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의 이야기

약속 지키기

그랑블루08 2016. 7. 21. 18:25


약속 지키기.

참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약속을 해놓고, 내 스스로 머리를 쥐어 뜯은 경우랄까.

올초, 엄청난 슬럼프에 시달리며, 선택에 빠져버렸다.

응/팔/의 세계가 내 어릴 적과 너무 닮아 있어서 더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내 슬럼프를 선택으로 풀어내면서, 일폭풍이 오기 전 급 마무리를 해야 했다.

pdf로 만들어 올리겠다는 약속.

에휴...

그것도 외전까지 넣어서 올리겠다는 약속을, 난 너무 함부로 했던 것 같다.

내 형편과 사정을 보며 했어야 했는데, 급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컸던 것 같다.

한 달 정도 마무리하면 되지 않을까 했으나, 웬걸, 내 성격이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다.


책처럼 편집하고 싶은 욕심에 엄청난 시간이 소요됐다.

한 편씩 새로 보고 고쳐나가고, 새로운 내용도 첨가하고, 그 와중에 번외 2편까지.

각 한 편 당 상,중,하로 묶이니, 실제로 쓴 편은 6개였다.

어쨌든 이 모든 걸 다 하고 나니, 거의 석 달이 지나버렸다.


그냥 거기서 마무리하고 끝냈어야 하나, 원래 텍스트본 그대로 pdf 만들고 끝냈어야 하나 싶었지만,

이 글에 대한 애정이 도저히 그렇게 마무리짓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것도 내 성격이다.

어쩔 수 없는 내 성격. 내 성격이 발목을 잡아, 결국 각 장마다 권두언을 붙이고, 새로운 내용을 덧붙였다.

별 것 아닐 수도 있으나,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편집도, 표지나 차례, 겉장까지.... 내가 비루하다보니 시간도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어찌됐든, 이렇게 하나를 제대로 마무리 해놓아야, 놓았던 글들도 다시 이어갈 수 있을 듯해서,

그렇게 몇 달 간 쥐고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마무리하고 보니 뭔가 뿌듯하다.

하나를 마무리 짓는 것.

난 의외로 마무리가 늦다. 한참을 걸린다.

그러다보니, 이번만큼 빨리 마무리 지은 경우도 드문 것 같다.

아마 뒤에 일폭탄 때문에, 또 내가 계속 써가던 글로 집중해야 해서, 더 끊을 건 끊고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또 미련이 남아 번외편까지 쓰게 됐지만 말이다.


여튼 7월말까지 갤에 pdf를 풀어둘 생각이다.

갤이다 보니 너무 열린 공간이라 신경이 쓰여 암호를 걸지 않을 수 없었다.

선택러들은 알 수 있는 암호이니, 원하는 사람만 다운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갤에 약속한 거니, 내 방에서는 풀지 않을 생각이다.


이젠 좀 마무리해 나가야겠다 싶다.

지금 연재하는 글들도.

또 웹에 연재하던 글들도....

내 글도 열심히 써가면서 일도 해야지.

멈추고 막고 눌러두는 건, 삶을 더 피폐하게 하는 듯하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을 잘 분배하는 것....

요즘 내가 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