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키기.
참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약속을 해놓고, 내 스스로 머리를 쥐어 뜯은 경우랄까.
올초, 엄청난 슬럼프에 시달리며, 선택에 빠져버렸다.
응/팔/의 세계가 내 어릴 적과 너무 닮아 있어서 더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내 슬럼프를 선택으로 풀어내면서, 일폭풍이 오기 전 급 마무리를 해야 했다.
pdf로 만들어 올리겠다는 약속.
에휴...
그것도 외전까지 넣어서 올리겠다는 약속을, 난 너무 함부로 했던 것 같다.
내 형편과 사정을 보며 했어야 했는데, 급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컸던 것 같다.
한 달 정도 마무리하면 되지 않을까 했으나, 웬걸, 내 성격이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다.
책처럼 편집하고 싶은 욕심에 엄청난 시간이 소요됐다.
한 편씩 새로 보고 고쳐나가고, 새로운 내용도 첨가하고, 그 와중에 번외 2편까지.
각 한 편 당 상,중,하로 묶이니, 실제로 쓴 편은 6개였다.
어쨌든 이 모든 걸 다 하고 나니, 거의 석 달이 지나버렸다.
그냥 거기서 마무리하고 끝냈어야 하나, 원래 텍스트본 그대로 pdf 만들고 끝냈어야 하나 싶었지만,
이 글에 대한 애정이 도저히 그렇게 마무리짓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것도 내 성격이다.
어쩔 수 없는 내 성격. 내 성격이 발목을 잡아, 결국 각 장마다 권두언을 붙이고, 새로운 내용을 덧붙였다.
별 것 아닐 수도 있으나,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편집도, 표지나 차례, 겉장까지.... 내가 비루하다보니 시간도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어찌됐든, 이렇게 하나를 제대로 마무리 해놓아야, 놓았던 글들도 다시 이어갈 수 있을 듯해서,
그렇게 몇 달 간 쥐고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마무리하고 보니 뭔가 뿌듯하다.
하나를 마무리 짓는 것.
난 의외로 마무리가 늦다. 한참을 걸린다.
그러다보니, 이번만큼 빨리 마무리 지은 경우도 드문 것 같다.
아마 뒤에 일폭탄 때문에, 또 내가 계속 써가던 글로 집중해야 해서, 더 끊을 건 끊고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또 미련이 남아 번외편까지 쓰게 됐지만 말이다.
여튼 7월말까지 갤에 pdf를 풀어둘 생각이다.
갤이다 보니 너무 열린 공간이라 신경이 쓰여 암호를 걸지 않을 수 없었다.
선택러들은 알 수 있는 암호이니, 원하는 사람만 다운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갤에 약속한 거니, 내 방에서는 풀지 않을 생각이다.
이젠 좀 마무리해 나가야겠다 싶다.
지금 연재하는 글들도.
또 웹에 연재하던 글들도....
내 글도 열심히 써가면서 일도 해야지.
멈추고 막고 눌러두는 건, 삶을 더 피폐하게 하는 듯하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을 잘 분배하는 것....
요즘 내가 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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