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그 변혁을 향한 꿈 (For 풀꽃)
지금 비록 많이 절망스럽기는 하지만 희망도 늘 절망 속에서 절망과 싸우며 마련해 가는 것이다. -도종환의 「그대 가슴에 뜨는 나뭇잎배 중에서」- 한 편의 소설을 ‘만드는’ 사람은, 그 자체로써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룩하려고 하는 변화의 욕망을 표현한다. 왜냐하면 소설은 이야기를 이야기하면서 있는 것을 바꾸는 것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소설은 자기 신분보다 높여서 결혼하려고 애쓰면서 소설인 것을 바꾸는 것이다. 어쨌든 소설은 개인적인 하나의 꿈을 위하여, 즉 소설이 거짓말과 유혹을 많이 함으로써 실현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하나의 개인적인 꿈을 위하여 경험적인 현실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 마르트 로베르 소설이란 무엇인가? 글을 쓰시는 분들은 모두 고민해 보셨을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의 가장 큰 화두가 바로 위의 질문입니다. 전 <태백산맥>처럼 거대한 역사의 줄기를 뚝 떼어 낼 능력도 없고, <토지>처럼 사람들 하나하나를 만져줄 능력도 없습니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처럼 재치와 웃음으로 세상을 꼬집을 능력도 없고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처럼 이열치열의 정신으로 냉소를 던져낼 간덩어리도 없습니다.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처럼 세상의 이분법에 대해 당당히 맞설 자신도 없고 <감자 먹는 사람들>처럼 그저 사람인 채로 살아가는 인물들을 진득하니 묘사할 능력도 없습니다. 재주도 없는 자가 글을 쓴다... 나는 아니다...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을 보면서 몇 번이나 포기해야겠다 생각도 했지요. 그래도... 글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소설은 변혁의 꿈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나 자신에서부터...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까지... romance가 가지고 있는 중세시대의 변화의 욕망이 지금도 욕망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고급이네 저급이네는 모르겠고... 그저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기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나 자신이 가장 즐기기 때문에... 이렇게 씁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좌절을 경험하며... 이건 글에 대한 모독이다 스스로를 책망하며... "이젠 접자"를 수도 없이 반복하며... 그래도 이어오고 있는 찌질한 일상입니다. 그래도...이것이 제가 조금은 숨쉴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일상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이 속에서만은 제가 그리고픈 세상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누가 뭐라 하시든 쓰고 있나 봅니다. 전 잘 못 씁니다. 서투릅니다. 구성도, 갈등도, 인물도...참 어색하고 묘사도, 문체도, 대사도...수준이 낮지요. 그래도 님의 소망처럼... 저도...따뜻한 글을 쓰고 싶었답니다. 비록 알차진 못해도... 비록 꽉 짜여 있진 못하더라도... 따뜻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글을 제 자신을 위해 쓰고 싶었답니다. 그리고 제 딸을 위해 쓰고 싶답니다. 이 소설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지만... 언젠가 내 아이가 커서... 이 엄마가 무엇을 꿈꿨는지 보여줄 수 있다면...참 좋겠습니다. 어떤 세상을 꿈꿨고...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었는지... 내 아이가 어떤 세상을 만들어 갔음 하는지... 비록 서투른 엄마라 제대로 해주진 못하지만... 늘 바빠 같이 있어주지는 못하지만... 내 아이를 향한 희망의 노래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괜찮다고...넘어질 수도 있다고... 그래도 희망은 절대로 없어질 수는 없는 거라고... 니가 걸어가는 그 길이 희망의 길이 될 거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허접한 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풀꽃님... 감사하다는 말씀으로는 참 부족합니다. 그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네요. 오늘도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하고, 저녁엔 시댁에 모임이 있어 다녀와서 아이를 재워놓고 들어와 보니 님의 글이 있네요. 벅찬 마음으로 읽고는... 혼자...소설이란 뭐냐고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노발리스의 말처럼 소설은 책으로 묶어놓은 삶이죠. 모든 삶은 제목, 서문, 본문, 주석, 모든 걸 갖추고 있죠. 그래서 소설이 좋습니다. 제 소설보다 님의 리뷰가 더 좋습니다. 허접한 소설을 이리 멋진 님의 필체로 표현을 하셨는지... 근대의 산물인 민족주의는 버려야 할 것이지만... 국가라는 것 이전에... 이 땅에 사람이 살고 있었으니... 그 사람을 위하는 것이면 되겠지요. 제 소설에서 희망을 읽어주신 님께 더 감사드립니다. “세계에 대한 너의 투쟁 속에서, 세계를 지원하라”-프란츠 카프카 변혁을 꿈꾸는 소설...글쟁이들... 희망을 말하며 세계를 지원하고 있다고 감히 그리 말해보고 싶습니다. 저도 그 하나가 되고 싶다는...소망을 품고 있답니다. 너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텔존의 난독증을 제가 일으키는 듯하여 그저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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