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동안 길모어 걸스에 빠져 살았다.
(길모어 걸스는 시즌 7까지 나온 미국 드라마)
사실 영어 공부를 한다는 빌미로 시작했는데 그 이야기에 빠져버렸다.
가장 매력적인 건 사실 엄마와 딸의 관계였다.
그건 차후에 얘기해 보기로 하고, 딸인 로리 길모어의 남자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1. 딘 포스터(자레드 페이다레키)
길모어 걸스...
딘 때문에 한동안 길모어 걸스에 빠졌던 것도 사실이다.
시즌 2에서는 딘 때문에 로리가 미워졌던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이걸 그만 볼까도 생각할 정도로
시즌 1의 딘은 소녀시절 누구나 바라는 첫사랑의 전형이 아닐까 싶다.
딘은 처음부터 로리 길모어를 지켜보고 있었다.
시카고에서 전학을 온 이후 로리를 쭉 지켜본다.
로리 스스로는 알지 못하고 있지만, 늘 로리에게 시선이 가 있다.
1회 처음 로리는 한국인 친구 레인과 수다를 떨면서 학교로 들어온다.
그때 문 앞에 딘은 로리를 지켜보며 서 있다.
그러나 로리는 알지 못하고 여전히 레인과만 수다를 떨면서 학교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렇게 그냥 들어가버리는 로리를 돌아다보던 딘의 시선.
그 아쉬워하던 시선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결국 딘은 로리의 앞에 다가와 자신을 소개한다.
그제서야 로리의 눈에 들어오게 된 딘...
아주 키가 큰 잘생긴 젠틀한 남학생...
그렇게 로리는 생애 첫 연애라는 것을 하게 된다.
로리와 딘의 관계는 그야말로 누구나 고등학교 시절 꿈꿨을 연애 그 자체다.
부자들의 사립고등학교로 전학하게 된 로리는 친구도 없고 힘든 일의 연속이다.
그 와중에 칠튼 고등학교에서 댄스파티가 열리고 로리는 그곳에 딘과 함께 간다.
로리를 괴롭히는 여자 아이들 앞에서 딘은 멋지게 로리를 우쭐하게 만들어 준다.
또 로리를 좋아하는 트리스탄에게 위협을 가해주기도 한다.
트리스탄은 로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늘 로리를 놀리거나 괴롭히는 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로리는 그때문에 트리스탄을 무진장 싫어하지만, 트리스탄이 자신을 좋아하는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로리가 딘을 댄스파티에 데려와 키스까지 하자 트리스탄은 질투에 눈이 뒤집히고 딘에게 시비를 건다.
그러나 딘은 매우 능숙하고도 위협적으로 트리스탄의 시비를 막아낸다.
사실 키가 큰 딘은 누구에게나 위협적일 수 있다.
아마 모든 여학생의 로망이 아닐까 싶다.
자기가 위기에 쳐해 있을 때, 멋지게 자신을 구해주는 것.
그런 면에서 딘은 그러한 여학생의 로망을 그대로 담고 있다.
너그럽고, 따뜻하고, 때로는 열정적이고, 자신만을 바라보는 한결같은 마음을 가진 딘.
그러나 그 한결같음이 도리어 해가 될 수도 있다.
늘 자신만을 바라보는 딘 때문에 로리는 숨이 막혔을까...
편안하면서도 너무도 익숙해서 다른 쪽으로 눈이 돌아가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그 많은 우여곡절 끝에 딘이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되자, 그제서야 로리는 다시 딘에게 눈이 간다.
딘은...처음부터 끝까지 로리 하나였다.
심지어 결혼해서조차 로리 하나였다.
그랬던 딘이 스스로 물러났던 것은...일종의 신분의 차이 때문이었다.
로리를 다시 만나면서 이혼까지 하게 된 딘.
그런 딘이 스스로 로리를 놓게 된 일은...이 파티에서였다.
예일대에 들어간 로리.
이미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세계 사람이 되어 버린 로리를 딘은 더이상 감당할 수가 없었다.
화려한 파티와 엄청나게 부자인 로리 주위의 남자들.
그들 사이에서 초라함만을 느끼게 된 딘은 스스로 물러난다.
딘은 "여학생"들의 로망이다.
그러니 여학생의 신분을 벗으면 어떤 면에서는 유효할 수 없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딘은 잘 생긴 외모에 큰 키에 따뜻하면서도 강한 면모...
여고생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의 미래이다.
그는 멋지지만, 그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꿈을 꾼다든가, 자신을 발전시킬 무언가를 꿈꾸고 있지 못하다.
그에 비해 로리는 늘 자신을 발전시킬 무언가를 꿈꾼다.
그리고 늘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어하고 무엇보다 변화하고 싶어한다.
그런 로리가 딘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상 딘이 원하는 여자는 어쩌면 조신하면서 아이를 잘 키우는 일반 여성일 수 있다.
그러나 로리는 꿈과 발전을 가진 여자다.
딘의 아이러니는 여기에 있다.
실제로 전형적인 와이프를 가졌지만, 그에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로리를 원한다.
그전 사귀고 있을 때도 로리에 대해 늘 불안해 했다.
로리의 주변을 감시하고, 질투하고 숨막히게 한다.
늘 한결같았지만, 자신 안에 가두어두려는 그의 사랑은 로리를 숨막히게 했다.
"사랑"
사랑은 늘 집착, 질투와 같이 간다고 생각하기 쉽다.
정말 그럴까...
어릴 때는 질투하고 화내고 집착하는 것이 사랑의 한 표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딱 그 시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딘"이다.
"딘"은 일종의 여학생의 코드라 할 수 있다.
로리가 꿈꿨을, 여학생들이 꿈꿔하는 "사랑"에 대한 환상
그것이 바로 "딘"이라는 인물로 표현이 된 것이다.
그러나 성장한 로리에게 더 이상 "딘"은 이상적인 인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딘이 보여준 참으로 한결같은, 한결같다 못해 슬프기까지 한 해바라기 사랑은
참...마음을 짠하게 했다.
로리와 딘이 헤어지고 나서, 로리 길모어의 엄마인 로렐라이 길모어가 딘에게 이렇게 말한다.
"넌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딸의 남자친구다."라고...
어쩌면 나도 그러한 눈으로 딘을 본 것 같다.
내 아이가 만날 남자친구의 모습을 딘에게서 찾고 있었나 보다.
여자친구의 식구들과도 잘 지내고, 여자친구를 늘 배려하고 아끼고 한결같은 사랑만을 주는 남자친구...
어쨌든....딘...
뒤로 갈수록 아쉬움이 남았지만,
길모어 걸스 시즌 1은 "딘" 이 살려낸 것과도 같다.
여학생 때, 꼭 한번 만나고 싶음직한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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