 내려주는 비
사랑이란 참의미가 담겨 있는 시
하늘이 정해준 운명의 끈
너와 나의 만남은 천생연분
이 세상을 다준대도 바꿀 수 없는
내 삶엔 오직 평생 너뿐

내가 더 사랑할게 내가 더 아껴줄게
눈물이 나고 힘이 들 때면 아플 때면 함께 아파할게
평생을 사랑할게 평생을 지켜줄게
너만큼 좋은 사람 만난 걸 감사해
매일 너만 사랑하고 싶어

나랑 결혼해 줄래

가사 출처 : Daum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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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결혼기념일.

벌써 14년이 되었다.

 

일하는 중에 남편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오늘 결혼기념일인데 많이 바쁘지......

내 대답은 오늘 바쁨.

남편이 다시 뭐 필요한 거 없냐는 말에.....

필요한 거 유럽여행이라 보냈다.

그 후 남편 문자는 조용해졌다.

그리고 나는 야근 중.

 

남편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일 거다.

나중에 통화할 때, 그래도 저녁이라도 같이 먹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나름 결혼기념일에는 밥은 같이 먹고, 뭐 나름 챙겼지 않았냐는 말에,

난 단칼에 거절했다.

바쁨. 그런 적 없음.

14일이 윤이 생일이니, 결혼 기념일도 합쳐서 했지(합쳤다기보다는 윤이 생일에 집중했다.)

따로 챙긴 적 없다고 했더니, 남편도 어쩔 수 없는지 알겠다고 전화를 끊었다.

 

대화의 내용을 보면, 그야말로 남편과 아내가 바뀐 느낌이다.

기념일을 챙기는 쪽은 남편이고, 나는 늘 바쁘다며 됐다고 말하는....

심지어 선물 줄까라고 하는데, 딴 거 필요 없다고, 정 필요한 걸 말하라면 유럽여행이라고 하니.....

남편 입장에선 진짜 뜨악할 듯도 싶다.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빽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하고, 그렇다고 크고 좋은 집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늘 여행을 꿈꾸며 산다.

빡빡한 일상에서 그래도 개처럼 벌어 정승까지는 안 되어도 여행은 좀 하고 살자는 것이 내 주의라서

평상시에는 쫄쫄 거리며 살고, 돈도 거의 쓰지 않고,

그렇게 안 쓴 돈을 모아(음.....안 썼다고도 할 수 있지만, 못 썼다고도 할 수 있다. 쓸 돈도 없지만, 쓸 시간도 없다.)

여행을 간다.

그 여행 때문에 두 계절 동안은 허리가 휘청휘청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이건 아마 내 가치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베짱이의 삶인 듯도 하다.

 

오늘 남편의 문자를 보고 나니, 문득 우리는 참 남자와 여자가 바뀐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

선물 뭐 줄까라는 물음에 유럽 여행이라 보내는 나 때문에 기가 막혔을 남편을 생각하니 웃기기도 하고 그렇다.

사실 유럽 여행을 가고 싶어서 나 혼자서 돈을 모으고 있다.

월급 외에 받는 여러 인센티브들을 모아 쓰지 않고 그걸 유럽 여행 자금으로 모으고 있다.

(정말 독하게 쓰지 않고 있다. 남편이 카드값 때문에 쫄쫄거리고 있어도 그 돈은 건드리지 못하게 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남편 월급은 남편이, 내 월급은 내가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남편은 돈이 모이지 않는 편이다. 주로 모으는 쪽은 내쪽이다.

아무래도 남편이 큰 걸 많이 담당해서 그렇겠지만, 여튼 남편은 내가 닦달해서 작년에 겨우 적금을 넣기 시작했다.ㅠㅠ)

남들이 보면, 없는 살림에 미친 게 아니냐 싶기도 하겠지만,

작년에 집 살 때 졌던 빚을 다 갚고(빚 청산하는 데 5년이 걸렸다.ㅠㅠ) 그 여파로 근 6개월을 허덕대고 있지만

그래도 이 여행자금만큼은 열심히 모으고 있다.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것이 힘이 되어 오늘을 버티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

 

딱 내게 맞는 말이다.

열심히 일한 나에게 쉼을 선물하기 위해,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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